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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TV 일일드라마 ‘비밀의 여자’(연출 신창석, 극본 이정대)는 ‘남편과 내연녀로 인해 시력을 잃고 `락트-인 증후군(의식이 있는 전신 마비)`에 빠지게 된 여자가 모든 것을 가진 상속녀와 엮이게 되면서 자신을 둘러싼 진실을 밝히고 처절한 복수를 통해 사랑과 정의를 찾는 이야기’라고 한다.
필자가 처음부터 이 드라마를 눈여겨보게 된 것은 두 사람의 장애인이 등장하기 때문이었다.
한 사람은 YJ그룹 명예회장 남만중(임혁 분)의 큰아들 남지석(박형준 분)인데 남지석은 교통사고로 지적장애인이 되었다고 한다.
정겨울과 남지석 그리고 주애라. ⓒKBS
또 한 사람은 YJ그룹의 손자 남유진(한기웅 분)과 결혼한 정겨울(신고은 분)이다. YJ그룹 명예회장 남만중은 정겨울을 맘에 들어 해서 손자 남유진이 정겨울과 결혼하면 YJ그룹을 물려 주겠다고 했다. 남유진은 할아버지의 뜻을 어길 수가 없어 정겨울과 결혼했으나 주애라(이채영 분)와 밀회 중이다.
주애라는 정겨울을 남유진 곁에서 떼어놓기 위해서 사사건건 일을 벌이는데 정겨울은 주애라의 계략으로 시각장애인이 되고 이에 대해서는 이미 한 번 글을 쓴 적 있다. (KBS2 일일드라마 ‘비밀의 여자’ 속 시각장애인과 흰지팡이, 에이블뉴스 2023. 04. 14.)
여기서는 아직 정겨울이 시각장애인이 되기 전이지만, 주애라는 정겨울을 YJ그룹에서 쫓아내기 위해서 지적장애인 남지석을 이용한다. 남지석은 그림을 좋아하는데 정겨울이 남지석과 함께 백화점 갤러리에 갔다가 백화점에 들렀다. 주애라는 기사로 동행을 자처했고 정겨울에게 사모님이 좋아하는 신상 핸드백이 나왔으니 사 오라고 보낸 뒤 자기는 남지석을 화장실 근처로 끌고 갔다.
주애라가 남지석을 끌고 가고 괴한이 뒤따르고 있다. ⓒKBS
주애라가 정겨울을 남지석에게서 떼어 놓고 화장실 앞으로 끌고 가는데 주애라가 사주한 남자가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남자는 커피를 든 종이컵을 들고 남지석과 주애라를 따라가는데 주애라는 남지석에게 여기서 꼼짝 말고 있으라고 해 놓고 자리를 피했다.
주애라가 남지석을 화장실 앞에 데려다 놓고. ⓒKBS
주애라가 자리를 피하자 남자는 남지석에게 다가가서 커피를 든 종이컵을 남지석에게 부딪쳐서 커피를 쏟았다고 남지석에게 시비를 걸고 멱살을 잡고 때렸다. 남지석이 자기가 안 그랬다고 미안하다고 했지만, 남자는 남지석을 계속 때리고 발로 차고.
남자에게 얻어맞는 남지석. ⓒKBS
정겨울이 남지석을 찾았으나 남지석이 없었다. 어디선가 비명소리가 나서 달려가 보니 남지석이 화장실 근처에서 웬 남자에게 얻어맞고 있었다. 정겨울이 놀라서 달려가자 남자는 그대로 달아났다.
쓰러진 남지석을 살펴 보는 정겨울. ⓒKBS
남지석은 병원이 아니라 집으로 실려 갔고 주치의가 왔다. 정겨울은 자기가 큰아버지 남지석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고 죽을상이고 할아버지 남만중과 시어머니 차영란(김예령 분)은 정겨울이 남지석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고 노발대발했다.
노발대발하는 정겨울네 식구들. ⓒKBS
정겨울은 친정 오빠 정영준(이은형 분)과 함께 남지석에게 테러를 가한 남자를 찾는데 물론 백화점의 CCTV는 주애라가 고장 내놨다. 정겨울의 친정 오빠는 그 시각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사 들고 나오는 남자를 찾았다. 주애라가 그 사실을 알고 남자를 먼저 찾아갔는데 밖에 정겨울이 경찰을 대동하고 나타나서 문을 두드렸다. 남자는 주애라를 성폭행하려다 실패해서 달아나고 이 사건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성폭행 미수범은 달아나고. ⓒKBS
이로 인해 주애라는 정겨울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정겨울은 졸음운전으로 교통사고가 나서 시각장애인이 되었다. 정겨울은 딸을 낳았으나 잃어버렸고 친정아버지도 살인자가 되어 죽었다. 정겨울은 친정아버지의 눈으로 개안 수술을 했으나 ‘락트-인 증후군’에 빠졌는데 번개가 치고 난 후 일어난 것은 영혼이 바뀐 오세린(최윤영 분)이었다.
정겨울이 잃어버린 딸 남소이는 서정혜(김희정 분) 딸 서하늘(김가현 분)로 살고 있는데 유치원에서 복지관으로 현장학습을 나갔다. 서하늘이 강아지를 보다가 선생을 잃어버려서 울고 있는데 남지석이 와서 사탕을 주며 달래준다. 아직은 서하늘이 남소이인 줄은 아무도 모르지만.
서하늘을 달래주는 남지석. ⓒKBS
남지석은 지적장애인이라 복지관 프로그램에 참여한 모양이다. 아버지 남만중이 남지석을 복지관까지 데려다주고 데려가는 모양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복지관에서 장애인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은 셔틀버스가 있어서 출퇴근을 시켜준다.
남만중은 재벌 집이므로 기사와 함께 남지석을 기다리는데 남지석이 나오지 않았다. 남지석이 복지관을 나오는데 학생 2명이 남지석을 불렀다. 학교에 있을 학생들이 왜 복지관에서 나올까?
학생들이 남지석을 불렀다. ⓒKBS
남지석은 학생들을 돌아보았다. 담배 좀 사주세요. 응 그래. 남지석이 대답을 하고는. 너희들 미성년자지? 경찰에 신고해야 해. 남지석이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이 아저씨 좀 이상하잖아. 학생들은 남지석의 휴대폰을 빼앗고 지갑도 빼앗았다. 안 돼, 내꺼야. 남지석이 안 된다고 소리쳤으나 그때부터 학생들은 남지석을 때리고 남지석이 넘어지자 무자비하게 발길질을 했다. 남지석은 비명을 질렀다. 학생들이나 남지석이나 실감나게 연기는 잘했다. 그러나 세상에나, 이런 장면을 가족들이 다 보는 저녁 시간 드라마에서 그대로 보여 주다니.
남지석을 때리고 발로 차는 학생들. ⓒKBS
오빠 서태양(이선호 분)이 서하늘을 데리러 왔다가 비명소리를 듣고 이놈들 뭐 하는 짓이냐고 고함을 치고 달려가자 학생들은 그대로 달아났다. 서하늘이 남지석을 보고는 아까 만났던 아저씨라고 오빠 서태양에게 소개했다. 서태양은 남지석을 일으키고 괜찮은지 물었다.
서태양이 고함을 치자 달아나는 학생들. ⓒKBS
남만중이 기사와 함께 남지석을 기다리고 있는데 남지석이 서태양과 같이 나왔다. 아빠 이 사람이 날 구해 줬어. 그랬구나. 남만중은 서태양이 자기 아들 남지석을 구해 주었다고 해서 고맙다고 했더니 남지석이 서하늘과 서태양을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고 했다. 남만중도 그러라고 했다. 서하늘이 남만중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증손녀 남소이다. 그리고 서태양이 남지석의 아들일 것 같지만, 아직은 잘 알 수 없다.
서태양과 서하늘이 남만중에게 인사하다. ⓒKBS
장애인을 폭행하거나 상해를 입히면 그에 대한 처벌을 받아야 된다. 장애인 폭행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란 경미한 폭행 사건 등으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쌍방 합의로 처벌받지 않을 수가 있다.
그러나 장애인에게 폭행을 가하거나 상해를 입히면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무조건 처벌받아야 한다.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9(금지행위) 누구든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개정 2017. 2. 8.>
1. 장애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ㆍ성폭력 등의 행위
2. 장애인의 신체에 폭행을 가하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장애인에게 폭행을 가하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는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9(금지행위)에 해당이 된다. 만약 이를 어겼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되어 있다.
장애인복지법 금지행위. ⓒ법제처
「장애인복지법」
제86조(벌칙) ③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7. 2. 8., 2017. 12. 19., 2018. 12. 11., 2021. 7. 27.>
1. 제50조의3 제6항을 위반하여 금융정보 등을 이 법에서 정한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거나 다른 사람 또는 기관에 제공 또는 누설한 사람
2. 제59조의7 제2항 각호 외의 부분 전단, 같은 조 제3항 또는 제5항에 따른 업무를 수행 중인 장애인 권익옹호 기관의 직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그 업무를 방해한 사람
3. 제59조의9 제2호(폭행에 한정한다)부터 제6호까지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람
금지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 ⓒ법제처
주애라가 정겨울을 남유진에게서 떼어 내려고 남지석에게 테러를 가한 사건은 주애라가 성폭행범으로 조작해서 남자는 달아나고 사건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번에는 청소년들이 남지석에게 담배를 사 달라고 했다가 거절하자 폭행했다. 이번에도 청소년들은 서태양이 부르자 그대로 달아났고 폭행 사건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드라마에서 힘없는 어르신이나 장애인에게 담배를 사달라는 청소년을 보여 주어서는 안 된다. 담배를 안 사준다고 어르신이나 장애인들을 폭행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서는 더구나 안 된다.
최근 학폭사건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물론 드라마에 나오는 남지석이 학폭의 피해자는 아니지만 가해자가 청소년들이다. 누구라도 장애인을 폭행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서는 안 되겠지만 드라마 구성상 어쩔 수 없이 그런 장면이 꼭 필요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도 반드시 보여 줘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장애인을 폭행하면 엄벌에 처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므로.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