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사진에 보이는 원형의 2층 구조인 궁전이라고 부르는 건물이 알람브라에 있습니다.
단일 건물 규모로는 알람브라 궁전에서 가장 큰 건물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건물의 외형으로 볼 때 다른 궁전과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입니다.
원래 알람브라 궁전에서 받은 지도에는 추천 코스가 나스리 궁을 들어가 세 개의 궁을 지나 린다라하 정원으로 나와
파르탈 정원을 지나면 유수프 3세의 궁터를 지나 헤네랄리페로 가게 그려져 있습니다.
위의 지도에서 검은 점선을 확인하세요.
그러나 오늘은 위의 지도와는 달리 카를로스 궁전을 구경합니다.
또 하나의 볼거리라는 헤네랄리페는 오후에 넉넉하게 구경하려고 합니다.
그 성당을 끼고 돌면 카를로스 5세 궁이 보입니다.
워낙 울퉁불퉁하게 생겨 특이한 모습이라 금방 눈에 띄네요.
헬스 트레이닝을 열심히 한 근육질의 남성 근육 같습니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밖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안으로 들어가면 오히려 밋밋하다는 것이죠.
방금 구경하고 온 나스르 궁과는 정반대입니다.
이렇게 같은 장소에 있는 건축물이라도 그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다릅니다.
그러나 이 건물 하나만 따로 떼어 내놓고 본다면 대단히 아름다운 건축물입니다.
다만 자리가 왜 나스르 궁 옆에 붙여놓았는지 안타깝습니다.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지었다면 그 자체로만 대단한 구경거리가 되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랬나요?
이곳 카를로스 5세 궁은 입장료도 받지 않고 무료로 들어갈 구경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슬람의 건축은 안팎이 완연히 다르게 밖의 모습은 크게 볼 게 없지만, 카를로스 5세 궁은 밖에 많은 장식을 했다는 점이죠.
숨은그림찾기입니다.
위의 사진에서 박쥐를 찾아보세요.
그런데 벽면에 붙은 돌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합니다.
숨은 박쥐를 가까이 불러볼까요?
좌우지간 독특한 형태의 건물입니다.
중국에서는 박쥐가 복을 부르는 상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박쥐는 다산과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가 봅니다.
박쥐라는 글자 복(蝠)은 복을 의미하는 복(福)과 발음이 중국에서는 같은 fu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물론 우리나라도 복으로 같이 읽지요.
행복을 가져다준다는데 동서를 막론하고 같은 의미일까요?
그럼 여기 스페인도 박쥐가 복을 부를까요?
박쥐 잡는 독수리 문양은 모서리에만 만들었고 나머지는 사자로 장식했습니다.
누구는 이런 장식을 말을 매는 용도라 하지만, 높이나 다른 것으로 보았을 때 장식이지 싶습니다.
황제가 심혈을 기울여 지은 건물 벽에 말이나 매게 하였겠어요?
여기에 말을 묶어두면 벽에 똥칠하잖아요.
궁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 건물 외벽 2층 창틀 위로는 세 개의 원이 보입니다.
자세히 올려다보니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라클레스의 모습을 조각으로 만들었습니다.
가운데는 카를로스 5세의 문장으로 생각되고 양쪽으로는 네메아의 사자 모습입니다.
역시 몽둥이의 달인답게 죽지 않는 사자를 몽둥이로 때리고 그 사자의 목을 졸라 죽인 후 가죽을 벗겨
늘 자랑스럽게 입고 다녔다지요?
카를로스는 문지기로 신화에 등장하는 많은 것 중에 돌쇠 같은 듬직한 헤라클레스를 선택하려고 했을까요?
주변에는 많은 조각을 기둥 아래 새겨놓아 장식했네요.
장식 대부분이 이슬람과의 전투 장면이라 생각되네요.
패장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요.
이제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실내는 외부와는 다르게 조금 높게 만들어 놓았고 오른쪽에는 반지하처럼 실내공간이 있어 박물관으로 이용하네요.
사실 높은 게 아니라 언덕에 지은 궁전으로 입구인 서쪽 문이 제일 낮은 곳이라 그러겠지요.
그런데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출입문을 왜 서쪽으로 내었을까요?
동양문화에서는 금기로 하지 않나요?
그래서 그랬나요?
카를로스는 이곳에 살아보지도 그의 생전 완공조차 보지 못했다고 하네요.
역시 서양은 우리와는 다른 문화이기에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겁니다.
레오네스 궁에 있는 제왕의 방도 서향인걸요.
이런 방향을 따져 잘 되었다면 세상에 안 되는 일이 없었을 겁니다.
1층의 기둥은 도리아식에 가깝고 2층의 기둥은 양 머리의 이오니아식의 기둥입니다.
모두 32개의 기둥이 주랑을 따라 원을 그리며 받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구경할 것은 이게 전부입니다.
기둥의 모습은 그냥 밋밋하게 만들어 화려한 조각으로 한껏 자태를 뽐냈던 나스리 궁의 기둥과는 확연히 차별되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무료로 개방하나요?
그냥 우악스럽게만 느껴집니다.
밖은 견고하게 생긴 정사각형의 건물에 안은 원형의 파티오를 둔 상식에서 벗어난 모습입니다.
그게 아니라 평범한 상식을 깨버린 것이겠지요.
사실은 이게 당시의 세계관이었을 겁니다.
천원지방 즉 네모 난 것은 땅이요, 둥근 것은 하늘을 의미하는 것 말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여기는 또 하나의 작은 세상이라는 말이네요.
예전에는 파티오라는 중정에서 투우를 즐겼다고도 하네요.
이들에게는 공간만 있으면 투우를 즐긴 민족이죠.
그러나 최근에는 이곳에서 음악회가 매년 열린다 합니다.
한가운데 서서 소리를 내면 구석구석 아주 잘 전달되나 봅니다.
이 궁전은 입장료를 내지 않고도 들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반지하에 박물관이 있는데 그곳은 표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지만...
레오네스 중정에 있던 사자의 원본은 이곳 지하 박물관에 전시해두었습니다.
알람브라 궁전에 입장권을 끊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은 나스리 궁전, 알카사르 그리고 헤네랄리페 궁전 정도입니다.
나머지 정원이나 오늘 구경할 카를로스 5세 궁전은 그냥 들어갈 수 있는 곳이기에
그라나다에서 시간이 여유로우면 그냥 알람브라를 찾아가 산책하는 일도 좋지 싶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알람브라 궁전의 명칭을 여기 여행기에서는 알람브라라고 표기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알함브라라고도 합니다.
아마도 원래 명칭이 ALHAMBRA라고 하기 때문이겠지요.
원해 스페인에서는 영문 H를 묵음으로 하나 봅니다.
영어로 할 때는 알함브라라고 하지만, 그곳 표기에 따르면 알람브라가 맞는 말이지 싶어 계속 알람브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첫댓글 가인님도 그렇게 느껴셨군요. 저도 카를로스 궁전을 보면서 헐크를 느꼈습니다.
아름답기보다 나에게 덤비다가는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에서 바톨로메오의 인피처럼 된다 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아마도 이슬람 왕들의 궁전을 보고 아무리 아름답게 건축하려해도 도저히 능가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차라리 힘으로 누르자 라는 생각으로 이 건물을 짓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ㅎㅎ
건물이 좀 무지막지 하지요? 정말로 내부는 별것 없더만요.
덤비면 코피 터져! 라고 하는 듯하지 않습니까?
힘으로는 이긴다 뭐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