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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제22권
增壹阿含經卷第二十二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 譯
30. 수타품(須陀品)
須陁品第三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갈국(摩竭國) 파사산(波沙山)에서 대비구(大比丘)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一時,佛在摩竭國波沙山中,與大比丘衆五百人俱。
그때 세존께서 이른 아침에 고요한 방에서 나와 밖에서 거닐고 계셨다. 그때 수타(須陀)라고 하는 사미(沙彌)가 세존의 뒤를 따라 거닐고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 돌아보시며 사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너에게 어떤 이치를 물을 터이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爾時,世尊淸旦,從靜室起,在外經行。是時,須陁沙彌在世尊後而經行。爾時,世尊還顧謂沙彌曰:“我今欲問卿義,諦聽,善思念之。”
이시,세존청단,종정실기,재외경행。시시,수타사미재세존후이경행。이시,세존환고위사미왈:“아금욕문경의,체청,선사념지。”
수타 사미가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須陁沙彌對曰:“如是,世尊。”
수타사미대왈:“여시,세존。”
그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영원한 형상과 무상한 형상은 그 이치가 하나인가, 혹은 여러 가지인가?”
是時,世尊告曰:“有常色及無常色,爲是一義,爲有若干之貌?”
시시,세존고왈:“유상색급무상색,위시일의,위유약간지모?”
수타 사미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영원한 형상과 무상한 형상은 그 이치가 여러 가지이고, 한 이치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영원한 형상은 곧 안[內]이고, 무상한 형상은 바깥[外]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 이치는 여럿이고, 하나가 아닙니다.”
須陁沙彌白佛言:“有常色及與無常色者,此義若干,非一義也。所以然者,有常色者是內,無常色者是外。以是之故,義有若干,非有一也。”
수타사미백불언:“유상색급여무상색자,차의약간,비일의야。소이연자,유상색자시내,무상색자시외。이시지고,의유약간,비유일야。”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수타야, 네가 한 말과 같다. 너는 그 뜻을 잘 설명하였다. 영원한 형상과 무상한 형상은 그 이치가 여럿이며 하나가 아니다. 어떠냐? 수타야, 번뇌[漏]가 있다는 뜻과 번뇌가 없다는 뜻은 그 이치가 하나인가, 혹은 여럿인가?”
世尊告曰:“善哉,善哉!須陁,如汝所言,快說此義,有常色、無常色,此義若干,非一義也。云何須陁,有漏義,無漏義,爲是一義,爲若干義乎?”
세존고왈:“선재,선재!수타,여여소언,쾌설차의,유상색、무상색,차의약간,비일의야。운하수타,유루의,무루의,위시일의,위약간의호?”
수타 사미가 대답하였다.
“번뇌가 있다는 뜻과 번뇌가 없다는 뜻은 그 이치가 여럿이며, 하나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번뇌가 있다는 뜻은 곧 나고 죽음의 번뇌[結使]이고, 번뇌가 없다는 뜻은 열반(涅槃)의 법입니다. 그러므로 그 이치는 여럿이요, 하나가 아닙니다.”
須陁沙彌對曰:“有漏義、無漏義,是若干,非一義也。所以然者,有漏義,是生死結使;無漏義者,是涅槃之法。以是之故,義有若干,非一義也。”
수타사미대왈:“유루의、무루의,시약간,비일의야。소이연자,유루의,시생사결사;무루의자,시열반지법。이시지고,의유약간,비일의야。”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수타야, 네가 한 말과 같다. 번뇌는 곧 나고 죽는 것이요, 번뇌가 없는 것은 곧 열반이니라.”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모이는 법과 흩어지는 법은 그 이치가 하나인가, 아니면 여럿인가?”
世尊告曰:“善哉,善哉!須陁,如汝所言,有漏是生死,無漏是涅槃。”世尊告曰:“聚法、散法,爲是一義,爲是若干義乎?”
세존고왈:“선재,선재!수타,여여소언,유루시생사,무루시열반。”세존고왈:“취법、산법,위시일의,위시약간의호?”
수타 사미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모이는 법의 형상과 흩어지는 법의 형상은 그 이치가 여럿이요, 하나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모이는 법의 형상은 4대(大)의 형상이요, 흩어지는 법의 형상은 괴로움이 다한 진리입니다. 이런 까닭에 그 이치는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라고 말한 것입니다.”
須陁沙彌白佛言:“聚法之色、散法之色,此義若干,非一義也。所以然者,聚法之色者,四大形也。散法之色者,苦盡諦也。以是言之,義有若干,非一義也。”
수타사미백불언:“취법지색、산법지색,차의약간,비일의야。소이연자,취법지색자,사대형야。산법지색자,고진체야。이시언지,의유약간,비일의야。”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수타야, 네가 한 말과 같다. 모이는 법의 형상과 흩어지는 법의 형상은 그 이치가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니라. 어떠냐? 수타야, 느낌의 이치[受義]와 쌓임의 이치[陰義]는 하나인가, 아니면 여럿인가?”
世尊告曰:“善哉,善哉!須陁,如汝所言,聚法之色、散法之色,義有若干,非一義也。”云何須陁,受義、陰義,爲是一義,爲有若干乎?”
세존고왈:“선재,선재!수타,여여소언,취법지색、산법지색,의유약간,비일의야。”운하수타,수의、음의,위시일의,위유약간호?”
수타 사미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느낌과 쌓임[陰]의 이치는 여럿이요, 하나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느낌이란 형상이 없어서 볼 수 없는 것이요, 쌓임이란 형상이 있어서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 이치는 여럿이요, 하나가 아닙니다.”
須陁沙彌白佛言:“受與陰義,有若干,非一義也。所以然者,受者,無形不可見;陰者有色,可見。以是之故,義有若干,非一義也。”
수타사미백불언:“수여음의,유약간,비일의야。소이연자,수자,무형불가견;음자유색,가견。이시지고,의유약간,비일의야。”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수타야, 네가 한 말과 같다. 느낌과 쌓임의 이치는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니라.”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름이 있는 것과 이름이 없는 것은 그 이치가 여럿인가, 혹은 하나인가?”
世尊告曰:“善哉,善哉!須陁,如汝所言,受義事有若干,非一義也。”世尊告曰:“有字、無字,義有若干,爲是一義?”
세존고왈:“선재,선재!수타,여여소언,수의사유약간,비일의야。”세존고왈:“유자、무자,의유약간,위시일의?”
사미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름이 있는 것과 이름이 없는 것은 그 이치가 여럿이요, 하나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름이 있는 것은 곧 나고 죽음의 결박[結]이요, 이름이 없는 것은 바로 열반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까닭에 그 이치는 여럿이요, 하나가 아니라고 말한 것입니다.”
沙彌白佛言:“有字、無字,義有若干,非一義也。所以然者,有字者,是生死結;無字者,是涅槃也。以是言之,義有若干,非一義也。”
사미백불언:“유자、무자,의유약간,비일의야。소이연자,유자자,시생사결;무자자,시열반야。이시언지,의유약간,비일의야。”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수타야, 네가 한 말과 같다. 이름이 있는 것은 곧 나고 죽는 것이요, 이름이 없는 것은 곧 열반이니라.”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떠냐? 수타야, 무슨 까닭에 이름이 있는 것은 곧 나고 죽는 것이요, 이름이 없는 것은 곧 열반이라고 말하느냐?”
世尊告曰:“善哉,善哉!須陁,如汝所言,有字者,是生死;無字者,是涅槃。”世尊告曰:“云何須陁,何以故,名有字是生死,無字是涅槃?”
세존고왈:“선재,선재!수타,여여소언,유자자,시생사;무자자,시열반。”세존고왈:“운하수타,하이고,명유자시생사,무자시열반?”
사미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름이 있는 것은 태어남이 있고 죽음이 있으며, 끝이 있고 시작이 있는 것이며, 이름이 없는 것은 태어남도 없고 죽음도 없으며, 끝도 없고 시작도 없기 때문입니다.”
沙彌白佛言:“有字者,有生,有死,有終,有始;無字者,無生,無死,無終,無始。”
사미백불언:“유자자,유생,유사,유종,유시;무자자,무생,무사,무종,무시。”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수타야, 네가 한 말과 같다. 이름이 있는 것은 곧 나고 죽는 법이고, 이름이 없는 것은 곧 열반의 법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사미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한 말이 참으로 통쾌하다. 나는 이제 네가 대비구(大比丘)임을 인정하노라.”
世尊告曰:“善哉,善哉!須陁,如汝所言,有字者,是生死之法;無字者,是涅槃之法。”爾時,世尊告沙彌曰:“快說此言。今卽聽汝爲大比丘。”
세존고왈:“선재,선재!수타,여여소언,유자자,시생사지법;무자자,시열반지법。”이시,세존고사미왈:“쾌설차언。금즉청여위대비구。”
그때 세존께서는 보집강당(普集講堂)으로 돌아가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마갈국 경계는 유쾌한 이익을 얻었다. 수타 사미로 하여금 이 경계에서 유행하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에게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을 공양한 이도 좋은 이익을 얻을 것이요, 그를 낳은 부모도 또한 훌륭한 이익을 얻을 것이니, 곧 수타 비구를 낳았기 때문이다. 또 수타 비구가 태어난 집도 곧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나는 지금 너희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노라. 너희들은 마땅히 수타 비구처럼 되기를 배워야 한다. 왜냐하면 이 수타 비구는 매우 총명하여 설법을 하는데 조금도 걸림이 없고 또 겁내거나 연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수타 비구처럼 되기를 배워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爾時,世尊還詣普集講堂,告諸比丘:“摩竭國界,快得善利,使須陁沙彌,遊此境界。其有以衣被、飮食、牀臥具、病瘦醫藥,持供養者,亦得善利。彼所生父母亦得善利,乃得生此須陁比丘。若須陁比丘所生之家,彼家便爲獲其大幸。我今告諸比丘:當學如須陁比丘。所以者何?此須陁比丘極爲聰明,說法無滯㝵,亦無怯弱。是故諸比丘,當學如須陁比丘。是諸比丘,當作是學。”
이시,세존환예보집강당,고제비구:“마갈국계,쾌득선리,사수타사미,유차경계。기유이의피、음식、상와구、병수의약,지공양자,역득선리。피소생부모역득선리,내득생차수타비구。약수타비구소생지가,피가편위획기대행。아금고제비구:당학여수타비구。소이자하?차수타비구극위총명,설법무체애,역무겁약。시고제비구,당학여수타비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2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의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一時,佛在羅閱城迦蘭陁竹園所,與大比丘衆五百人俱。
일시,불재라열성가란타죽원소,여대비구중오백인구。
그때 세존께서는 무앙수(無央數)대중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인 채 설법하고 계셨다. 그때 어떤 장로(長老) 비구가 대중들 속에서 세존을 향해 발을 죽 뻗고 졸고 있었다. 그때 수마나(修摩那)라고 하는 사미는 당시 나이가 겨우 여덟 살이었는데 세존에게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있었다.
爾時,世尊與無央數之衆,前後圍遶,而爲說法。爾時,有長老比丘在彼衆中,向世尊,舒腳而睡。爾時,修摩那沙彌年向八歲,去世尊不遠,結加趺坐,計念在前。
이시,세존여무앙수지중,전후위요,이위설법。이시,유장로비구재피중중,향세존,서각이수。이시,수마나사미년향팔세,거세존불원,결가부좌,계념재전。
그때 세존께서 발을 죽 뻗고 앉아서 졸고 있는 장로 비구와 단정히 앉아서 사유에 잠겨있는 사미를 보시고 곧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수염과 머리를 깎았다 해서
반드시 그가 장로는 아니다.
그는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어리석은 그 행을 면치 못한다.
爾時,世尊遙見長老比丘舒腳而眠,復見沙彌端坐思惟,世尊見已,便說此偈:
所謂長老者,
未必剃髮鬚,
雖復年齒長,
不免於愚行。
이시,세존요견장로비구서각이면,부견사미단좌사유,세존견이,편설차게:
소위장로자,
미필체발수,
수부년치장,
불면어우행。
만일 네 가지 진리를 보고
어떤 생명도 해치지 않고
더럽고 나쁜 온갖 행 버리면
그야말로 장로라 부르느니라.
若有見諦法, 약유견체법,
無害於群萌, 무해어군맹,
捨諸穢惡行, 사제예악행,
此名爲長老。차명위장로。
내가 지금 말하는 이른바 장로란
반드시 남 먼저 출가한 이가 아니다.
착한 그 본업(本業)을 닦고
바른 행을 분별하는 자이다.
我今謂長老, 아금위장로,
未必先出家, 미필선출가,
修其善本業, 수기선본업,
分別於正行。분별어정행。
설령 나이가 어리다 하더라도
모든 감각기관[根]에 번뇌와 결함 없으면
그 사람이야말로 장로라 이름하리.
그는 바른 법행(法行)을 분별하기 때문이다.
設有年幼少, 설유년유소,
諸根無漏缺, 제근무루결,
此謂名長老, 차위명장로,
分別正法行。분별정법행。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혹 이 장로가 발을 죽 뻗고 졸고 있는 것을 보았느냐?”
爾時,世尊告諸比丘:“汝等頗見此長老舒腳而睡乎?”
이시,세존고제비구:“여등파견차장로서각이수호?”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다 보았습니다.”
諸比丘對曰:“如是。世尊,我等悉見。”
제비구대왈:“여시。세존,아등실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장로 비구는 5백 생 동안 늘 용(龍)으로 살았다. 만일 지금 목숨을 마치면 틀림없이 다시 용으로 태어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대해서 공경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만일 중생으로서 부처님과 법과 승가를 공경하는 마음이 없으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용으로 태어나리라.
너희들은 나이 겨우 여덟 살인데도 나에게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단정히 앉아 사유하고 있는 저 수마나 사미가 보이느냐?”
世尊告曰:“此長老比丘五百世中,恒爲龍身。今設當命終者,當生龍中。所以然者,無有恭敬之心於佛、法、衆。若有衆生無恭敬之心於佛、法、衆者,身壞命終,皆當生龍中。汝等頗見修摩那沙彌年,向八歲,去我不遠,端坐思惟?”
세존고왈:“차장로비구오백세중,항위룡신。금설당명종자,당생룡중。소이연자,무유공경지심어불、법、중。약유중생무공경지심어불、법、중자,신괴명종,개당생룡중。여등파견수마나사미년,향팔세,거아불원,단좌사유?”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예, 세존이시여.”
諸比丘對曰:“如是,世尊。”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미는 앞으로 이레 뒤에는 꼭 4신족(神足)과 4제진법(諦眞法)을 얻고, 4선(禪)에서 자재(自在)를 얻고, 4의단(意斷)을 잘 닦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수마나 사미는 부처님과 법과 승가를 향해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언제나 힘써 부처님과 법과 비구를 공경하도록 하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是時,世尊告諸比丘:“此沙彌卻後七日,當得四神足及得四諦之法,於四禪而得自在,善修四意斷。所以然者,此修摩那沙彌有恭敬之心,向佛、法、衆。以是之故,諸比丘,恒當勤加恭敬佛、法之衆。如是諸比丘,當作是學。”
시시,세존고제비구:“차사미각후칠일,당득사신족급득사체지법,어사선이득자재,선수사의단。소이연자,차수마나사미유공경지심,향불、법、중。이시지고,제비구,항당근가공경불、법지중。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3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대비구들 1,250명과 함께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
그때 아나빈저(阿那邠邸)라는 장자가 있었다. 그는 재물이 풍족하고 보배가 많았으니, 그것은 곧 금(金)ㆍ은(銀)ㆍ진보(珍寶)ㆍ자거(車)𤦲ㆍ마노(馬瑙)ㆍ진주(眞珠)ㆍ호백(虎魄)ㆍ수정(水精)ㆍ유리(琉璃)ㆍ코끼리ㆍ말ㆍ소ㆍ양ㆍ노비ㆍ하인 등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었다. 또 그때 만부성(萬富城) 안에는 만재(滿財)라는 장자가 있었다. 그 또한 재물이 풍부하고 보물이 많아 자거ㆍ마노ㆍ진주ㆍ호박ㆍ수정ㆍ유리ㆍ코끼리ㆍ말ㆍ소ㆍ양ㆍ노비ㆍ하인 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었다. 또 그는 아나빈저 장자와 어려서부터 서로 친해 사랑하고 공경하여 잊어버린 일이 없었다.
그러나 또 이 아나빈저 장자는 항상 수천만의 보배와 재물을 저 만부성 안에 두고 장사를 하면서 만재 장자로 하여금 기록하고 보호하게 하였다. 그리고 만재 장자 역시 수천만의 보배와 재물을 사위성 안에 두고 장사하면서 아나빈저 장자로 하여금 기록하고 돌보게 하였다.
爾時,有長者,名阿那邠邸,饒財多寶,金、銀、珍寶、車璖、馬瑙、眞珠、虎魄、水精、琉璃、象、馬、牛、羊、奴婢、僕使,不可稱計。爾時,滿富城中,有長者,名滿財,亦饒財多寶,車璖、馬瑙、眞珠、虎魄、水精、琉璃、象、馬、牛、羊、奴婢、僕使,不可稱量。復是阿那邠邸長者,少小舊好共相愛敬,未曾忘捨,然復阿那邠邸長者,恒有數千萬珍寶財貨,在彼滿富城中販賣,使滿財長者,經紀將護。然滿財長者亦有數千萬珍寶財貨,在舍衛城中販賣,使阿那邠邸長者,經紀將護。
이시,유장자,명아나빈저,요재다보,금、은、진보、차璖、마노、진주、호백、수정、류리、상、마、우、양、노비、복사,불가칭계。이시,만부성중,유장자,명만재,역요재다보,차璖、마노、진주、호백、수정、류리、상、마、우、양、노비、복사,불가칭량。부시아나빈저장자,소소구호공상애경,미증망사,연부아나빈저장자,항유수천만진보재화,재피만부성중판매,사만재장자,경기장호。연만재장자역유수천만진보재화,재사위성중판매,사아나빈저장자,경기장호。
이때 아나빈저 장자에게는 수마제(修摩提)라는 딸이 있었다. 그녀는 얼굴이 단정(端正)하고 도화(桃花) 빛처럼 고와서 세상에서 보기 드문 존재였다.
그때 만재 장자는 작은 볼일이 있어서 사위성의 아나빈저 장자 집으로 찾아가 자리에 나아가 앉았다. 그때 수마제는 고요한 방에서 나와 먼저 그 부모에게 무릎을 꿇어 절하고 다음에는 만재 장자에게 꿇어앉아 절하고는 고요한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是時,阿那邠邸有女,名修摩提,顏貌端正,如挑華色,世之希有。爾時,滿財長者有少事緣,到舍衛城,往至阿那邠邸長者家,到已就座而坐。是時,修摩提女從靜室出,先拜跪父母,後拜跪滿財長者,還入靜室。
시시,아나빈저유녀,명수마제,안모단정,여도화색,세지희유。이시,만재장자유소사연,도사위성,왕지아나빈저장자가,도이취좌이좌。시시,수마제녀종정실출,선배궤부모,후배궤만재장자,환입정실。
그때 만재 장자는 수마제의 얼굴이 단정하고 도화 빛처럼 고와 세상에 보기 드문 존재라는 것을 알고는 아나빈저 장자에게 물었다.
“저 여인은 어느 집 딸입니까?”
爾時,滿財長者見修摩提女,顏貌端正,如桃華色,世之希有。見已,問阿那邠邸長者曰:“此是誰家女?”
이시,만재장자견수마제녀,안모단정,여도화색,세지희유。견이,문아나빈저장자왈:“차시수가녀?”
아나빈저 장자가 대답하였다.
“아까 본 그 아이는 내 딸입니다.”
阿那邠邸報曰:“向者女者,是我所生。”
아나빈저보왈:“향자녀자,시아소생。”
만재 장자가 대답하였다.
“내게 아들이 있는데 아직 혼인을 시키지 못했으니, 저희 집으로 시집보내 주실 수 있겠습니까?”
滿財長者曰:“我有小息,未有婚對,可得適貧家不?”
만재장자왈:“아유소식,미유혼대,가득적빈가불?”
이때 아나빈저 장자가 대답하였다.
“그것은 마땅치 않습니다.”
是時,阿那邠邸長者報曰:“事不宜爾。”
시시,아나빈저장자보왈:“사불의이。”
만재 장자가 대답하였다.
“무엇 때문에 마땅치 않다고 하십니까? 족성(族姓) 때문입니까, 아니면 재물 때문입니까?”
滿財長者曰:“以何等故,事不宜爾?爲以姓望,爲以財貨耶?”
만재장자왈:“이하등고,사불의이?위이성망,위이재화야?”
아나빈저 장자가 대답하였다.
“종성(種姓)이나 재물은 서로 걸맞습니다. 다만 섬기는 신[神祠]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딸아이는 부처님을 섬기는 석가(釋迦)의 제자이고, 당신들은 외도(外道)를 섬기는 이학(異學)의 무리들입니다. 그 때문에 그 청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阿那邠邸長者報曰:“種姓財貨足相詶匹,但所事神祠,與我不同。此女事佛釋迦弟子,汝等事外道異學。以是之故,不赴來意。”
아나빈저장자보왈:“종성재화족상수필,단소사신사,여아불동。차녀사불석가제자,여등사외도이학。이시지고,불부래의。”
그때 만재 장자가 말하였다.
“우리들이 섬기는 것은 스스로 따로 특별하게 제사를 지내고, 그 처녀가 섬기는 것은 또 따로 공양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時滿財長者曰:“我等所事自當別祀,此女所事別自供養。”
시만재장자왈:“아등소사자당별사,차녀소사별자공양。”
아나빈저 장자가 말하였다.
“만일 내 딸을 당신 집안으로 시집보낸다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재보(財寶)를 내놓아야 할 텐데, 당신이 헤아릴 수 없는 재보를 내놓으시겠습니까?”
阿那邠邸長者曰:“我女設當適汝家者,所出財寶,不可稱計,長者亦當出財寶,不可稱計。”
아나빈저장자왈:“아녀설당적여가자,소출재보,불가칭계,장자역당출재보,불가칭계。”
만재 장자가 말하였다.
“당신은 지금 얼마큼의 재보를 요구하는 것입니까?”
滿財長者曰:“汝今責幾許財寶?”
만재장자왈:“여금책기허재보?”
아나빈저 장자가 말하였다.
“나는 지금 금 6만 냥을 요구하려고 합니다.”
그때 만재 장자는 즉시 금 6만 냥을 주었다.
阿那邠邸長者曰:“我今須六萬兩金。”是時,長者卽與六萬兩金。
아나빈저장자왈:“아금수륙만량금。”시시,장자즉여륙만량금。
이때 아나빈저 장자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방편을 써서 먼저 거절하려고 한 것이었는데, 오히려 물리치지 못했다.’
다시 그 장자에게 말하였다.
“만일 내가 딸을 보내려면 마땅히 부처님께 가서 여쭈어 보아야 합니다. 만일 세존께서 무슨 분부가 계시면 나는 그대로 받들어 행할 것입니다.”
時,阿那邠邸長者復作是念:我以方便前卻,猶不能使止。語彼長者曰:“設我嫁女,當往問佛。若世尊有所教勅,當奉行。”
시,아나빈저장자부작시념:아이방편전각,유불능사지。어피장자왈:“설아가녀,당왕문불。약세존유소교칙,당봉행。”
아나빈저 장자는 거짓으로 일을 만들어 마치 무슨 일이 있어서인 것처럼 곧 성을 빠져나가 세존께서 계신 곳을 찾아갔다. 그는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섰다. 그때 아나빈저 장자가 세존께 아뢰었다.
“제 딸 수마제를 만부성의 만재 장자가 며느리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보내야합니까, 보내지 말아야합니까?”
是時,阿那邠邸長者假設事務,如似小行,卽出門,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立。爾時,阿那邠邸長者白世尊曰:“修摩提女,爲滿富城中滿財長者所求,爲可與,爲不可與乎?”
시시,아나빈저장자가설사무,여사소행,즉출문,왕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립。이시,아나빈저장자백세존왈:“수마제녀,위만부성중만재장자소구,위가여,위불가여호?”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그대의 딸 수마제가 그 나라에 간다면 그 나라에 많은 이익을 주고 한량없이 많은 사람들을 제도할 것이다.”
아나빈저 장자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방편의 지혜로써 틀림없이 저 나라로 가실 모양이다.’
世尊告曰:“若當修摩提女適彼國者,多所饒益。度脫人民不可稱量。”是時,阿那邠邸長者復作是念:世尊以方便智,應適彼土。
세존고왈:“약당수마제녀적피국자,다소요익。도탈인민불가칭량。”시시,아나빈저장자부작시념:세존이방편지,응적피토。
그는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떠나왔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만재 장자를 대접하였다. 이때 만재 장자가 다시 물었다.
“내가 이 음식은 먹겠지만 딸을 우리 집에 시집보내시겠습니까, 안 보내시겠습니까?”
是時,長者頭面禮足,遶佛三帀,便退而去,還至家中,供辦種種甘饌飮食,與滿財長者。滿財長者曰:“我用此食,爲但嫁女與我不也?”
시시,장자두면례족,요불삼잡,편퇴이거,환지가중,공판종종감찬음식,여만재장자。만재장자왈:“아용차식,위단가녀여아불야?”
아나빈저가 대답하였다.
“생각이 꼭 그러하시면 그 뜻을 따르겠습니다. 지금부터 보름 뒤에 아들을 저희 집으로 오라고 하십시오.”
이렇게 말하자 그는 곧 떠나갔다.
阿那邠邸曰:“意欲爾者,便可相從。卻後十五日,使兒至此。”作此語已,便退而去。
아나빈저왈:“의욕이자,편가상종。각후십오일,사아지차。”작차어이,편퇴이거。
그때 만재 장자는 필요한 물건을 모두 준비해 가지고 보배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80유연(由延:由旬)까지 나아갔다. 아나빈저 장자도 그 딸을 목욕시키고 향을 피우고는 보배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만재 장자의 아들을 맞이하기 위해 나아가 중도에서 서로 만났다. 그때 만재 장자는 그 처녀를 데리고 만부성으로 돌아갔다.
是時,滿財長者辦具所須,乘寶羽之車,從八十由延內來。阿那邠邸長者復莊嚴己女,沐浴香熏,乘寶羽之車,將此女,往迎滿財長者男,中道相遇。時,滿財長者得女,便將至滿富城中。
시시,만재장자판구소수,승보우지차,종팔십유연내래。아나빈저장자부장엄기녀,목욕향훈,승보우지차,장차녀,왕영만재장자남,중도상우。시,만재장자득녀,편장지만부성중。
그때 만부성 사람들은 이런 규칙을 만들어 놓았었다.
‘만일 이 성에 살던 처녀가 다른 나라로 나가게 되면 중한 벌을 받는다. 또 다른 나라의 여자를 데리고 들어오는 사람도 중한 벌을 받는다.’
爾時,滿富城中人民之類各作制限:“若此城中,有女出適他國者,當重刑罰。若復他國取婦將入國者,亦重刑罰。”
이시,만부성중인민지류각작제한:“약차성중,유녀출적타국자,당중형벌。약부타국취부장입국자,역중형벌。”
그때 그 나라에는 6천 명의 범지(梵志)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이 나라 사람들이 받들어야 할 규칙을 만들어 놓고, 만일 이 규칙을 어기는 자가 있으면 그는 6천 명 범지들에게 식사를 대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때 만재 장자는 그 규칙을 범한 것을 스스로 알았기 때문에 곧 6천 명의 범지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기로 하였다. 범지들이 먹을 음식은 그들 모두가 먹을 만큼의 돼지고기와 돼지고기 국과 맑은 술이었다. 또 범지들이 입을 옷으로 흰 천이나 혹은 솜털로 만든 옷을 준비하였다. 그런데 그 범지들의 법에 나라로 들어올 때에는 옷으로 오른쪽 어깨만 덮고 몸의 반은 드러내게 되어 있었다.
爾時,彼國有六千梵志,國人所奉,制限有言:“設犯制者,當飯六千梵志。”爾時,長者自知犯制,卽飯六千梵志。然梵志所食,均食豬肉及豬肉羹,重釀之酒。又梵志所著衣服,或被白㲲,或披毳衣。然彼梵志之法,入國之時,以衣偏著右肩,半身露見。
이시,피국유륙천범지,국인소봉,제한유언:“설범제자,당반륙천범지。”이시,장자자지범제,즉반륙천범지。연범지소식,균식저육급저육갱,중양지주。우범지소저의복,혹피백㲲,혹피취의。연피범지지법,입국지시,이의편저우견,반신로견。
그때 장자가 곧 그들에게 알렸다.
“때가 되어 음식이 다 준비되었습니다.”
爾時長者卽白:“時到,飮食已具。”
이시장자즉백:“시도,음식이구。”
그때 6천 명의 범지들은 모두 한 쪽만 옷으로 가리고 몸의 반은 드러낸 채 장자의 집에 들어갔다.
是時,六千梵志皆偏著衣裳,半身露見,入長者家。
시시,륙천범지개편저의상,반신로견,입장자가。
장자는 범지들이 오는 것을 보고 무릎으로 걸어 나아가 맞이하여 공경을 다해 예를 올렸다. 그러자 그 중 우두머리 범지가 손을 들어 장하다고 칭찬하고는 장자의 목을 끌어안고 자리에 나아가 앉았다. 다른 범지들도 저마다 차례대로 앉았다.
時,長者見梵志來,膝行前迎,恭敬作禮。最大梵志擧手,稱善,前抱長者項,往詣坐所,餘梵志者各隨次而坐。
시,장자견범지래,슬행전영,공경작례。최대범지거수,칭선,전포장자항,왕예좌소,여범지자각수차이좌。
6천 범지들이 자리에 앉기를 마치자 장자가 수마제에게 말하였다.
“너는 화장을 하고 나와서 우리 스승들을 향하여 예를 올려라.”
爾時,六千梵志坐已定訖,時,長者語修摩提女曰:“汝自莊嚴,向我等師作禮。”
이시,륙천범지좌이정흘,시,장자어수마제녀왈:“여자장엄,향아등사작례。”
수마제가 대답하였다.
“그만두십시오, 제발 그만두십시오. 시아버님[大家], 저는 옷을 벗은 사람들에게 예를 올릴 수 없습니다.”
修摩提女報曰:“止,止。大家,我不堪任向裸人禮。”
수마제녀보왈:“지,지。대가,아불감임향라인례。”
장자가 말하였다.
“저분들은 옷을 벗은 것이 아니다. 부끄러움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 저분들이 입은 옷은 곧 법복(法服)일 따름이다.”
長者曰:“此非裸人,非不有慚。但所著衣者,是其法服。”
장자왈:“차비라인,비불유참。단소저의자,시기법복。”
수마제가 말하였다.
“저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모두 몸을 밖으로 드러내 놓고 있습니다. 무슨 저런 옷을 법복으로 사용합니까? 장자께서는 들어 보소서. 세존께서는 세상 사람들이 귀하게 여겨야 할 것으로 두 가지를 말씀하셨습니다. 이른바 제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慚]과 다른 사람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것입니다.
만일 이 두 가지가 없었다면 부모ㆍ형제ㆍ친족과 다섯 친족(親族)들의 높고 낮음을 분별할 수 없게 되어, 지금은 닭ㆍ개ㆍ돼지ㆍ양ㆍ나귀ㆍ노새의 무리들과 다를 바 없이 높고 낮음이 없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법이 세상에 있기 때문에 곧 높고 낮음의 구분이 있는 줄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저 사람들은 이 두 가지 법을 여의어 흡사 닭ㆍ개ㆍ돼지ㆍ양ㆍ나귀ㆍ노새의 무리들과 같습니다. 저는 결코 저들을 향해 예를 올릴 수 없습니다.”
修摩提女曰:“此無慚愧之人,皆共露形,體在外有,何法服之用?長者願聽,世尊亦說有二事因緣,世人所貴,所謂有慚、有愧。若當無此二事者,則父母、兄弟、宗族、五親、尊卑、高下,則不可分別,如今有鷄、犬、豬、羊、驢、騾之屬,皆共同類,無有尊卑。以有此二法在世故,則知有尊卑之異。然此等之人,離此二法,似雞、犬、豬、羊、驢、騾同群,實不堪任向作禮拜。”
수마제녀왈:“차무참괴지인,개공로형,체재외유,하법복지용?장자원청,세존역설유이사인연,세인소귀,소위유참、유괴。약당무차이사자,칙부모、형제、종족、오친、존비、고하,칙불가분별,여금유계、견、저、양、려、라지속,개공동류,무유존비。이유차이법재세고,칙지유존비지이。연차등지인,리차이법,사계、견、저、양、려、라동군,실불감임향작례배。”
수마제의 남편이 그 아내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일어나서 우리 스승님들에게 인사를 드리시오. 이분들 모두 내가 하늘처럼 섬기는 분들이오.”
時,修摩提夫語其婦曰:“汝今可起,向我等師作禮。此諸人皆是我所事之天。”
시,수마제부어기부왈:“여금가기,향아등사작례。차제인개시아소사지천。”
수마제 여인이 대답하였다.
“그만두십시오. 족성자(族姓子)여, 나는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고 남부끄러운 줄도 몰라 몸을 들어낸 사람들에게 예를 올릴 수 없습니다. 나는 사람인데 어떻게 짐승들을 향해 예를 올리겠습니까?”
修摩提女報曰:“且止。族姓子,我不堪任向此無慚愧裸人作禮。我今是人,向驢犬作禮?”
수마제녀보왈:“차지。족성자,아불감임향차무참괴라인작례。아금시인,향려견작례?”
남편이 다시 말하였다.
“그만두시오. 그런 말하지 마시오. 그대의 입을 조심하여 죄를 짓지 마시오. 저분들은 짐승이 아니고, 또 미친 사람들도 아니오. 저분들이 입은 옷은 바로 법의(法衣)일 뿐이오.”
夫復語曰:“止,止。貴女,勿作是言,自護汝口,勿有所犯。此亦非驢,復非誑惑,但所著之衣,正是法衣。”
부부어왈:“지,지。귀녀,물작시언,자호여구,물유소범。차역비려,부비광혹,단소저지의,정시법의。”
그때 수마제 여인은 얼굴빛이 변하고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차라리 우리 부모와 다섯 친척들에게 몸이 다섯 조각이 나 이 목숨이 끊길지언정 끝내 이러한 삿된 소견에 떨어지지는 않겠습니다.”
是時,修摩提女涕零悲泣,顏色變異,竝作是說:“我父母五親、寧形毀五刻,斷其命根,終不墮此邪見之中。”
시시,수마제녀체령비읍,안색변이,병작시설:“아부모오친、녕형훼오각,단기명근,종불타차사견지중。”
그때 6천 범지들이 저마다 큰 소리로 고함을 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그만두시오, 제발 그만 하시오. 장자여, 무슨 까닭에 그 여인으로 하여금 저렇게 욕을 하게 하는가? 만약 청하는 사람이 있으면 곧 음식을 돌리시오.”
그때 장자와 수마제의 남편은 곧 돼지고기와 돼지고기 국과 맑은 술을 내어 6천 범지들을 배불리 먹였다. 모든 범지들은 그것을 먹고 나서 얼마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곧 일어나 떠나갔다.
時,六千梵志各共高聲,而作是說:“止,止。長者,何故使此婢罵詈乃爾?若見請者時,供辦飮食。”是時,長者及修摩提夫卽辦豬肉、豬肉羹、重釀之酒,食六千梵志,皆使充足。諸梵志食已,少多論議,便起而去。
시,륙천범지각공고성,이작시설:“지,지。장자,하고사차비매리내이?약견청자시,공판음식。”시시,장자급수마제부즉판저육、저육갱、중양지주,식륙천범지,개사충족。제범지식이,소다론의,편기이거。
그때 만재 장자는 높은 누각에 혼자 앉아서 근심하고 슬퍼하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저 여자를 데리고 와서 이제 우리 집이 망하게 되었구나. 내가 우리 문중을 욕되게 한 것이나 다름없다.’
是時,滿財長者在高樓上,煩冤愁惋,獨坐思惟:我今取此來,便爲破家,無異辱我門戶。
시시,만재장자재고루상,번원수완,독좌사유:아금취차래,편위파가,무이욕아문호。
그때 다섯 가지 신통[五通]을 얻고 모든 선정(禪定)을 다 얻어 만재 장자의 존경을 받고 있던 수발(修跋)이라는 범지가 있었다. 그때 수발 범지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장자와 헤어진 지도 오래되었다. 지금 가서 만나보리라.’
그는 만부성(滿富城)으로 들어가 장자의 집에 이르러 그 문지기에게 물었다.
“장자께서 지금 계십니까?”
是時,有梵志,名修跋,得五通,亦得諸禪,然滿財長者所見貴重。時,修跋梵志而作是念:我與長者別來日久,今可往相見。是時,梵志入滿富城,往詣長者家,問守門者曰:“長者今爲所在?”
시시,유범지,명수발,득오통,역득제선,연만재장자소견귀중。시,수발범지이작시념:아여장자별래일구,금가왕상견。시시,범지입만부성,왕예장자가,문수문자왈:“장자금위소재?”
문을 지키는 이가 대답하였다.
“장자께서는 지금 높은 누각 위에서 말할 수 없이 깊은 시름에 빠져 계십니다.”
守門人報曰:“長者在樓上,極爲愁憂大,不可言。”
수문인보왈:“장자재루상,극위수우대,불가언。”
범지는 누각 위로 재빨리 올라가 장자를 만나보았다.
범지가 장자에게 물었다.
“무엇 때문에 이처럼 근심하고 계십니까? 관청이나 도둑이나 수재(水災)나 혹은 화재(火災)의 변(變)을 당했습니까? 아니면 집안에 무슨 불화라도 생긴 것은 아닙니까?”
時,梵志徑上樓上,與長者相見,梵志問長者曰:“何故愁憂乃至於斯?無縣官、盜賊、水火災變所侵。抂乎?又非家中不和順耶?”
시,범지경상루상,여장자상견,범지문장자왈:“하고수우내지어사?무현관、도적、수화재변소침。광호?우비가중불화순야?”
장자가 대답하였다.
“관청이나 도둑의 변은 없습니다. 다만 집안 일이 조금 뜻대로 되지 않아서 그럽니다.”
長者報曰:“無有縣官、盜賊之變,但小家中事緣不遂。”
장자보왈:“무유현관、도적지변,단소가중사연불수。”
범지가 물었다.
“그 사정을 듣고 싶습니다. 무슨 사연입니까?”
梵志問曰:“須聞其狀,有何事緣?”
범지문왈:“수문기상,유하사연?”
장자가 대답하였다
“어제 우리 아이가 장가를 들어 아내를 맞이함으로 인하여 나라 법을 범(犯)하고, 게다가 다섯 친척들을 욕되게까지 하였습니다. 즉 여러 스승님들을 집에 초청하고 며느리를 데리고 가서 인사를 시키려고 하였으나 며느리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長者報曰:“昨日爲兒娶婦,又犯國限,五親被辱。請諸師,在舍,將兒婦往禮拜,而不從命。”
장자보왈:“작일위아취부,우범국한,오친피욕。청제사,재사,장아부왕례배,이불종명。”
범지 수발이 말하였다.
“그 여자의 집은 어느 나라에 있습니까? 가까운 데서 데려왔습니까, 아니면 먼 곳에서 데려 왔습니까?”
梵志修跋報曰:“此女家者爲在何國?近遠娉娶?”
범지수발보왈:“차녀가자위재하국?근원빙취?”
“그 여인은 사위성에 사는 아나빈저의 딸입니다.”
長者曰:“此女,舍衛城中阿那邠邸女。”
장자왈:“차녀,사위성중아나빈저녀。”
범지는 그 말을 듣고 나서 깜짝 놀라면서 두 손으로 귀를 막고 이렇게 말하였다.
“아아, 장자여, 매우 기이한 일이고 매우 특별한 일입니다. 그 여자가 아직 그대로 살아 있습니까? 또 자살(自殺)을 하지도 않았고 다락에서 몸을 던지지도 않았다니 참으로 매우 다행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 여인이 섬기는 스승들은 모두 범행(梵行)을 닦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오. 그런데 아직도 그 여자가 살아 있다는 것은 매우 기이한 일이고 매우 특별한 일입니다.”
時,彼梵志修跋聞此語已,愕然驚怪,兩手掩耳,而作是說:“咄,咄!長者,甚奇甚特!此女乃能故在?又不自殺,不投樓下,甚是大幸。所以然者,此女所事之師,皆是梵行之人。今日現在,甚奇,甚特!”
시,피범지수발문차어이,악연경괴,량수엄이,이작시설:“돌,돌!장자,심기심특!차녀내능고재?우불자살,불투루하,심시대행。소이연자,차녀소사지사,개시범행지인。금일현재,심기,심특!”
장자가 말하였다.
“내가 지금 당신 말을 듣고 나니 도리어 비웃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외도(外道)로서 배우는 것이 저들과 다른데 어째서 저 사문 석씨 아들의 행(行)을 찬탄하는 것입니까? 그 여자가 섬기는 스승이 무슨 위덕(威德)이나 무슨 신통변화라도 가지고 있습니까?”
長者曰:“我聞汝語,復欲嗤笑。所以然者,汝爲外道異學,何故歎譽沙門釋種子,行此女所事之師?有何威德,有何神變?”
장자왈:“아문여어,부욕치소。소이연자,여위외도이학,하고탄예사문석종자,행차녀소사지사?유하위덕,유하신변?”
범지가 대답하였다.
“장자여, 그대는 그 여인의 스승들이 가진 신령스러운 덕에 대하여 듣고 싶습니까? 내가 이제 대충 그 내력을 말해 주겠습니다.”
梵志報言:“長者,欲聞此女師神德乎?我今粗說其原。”
범지보언:“장자,욕문차녀사신덕호?아금조설기원。”
장자가 말하였다
“그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長者曰:“願聞其說。”
장자왈:“원문기설。”
범지가 말하였다.
“나는 옛날 설산 북쪽에 가서 어떤 마을에서 걸식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밥을 얻어 가지고 아뇩달(阿耨達)이라는 못으로 날아 왔습니다. 그때 저 하늘ㆍ용ㆍ귀신들이 멀리서 내가 오는 것을 보고 모두 칼을 들고 내게 와서 말하였습니다.
‘수발 선인이여, 이 못 가엔 오지 마시오. 제발 이 못을 더럽히지 마시오. 만일 우리의 말을 듣지 않으면 바로 그대의 목숨을 끊어버리겠소.’
나는 그 말을 듣고 곧 그 못을 떠나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梵志報曰:“我昔日詣雪山北,人閒乞食,得食已,飛來詣阿耨達泉。時,彼天、龍、鬼神遙見我來,皆護持刀劍而來,向我竝語我言:修跋仙士,莫來止此泉邊,莫污辱此泉,設不隨我語者,正爾命根斷壞。我聞此語,卽離彼泉,不遠而食。
범지보왈:“아석일예설산북,인한걸식,득식이,비래예아누달천。시,피천、룡、귀신요견아래,개호지도검이래,향아병어아언:수발선사,막래지차천변,막오욕차천,설불수아어자,정이명근단괴。아문차어,즉리피천,불원이식。
장자여,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그 여자가 섬기는 스승들 중에 가장 어린 제자로서 균두(均頭)라는 사미가 있었습니다. 그 사미도 설산 북쪽에 가서 걸식(乞食)을 하다가 아누달이라는 못으로 날아와 두 손으로 무덤 사이에 있는 죽은 사람의 옷을 집었습니다. 그 옷은 피투성이에 매우 더러웠습니다. 그때 아누달이라는 못에 사는 큰 신(神)과 하늘ㆍ용ㆍ귀신(鬼神)들은 모두 일어나서 나아가 맞이하며 공경하고 문안하였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사람들의 스승이시여, 이 자리에 앉으십시오.’
그때 균두 사미는 그 못으로 갔습니다. 장자여, 그 못 속에는 순금(純金)으로 된 책상이 있었습니다.
그때 그 사미는 죽은 사람의 옷을 물에 담가 푹 젖게 놔두고 물러나 앉아서 밥을 먹었습니다. 밥을 다 먹고 나서는 발우를 씻고 순금 책상 위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초선(初禪)에 들었습니다.
長者,當知此女所事之師最小弟子,名均頭沙彌。然此沙彌亦至雪山北乞食,飛來詣阿耨達泉,叉手執塚閒死人之衣血垢污染。是時,阿耨達大神、天、龍、鬼神,皆起前迎,恭敬問訊:善來,人師,可就此坐。時均頭沙彌往至泉水之處。又復長者,當泉水中央,有純金之案。爾時,沙彌以此死人之衣漬著水中,卻後坐食。食竟,盪鉢在金案上,結加趺坐,正身正意,繫念在前,便入初禪。
장자,당지차녀소사지사최소제자,명균두사미。연차사미역지설산북걸식,비래예아누달천,차수집총한사인지의혈구오염。시시,아누달대신、천、룡、귀신,개기전영,공경문신:선래,인사,가취차좌。시균두사미왕지천수지처。우부장자,당천수중앙,유순금지안。이시,사미이차사인지의지저수중,각후좌식。식경,탕발재금안상,결가부좌,정신정의,계념재전,편입초선。
그는 다시 초선에서 일어나 제2선에 들고, 제2선에서 일어나 제3선에 들고, 제3선에서 일어나 제4선에 들고, 제4선에서 일어나 공처(空處)에 들고, 공처에서 일어나 식처(識處)에 들고, 식처에서 일어나 불용처(不用處)에 들고, 불용처에서 일어나 유상무상처(有想無想處)에 들고, 유상무상처에서 일어나 멸진삼매(滅盡三昧)에 들고, 멸진삼매에서 일어나 염광삼매(炎光三昧)에 들고 염광삼매에서 일어나 수기삼매(水氣三昧)에 들었습니다.
다시 수기삼매에서 일어나 염광삼매(炎光三昧)에 들고, 다시 멸진삼매(滅盡三昧)에 들고, 다시 유상무상삼매(有想無想三昧)에 들고, 다시 불용처삼매(不用處三昧)에 들고, 다시 식처삼매(識處三昧)에 들고, 다시 공처삼매(空處三昧)에 들고, 다시 제4선에 들고, 다시 제3선에 들고, 다시 제2선에 들고, 다시 초선에 들고, 초선에서 일어나서는 그 죽은 사람의 옷을 빨았습니다.
그때 하늘ㆍ용ㆍ귀신들 중에는 혹 그 옷을 밟아 주는 이도 있었고, 혹 씻어 주는 이도 있었으며, 혹은 물을 길어 마시는 이도 있었습니다. 그때 그는 옷을 다 빨고 나서는 공중에 널어 말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 사미는 옷을 거두어 가지고 허공을 날아 돌아갔습니다.
從初禪起,入第二禪;從第二禪起,入第三禪;從第三禪起,入第四禪;從第四禪起,入空處;從空處起,入識處;從識處起,入不用處;從不用處起,入有想無想處;從有想無想處起,入滅盡三昧;從滅盡三昧起,入炎光三昧;從炎光三昧起,入水氣三昧;從水氣三昧起,入炎光三昧。次復入滅盡三昧,次復入有想無想三昧,次復入不用處三昧,次復入識處三昧,次復入空處三昧,次復入四禪,次復入三禪,次復入二禪,次復入初禪。從初禪起,而浣死人之衣。是時,天龍鬼神,或與蹹衣者,或以洗者,或取水而飮者。爾時,浣衣已擧,著空中,而曝之。爾時,彼沙彌收攝衣已,便飛在空中,還歸所在。
종초선기,입제이선;종제이선기,입제삼선;종제삼선기,입제사선;종제사선기,입공처;종공처기,입식처;종식처기,입불용처;종불용처기,입유상무상처;종유상무상처기,입멸진삼매;종멸진삼매기,입염광삼매;종염광삼매기,입수기삼매;종수기삼매기,입염광삼매。차부입멸진삼매,차부입유상무상삼매,차부입불용처삼매,차부입식처삼매,차부입공처삼매,차부입사선,차부입삼선,차부입이선,차부입초선。종초선기,이완사인지의。시시,천룡귀신,혹여답의자,혹이세자,혹취수이음자。이시,완의이거,저공중,이폭지。이시,피사미수섭의이,편비재공중,환귀소재。
장자여, 꼭 알아야만 합니다. 나는 그때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고 가까이 갈 수 없었습니다. 그 여자가 섬기는 스승의 제일 어린 제자에게도 그런 신력이 있었는데, 하물며 가장 큰 제자에게야 어떻게 미칠 수가 있겠습니까? 더구나 그들의 스승이신 여래ㆍ지진(至眞:阿羅漢)ㆍ등정각(等正覺)이야 어떠하겠습니까?
나는 이런 사실을 보았기 때문에 ‘매우 기이한 일이고 매우 특별한 일입니다. 그 여자가 아직 그대로 살아 있습니까? 또 자살(自殺)을 하지도 않았고 목숨도 끊지 않았습니까’ 하고 말한 것입니다.”
長者,當知我爾時,遙見而不得近。此女所事之師最小弟子有此神力,況復最大弟子有何可及乎?何況彼師如來至眞等正覺,而可及乎?觀此義已,而作是說:甚奇,甚特!此女乃能而不自殺,不斷命根。”
장자,당지아이시,요견이불득근。차녀소사지사최소제자유차신력,황부최대제자유하가급호?하황피사여래지진등정각,이가급호?관차의이,이작시설:심기,심특!차녀내능이불자살,불단명근。”
그때 장자가 범지에게 말하였다.
“우리도 그 여자가 섬기는 그 스승을 뵐 수 있겠습니까?”
是時,長者語梵志曰:“我等可得見此女所事師乎?”
시시,장자어범지왈:“아등가득견차녀소사사호?”
범지가 대답하였다.
“그 여자에게 물어 보십시오.”
梵志報曰:“可還問此女。”
범지보왈:“가환문차녀。”
그때 장자는 수마제 여인에게 물었다.
“나는 지금 네가 섬기는 스승을 뵙고 싶다. 그분을 오시게 할 수 있겠느냐?”
是時,長者問須摩提女曰:“吾今欲得見汝所事師,能使來不乎?”
시시,장자문수마제녀왈:“오금욕득견여소사사,능사래불호?”
그때 그 여자는 이 말을 듣고 못내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였다.
“원컨대 지금 음식을 준비하십시오. 내일 여래와 그 비구 스님들이 장차 이리로 오실 것입니다.”
時,女聞已,歡喜踊躍,不能自勝,而作是說:“願時辦具飮食,明日如來當來至此,及比丘僧。”
시,녀문이,환희용약,불능자승,이작시설:“원시판구음식,명일여래당래지차,급비구승。”
장자가 말하였다.
“네가 지금 청해보아라. 나는 그 방법을 알지 못한다.”
長者報曰:“汝今自請;吾不解法。”
장자보왈:“여금자청;오불해법。”
그때 장자의 여자는 곧 목욕하고 손에 향로(香爐)를 들고 누각 위에 올라가 여래 계신 곳을 향해 합장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마땅히 잘 관찰해 보십시오. 당신의 정수리를 보는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아무 일도 없고 살피지 못하시는 일도 없습니다. 소녀는 지금 여기서 곤액(困厄)을 당하고 있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꼭 잘 관찰해 보십시오.”
是時,長者女沐浴身體,手執香爐,上高樓上,叉手向如來,而作是說:唯願世尊,當善觀察,無能見頂者。然世尊無事不知,無事不察,女今在此困厄,唯願世尊,當善觀察。
시시,장자녀목욕신체,수집향로,상고루상,차수향여래,이작시설:유원세존,당선관찰,무능견정자。연세존무사불지,무사불찰,녀금재차곤액,유원세존,당선관찰。
그는 또 이 게송을 말하였다.
보시지 못하는 세계가 없는
부처님 눈이 살피는 힘이시네.
온갖 귀신과 신의 왕들과
귀신들의 자식과 어미를 항복 받았네.
又以此偈而歎曰: 우이차게이탄왈:
觀世靡不周, 관세미불주,
佛眼之所察, 불안지소찰,
降鬼諸神王, 강귀제신왕,
及降鬼子母。 급강귀자모。
사람을 잡아먹는 저 귀신이
사람 손가락을 잘라 꽃다발을 만들고
마지막엔 다시 그 어미를 해치려 하였지만
부처님께서 그를 잡아 항복 받았네.
如彼噉人鬼, 여피담인귀,
取人指作鬘, 취인지작만,
後復欲害母, 후부욕해모,
然佛取降之。 연불취강지。
또 라열성에 있으면서
사나운 코끼리가 해치려 하다가
스스로 귀명(歸命)하여 의지했을 때
하늘들은 모두 장하다 찬탄했네.
又在羅閱城, 우재라열성,
暴象欲來害, 폭상욕래해,
且如自歸命, 차여자귀명,
諸天歎善哉。제천탄선재。
그리고 저 마제국(馬提國)에서
다시 악한 용왕을 만났을 때에
용은 밀적(密迹) 역사(力士)를 보고
스스로 목숨 바쳐 귀의하였네.
復至馬提國, 부지마제국,
復値惡龍王, 부치악룡왕,
見密迹力士, 견밀적력사,
而龍自歸命。이룡자귀명。
헤아릴 수 없는 그 신통력
모든 것을 바른 길에 세워 주시네.
제가 지금 이 곤욕 당했으니
원컨대 세존이시여 굽어 살피소서.
諸變不可計, 제변불가계,
皆使立正道, 개사립정도,
我今復値厄, 아금부치액,
唯願尊屈神。유원존굴신。
그때 향불은 구름처럼 피어올라
멀리 허공에 달려 있다가
기원정사(祇洹精舍)를 두루 채우고
여래 앞에 와서 머물러 있었다.
爾時香如雲, 이시향여운,
玄在虛空中, 현재허공중,
遍滿祇洹舍, 편만기원사,
住在如來前。주재여래전。
제석천(帝釋天)은 저 허공에서
못내 기뻐하며 예를 올리고
또 그 앞에 피어오르는 향을 보았는데
그것은 수마제가 청하는 것이다.
諸釋虛空中, 제석허공중,
歡喜而作禮, 환희이작례,
又見香在前, 우견향재전,
須摩提所請。수마제소청。
갖가지 꽃들을 비처럼 내려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었고
저 기원림(祇洹林)에 가득 찼고
여래는 웃으시며 광명 놓으셨네.
雨諸種種花, 우제종종화,
而不可計量, 이불가계량,
悉滿祇洹林, 실만기원림,
如來笑放光。여래소방광。
그때 아난이 기원정사에 있는 미묘한 향을 보고 나서, 세존의 처소에 이르러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 있었다.
그때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것은 어떤 향이기에 기원정사에 두루 가득 찼습니까?”
爾時,阿難見祇洹中有此妙香,見已,至世尊所,到已,頭面禮足,在一面立。爾時,阿難白世尊言:“唯願世尊,此是何等香,遍滿祇洹精舍中?”
이시,아난견기원중유차묘향,견이,지세존소,도이,두면례족,재일면립。이시,아난백세존언:“유원세존,차시하등향,편만기원정사중?”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향은 곧 부처님의 사자(使者)이다. 만부성에 살고 있는 수마제 여인이 청하고 있다. 너는 지금 모든 비구들을 불러 한 곳에 모아 산가지[籌]를 돌리고 이렇게 명령하라.
‘모든 비구들이여, 번뇌가 없어진 아라한으로서 신통을 얻은 이는 곧 이 사라(舍羅)를 집어라. 내일은 마땅히 만부성으로 가서 수마제의 청을 받으리라.’”
世尊告曰:“此香是佛使。滿富城中,須摩提女所請。汝今呼諸比丘,盡集一處,而行籌,作是告勅:諸比丘,有漏盡阿羅漢,得神足者,便取舍羅,明日當詣滿富城中,受須摩提請。”
세존고왈:“차향시불사。만부성중,수마제녀소청。여금호제비구,진집일처,이행주,작시고칙:제비구,유루진아라한,득신족자,편취사라,명일당예만부성중,수수마제청。”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때 아난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나서 곧 모든 비구들을 보회강당(普會講堂)에 모으고 이렇게 말하였다.
“도를 얻은 모든 아라한은 이 사라를 집으시오.”
그 당시에 많은 스님들의 상좌(上座) 군두파한(君頭波漢)은 수다원(須陀洹)이 되었으나 아직 번뇌[結使]가 다하지 못해서 신통을 얻지 못했었다. 그때 상좌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대중들 가운데서 제일 나이가 많지만 아직 번뇌가 다하지 못해 신통을 얻지 못했다. 나는 내일 만부성으로 가서 공양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여래의 여러 제자들 중에서 가장 나이 어린 균두 사미는 이런 신통이 있고 큰 위력(威力)이 있어서 저기에 가서 청을 받는다. 나도 이제 저기 가서 청을 받으리라.’
그때 그 상좌는 깨끗한 마음으로 아직 배워야 할 자리에 있지만 사라를 받았다.
阿難白佛:“如是,世尊。”是時,阿難受佛教已,卽集諸比丘在普會講堂,而作是念:諸有得道羅漢者,便取舍羅。當於爾時,衆僧上坐,名君頭波漢,得須陁洹,結使未盡,不得神足。是時,上坐而作是念:我今大衆之中最是上坐,又結使未盡,未得神足,我明日不能得至滿富城中食。然如來衆中,最下坐者,名均頭沙彌,此有神足,有大威力,得至彼受請。我今亦當往受彼請。爾時,上坐以心淸淨,居在學地,而受舍羅。
아난백불:“여시,세존。”시시,아난수불교이,즉집제비구재보회강당,이작시념:제유득도라한자,편취사라。당어이시,중승상좌,명군두파한,득수타원,결사미진,불득신족。시시,상좌이작시념:아금대중지중최시상좌,우결사미진,미득신족,아명일불능득지만부성중식。연여래중중,최하좌자,명균두사미,차유신족,유대위력,득지피수청。아금역당왕수피청。이시,상좌이심청정,거재학지,이수사라。
그때 세존께서는 군두파한이 배워야 할 자리에 있으면서 사라를 받고 곧 무학(無學:아라한)이 된 것을 청정한 천안(天眼)으로 보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제자들 중에서 사라를 받기로 으뜸가는 사람은 바로 군두파한 비구이니라.”
爾時,世尊以天眼淸淨見君頭波漢居學地,而受舍羅,卽得無學。爾時,世尊告諸比丘:“我弟子中,第一受舍羅者,君頭波漢比丘是也。
이시,세존이천안청정견군두파한거학지,이수사라,즉득무학。이시,세존고제비구:“아제자중,제일수사라자,군두파한비구시야。
그때 세존께서 이어 신통을 얻은 비구들인, 대목련(大目連)ㆍ대가섭(大迦葉)ㆍ아나율(阿那律ㆍ이월(離越)ㆍ수보리(須菩提)ㆍ우비가섭(優毗迦葉)ㆍ마하가필나(摩訶迦匹那)ㆍ존자 라운(羅云)ㆍ균리반특(均利般特)ㆍ균두(均頭) 사미 등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신통으로 먼저 저 성으로 들어가라.”
爾時,世尊告諸神足比丘大目連、大迦葉、阿那律、離越、須菩提、優毘迦葉、摩訶、迦匹那、尊者羅云、均利般特、均頭沙彌:“汝等以神足,先往至彼城中。”
이시,세존고제신족비구대목련、대가엽、아나률、리월、수보제、우비가엽、마가、가필나、존자라운、균리반특、균두사미:“여등이신족,선왕지피성중。”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諸比丘對曰:“如是,世尊。”
그때 많은 스님들의 사환으로 건다(乾茶)라고 하는 이가 있었다. 그는 이튿날 아침에 큰 가마를 몸소 지고 공중으로 날아올라 그 성(城)으로 갔다.
是時,衆僧使人,名曰乾荼,明日淸旦,躬負大釜,飛在空中,往至彼城。
시시,중승사인,명왈건도,명일청단,궁부대부,비재공중,왕지피성。
이때 장자와 모든 사람들은 높은 누각에 올라 세존을 뵈려고 하다가 멀리서 그 사환(使喚)이 가마를 지고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장자는 그 며느리에게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흰옷을 입고 머리 기르고
드러낸 몸 빠르기가 바람 같구나.
거기에 또 큰 가마를 등에 졌으니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是時,彼長者及諸人民上高樓上,欲覲世尊,遙見使人負釜而來時長者與女便說此偈
白衣而長髮,
露身如疾風,
又復負大釜,
此是汝師耶?
시시,피장자급제인민상고루상,욕근세존,요견사인부부이래시장자여녀편설차게
백의이장발,
로신여질풍,
우부부대부,
차시여사야?
그때 여자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저 자는 스승의 제자가 아니라
저 자는 여래의 심부름꾼입니다.
그는 세 길에서 다섯 신통 갖추었으니
저 자의 이름은 건다라고 합니다.
是時,女人復以偈報曰: 시시,녀인부이게보왈:
此非尊弟子, 차비존제자,
如來之使人, 여래지사인,
三道具五通, 삼도구오통,
此人名乾茶。 차인명건다。
그때 하인 건다는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爾時,乾茶使人遶城三帀,往詣長者家。
이시,건다사인요성삼잡,왕예장자가。
그때 균두 사미는 신통으로 5백 그루의 꽃나무를 만들었는데, 여러 가지 빛깔의 꽃이 피어 모두 무성하였고, 그 모양은 매우 아름다운 우발연화(優鉢蓮華) 같은 것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다. 그는 그 꽃을 가지고 그 성으로 갔다.
是時,均頭沙彌化作五百華樹,色若干種,皆悉敷茂,其色甚好,優鉢蓮華,如是之華,不可計限,往至彼城。
시시,균두사미화작오백화수,색약간종,개실부무,기색심호,우발련화,여시지화,불가계한,왕지피성。
이때 장자는 멀리서 사미가 오는 것을 보고는 다시 게송으로 물었다.
저런 아름다운 여러 가지 꽃들이
모두 다 허공에 널려 있고
거기에 또 신통을 부리는 사람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是時長者遙見沙彌來,復以此偈,問曰: 시시장자요견사미래,부이차게,문왈:
此華若干種, 차화약간종,
盡在虛空中, 진재허공중,
又有神足人, 우유신족인,
爲是汝師乎? 위시여사호?
그때 여자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저분은 수발이 예전에 말했던
못 가의 바로 그 사미입니다.
그의 스승 이름은 사리불(舍利弗)이고
저분은 그분의 제자입니다.
是時,女復以偈報曰: 시시,녀부이게보왈:
須跋前所說, 수발전소설,
衆上沙彌者, 중상사미자,
師名舍利弗, 사명사리불,
是彼之弟子。 시피지제자。
이때 균두 사미는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是時,均頭沙彌遶城三帀,往詣長者家。
시시,균두사미요성삼잡,왕예장자가。
이때 존자 반특화(般特化)는 신통으로 5백 마리 소를 만들었는데, 그 털은 모두 푸른빛이었다. 그는 소의 등에 가부좌하고 앉은 채 그 성으로 갔다.
是時,尊者般特化作五百頭牛,衣毛皆靑,在牛上,結加趺坐,往詣彼城。
시시,존자반특화작오백두우,의모개청,재우상,결가부좌,왕예피성。
그때 장자는 멀리서 그 모습을 보고 게송으로 여인에게 물었다.
저 많은 5백 마리 소 떼들
그 털이 모두 푸르구나.
그 위에 혼자 앉아 있는 이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是時,長者遙見,復以此偈,問女曰: 시시,장자요견,부이차게,문녀왈:
此諸大群牛, 차제대군우,
衣毛皆靑色, 의모개청색,
在上而獨坐, 재상이독좌,
此是汝師耶? 차시여사야?
여자도 또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1천 비구를 잘 교화하며
기역원(耆域園)에서 살고
마음과 정신이 매우 총명하신 분
저분의 이름은 반특화입니다.
女復以偈,報曰: 녀부이게,보왈:
能化千比丘, 능화천비구,
在耆域園中, 재기역원중,
心神極爲朗, 심신극위랑,
此名爲般特。 차명위반특。
그때 존자 반특화는 성을 세 바퀴 돌고 나서 장자의 집으로 갔다.
爾時,尊者周利般特,遶彼城三帀已,往詣長者家。
이시,존자주리반특,요피성삼잡이,왕예장자가。
그때 또 라운(羅云)은 다시 신통으로 5백 마리의 공작(孔雀)을 만들었는데 그 빛깔이 갖가지였다. 그는 공작의 등에 가부좌하고 앉은 채 그 성으로 갔다.
爾時,羅云復化作五百孔雀,色若干種,在上結加趺坐,往詣彼城。
이시,라운부화작오백공작,색약간종,재상결가부좌,왕예피성。
장자는 그것을 보고 다음 게송으로 여인에게 물었다.
저 5백 마리 공작 떼
그 빛깔 너무도 아름답구나.
저 군사들의 대장과 같은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長者見已,復以此偈,問女曰: 장자견이,부이차게,문녀왈:
此五百孔雀, 차오백공작,
其色甚爲妙, 기색심위묘,
如彼軍大將, 여피군대장,
此是汝師耶。 차시여사야。
여자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여래께서 금계(禁戒)를 말씀하시면
그 일체를 범하는 일 없이
계(戒)를 능히 잘 지키는
저분은 부처님의 아들 라운입니다.
時,女復以此偈,報曰: 시,녀부이차게,보왈:
如來說禁戒, 여래설금계,
一切無所犯, 일절무소범,
於戒能護戒, 어계능호계,
佛子羅云者。 불자라운자。
이때 라운은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是時,羅云遶城三帀,往詣長者家。
시시,라운요성삼잡,왕예장자가。
그때 존자 가필나는 신통으로 5백 마리 금시조(金翅鳥)를 만들었다. 그 새들은 모두 매우 용맹스러웠다. 그는 그 새의 등에 가부좌하고 앉은 채 그 성으로 갔다.
是時,尊者迦匹那化作五百金翅鳥,極爲勇猛,在上結加趺坐,往詣彼城。
시시,존자가필나화작오백금시조,극위용맹,재상결가부좌,왕예피성。
장자는 멀리서 그것을 보고 다시 게송으로 여자에게 물었다.
저 5백 마리 금시조 떼
저들은 매우 용맹스럽구나.
그 등에 앉아 있는 두려움 없는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時,長者遙見已,復以此偈,問女曰: 시,장자요견이,부이차게,문녀왈:
五百金翅鳥, 오백금시조,
極爲盛勇猛, 극위성용맹,
在上無所畏, 재상무소외,
此是汝師耶? 차시여사야?
여자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드나드는 숨길을 잘 헤아릴 줄 알아
그것을 돌려 마음이 착해지고
지혜의 힘이 매우 용맹스러운
저분의 이름은 가필나입니다.
時,女以偈,報曰: 시,녀이게,보왈:
能行出入息, 능행출입식,
迴轉心善行, 회전심선행,
慧力極勇盛, 혜력극용성,
此名迦匹那。 차명가필나。
존자 가필나는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時,尊者迦匹那遶城三帀,往詣長者家。
시,존자가필나요성삼잡,왕예장자가。
그때 우비가섭은 신통으로 5백 마리의 용을 만들었다. 그 용들은 모두 일곱 개의 머리가 달려있었다. 그는 그 용의 등에 가부좌하고 앉은 채 그 성으로 갔다.
爾時,優毘迦葉化作五百龍,皆有七頭,在上結加趺坐,往詣彼城。
이시,우비가엽화작오백룡,개유칠두,재상결가부좌,왕예피성。
장자는 멀리서 그것을 보고 다시 게송으로 여자에게 물었다.
지금 일곱 개의 머리 달린 용들
위엄스런 그 얼굴 너무도 두려워라.
다가오는 저 헤아릴 수 없는 자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長者遙見已,復以偈,問女曰: 장자요견이,부이게,문녀왈:
今此七頭龍, 금차칠두룡,
威顏甚可畏, 위안심가외,
來者不可計, 래자불가계,
此是汝師耶? 차시여사야?
그러자 여자가 대답하였다.
항상 1천 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신통으로 빈비사라를 교화하신
우비가섭(優毗迦葉)이라는 분
저분이 바로 그분입니다.
時女報曰: 시녀보왈:
恒有千弟子, 항유천제자,
神足化毘沙, 신족화비사,
優毘迦葉者, 우비가엽자,
可謂此人是。 가위차인시。
우비가섭은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時,優毘迦葉遶城三帀,往詣長者家。
시,우비가엽요성삼잡,왕예장자가。
그때 존자 수보리는 신통으로 유리(琉璃) 산을 만들고, 그 산에 들어가 가부좌하고 앉은 채 그 성으로 갔다.
是時,尊者須菩提化作琉璃山,入中結加趺坐,往詣彼城。
시시,존자수보제화작류리산,입중결가부좌,왕예피성。
그때 장자는 멀리서 그것을 보고 나서 게송으로 여자에게 물었다.
저 산은 너무도 아름답구나.
모두 다 유리로 만들어졌네.
지금 저 굴속에 앉아 있는 자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爾時,長者遙見已,以偈,問女曰: 이시,장자요견이,이게,문녀왈:
此山爲極妙, 차산위극묘,
盡作琉璃色, 진작류리색,
今在窟中坐, 금재굴중좌,
此是汝師耶? 차시여사야?
그때 여자가 또 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과거에 보시한 과보로 인해
지금 저러한 공덕을 얻고
이미 좋은 복밭[福田]을 이룬
공(空)을 잘 아는 수보리이십니다.
時,女復以此偈,報曰: 시,녀부이차게,보왈:
由本布施報, 유본포시보,
今獲此功德, 금획차공덕,
以成良福田, 이성량복전,
解空須菩提。 해공수보제。
그때 수보리는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爾時,須菩提遶城三帀,往詣長者家。
이시,수보제요성삼잡,왕예장자가。
그때 존자 대가전연(大迦旃延)은 신통으로 5백 마리 고니[鵠]를 만들었는데, 그 새들은 모두 새하얀 빛깔이었다. 그는 그 새떼를 거느리고 그 성으로 갔다.
時,尊者大迦旃延復化作五百鵠,色皆純白,往詣彼城。
시,존자대가전연부화작오백곡,색개순백,왕예피성。
장자는 멀리서 그것을 보고 게송으로 여자에게 물었다.
지금 저 5백 마리 고니
그 빛깔 모두 새하얗구나.
저 허공을 가득 채웠으니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是時,長者遙見已,以此偈,問女曰: 시시,장자요견이,이차게,문녀왈:
今此五百鵠, 금차오백곡,
諸色皆純白, 제색개순백,
盡滿虛空中, 진만허공중,
此是汝師耶? 차시여사야?
그때 여자가 다시 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부처님 경전에서 말씀하신 바
그 깊은 이치를 잘 분별하고
또 번뇌 무더기를 연설하나니
저분의 이름은 가전연입니다.
時,女復以此偈,報曰: 시,녀부이차게,보왈:
佛經之所說, 불경지소설,
分別其義句, 분별기의구,
又演結使聚, 우연결사취,
此名迦旃延。 차명가전연。
그때 존자 대가전연은 그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是時,尊者大迦旃延遶彼城三帀,往詣長者家。
시시,존자대가전연요피성삼잡,왕예장자가。
이때 이월(離越)은 신통으로 5백 마리의 호랑이를 만들고, 그 호랑이의 등에 앉은 채 그 성으로 갔다.
是時離越化作五百虎,在上坐,而往詣彼城。
시시리월화작오백호,재상좌,이왕예피성。
장자는 그것을 보고 나서 이런 게송으로 여자에게 물었다.
지금 저 5백 마리 호랑이 떼
그 털은 윤기가 잘잘 흐르네.
그리고 그 위에 앉아 있는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長者見已,以此偈,問女曰: 장자견이,이차게,문녀왈:
今此五百虎, 금차오백호,
衣毛甚悅澤, 의모심열택,
又在上坐者, 우재상좌자,
此是汝師耶? 차시여사야?
그러자 여자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옛날에 저 기원사(祇洹寺)에 있을 때
6년을 움직이지 않으셨네.
좌선으로 가장 으뜸이 되는
저분의 이름은 이월입니다.
時,女以偈,報曰: 시,녀이게,보왈:
皆在祇洹寺, 개재기원사,
六年不移動, 륙년불이동,
坐禪最第一, 좌선최제일,
此名離越者。 차명리월자。
이때 존자 이월은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是時,尊者離越遶城三帀,詣長者家。
시시,존자리월요성삼잡,예장자가。
그때 존자 아나율은 신통으로 5백 마리 사자를 만들었는데, 그 사자들은 다 매우 용맹스러웠다. 그는 그 사자의 등에 앉은 채 그 성으로 갔다.
是時尊者,阿那律化作五百師子,極爲勇猛,在上坐,往詣彼城。
시시존자,아나률화작오백사자,극위용맹,재상좌,왕예피성。
이때 장자는 그것을 보고 게송으로 여자에게 물었다.
이 5백 마리 사자 떼
용맹스러워 참으로 무섭구나.
저 사자 등에 앉아 있는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是時,長者見已,以偈,問女曰: 시시,장자견이,이게,문녀왈:
此五百師子, 차오백사자,
勇猛甚可畏, 용맹심가외,
在上而坐者, 재상이좌자,
此是汝師耶。 차시여사야。
그러자 여자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저분이 태어났을 때 천지는 진동하고
온갖 보배는 땅 위로 솟아올랐네.
깨끗한 눈에 티가 없는 이
부처님의 제자 아나율입니다.
時,女以偈,報曰: 시,녀이게,보왈:
生時天地動, 생시천지동,
珍寶出於地, 진보출어지,
淸淨眼無垢, 청정안무구,
佛弟阿那律。 불제아나률。
이때 아나율은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是時,阿那律遶城三帀,往詣長者家。
시시,아나률요성삼잡,왕예장자가。
그때 존자 대가섭은 신통으로 5백 마리 말을 만들었는데, 그 말들은 다 꼬리털이 붉고 금과 은으로 치렁치렁 장식하였다. 그는 그 말 등에 앉아 하늘 꽃을 뿌리면서 그 성으로 갔다.
是時,尊者大迦葉化作五百疋馬,皆朱毛,尾金銀挍飾,在上而坐,竝雨天華,往詣彼城。
시시,존자대가엽화작오백필마,개주모,미금은교식,재상이좌,병우천화,왕예피성。
장자가 멀리서 그것을 보고 나서 게송으로 여자에게 물었다.
저 말은 금빛에 꼬리는 붉고
그 마리 수는 5백이나 되네.
저분은 아마도 전륜왕이리니
저분이 바로 너의 스승이신가?
長者遙見,以偈,問女曰: 장자요견,이게,문녀왈:
金馬朱毛尾, 금마주모미,
其數有五百, 기수유오백,
爲是轉輪王, 위시전륜왕,
爲是汝師耶。 위시여사야。
여자도 또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두타행(頭陀行)으로 으뜸이시고
빈궁한 이를 항상 불쌍히 여기며
여래께서 자리의 반을 나누어 주신
가장 어른 대가섭이 이분입니다.
女復以偈,報曰: 녀부이게,보왈:
頭陁行第一, 두타행제일,
恒愍貧窮者, 항민빈궁자,
如來與半坐, 여래여반좌,
最大迦葉是。 최대가엽시。
이때 대가섭은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是時,大迦葉遶城三帀,往詣長者家。
시시,대가엽요성삼잡,왕예장자가。
그때 존자 대목련은 신통으로 5백 마리 흰 코끼리를 만들었는데, 그들은 모두 여섯 개의 어금니를 가지고 있고, 일곱 곳이 평평하며 금과 은으로 치렁치렁 장식하였다. 그는 그 코끼리 등에 앉은 채 오면서 큰 광명(光明)을 놓아 온 세계를 가득 채웠다. 성으로 갈 때에는 허공에서 풍류를 울리는 등 이루 다 말할 수 없었으며, 갖가지 꽃을 뿌렸다. 또 허공에 비단으로 만든 번기와 일산을 달아 놓았는데, 그것들은 매우 아름다웠다.
是時尊者大目犍連化作五百白象,皆有六牙七處平整,金銀挍飾,在上坐,而來放大光明,悉滿世界,詣城在虛空之中,作倡伎樂,不可稱計。雨種種雜華,又虛空之中,懸繒幡蓋,極爲奇妙。
시시존자대목건련화작오백백상,개유륙아칠처평정,금은교식,재상좌,이래방대광명,실만세계,예성재허공지중,작창기악,불가칭계。우종종잡화,우허공지중,현증번개,극위기묘。
그때 장자는 멀리서 그것을 보고 나서 이 게송으로 여자에게 물었다.
여섯 개의 어금니를 가진 흰 코끼리
그 등에 앉으신 분 천왕 같구나.
이제 또 거기서 울리는 풍류 듣나니
저분이 바로 그 석가문(釋迦文)이신가?
爾時,長者遙見已,以偈,問女曰: 이시,장자요견이,이게,문녀왈:
白象有六牙, 백상유륙아,
在上如天王, 재상여천왕,
今聞伎樂音, 금문기악음,
是釋迦文耶? 시석가문야?
여자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그는 저 큰 산에 있을 때
난타(難陀)라는 용을 항복 받았던
신통에 있어 가장 으뜸가는
그 이름은 바로 대목련입니다.
時,女以偈,報曰: 시,녀이게,보왈:
在彼大山上, 재피대산상,
降伏難陁龍, 강복난타룡,
神足第一者, 신족제일자,
名曰大目連。 명왈대목련。
우리 스승은 아직 오지 않았으니
이분들은 모두 그 제자들이십니다.
거룩한 스승님 이제 오시리니
그때는 광명이 비치지 않는 곳 없으리.
我師故未來, 아사고미래,
此是弟子衆, 차시제자중,
聖師今當來, 성사금당래,
光明靡不照。광명미불조。
존자 대목련은 성을 세 바퀴 돌고 장자의 집으로 갔다.
是時尊者大目乾連遶城三帀,往詣長者家。
시시존자대목건련요성삼잡,왕예장자가。
그때 세존께서는 때가 된 줄을 아시고 승가리(僧伽梨)를 입고 땅에서 일곱 길쯤 떨어진 허공에 계셨다. 이때 존자 아야구린(阿若拘鄰)은 여래의 오른쪽에 서고 사리불은 여래의 왼쪽에 섰다. 그때 아난(阿難)은 부처님의 위신력(威神力)을 받들어 여래의 뒤에서 손에 불자(拂子)를 잡고 있었으며, 1천2백 제자들은 부처님을 앞뒤로 에워쌌고, 여래와 신통을 얻은 제자들은 그 한 가운데에 있었다.
是時,世尊以知時到,被僧伽梨,在虛空中,去地七仞。是時,尊者阿若拘鄰在如來右,舍利弗在如來左。爾時,阿難承佛威神,在如來後,而手執拂。千二百弟子前後圍遶,如來最在中央,及諸神足弟子。
시시,세존이지시도,피승가리,재허공중,거지칠인。시시,존자아약구린재여래우,사리불재여래좌。이시,아난승불위신,재여래후,이수집불。천이백제자전후위요,여래최재중앙,급제신족제자。
아야구린은 변화하여 월천자(月天子)가 되고 사리불은 변화하여 일천자(日天子)가 되었다. 그밖에 다른 여러 신통력을 얻은 비구들은 혹은 석제환인(釋帝桓因)으로 변화하기도 하고, 혹은 범천왕(梵天王)으로 변화하기도 하였으며, 혹 제두뢰타(提頭賴吒)ㆍ비류륵(毗留勒)ㆍ비류박차(毗留博叉)ㆍ비사문(毗沙門)의 형상이 되어 여러 귀신들을 거느리기도 하였고, 혹은 전륜성왕(轉輪聖王)의 모양이 되기도 하였다. 혹은 화광삼매에 들기도 하고 혹은 수정삼매에 드는 이도 있었으며, 혹은 광명을 내 비추기도 하고, 혹은 연기를 뿜어내는 등 이런 갖가지 신통을 나타내었다.
그때 범천왕은 여래의 오른쪽에 있었고, 석제환인은 여래의 왼쪽에서 손에 총채를 잡고 있었으며, 밀적(密迹) 금강역사(金剛力士)는 여래 뒤에서 금강저(金剛杵)를 손에 잡고 있었고, 비사문천왕은 7보로 장식하여 만든 일산을 들고 여래의 위쪽 허공(虛空)에 있으면서 여래의 몸에 티끌이 앉을까 조심하였다.
반차순(般遮旬)은 손에 유리 거문고를 들고 여래의 공덕(功德)을 찬탄하였고, 모든 하늘 신들은 허공에 있으면서 수천만 가지의 악기를 연주하였으며, 하늘에서는 온갖 꽃을 여래 위에 뿌렸다.
阿若拘鄰化作月天子,舍利弗化作日天子。諸餘神足比丘,或化作釋提桓因,或化作梵天者,或有化作提頭賴咤、毘留勒形者,毘留博叉。或作毘沙門形者,領諸鬼神,或有作轉輪聖王形者。或有入火光三昧,或有入水精三昧,或有放光者,或有放煙者,作種種神足。是時,梵天王在如來右,釋提桓因在如來左,手執拂,密迹金剛力士在如來後,手執金剛杵,毘沙門天王手執七寶之蓋,處虛空中,在如來上,恐有塵土坋如來身。是時,般遮旬手執琉璃琴,歎如來功德,及諸天神悉在虛空之中,作倡伎樂,數千萬種。雨天雜華,散如來上。
아약구린화작월천자,사리불화작일천자。제여신족비구,혹화작석제환인,혹화작범천자,혹유화작제두뢰타、비류륵형자,비류박차。혹작비사문형자,령제귀신,혹유작전륜성왕형자。혹유입화광삼매,혹유입수정삼매,혹유방광자,혹유방연자,작종종신족。시시,범천왕재여래우,석제환인재여래좌,수집불,밀적금강력사재여래후,수집금강저,비사문천왕수집칠보지개,처허공중,재여래상,공유진토분여래신。시시,반차순수집류리금,탄여래공덕,급제천신실재허공지중,작창기악,수천만종。우천잡화,산여래상。
그때 바사닉왕(波斯匿王)과 아나빈저 장자와 사위성 안의 모든 사람들은 여래께서 땅에서 일곱 길쯤 떨어져 허공에 계시는 것을 보고 모두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是波斯匿王、阿那邠邸長者及舍衛城內人民之類,皆見如來在虛空中,去地七仞。見已,皆懷歡喜踊躍,不能自勝。
시파사닉왕、아나빈저장자급사위성내인민지류,개견여래재허공중,거지칠인。견이,개회환희용약,불능자승。
그때 아나빈저 장자가 이렇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여래께선 참으로 신묘(神妙)하시네.
백성들을 어린아이처럼 사랑하시니
가슴이 시원하구나, 저 수마제여.
지금 여래의 법 받으리로다.
是時,阿那邠邸長者便說此偈: 시시,아나빈저장자편설차게:
如來實神妙, 여래실신묘,
愛民如赤子, 애민여적자,
快哉須摩提, 쾌재수마제,
當受如來法。 당수여래법。
바사닉왕과 아나빈저 장자는 여러 가지 좋은 향과 꽃을 뿌렸다.
그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앞뒤로 에워싸여 있었고, 온갖 귀신들과 하늘들의 수효는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었다. 마치 허공을 날아가는 봉황새처럼 여래는 그 성으로 나가셨다.
爾時波斯匿王及阿那邠邸長者散種種名香、雜華。是時,世尊將諸比丘衆,前後圍遶,及諸神天不可稱計,如似鳳凰王在虛空中,往詣彼城。
이시파사닉왕급아나빈저장자산종종명향、잡화。시시,세존장제비구중,전후위요,급제신천불가칭계,여사봉황왕재허공중,왕예피성。
그때 반차순이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모든 생존의 결박 아주 없애고
마음이 고요해져 어지럽지 않으며
아무런 번뇌의 장애도 없이
지금 그 옛 나라로 들어오시네.
是時,般遮旬以偈,歎佛: 시시,반차순이게,탄불:
諸生結永盡, 제생결영진,
意念不錯亂, 의념불착란,
以無塵垢㝵, 이무진구애,
入彼舊邦土。 입피구방토。
마음과 성품 지극히 깨끗하여
마(魔)의 삿된 생각 끊어버리고
그 공덕 저 큰 바다 같거니
지금 그 옛 나라로 들어오시네.
心性極淸淨, 심성극청정,
斷魔邪惡念, 단마사악념,
功德如大海, 공덕여대해,
今入彼邦土。금입피방토。
그 얼굴 모습 뛰어나 특별하고
모든 번뇌 영원히 일으키지 않네.
그러나 스스로 잘난 체 안하고
지금 그 옛 나라로 들어오시네.
안모심수특, 顏貌甚殊特,
제사영불기, 諸使永不起,
위피불자처, 爲彼不自處,
금입피방토。今入彼邦土。
네 가지 흐름[四流]을 건넘으로써
나고 늙고 죽는 것 이미 벗어나
모든 생존의 뿌리 끊으시고서
지금 그 옛 나라로 들어오시네.
以渡四流淵, 이도사류연,
脫於生老死, 탈어생로사,
以斷有根原, 이단유근원,
今入彼邦土。금입피방토。
그때 만재 장자는 멀리서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보았는데, 모든 감각기관[根]이 담박하고, 세상에서 보기 드문 세존의 모습은 깨끗하기가 마치 천금(天金)과 같았으며, 32상과 80종호로 그 몸을 장엄한 것이 마치 모든 산들 중에서 가장 빼어난 수미산(須彌山)과 같고, 또 금 덩어리가 광명을 놓는 것 같았다.
是時,滿財長者遙見世尊從遠來,諸根惔怕,世之希有,淨如天金,有三十二相、八十種好,莊嚴其身,猶須彌山出衆山上,亦如金聚放大光明。
시시,만재장자요견세존종원래,제근담파,세지희유,정여천금,유삼십이상、팔십종호,장엄기신,유수미산출중산상,역여금취방대광명。
장자는 다음 게송으로 수마제에게 물었다.
저것은 태양의 모습인가
내 일찍 저런 얼굴 본 적 없나니
저처럼 빛나는 수천 억 광명(光明)
감히 눈이 부셔 자세히 못 보겠네.
是時,長者以偈,問須摩提曰: 시시,장자이게,문수마제왈:
此是日光耶, 차시일광야,
未曾見此容, 미증견차용,
數千萬億光, 수천만억광,
未敢能熟視。 미감능숙시。
이때 수마제 여인은 꿇어앉아 합장하고 여래를 향해 이런 게송으로 장자에게 대답하였다.
저분은 태양도 태양이 아닌 것도 아닙니다.
그러면서도 1천 가지 광명을 놓으시니
그것은 모든 중생 위하기 때문이라
저분이 바로 저의 스승이십니다.
是時,須摩提女長跪叉手,向如來,以此偈報長者曰:
非日非不日,
而放千種光,
爲一切衆生,
亦復是我師。
시시,수마제녀장궤차수,향여래,이차게보장자왈:
비일비불일,
이방천종광,
위일절중생,
역부시아사。
온갖 중생들 여래 찬탄하는 것
그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습니다.
지금 당장 큰 과보 얻으리니
온 정성을 다해 공양을 올리소서.
皆共歎如來, 개공탄여래,
如前之所說, 여전지소설,
今當獲大果, 금당획대과,
勤加供養之。근가공양지。
그때 만재 장자는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다시 게송으로 여래를 찬탄하였다.
10력을 가진 분께 귀의하나니
원만한 광명에 황금빛 몸
천상과 인간의 찬탄을 받는 분
저는 오늘 당신께 귀의합니다.
是時,滿財長者右膝著地,復以偈,歎如來曰: 시시,만재장자우슬저지,부이게,탄여래왈:
自歸十力尊, 자귀십력존,
圓光金色體, 원광금색체,
天人所歎敬, 천인소탄경,
今日自歸命。 금일자귀명。
거룩한 당신은 중생의 태양
뭇별 속에 빛나는 달님 같구려.
건너지 못한 이를 건네주는 분
저는 오늘 당신께 귀의합니다.
尊今是日王, 존금시일왕,
如月星中明, 여월성중명,
以度不度者, 이도불도자,
今日自歸命。금일자귀명。
거룩한 당신은 천제(天帝)의 형상
범행을 닦는 이의 자비심 같아
스스로 해탈하고 남도 해탈시키는 분
저는 오늘 당신께 귀의합니다.
尊如天帝像, 존여천제상,
如梵行慈心, 여범행자심,
自脫脫衆生, 자탈탈중생,
今日自歸命。금일자귀명。
천상과 인간에서 가장 높은 분
모든 귀신왕보다 더 뛰어난 분이여
저 모든 외도(外道)를 항복 받으셨으니
저는 오늘 당신께 귀의합니다.
天世人中尊, 천세인중존,
諸鬼神王上, 제귀신왕상,
降伏諸外道, 강복제외도,
今日自歸命。금일자귀명。
그때 수마제 여인도 꿇어앉아 합장하고 세존을 찬탄하였다.
자기도 항복 받고 남도 항복 받으며
스스로도 바르고 남도 바르게 하며
스스로도 벗어나고 남도 벗어나게 하며
스스로도 해탈하고 남도 해탈케 하시네.
是時,須摩提女長跪叉手,歎世尊曰: 시시,수마제녀장궤차수,탄세존왈:
自降能降他, 자강능강타,
自正能正人, 자정능정인,
以度度人民, 이도도인민,
已解復脫人。 이해부탈인。
스스로 때를 버리고 남도 버리게 하며
스스로도 비추고 중생들도 비추어
제도하지 못할 이 한 사람 없고
싸움을 버리시어 다툼이 없네.
度垢使度垢, 도구사도구,
自照照群萌, 자조조군맹,
靡不有度者, 미불유도자,
除鬪無鬪訟。제투무투송。
스스로 지극히 깨끗하게 머물러
그 마음 조금도 흔들리지 않으며
10력으로 세상을 가엾이 여기나니
거듭거듭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립니다.
極自淨潔住, 극자정결주,
心意不傾動, 심의불경동,
十力哀愍世, 십력애민세,
重自頂禮敬。중자정례경。
자애로운 마음ㆍ불쌍히 여기는 마음ㆍ기뻐하는 마음ㆍ평정한 마음을 가지시고,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을 갖추시어 욕계(欲界)에서 가장 높으시고 천상에서도 가장 뛰어나시며, 일곱 가지 재물을 원만하게 다 갖추시어 모든 천상이나 인간이나 자연이나 범들로서는 비교할 만한 이도 없고 본뜰 이도 없습니다. 저는 지금 당신께 귀의합니다.”
“有慈、悲、喜、護之心,具空、無相、願,於欲界中最尊第一,天中之上,七財具足,諸天人自然梵生,亦無與等,亦不可像貌,我今自歸命。”
“유자、비、희、호지심,구공、무상、원,어욕계중최존제일,천중지상,칠재구족,제천인자연범생,역무여등,역불가상모,아금자귀명。”
그때 6천 범지들은 세존의 이러한 신통을 보고 서로들 말하였다.
“우리들은 이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로 가야겠다. 이 사문 구담(瞿曇)이 이미 이 나라 백성들을 다 항복 받았다.”
그때 그 6천 범지들은 얼마 안 있어 그 나라를 떠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비유하면 마치 백수의 왕인 사자가 산골짜기에서 나와 사방을 돌아보다가 세 번 포효하고는 먹이를 찾아 나서면, 모든 짐승들은 제각기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갈 곳을 몰라 혹은 날아가고 혹은 엎드려 숨기도 하며, 또 힘이 센 코끼리도 사자 소리를 들으면 제각기 치달리며 안심하지 못하는 것과 같았다. 왜냐하면 짐승들의 왕인 사자에게는 큰 위신(威神)이 있기 때문이다.
그와 같이 저 6천 범지들도 세존의 큰 음성이 한 번 울리는 것을 듣고 제각기 달아나며 어쩔 줄을 몰랐다. 왜냐하면 사문 구담의 큰 위력(威力) 때문이었다.
是時,六千梵志見世尊作如此神變,各各自相謂言:“我等可離此國,更適他土。此沙門瞿曇以降此國中人民。”是六千梵志尋出國去,更不復入國。猶如師子獸王出於山谷,而觀四方,復三鳴吼,方行所求,諸有獸虫之類,各奔所趣,莫知所如,飛逝沈伏。若復有力神象,聞師子聲,各奔所趣,不能自安。所以然者,由師子獸王極有威神故。此亦如是,彼六千梵志聞世尊音響之聲,各各馳走,不得自寧。所以然者,由沙門瞿曇有大威力故。
시시,륙천범지견세존작여차신변,각각자상위언:“아등가리차국,경적타토。차사문구담이강차국중인민。”시륙천범지심출국거,경불부입국。유여사자수왕출어산곡,이관사방,부삼명후,방행소구,제유수충지류,각분소취,막지소여,비서침복。약부유력신상,문사자성,각분소취,불능자안。소이연자,유사자수왕극유위신고。차역여시,피륙천범지문세존음향지성,각각치주,불득자녕。소이연자,유사문구담유대위력고。
그때 세존께서는 온갖 신통을 다 거두시고 평상시와 같이 만부성 안으로 들어가셨다. 세존께서 성 문턱을 밟으시자 천지(天地)가 크게 흔들렸고 모든 신들은 꽃을 뿌려 공양(供養)하였다. 사람들은 감각기관이 고요하고, 32상과 80종호로 저절로 장엄(莊嚴)된 세존의 용모(容貌)를 보고, 백성들이 곧 이렇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람 중의 높은 이 매우 묘하여
범지들도 그분을 감당 못하네.
이유 없이 저 범지들을 섬기다가
사람 중의 높은 분 잃을 뻔했네.
是時,世尊還捨神足,如常法,則入滿富城中。是時,世尊足蹈門閾上,是時,天地大動。諸尊神天散華供養。是時,人民見世尊容貌,諸根寂靜,有三十二相、八十種好,而自莊嚴。人民之類便說此偈:
二足尊極妙,
梵志不敢當,
無故事梵志,
失此人中尊。
시시,세존환사신족,여상법,칙입만부성중。시시,세존족도문역상,시시,천지대동。제존신천산화공양。시시,인민견세존용모,제근적정,유삼십이상、팔십종호,이자장엄。인민지류편설차게:
이족존극묘,
범지불감당,
무고사범지,
실차인중존。
세존께서는 장자의 집으로 가 자리에 앉으셨다.
그때 그 나라 백성들은 매우 번성하였다. 때마침 집에 있던 8만 4천 사람들이 모두 구름처럼 몰려들어 세존과 비구 스님을 보기 위하여 장자(長者)의 방을 헐려고 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사람들이 큰일을 내고야 말겠구나. 신통력으로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내 몸과 비구 스님들을 볼 수 있게 하리라.’
세존께서는 곧 신통을 부려 장자의 방을 모두 유리처럼 만들어 안팎에서 서로 보기를 마치 손바닥 위에 있는 구슬을 보는 것같이 하셨다.
是時,世尊往詣長者家,就座而坐。爾時,彼國人民極爲熾盛。時,長者家有八萬四千人民之類,皆悉運集,欲壞長者房舍,見世尊及比丘僧。爾時,世尊便作是念:此人民之類必有所損,可作神力,使擧國人民盡見我身及比丘僧。爾時,世尊化長者屋舍,作琉璃色,內外相視,如似觀掌中珠。
시시,세존왕예장자가,취좌이좌。이시,피국인민극위치성。시,장자가유팔만사천인민지류,개실운집,욕괴장자방사,견세존급비구승。이시,세존편작시념:차인민지류필유소손,가작신력,사거국인민진견아신급비구승。이시,세존화장자옥사,작류리색,내외상시,여사관장중주。
그때 수마제 여인은 세존의 앞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슬픔과 기쁨이 한데 뒤엉킨 채 이렇게 게송으로 아뢰었다.
일체 지혜를 두루 갖추시고
일체의 법을 모두 벗어나셨네.
게다가 애욕의 결박마저 끊으신 분
저는 지금 당신께 귀의(歸依)합니다.
爾時,須摩提女,前至世尊所,頭面禮足,悲喜交集,便說此偈:
一切智慧具,
盡度一切法,
復斷欲愛結,
我今而自歸。
이시,수마제녀,전지세존소,두면례족,비희교집,편설차게:
일절지혜구,
진도일절법,
부단욕애결,
아금이자귀。
저는 차라리 제 부모에게
두 눈알을 뽑히는 일이 있더라도
삿된 소견으로 5역죄를 짓는
이곳으로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寧使我父母, 녕사아부모,
而毀我雙目, 이훼아쌍목,
不來適此閒, 불래적차한,
邪見五逆中。사견오역중。
전생에 무슨 나쁜 인연을 지었기에
지금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까?
마치 그물에 걸린 새와 같으니
원컨대 이 의심을 풀어 주소서.
宿作何惡緣, 숙작하악연,
得來至此處, 득래지차처,
如鳥入羅網, 여조입라망,
願斷此疑結。원단차의결。
그러자 세존께서 게송으로 그 여인에게 대답하셨다.
너는 지금 유쾌한 마음으로 아무 염려 마라.
담담하게 스스로 마음을 열어
집착하는 생각을 일으키지 말라.
여래가 이제 너를 위해 연설하리라.
爾時,世尊復以偈,報女曰: 이시,세존부이게,보녀왈:
汝今快勿慮, 여금쾌물려,
惔怕自開意, 담파자개의,
亦莫起想著, 역막기상저,
如來今當演。 여래금당연。
네가 지금 이곳에 오게 된 것은
과거에 지은 죄 때문이 아니니라.
이런 중생들을 제도하겠노라고
서원(誓願)을 세운 과보(果報) 때문이니라.
汝本無罪緣, 여본무죄연,
得來至此閒, 득래지차한,
願誓之果報, 원서지과보,
欲度此衆生。욕도차중생。
이제 그 근원을 뽑아버렸으니
세 갈래 나쁜 길에 빠지지 않을 것이고
저 수천 중생들의 무리가
장차 네 앞에서 제도되리라.
今當拔根原, 금당발근원,
不墮三惡趣, 불타삼악취,
數千衆生類, 수천중생류,
汝前當得度。여전당득도。
오늘은 온갖 티끌 떨어버리고
그들로 하여금 지혜의 밝음 얻게 함으로
천상과 인간의 사람들로 하여금
너를 보기 구슬 보듯 하게 하리라.
今日當淨除, 금일당정제,
使得智慧明, 사득지혜명,
使天人民類, 사천인민류,
見汝如觀珠。,견여여관주。,
그때 수마제 여인은 이 말을 듣고 나서 기뻐 뛰면서 어쩔 줄 몰랐다. 그때 장자는 하인[從僕]들을 데리고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내어 공양하였다.
세존께서 공양을 마치시자 그는 깨끗한 물을 돌리고 조그만 자리를 가져다가 여래의 앞에 앉았다. 그리고 경영에 종사하는 8만 4천 무리들도 저마다 차례대로 앉았는데, 어떤 이는 제 성명만 일컫고 앉기도 하였다.
是時,須摩提女聞此語已,歡喜踊躍,不能自勝。是時,長者將己僕從,供給飮食種種甘饌,見世尊食已訖,行淸淨水,更取一小座,在如來前坐。及諸營從及八萬四千衆各各次第坐。或有自稱姓名而坐。,
시시,수마제녀문차어이,환희용약,불능자승。시시,장자장기복종,공급음식종종감찬,견세존식이흘,행청정수,경취일소좌,재여래전좌。급제영종급팔만사천중각각차제좌。혹유자칭성명이좌。,
그때 세존께서는 그 장자와 8만 4천 대중들을 위해 차근히 미묘한 논(論)을 말씀하셨다. 그때 논한 내용은 계론(戒論)ㆍ시론(施論), 그리고 천상에 태어나는 데 대한 논이었고, 탐욕과 번뇌는 더러운 것으로서 출가(出家)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장자와 수마제 여인과 8만 4천 인민(人民)들의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린 것을 보시고, 모든 부처님들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법인 괴로움[苦]과 괴로움의 발생[習:集]과 괴로움의 소멸[盡]과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그들은 각각 그 자리에서 모든 번뇌[塵垢]가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비유하면 마치 지극히 깨끗하고 흰 천은 물감에 쉽게 물이 드는 것처럼, 만재 장자와 수마제 여인과 8만 4천 인민들도 모든 번뇌가 다하고 법안이 깨끗해져 다시는 의심이 없고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거룩한 3존(尊)께 저마다 귀의하고 5계(戒)를 받들어 가졌다.
爾時世尊漸與彼長者及八萬四千人民之類,說於妙論。所謂論者,戒論、施論、生天之論,欲不淨想,漏爲穢惡,出家爲要。爾時,世尊以見長者及須摩提女、八萬四千人民之類心開意解,諸佛世尊常所說法,苦、習、盡、道,普與此衆生說之。彼各於坐上,諸塵垢盡,得法眼淨,猶如極淨白㲲易染爲色。此亦如是,滿財長者、須摩提女及八萬四千人民之類,諸塵垢盡,得法眼淨,無復狐疑,得無所畏,皆自歸三尊,受持五戒。
이시세존점여피장자급팔만사천인민지류,설어묘론。소위론자,계론、시론、생천지론,욕불정상,루위예악,출가위요。이시,세존이견장자급수마제녀、팔만사천인민지류심개의해,제불세존상소설법,고、습、진、도,보여차중생설지。피각어좌상,제진구진,득법안정,유여극정백㲲역염위색。차역여시,만재장자、수마제녀급팔만사천인민지류,제진구진,득법안정,무부호의,득무소외,개자귀삼존,수지오계。
그때 수마제 여인은 곧 부처님의 앞에서 이 게송을 말하였다.
여래께선 귀가 맑게 틔어
내가 당한 이 고통 들어 아시고
굽어 살피시어 여기에 내려와 교화하여
많은 사람들이 법안을 얻게 하셨네.
是時,須摩提女卽於佛前,而說此偈: 시시,수마제녀즉어불전,이설차게:
如來耳淸徹, 여래이청철,
聞我遇此苦, 문아우차고,
降神至此已, 강신지차이,
諸人得法眼。 제인득법안。
그때 세존께서는 설법을 마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셨다.
爾時,世尊以說法訖,卽從坐起,還詣所在。
이시,세존이설법흘,즉종좌기,환예소재。
그때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수마제 여인은 과거에 무슨 인연을 지었기에 부귀(富貴)한 집안에 태어났으며, 또 무슨 인연을 지었기에 그런 삿된 소견을 가진 집안에 떨어졌습니까? 또 어떤 좋은 공덕을 지었기에 지금은 청정한 법안을 얻었으며, 또 무슨 공덕을 지었기에 8만 4천 사람들로 하여금 법안이 깨끗해지게 하였습니까?”
是時,諸比丘白佛言:“須摩提女本作何因緣,生富貴家?復作何因緣,墮此邪見之家?復作何善功德,今得法眼淨?復作何功德,使八萬四千人皆得法眼淨?”
시시,제비구백불언:“수마제녀본작하인연,생부귀가?부작하인연,타차사견지가?부작하선공덕,금득법안정?부작하공덕,사팔만사천인개득법안정?”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구원겁(久遠劫)으로부터 이 현겁(賢劫)에 이르는 동안에 가섭(迦葉) 여래(如來ㆍ명행성위(明行成爲)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ㆍ불중우(佛衆祐)라고 하는 분이 계셨다. 그는 바라내국(波羅㮈國) 경계를 유행하시며 중생들을 교화(敎化)하고 대비구(大比丘)들 2만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애민(哀愍)이라고 하는 왕이 있었는데 그에게는 수마나(須摩那)라고 하는 딸이 있었다. 그때 그 딸은 지극히 공경하는 마음으로 가섭여래에게 향하였고, 계(戒)를 받들어 가졌으며,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였고, 또 네 가지를 공양하였다. 어떤 것을 그 네 가지 공양이라고 하는가? 첫째는 보시(布施)요, 둘째는 애경(愛敬)이며, 셋째는 남을 이롭게 하는 것[利人]이요, 넷째는 이익을 고루 나누는 것[等利]이다.
그는 가섭여래의 처소에서 법구(法句)를 배우고 높은 누각 위에서 큰 목소리로 외우고 익히면서 이렇게 큰 서원(誓願)을 세웠다.
‘이 네 가지 받아들이는 법을 항상 가지고 여래 앞에서 법구를 외웁니다. 만일 거기에 털끝만한 복(福)이라도 있다면, 태어나는 곳마다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말고, 또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지 말며, 미래에도 역시 이런 거룩한 분을 다시 만나고, 저로 하여금 여자의 몸으로 태어나지 않게 하며, 법안을 얻게 하소서.’
爾時,世尊告諸比丘:“過去久遠此賢劫中,有迦葉佛、明行成:爲、善逝、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號佛衆祐,在波羅捺國界。於中遊化,與大比丘衆二萬人俱。爾時,有王名曰哀愍,有女名須摩那。是時,此女極有敬心向迦葉如來,奉持禁戒,恒好布施,又四事供養。云何爲四?一者施,二者愛敬,三者利人,四者等利。於迦葉如來所,而誦法句,在高樓上,高聲誦習,普作此願:恒有此四受之法,又於如來前而誦法句,其中設有毫釐之福者,所生之處,不墮三惡趣,亦莫墮貧家,當來之世,亦當復値如此之尊。使我莫轉女人身,得法眼淨。
이시,세존고제비구:“과거구원차현겁중,유가엽불、명행성:위、선서、세한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호불중우,재파라날국계。어중유화,여대비구중이만인구。이시,유왕명왈애민,유녀명수마나。시시,차녀극유경심향가엽여래,봉지금계,항호포시,우사사공양。운하위사?일자시,이자애경,삼자리인,사자등리。어가엽여래소,이송법구,재고루상,고성송습,보작차원:항유차사수지법,우어여래전이송법구,기중설유호리지복자,소생지처,불타삼악취,역막타빈가,당래지세,역당부치여차지존。사아막전녀인신,득법안정。
그때 그 성중에 살던 사람들은 왕녀(王女)가 이와 같은 서원을 세웠다는 말을 듣고 모두 모여들어 그에게 나아가 이렇게 말하였다.
‘왕녀께선 지금 지극한 믿음이 독실하여 모든 공덕을 짓고 보시ㆍ겸애(兼愛)ㆍ남의 이익ㆍ고른 이익 등 네 가지 일에 이지러짐이 없습니다. 그리고 또 〈미래 세상에서도 이와 같은 거룩한 이를 만나게 하여 만일 저를 위해 설법하면 곧 법안이 깨끗해지게 하소서〉라고 서원을 세우셨습니다. 이제 왕녀께서는 〈아울러 우리나라 백성들도 저와 함께 제도 받게 하소서〉라고 서원을 세워주십시오.’
그때 왕녀가 대답하였다.
‘나는 이 공덕을 그대들에게 모두 베풀겠습니다. 만일 여래의 설법을 듣게 된다면 동시(同時)에 제도를 받을 것입니다.’
是時,城中人民之類聞王女作如此誓願,皆共聚集,至王女所,而作是說:王女,今日極爲篤信,作諸功德,四事不乏,布施、兼愛、利人、等利。復作誓願,使當來之世,値如此之尊,若爲我說法,尋得法眼淨。今日王女以作願誓,幷及我等國土人民,同時得度。
시시,성중인민지류문왕녀작여차서원,개공취집,지왕녀소,이작시설:왕녀,금일극위독신,작제공덕,사사불핍,포시、겸애、리인、등리。부작서원,사당래지세,치여차지존,약위아설법,심득법안정。금일왕녀이작원서,병급아등국토인민,동시득도。
너희 비구들아, 너희들은 의심하고 있느냐? 그렇게 관찰하지 말라. 그때 애민왕은 바로 지금의 저 아나빈저 장자이고, 그때의 왕녀는 바로 지금의 저 수마제 여인이며, 그때 그 나라 백성들은 바로 지금의 저 8만 4천의 무리들이니라. 저 수마제 여인은 그 서원으로 말미암아 지금 나를 만나 법을 듣고 도를 얻게 되었고, 저 인민들도 다 깨끗한 법안을 얻게 되었다. 이것이 그 내력이니 마땅히 그렇게 생각하고 받들어 행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네 가지 일은 가장 좋은 복밭[福田]이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만일 어떤 비구가 이 네 가지 일을 친근히 하면, 곧 네 가지 진리를 얻을 것이니, 부디 방편(方便)을 구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도록 하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爾時,王女報曰:我持此功德,幷施汝等,設値如來說法者,同時得度。汝等比丘,豈有疑乎?莫作是觀,爾時,哀愍王今須達長者是。爾時,王女者今須摩提女是也。爾時國土人民之類,今八萬四千衆是。由彼誓願,今値我身,聞法得道,及彼人民之類盡得法眼淨。此是其義,當念奉行。所以然者,此四事者,最是福田。若有比丘親近四事者,便獲四諦。當求方便,成四事法。如是諸比丘,當作是學。”
이시,왕녀보왈:아지차공덕,병시여등,설치여래설법자,동시득도。여등비구,기유의호?막작시관,이시,애민왕금수달장자시。이시,왕녀자금수마제녀시야。이시국토인민지류,금팔만사천중시。유피서원,금치아신,문법득도,급피인민지류진득법안정。차시기의,당념봉행。소이연자,차사사자,최시복전。약유비구친근사사자,편획사체。당구방편,성사사법。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이시,제비구문불소설,환희봉행。
增壹阿含經卷第二十二 증일아함경권제이십이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계묘세고려국대장도감봉칙조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