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을 "죽향(竹鄕)" 또는 "대나무 고을" 이라고도 한다.
읍내 거리와 로터리나 가로화단에 그리고 안내판도 대나무가 있고
군을 나타내는 상징물도 대나무이다.
해마다 대나무 축제가 열리는 곳도 담양이 유일하다.
읍내 관방제 숲 향교 다리 건너편에 있는
녹죽원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숲이다.
하늘을 덮는 대나무 터널이 금방이라도 호랑이가
어흥 하고 나올 것 같이 으스스 하기도 하나,
싱그러운 댓잎 내음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시간에 쫓기지 않으면 이곳에서 삼림욕 아닌 죽림 욕을 해보시라
그러면 그대는 3년은 젊어질 것이다.
담양 일원에는 이런 대숲이 무료, 유료로 여러 군데 있다.
내가 드나들 던 녹죽원은 지난 늦가을까지는 무료 입장이였는 데
금년 2월 1일부터 유료입장(어른 1000원)이라고 지역 신문이 알려준다.
우리 나라에서 대숲이 유명하던 곳은 하동의 섬진강 가, 울산의 태화강 가
그리고 이곳 담양의 영산강 가가 으뜸 이였지만
섬진강 가의 대숲은 모래체취와 제방공사로 사라진지 이미오래 전이고
울산 대숲은 공해도시의 오명을 벗어나기 위한 생태조경과 풍치림으로 구실 만,
이제 죽제품 생산지로서의 몫을 제대로 하는 곳은 이 곳 담양의 대숲뿐이다.
전국의 지명에 대나무 죽자가 들어가는 곳이 거의 골고루 있다.
죽령 ,즉산, 일죽 ,죽암, 대죽, 삼죽, 죽천 죽리 등등.
대나무는 우리 나라 남도와 강원도 강릉. 충청도 해안가 까지 분포하나
역시 적지는 경상도 지역과 이곳 전라도 따뜻한 담양 땅이 적지이다.
담양지역은 즉제와 죽세품(竹細品) 수요의 70% 이상을 담당해오는
우리 나라 최대 대나무 생산지이고 판매지이다.
담양군내 352개 마을 중 대나무 없는 곳은 담양읍내의 4개 마을뿐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4월 30 일부터 5월 5일 까지 한 주간 추성경기장
문화공원과 녹죽원, 구 죽물시장 그리고 죽물박물관 일원에서 판이 벌어진는 예고가 떳다.
군청 통계를 보니 대나무 생산 면적은 총 1천717ha 이고
그중 왕대 재배지가 342ha로 전국 재배면적의 24.7%을 담당하고 있단다.
이곳에선 대나무 밭을 금전(金田-돈밭), 대나무를 생금(生金)이라고
할 정도로다 전에는 그만큼 경제성이 높은 돈 식물로 생각했다..
300년 전부터 이어오는 담양 죽물시장은 지금도 매월 2일 7일에
담양천변에서 열리나 옛 명성의 그림자도 못 따라 가는 형편이란다.
이곳 담양의 질 좋은 대나무로 만들어진 부채. 삿갓. 참빗 등등
갖가지 생할용품. 그중 1930년에는 삿갓 3만개. 참빗 4백 만개를 만들어
일본, 대만, 만주 등지로 수출했다는 기록도 있고
이 죽물을 운송하기 위해 광주와 담양간에 철도를 놓기까지 할 정도로
당시로서는 개성 다음으로 세금을 많이 걷힌 경기 좋은 곳이 였다고 한다.
이 호황은 1970년대까지 계속 되었으나 대나무 제품이 플라스틱으로 대체되고
기계화와 대량생산 및 생활양식의 변화, 값싼 중국 제품의 대량수입,
생품수요의 급감함과 수출 부진 등으로 사양산업이 되고 말았다
따라서 그 많던 대숲이 고소득 작물 재배를 위한 하우스.
음식점, 주택지로 사라져 가고 있는 중이다.
이에 담양군에서는 죽물의 옛 영광을 되돌리기 위해
1981년 죽물박물관을 세우고 사양산업을 신산업으로 획기적 전환을 위해
1998년에는 새로운 박물관을 읍 외각 넓은 터로 옮겨 확대 신축,
대나무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주며, 죽물공예 체험장도
만들어 대나무 산업 번성에 열과 성를 모으고 있다.
담양에 가시거든 효자손 하나라도 꼭 사오시기 바란다.
그 작은 일이 이 고장의 영예를 찾는데 작은 힘이 된다.
나는 그간 수 차례 담양에 갈 때마다 죽노차(竹露茶) 한 봉지라도 꼭 사왔는데,
정작 내가 꼭 사고픈 것 한가지는 아직 사지 못했다.
내가 사고 픈 것은 죽부인이란 것인데 여름용품으로 아는 이는 아리라.
공교롭게 갈 때마다 아내가 동행하게 되었고,
살려고 잡으면 그 사람의 매서운 눈길이 강력 저지했다
집에 와서는 극단적인 경고장 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백날천인가 하는 중국 시인은
고기 없이는 살수 없어도 대나무 없이는 못산다고 했다던가?
하여튼 대나무 없는 담양은 생각할 수 없다.
지금 담양은 바야흐로 건강과 웰빙(Well being)시대를 맞아
신소재 , 신약. BIO산업과 친환경 농자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관광산업과 대숲축재를 연계한 지역경제를 이끌어
고부가가치 산업화를 창출하기 위해 대숲 재배면적을 늘리고 있는 중이다.
2, 대나무의 생태
대나무라고 썼지만 엄격히 말해서 이 표현은 문제가 있다.
대가 나무냐? 혹은 풀이냐? 의 론의는 아직까지 완전해결 되지 않았다.
분류학자들 중에 대를 외떡잎식물(단자엽식물) 볏
과에 속하는 상록교목(늘푸른키큰나무)으로 족보를 정리하는 이도 있고,
벼 과는 거의 일년생인데 대는 다년생이라 이점 때문에
아예 대나무과로 따로 분리하는 학자도 있다.
상형글자인 한자로 대는 죽(竹)르로 쓰는데 이는 풀 초(艸)자를 뒤집어 놓은 것이고.
영어로는 Bamboo라 하는 데, 이는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대숲에 불이 났으 때
대마디가 열에 터질때 나오느 소리 팡(펑-밤-뱀-bam)과 이 때 그속에서나오는
가스 소리 부(boo)가 합처저서 만들어진 말이라고 한다.
우리들은 대나무의 실물을 보기 전에 저 윤 고산 선생의 오우가(五友歌)를 배울 때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非木非草_---" 에서부터 혼돈에 빠졌다.
여기서는 그냥 관습대로 대나무란 말을 썼다.
대나무는 열대, 아열대 지방을 중심으로 전세계에는 47속 1250여 종이 있다고 하나
한반도에 주로 자생하는 것은 약 11종으로 알려 졌다.
생육 적지는 년평균 기온이 10℃ 내외고 강수량은 1500-2000mm,
바람은 초속 1cm 이하인 날이 100일 이내인 지역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다.
담양지역은 년 평균 기온이 13.4℃이고 강수량이 1383mm 그리고 분지 속에
있으니 이로 보면 대나무 생육에 최적지 이다.
또 대나무는 땅속줄기로 번식한다.
그 뿌리가 얼마나 땅속을 굳게 얽어 땅을 잡고 있으면
일본에서는 지진이 날 때 대숲 속으로 대피하란 말이 있을 정도로
뿌리가 굳게 얽혀있다.
대나무도 꽃이 피는데, 대나무는 꽃이 피면 말라죽게 된다.
대나무가 꽃핀 후 죽게되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다.
10년 - 120년만에 꽃이 핀다는 주기설도 있고 .
오래 자라 영양분의 부족으로 위기의식을 느껴 꽃이 핀다는 생리설.
태양 흑점이 많이 보이는 해에 핀다는 태양흑점설 등등 구구한 설이 있으나
아직 원인이 불명하다.
3. 대나무의 종류와 쓰임새
대나무 종류 또한 학자에 따라 분분하나 여기에서는
원로 임학자인 임경빈 선생의 나무백과에 따라 간단히 정리 해본다.
1) 왕대 == 왕죽(王)竹, 참대 혹은 죽순 맛이 쓰기 때문에 고죽(苦竹)이라고도 한다.
담양을 비롯한 남부지방에 죽제품(竹製品)을 만드는 데 주로 쓰임.
말 그대로 키와 줄기가 크고 생육이 왕성하여 우후죽순(雨後竹筍)으로 자란다.
조사에 의하면 하루 약 56cm이상 고속 생장하고
이 대는 줄기 마디에 가락지 모양이 두 개가 있는 게 특징이다.
2). 맹종죽(孟宗竹). = 죽순(竹筍)대라고도 하고 옛날 중국 효자 맹종이
한겨울에 병든 아버지를 위해 눈 속에서 찾아냈다는 그 대로 죽순을 식용하는 대이다.
왕대와 같이 굴고 크게 자라고 줄기마디에 가락지가 한 개가 생긴다.
3).솜대= 담죽(淡竹) 이라고도 하고 중국원산로 줄기에 흰 가루가 묻으나 뒤에 없어진다.
마디에 가락지가 두개 생기고 추위에 강하고
강원도 강릉이나 서해안 등지에 자란다.
낚싯대 등으로 많이 쓰이는 종이다.
4)오죽(烏竹) = 흑죽(黑竹). 자죽(紫竹)이라고도 하는데.
줄기가 검은 대이다. 첫해는 올라온 줄기가 녹색이나 2년 차부터 검게 된다.
관상용. 지팡이. 등으로 쓰고 강릉 오죽헌에 많다. 줄기가 얼룩이 지면 반죽이다.
5) 신이대 = 이대 시늬대 전죽(箭竹)등으로도 불리며,
키가 2- 4m 정도로 앞의 대들 보다 작다.
조경 경관수로나 화살, 발, 담뱃대 등으로 쓰인다.
6) 조릿대 = 대 중에 키가 제일 작아 1-2m 정도로 조리를 만든다.
이 조릿대는 5년마다 꽃이 피어 결실은 맺는데
그 열매를 죽실(竹實) 죽미(竹米)라 하는데
산골에서는 비상식 구황식물로 썼고 지금은 조경용으로 많이 심는다.
4. 우리문화 속에 대나무
대로 만든 크고 작은 생활용품이 우리 생활 속에 땔 수 없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이는 대나무가 이용성이 다른 식물보다 높고 좋으며 그 늘 푸르고 곧은 나무 외형이
조선시대의 성리학과 유교을 기조로 한 선비정신과 절개를 중요시 여기는 우
리 정신 문화와 잘 맞아 떨어져지는 데 그 원인을 찾을 일수도 있고
전통 양반고을이나 근거 있는 대성마을에는 당연히 대숲이 위용을 과시하고
뿌리잡고 있는 모습를 본다.
남도 여행때마다 대숲으로 둘러싸인 마을이나 집을 만나면 왠지 포근하고
기품 있는 마을이란 이미지를 받는다.
근 현대를 제외하고 옛시문, 민요, 판소리, 시조 등에
대나무가 나타나는 빈도가 소나무. 버드나무에 이어
항상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대나무가
우리 생활과 정신 속에 깊게 자리하고 있는 식물이란 증거라 할 수 있다 .
굳이 사군자의 매란국죽(梅蘭菊竹)이니 문방사우(文房四友), 십장생(十長生)
죽마고우(竹馬故友). 죽림칠현(竹林七賢)이니
만파식적(萬波息笛). 소상반죽(瀟湘斑竹) 등등 열거 하지 않더라도
대나무와 우리 문화와의 관련된 고사들이 무수히 많다는 것 또한 그 증거이다.
더구나 근래에 들어 건강과 웰빙, 무병장수에 관심이 커저서
대나무의 쓰임새는 날로 늘어난다.
그 예로 죽순요리는 이미 고전이다.
죽순 맛본 사람, 상장(喪杖= 장례 때 상주가 집고있는 지팡이)까지 부셔먹는다는
말까지 있었으니--
대통 밥에 대통술. 대나무 숯을 찾는 이가 날로 늘어나고,
대숯(竹炭) 만들 때 나오는 기화한 수액을 냉각 정제한 죽초액(竹酢液) ,
대통에 넣어 만든 소금 죽염(竹鹽). 대를 쪼개어 항아리에 넣고
왕겨로 간접 가열하여 내린 건강 음료로 주목받는 죽력(竹瀝) 등 등
옛날에는 있었으나 새로 주목 받는 약제가 개발되어 고가로 팔리고 있다.
그래서 담양의 대나무 산업은 다시 한번 영광을 기대하기도 한다.
5. 맺으며---
작자미상의 옛 시조를 읽은 적이 있을 것이다.
"백초는 다심어도 대는 아니 심으리라
살대는가고 젓대는 우니 그리나니 붓대로다
구태여 가고 울고 그리나니 대를 심어 무무삼하리 "
작자는 강한 부정이 강한 긍정이란 논리적 반어법 이론을 이미 익혀온 것 같다.
그리고 그가 대를 싫어하는 양 노래하지만 그는 이미 대나무를 오래 가까이 두고
관찰해 왔으며 미운 정 고운 정이 깊게 다 들었고
그의 깊은 가슴속에는 곧은 대를 심고 대와 같은 삶을 살겠다는
각오를 나타나낸 것이 아닐까?
근년에 아서 서울 중부지방까지 대나무가 조경식물로
많이도 들어와서 쉽게 볼수 있게됐다.
전에는 겨울지나는 동안 거의 다 얼러죽었지만 온난화 결과로 본다.
우리들 주위에도 가슴에도 대를 심어보자.
나무와 숲은 원래 우리 인간들의 고향이고 삶의 터전 이였고
그리고 존경의 대상 이였다.
나무는 하늘의 양기를 땅으로, 땅의 음기를 하늘로 전하는 코드이다.
하여 그 중간에 사는 사람은 이들 음양의 기를 잘 조화롭게
해야 온전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답사코스 중
관방제림의 저 해묵은 푸조나무와 느티나무에서 세월이 가르쳐 준
묵직한 지혜의 영기(靈氣)를 .
또 곧게 벋은 메타쎄콰이어 저 싱그러운 숲길에서는 시대의 젊고 발랄한
생기(生氣)를
그리고 죽녹원 서슬 푸른 저 대숲에서는 정의 자유 진리의 정기(精氣)를
흠뿍 받고 오기를 기원한다.
<<禮畢老口>>
담양엔 대숲 속에서 자라서 댓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라는 차나무가 있습니다.
이 차나무 잎을 따서 만든 차가 죽로차(竹露茶)인데 이것 또한 이곳 명물입니다.
기회가 되면 맛보고 오시거나 한봉지 사오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담양 일대 누원정 별서등을 보실 때
배롱나무(紫微花)와 소나무 그리고 은행나무도 주시하시기 바랍니다.
어설픈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궁궐지킴이 여러분들 의
이번 답사가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大尾>
안개꽃님. 인내심도 존경합니다. 전에 숙제로 주신 일본 금각사 그나무 이름 노심초사 각고의 노력 끝에 겨우 심증을 잡았습니다. 무환자나무과의 "용안"이라는 중국 남부, 인도 원산 따뜻한 기후를 좋아하는 키 10m,식물 인것 같습니다. 서울대공원 유리식물원에서 현장확인 요망 합니다.
첫댓글 "살대는가고 젓대는 우니 그리나니 붓대로다 " 이렇게 다양하게 쓰임을 노래하던 선인들의 풍류를 자세히 읊어주신 노거수님께 감사 올리나이다
안개꽃님. 인내심도 존경합니다. 전에 숙제로 주신 일본 금각사 그나무 이름 노심초사 각고의 노력 끝에 겨우 심증을 잡았습니다. 무환자나무과의 "용안"이라는 중국 남부, 인도 원산 따뜻한 기후를 좋아하는 키 10m,식물 인것 같습니다. 서울대공원 유리식물원에서 현장확인 요망 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선생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3편에 걸쳐 올려 주신 글 너무나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다시한번 존경의 말씀을 올리나이다. 老巨樹 님 짱~~!! *^^*
아이쿠, 선생님 드디어 찾아내셨군요, 서울대공원에 반드시 들러보겠습니다.감사감사~
잘 읽었습니다. 생각하면서 보고, 느끼고, 공부하고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