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허설
소중한 사람들에게 대접하는 날 D-1
초대에 응해주신 분들을 더욱 잘 모시기 위해
리허설을 해봅니다.
오늘은 리허설에만 집중 할 수 있도록
지난 목요일에 잠시 모여, 준비해야 할 것들을 미리 정하여 놓았습니다.
손님께서 들어오시면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
식사를 마치고 다과상을 차릴 때는 어떻게 할지,
반찬들은 어떻게 옮길 것인지,
막상 행동으로 해보니,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준비한 것보다
더욱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게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으나,
지금까지 진지하게 잘 배우고, 의논해 준 친구들을 생각하여
조금은 즐겁게 리허설을 해보기로 합니다.
손님역할을 해줄 친구들을 모집해서 역할놀이처럼 리허설을 해보았습니다.
은정, 현희도 재미있어 하고
손님역할을 해주는 아이들도 함께 식사예절을 배울 수 있으니 좋습니다.
손님역할을 하기로 한 친구들이 밖에서 잠시 기다릴 동안
방 안에서 쟁반, 식기 등을 준비하여 손님 맞을 준비를 합니다.
‘똑똑’
은정이 어머님 역할의 가희,
현희네 할머님 역할의 예원이,
가희 역할의 민아가 들어옵니다.
각자의 자리에 앉고,
밥, 국, 수저 순으로 조심스레 식기를 놓습니다.
반찬도 조용히 놓습니다.
음식을 조용히 삼키는 시늉을 하며
이렇게 먹어야 한다고 현희가 아이들에게 알려줍니다.
손님역할을 하는 아이들도 식사예절을 알겠다는 듯이 끄덕입니다.
식사 중엔 역할놀이를 하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다시 연습해야 할 장면이 나오면 진지해집니다.
다 먹은 밥상은 치우고, 행주로 상을 닦고, 다과상을 차립니다.
녹차와 커피 중 무엇을 드실지도 정중히 여쭈어 봅니다.
손님역할을 하는 아이들이 장난을 치다가도 다시금 차분해 집니다.
마무리 하는 것 까지 연습을 잘 마치고
손님 역할을 했던 아이들은 나가고,
모임을 함께 해온 은정이, 현희와 동그란 책상에 앉았습니다.
#.
함께 해왔던 모임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기록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
좋았던 점,
고마웠던 분들,
이번 활동의 의미.. 등
현희는 평소 좋아하던 은정이 언니네 가서 유자차 먹으며 회의 하고,
은정이네 집을 구경했던 것이 매우 좋았는지 기억에 남는 일, 좋았던 일 모두에 적습니다.
고마웠던 일을 적을 때에는,
아이들이 모임 중간, 중간 도움을 주셨던 분들을
세세하게 잘 기억하는 것에 놀랐습니다.
따로 모임하고 있던 우리에게 간식을 잘 챙겨주었던 민아,
모임 중이던 문을 열어 예쁜 미소로 활력을 불어넣어준 현아,
식사예절을 잘 알려주신 한식집 사장님,
옛 이야기도 해주시고, 간식도 맛있게 챙겨주신 진선이 할머님,
할머님께서 식사예절에 대해 잘 아신다고 소개시켜준 진선이,
집을 빌려주신 김동찬선생님, 박미애선생님까지..
현희에게 모임의 의미는 특별해 보였습니다.
한식예절 뿐만 아니라 우정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고,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다고 적었습니다.
서로의 잘한 점, 장점 등을 나눌 때에는,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부끄러워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적어놓았던 편지들을 아이들에게 주었습니다.
함께 활동하면서 발견한 아이들의 강점,
아이들에게 고마웠던 점,
아이들에게 감동 받았던 점 등을
가득히 적은 편지입니다.
A4용지의 반을 갈라 길게 이어붙인 뒤
둘둘 말아 하트모양의 종이를 붙여 마무리한 두루마리 편지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빼곡히 적힌 편지를 보고는
아이들이 놀라면서도 좋아합니다.
알고 있던 부분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자신의 좋은 점을 잘 알고 살릴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며 함께 해온 활동들을 되돌아보니
나눈 이야기도 많고,
느낀 감정도 다양하고,
가본 곳,
만난 분들 또한 많습니다.
대접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모임은 끝나지만,
함께 한 추억은 영원히 우리의 마음에 자리하겠지요.
'마지막 그 아쉬움은 기나긴 시간속에 묻어둔채'라는
노래가 생각나는 모임이였습니다.
우리는 가끔 이런 얘기를 하지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 있는 거라고
하지만 너무 아쉬움이 남는 걸
슬퍼했던 일도 이제는 그리울거야
곁에 있는 동안은 느낄 수 없었던
서로의 소중함 이젠 깨달을 수 있겠지
.. 중략..
그래요 이렇게 헤어짐은 다른 만남을 기약하는거야
그날이 언제인진 몰라도 사랑 변하지 마요
그리움 느낄 때 그리워 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 만으로
세상에 태어나 노래하는 기쁨 느낄 수 있죠
# 나와 아이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아이와 아이자신, 아이와 친구와의 관계를 좋게 하는 것에 더욱 의미를 두어야겠습니다.
모임을 하는 중엔 아이들의 표정이나 행동 하나, 하나를 세심하게 보고
반응하려 하다 보니 많은 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이들을 배려할 수 있어 좋았던 일도 많았지만,
혼자 생각하여 오해를 했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모임을 하던 중 아이가 눈을 마주쳐주지 않는 다거나,
공부하는 것이나 의논 하는 것을 지루해 할 때가 종종 있었는데
그러할 때마다 저는
‘아이가 나를 싫어하나.’
‘내가 준비를 잘못했나.’하는 생각에
괜히 소심해지고, 아이를 대하는 데에 겁을 먹었습니다.
나중에 아이에게 저의 이야기를 하고 물어보니,
아이는 그저 즐겁게 노는 것을 좋아하고 지루한 것을 싫어하는데,
가끔 공부하고, 의논하는 것이 지루하여 그것이 싫은 것 이었고,
선생님인 저와 활동은 좋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모임 당시 아이의 모습을 보고 저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던 것은
아이와 저 자신과의 관계를 더 신경 쓰고,
내가 기획한 활동에 더 신경을 썼기 때문이 아닐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아이와 아이자신,
아이와 함께 모임중인 다른 친구와의 관계를
우선시 했다면
아이가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게끔 도왔을 테고,
두 아이 모두 즐겁게 모임에 참여 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자연스레 모두에게 유익한 모임이 되었을 텐데요..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들을 돌아보면
활동으로써는 잘된 점도 있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했던 그 순간..
아이들을 대했던 그 마음,
아이들 덕분에 울고 웃었던 그 마음만은
온전히 간직하고 싶습니다.
첫댓글 누군가 그리워할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런 시를 어떻게 생각해냈어요?
'마지막 그 아쉬움은 기나긴 시간속에 묻어둔채'라는 노래의 가사입니다.
2009년에 이 노래를 수화로 공연하기도 했고,
이번 합동연수 때 MC용 선생님께서 다시 상기시켜 주셔서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이 날 모임을 하면서
아이들과 헤어질생각에 많이 아쉬웠는데,
'아쉬움'이란 단어를 떠올리니, 이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
아이와 아이 자신과의 관계, 아이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
네.. 돕고 싶습니다
아이의 관계..
리허설이 역할극처럼 재미있었겠네.
아이들
편지 받고 감동했겠다.
네^^ 재미있었어요~ 잘하던데요, 아이들!
그리고, 아이들에게 써준 편지..
적으면서..함께 해준 아이들에게 고마웠는데,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