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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漢詩를 영화로 읊다]〈39〉잃어버린 궁궐 주련柱聯을 찾아서
영화 ‘덕혜옹주’에서 노년이 돼 귀국한 덕혜옹주(오른쪽, 德惠翁主·1912~1989)’가 추억이 어린
궁궐을 찾아 현판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우 감독의 영화 ‘경복궁의 여인들’(1971년)은 고종(高宗)의 사랑을 엄 상궁(純獻皇貴妃 嚴氏)에게 빼앗긴 민비(閔妃:明成皇后)의 질투를 그렸다. 민비 쪽 궁녀가 고종과 엄 상궁의 밀회를 염탐할 때 민비의 처지처럼 외로이 걸린 주련 한 짝이 화면을 스쳐 지나간다. 주련(柱聯)은 한시 구절을 새기거나 써서 전통 건축물 기둥에 걸어 놓은 장식물로, 두 구절이 한 짝을 이룬다.
경복궁(景福宮) 집경당(咸和堂)
경복궁(景福宮) 함화당(咸和堂)과 집경당(集慶堂)
화창한 어느 봄날 학생들과 경복궁을 답사했다. 왕의 후궁이 살던 흥복전(興福殿) 권역의 함화당(咸和堂·咸和는 서경 무일(書經 無逸)편에서 따온 말로 모두 화합한다는 의미)엔 유달리 주련이 많이 걸려 있다. 고종 때 지어져 일제의 경복궁 훼손 시도도 버텨낸 이곳의 주련 중엔 짝이 없는 경우가 눈에 띈다. 현재 함화당(咸和堂)에는 전면부터 후면까지 중국 시인들의 시구(詩句)를 적은 주련 18개가 이어져 있다. 이 중 짝을 잃은 채 걸려 있는 두 번째와 마지막 주련을 사라진 내용과 함께 소개한다.
두 번째 주련(柱聯)
당(唐) 왕유(王維·701~761) ‘황제께서 지으신 시......에 삼가 화답하여 응제하다(奉和聖製....., 應制)’
구름 속 황성에는 한 쌍 봉황 궐문 솟았고,
빗속 봄 나무 사이 수많은 인가가 보이네.
(주련 누락)
雲裏帝城雙鳳闕(운리제성쌍봉궐),
雨中春樹萬人家(우중춘수만인가).
마지막 주련(柱聯)
송(宋) 석연년(石延年·994~1041)의 ‘금향현 장씨의 동산 정자에서(金鄕張氏園亭)’
즐거운 뜻 서로 관계하여 새들도 마주하여 지저귀고,
향기 풍겨 끊이지 않으니 나무와 꽃도 어우러졌네.
(주련 누락)
樂意相關禽對語(낙의상관금대여),
生香不斷樹交花(생향부단수교화).
왕유(王維·701~761)의 시는 황제의 명을 받아 지은 응제작(應制作) 중 최고로 꼽힌다.(청, 沈德潛) 특히 주련에 적힌 부분이 그림 같은 경치 묘사로 유명하다.(명, 顧可久) 석연년(石延年·994~1041)의 시구를 인용한 마지막 주련은 아름다운 정원을 읊은 시의 일부로 송나라 주희(朱熹)가 표현의 묘미를 극찬한 바 있다.(‘朱子語類’) 정조와 조선의 학자들도 자연의 원리를 담은 시구로 그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창덕궁 낙선재(昌德宮 樂善齋)
궁궐은 팔작지붕의 위용과 화려한 장식만으로 치장돼 있지 않다. 현판(懸板)과 주련(柱聯)이 건물의 지향과 운치를 매조진다.* 창덕궁(昌德宮)에도 같은 내용의 주련들이 걸려 있다. 마지막 주련이 걸린 창덕궁 낙선재(樂善齋)는 덕혜옹주(德惠翁主, 1912~1989)가 일본에서 귀국해 여생을 보낸 곳이다. 허진호 감독의 ‘덕혜옹주’(2016년)는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 고초를 겪은 덕혜옹주를 그렸다. 덕혜옹주가 마지막 남긴 ‘나는 낙선재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전하, 비전하(殿下, 妃殿下) 보고 싶습니다’라는 글에서 짙은 회한이 드러난다. 덕혜옹주는 불행한 결혼생활로 종적이 묘연하다 정신병원에서 발견됐다. 주련도 그녀처럼 짝을 잃고 어딘가 버려졌던 것일까. 조그만 돌연못 앞에서 덩그러니 남은 주련의 짝을 찾아 시구를 읊조려 본다.
* 매조진다: 일의 끝을 단단히 단속하여 마무리하다
✺ 경복궁 함화당(咸和堂), 풍류 넘치는 열여덟 주련
1. 可釣可畊盤谷序(가조가경반곡서) '낚시질 할 만하고 밭갈이 할 만하니 반곡서이고' 탈속 공간에 은거하며 유유자적하는 은자의 자족적 생활을 그린 구절이다.
‘반곡서’는 당나라 문장가 한유(韓愈)의 '송이원귀반곡서(送李愿歸盤谷序/ 이원(李愿)이 반곡으로 돌아감을 전송하는 글)'를 가리킨다. 벗 이원(李愿)이 반곡에 은거하며 세상 명리에 초월해 홀로 유유자적하겠다고 하자 한유가 잘하는 일이라며 붇돋우며 쓴 글이다. 그래서 이 주련은 '이곳이 한유가 이원을 전송하며 쓴 글에 나오는 그 반곡과 같다'는 뜻이다. 원나라 양공원(楊公遠)이 지은 '하여중(初夏旅中)' 다섯 수 중 제5수에 나오는 구절을 따온 것이다. 짝이 되는 뒷 구절은 없어졌다. 堪詩堪畵輞川圖(감시감화망천도) '시 짓고 그림 그릴만하니 망천도라네'(두 구절은 창덕궁 낙선재에도 걸려 있다.)
2. 雲裏帝城雙鳳闕(운리제성쌍봉궐) '구름 속 도성에는 한 쌍의 봉궐이요.' 도성 안 구름 속에 우뚝 솟은 궁궐의 모습을 묘사했다.
당(唐)나라 시인 왕유(王維)의 '봉화성제 종봉래향흥경각도중 유춘우중 춘망지작 응제(奉和聖製 從蓬萊向興慶閣道中 留春雨中 春望之作 應制)' 임금이 지으신 '봉래궁에서 흥경궁 가는 행각에서 봄비에 취해'라는 작품에 화답해 짓다.에서 따온 구절이다, 짝이 되는 뒷 구절은 분실됐고 분실된 구절은 雨中春樹萬人家(우중춘수만인가) '빗속의 봄 숲에는 수많은 인가로다' (창덕궁 연경당과 한정당에도 같은 문구가 짝을 갖춰 걸려 있다.)
✺ 奉和聖製從蓬萊向興慶閣道中留春雨中春望之作應制[봉화성제종봉래향흥경각도중유춘우중춘망지작응제]/王維[왕유] 《황제가 지으신 〈蓬萊宮에서 興慶宮으로 가는 도중 봄비 가운데 머물며 봄 풍경을 바라본다〉는 시를 받들어 和韻하여 應製하다》
渭水自縈秦塞曲[위수자영진새곡] 黃山舊繞漢宮斜[황산구요한궁사]
鑾輿逈出千門柳[난여형출천문류] 閣道迴看上苑花[각도회간상원화]
雲裏帝城雙鳳闕[운리제성쌍봉궐] 雨中春樹萬人家[우중춘수만인가]
爲乘陽氣行時令[위승양기행시령] 不是宸游翫物華[불시신유완물화]
위수는 진나라의 변새를 둘러서 굽이치고 황산은 예부터 한나라 궁을 둘러 비껴 있다.
황제의 수레는 멀리 千門의 버들 속에서 나오고 閣道에서 고개 돌려 상원의 꽃들 바라본 다.
구름 속의 서울에는 두 봉궐이 있고 빗속의 봄 나무에는 일만의 인가가 있구나.
봄을 맞아 時令을 행하기 위한 행차이지 황제가 유락을 나와 풍광을 완상함이 아니라네.
◦ 奉和聖製從蓬萊向興慶閣道中留春雨中春望之作應制 : 황제가 지으신 〈蓬萊宮에서 興慶宮으로 가는 도중 봄비 가운데 머물며 봄 풍경을 바라본다〉는 시를 받들어 和韻하여 應製하다.
◦ 蓬萊 : 궁궐 이름으로, 大明宮을 말한다.
◦ 興慶 : 興慶宮을 지칭하는데, 이는 唐 玄宗이 藩王일 때 지내던 興慶坊의 고택을 고쳐서 지은 것이다.
◦ 閣道 : 누각 사이에 연결된 통로인 複道를 말한다. 여기서는 대명궁에서 曲江 芙蓉園까지의 복 도를 의미한다.
◦ 秦塞 : 당나라 도읍지인 長安을 지칭한다. 장안이 예전에는 진나라 땅이었으므로 ‘秦塞’라 한 것이다.
◦ 黃山 : 黃麓山으로, 陝西省 興平縣의 북쪽에 있다. 또는 漢나라 惠帝 때에 지어진 黃山宮으로 보기도 한다.
◦ 鑾輿 : 황제의 수레로, 황제를 지칭하기도 한다.
◦ 上苑 : 上林園으로, 여기서는 皇家의 정원을 의미한다.
◦ 雙鳳闕 : 대명궁 含元殿 앞의 동서 양쪽에 있던 翔鸞闕과 棲鳳闕을 말한다. 이곳에 銅으로 주 조한 봉황 장식이 있었기 때문에 ‘鳳闕’이라 하였다.
◦ 陽氣 : 봄날을 가리킨다. 《漢書》 〈律曆志〉에 “陽氣가 만물을 생동하게 하니 이에 때는 봄이 된 다.[陽氣動物 於是爲春]”라고 하였다.
◦ 時令 : 계절에 따라 농사와 관련된 政令을 제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 구절과 관련해서는 《禮 記》 〈月令〉에 “입춘 날에는 천자가 친히 三公‧九卿‧諸侯와 大夫를 거느리고 동쪽 교외에서 봄을 맞이한다.[立春之日 天子親帥三公九卿諸侯大夫 以迎春於東郊]”는 내용이 있다.
◦ 宸游 : 황제의 遊樂을 말한다. ‘宸’은 북극성이 있는 곳으로 紫微垣 즉 황제가 거처하는 곳을 지칭하며, 인신하여 왕위 또는 황제를 뜻한다.
◦ 物華 : 아름다운 경치를 말한다.
3. 能招過客飮文字(능초과객음문자) '과객을 불러 시문을 음미할 만하고 혼자 조용히 은거하면서 손님이 찾아오면 문장을 논하기도 하면서 산수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사는 즐거움'을 노래했다.
송나라 정치가이자 문장가 왕안석(王安石)이 지은 장편고시 화왕미지등고재(和王微之登高齋) 중 제1수 한 구절인데 없어진 뒷 구절은 山水又足供歡咍(산수우족공환해) '산수는 또 기쁜 웃음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네.'
4. 閒眠東閣修花史(한면동각수화사) '한가로이 동각에서 잠자며 화사(花史)를 수정하고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는 은자'를 그렸다.
동쪽 누각에서 한가로이 화초에 대한 책을 다듬어 보고 동각(東閣)은 양(梁) 나라 때 하손(何遜)이 자신의 동각을 개방하고 문인을 초대해 매화를 감상했던 고사에서 따온 말로 여러 시에서 관용적으로 쓰이곤 했다.
두보(杜甫)의 시에 '동각 관아의 매화가 시흥을 일으키니 하손이 양주에 있을 때와 흡사하네'라는 구절도 있다.
5. 偶坐南池注水經(우좌남지주수경) '우연히 남지에 앉아 『수경(水經)』에 주석을 하네.' 『남쪽 연못에서 수경』에 주석을 다는 은자의 모습을 표현했다.
남지(南池)는 호남성(湖南省) 영릉현(零陵縣)에 있는 지명으로 당나라 시인 유종원(柳宗元)이 잔치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유종원이 지은 '배최사군유연남지서(陪崔使君遊宴南池序)'라는 글이 있다. 왼쪽에 필사자를 나타내는 '鐵保(철보)'가 적혀 있고 아래에는 ‘又字鐵卿(우자철향)’이라는 낙관이 새겨져 있다. 철보(鐵保·1752~1824년)는 호가 매암(梅庵)으로 만주 출신 청나라 서예가이며 당대 명가 유용(劉墉), 옹방강(翁方綱)과 명성을 나란히 했다. 조선 실학자 박제가(朴齊家)와 교유하여 서신을 주고 받았으며 박제가가 연작 '회인시(懷人詩)'에서 세 차례나 그에 대해 읊었다.(창덕궁 낙선재에도 같은 구절의 주련이 걸려 있다.)
6. 平生所學爲何事(평생소학위하사) '평생에 배운 바는 무슨 일을 위함인가'
7. 後世有人知此心(후세유인지차심) '후세에 뉘 있어서 이 마음을 알아주리' 평생 공부한 경륜이 지금 쓰이지 못하는 한탄과 함께 후세에는 알아 줄 사람이 있으리라고 위안한다.
남송 시인 육유(陸游·1125~1210년)의 시 '서창독작(西窓獨酌)' 한 구절이다.
8. 妙書鴻戱秋江水(묘서홍희추강수) '절묘한 글씨는 가을 강물에서 기러기가 희롱하는 듯하고'
9. 好句風行曉苑花(호구풍행효원화) '아름다운 시 구절은 새벽 화원에 바람이 지나가는 듯하네.'
절묘한 글씨의 품격을 가을 강에서 기러기가 유유히 헤엄치며 노니는 것에, 아름다운 시 구절을 새벽 정원의 꽃을 스치며 부는 바람에 비유했다. 원나라 시인 유선(劉詵)의 '화장한영견수(和張漢英見壽)'에 나오는 구절이니다.
10. 瓦當文延年益壽(와당문연년익수) '와당에는 연년익수(延年益壽)라고 쓰여 있고'
11. 銅盤銘富貴吉祥(동반명부귀길상) '동반에는 부귀길상(富貴吉祥)이라고 새겨졌네.'
기와에는 장수하라는 뜻의 글을 써 놓았고 구리 쟁반에는 부귀와 복을 누리라는 글을 새겨 놓았다는 뜻이다. 왼쪽에 필사자 趙光(조광)이 적혀 있고 그 아래 ‘蓉舫(용방)’이라는 낙관을 새겼다. 용방은 청나라 문인 조광(趙光·1797~1865년)의 자이다.(창덕궁 낙선재와 한정당에도 같은 주련이 있다.)
12. 誰憐畵筆才名重(수련화필재명중) '그림과 글씨로 재주와 명성 높음을 누가 어여삐 여기리요.'
그림과 글씨에 뛰어난 재주를 가졌지만 알아 줄 사람이 없음을 한탄한다. 출전을 알 수 없으며 대구(對句)가 없어 분실된 것으로 짐작한다.
13. 巖前倚杖看雲起(암전의장간운기) '바위 앞에 지팡이 짚고 구름 이는 모습 바라보며' 산속에 은거하며 유유자적한 삶을 사는 모습을 표현했다.
원나라 시인 조문회(曹文晦)의 '성수산휴서(聖壽山休暑), 한 구절이다. 없어진 뒷 구절은 松下橫琴待鶴歸(송하횡금대학귀) '솔 아래서 거문고 끼고 학이 돌아오길 기다리네'
14. 轉覺林泉興味長(전각임천흥미장) '산림 속 흥미가 길어짐을 더욱 느끼리' 없어진 앞 구절부터 보면 直應携去林泉好(직응휴거임천호) '(부채를) 받아들고 아름다운 산천으로 가게 되면' 스님이 선물해준 부채를 들고 아름다운 숲속으로 들어가면 산림 속 흥취가 점점 커짐을 더욱 깨닫는다는 뜻이다.
송나라 시인 채양(蔡襄·1012~1067년)의 시 '장주백련승종요견유지선 매선각서일수(漳州白蓮僧宗要見遺紙扇 每扇各書一首)'의 제 9수 중 한 구절 이다. 글을 쓴 이가 북송 서화가 미불(米芾·1051~1107)이라고 쓰여 있다, 직접 쓴 것이 아니라 그의 글씨를 모사한 것이다.
15. 渭北先殷尊酒懷(위북선은준주회) '위수 북쪽의 옛 은나라, 술잔을 그리워하네'
자세한 의미와 출전을 알 수 없다고 한다. 역시 대구가 없어진 듯하다. 두보의 '춘일억이백(春日憶李白 봄날에 이백을 생각하며)에서 '이곳 위수 북쪽에는 봄 나무에 싹이 트지만 그곳 강남에는 해가 구름에 지겠지 어느 때나 함께 술잔을 나누며 다시 한 번 글을 논하리오 (渭北春天樹 江東日暮雲 何時一尊酒 重與細論文)'를 응용한 표현인 듯하다.
16. 養竹不除當路筍(양죽불제당로순) '대 기르기(養竹) 좋아하여 길에 자란 죽순(竹筍)도 베지 않고'
17. 愛松留得礙門枝(애송유득애문지) '솔을 사랑해(愛松) 문 가린 가지도 남겨 두었네.'
자연을 사랑하여 인위적인 손상을 가하지 않는 천연스런 삶을 읊은 구절이다. 당나라 승려님 관휴(貫休·832~912년)의 산거시(山居詩二十四首) 24수 중 제 8수에서 따 왔다. ‘문(門)’은 대부분 문헌에 ‘인(人)’으로 돼 있다고 한다.(창덕궁 선향재에도 같은 주련이 있다.)
18. 樂意相關禽對語(낙의상관금대어) '즐거운 뜻 서로 관계하여 새들은 마주하여 지저귀고,'
즐거운 마음을 나누는 듯 서로 마주보며 지저귀는 새들을 노래했다. 송나라 시인 석연년(石延年·994~1041년)의 '금향장씨원정(金鄕張氏園亭)'에서 따 왔다. 없어진 뒷 구절은 生香不斷樹交花(생향불단수교화) '향기 풍겨 끊이지 않으니 나무에는 꽃이 흐드러지네.' (창덕궁 연경당에는 두 구절이 짝을 갖춰 걸려 있다.)
“樂意相關禽對語, 낙의상관금대어,
生香不斷樹交花”, 생향부단수교화,
此是無彼無此得真機。차시무피무차득진기.
“野色更無山隔斷, 야색갱무산격단,
天光常與水相連”, 천광상여수상련,
此是徹上徹下得真意。차시철상철하득진의.
吾人時時以此景象注之心目, 오인시시이차경상주지심목,
何患心思不活潑, 하환심사불활발,
氣象不寬平!기상불관평!
즐거운 마음이 통해 새들 서로 지저귀고
피어나는 향기 끊임없이 나무에 꽃 얼크러 피니
이에 너도 없고 나도 없는 본래의 참 기틀을 체득한다.
들 빛이 산으로 가로막힘이 없고
하늘 빛은 항상 물과 이어져 있어
이에 위와 아래를 꿰뚫는 참된 뜻을 얻는다.
우리가 때때로 이러한 광경을 마음의 눈으로 주시한다면
어찌 심사가 활발하지 못할까 근심하고
어찌 기상이 관평하지 못할까 근심하겠는가.
마음 즐거우면 새와도 이야기하고 향기 은은하게 나무와 꽃이 서로 나누고 이것과 저것 가리지 않음이 참세상이라. 들 색과 산과 이어져 끊이지 않고 하늘빛 늘 그렇게 물빛과 이어지니 위로 뚫고 아래로 뚫려서 참 경치로다. 우리는 때때로 이것 살펴 마음의 눈 삼으니 마음 답답할가 걱정 생각 비좁을까 걱정 다 부질없구나.
함화당을 한 바퀴 둘러보고 북서쪽 영지문으로 나온다. '迎祉'는 '경사스러운 복(祉)을 맞이한다'는 뜻이다.
“전국~ 노래자랑!” 그 목소리 못듣는다… 영원한 MC 송해, 95세로 별세
국내 최고령 방송인 송해(95·송복희)가 지난해 11월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열린 KBS 1TV '아침마당'을 마치고 방송국을 나서며 정겨운 손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 뉴스1[2022년 06월 08일]
무대 위 벌 때문에 울상이 된 참가자를 다독이며 함께 노래를 불러 주는 송해. /KBS
고(故) 송해(본명 송복희)씨의 삶을 담은 평전 ‘나는 딴따라다’(2015),
오민석 단국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저
송해 선생님은 2022년 06월 8일(수) 오전 서울 강남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황해도 재령군 출신인 그는 한국전쟁 때 월남한 뒤 해주예술전문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한 경험을 살려 가수로 시작해 방송에 진출했다. 1988년 5월부터 KBS 1TV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아 약 35년간 프로그램을 진행해 지난 4월 95세 현역 MC로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다. 한국 대중문화 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을 추서 하였다.
유족으로는 두 딸이 있다. 부인 석옥이 씨는 2018년 먼저 세상을 떠났고, 아들은 1994년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금관문화훈장 추서 -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의 고(故) 송해(95·송복희) 빈소에 금관문화훈장이 놓여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송해 추모방송 KBS 긴급 편성, 원조 국민 MC 송해가 95세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KBS가 송해의 추모 특집 방송을 긴급 편성했다. KBS는 오후 10시에 KBS 1TV에서 '국민 MC 송해 추모특집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가 방송되었다.
9일 서울 종로구 송해길의 ‘나팔꽃인생 노래비’ 주위에 조화가 늘어서 고 송해 씨의 가는 길을 배웅했다. 고인을 그리워하는 시민들도 잠시 멈춰 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사진 출처: 동아일보 신원건 기자
장례는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이날 오후 입관식이 진행됐다. 영결식은 10일 오전 4시30분께 장례식장 앞에서 30분간 치른다. 개그맨 김학래가 사회를 맡는다. 엄영수(개명 전 엄용수) 방송코미디언협회장이 조사를 낭독하고, 개그맨 이용식이 추도사를 한다. 발인은 같은 날 오전 5시다.
운구차는 낙원동에 위치한 송해길과 여의도 KBS 본관 등을 들른다. 경북 김천시 화장터를 거쳐 부인 석옥이(1934~2018)씨가 안장된 대구 달성군 송해공원에서 영면한다. 생전 송해는 부인 고향인 달성군에 함께 묻히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계 후배들의 추모]
‘KBS 가요무대’ 진행자 김동건
“나보다 열 살 위인데, 그가 없었다면 나는 ‘저 사람 몇 살까지 (MC) 하는 거야’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그분 덕을 본 것이다. ‘이거 봐, 나 가요무대 안 불러줘? 나오라면 언제든 나가겠다고.’ 농담도 하던 모습이 선하다. 서운하지만, 우리보다 훨씬 많은 시청자들이 아까워하고 아쉬워한다는 점에서 참 복받은 분이시다.”
가수 주현미
“2003년 평양서 열린 전국노래자랑에서 북한에 남겨두고 온 여동생을 혹시 만나게 될까 한복을 준비해 가셨다. 끝내 만나지 못하고 돌아오던 길에 비행기 탑승구 난간을 잡고서 탑승하지 못하고 북쪽 땅만 바라보셨다. ‘흥쟁이’였고, 무대에선 그 시간에 충실했다. 먼저 하늘나라 간 아드님, 사모님이랑 만나시겠죠.”
방송인 이상벽
“같은 황해도 실향민이고 제 선친과 연세도 같아 아버지 같은 분이다. 그냥 얼굴만 봐도 고향에 온 것 같은 안도감이 느껴졌다. 무대 준비는 정말 철저했다.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인생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서 사셨던 것 같다. 꿈에 그리던 고향도 다녀오시고 한숨 돌리셨으면 좋겠어요.”
신재동 ‘전국노래자랑’ 악단장
“1992년부터 매주 함께 활동했다. 지난 4일 전남 영광에서 코로나 이후 첫 ‘전국노래자랑’ 야외 녹화 날도 전화하셔서 ‘잘 하고 있냐. 내 마음은 거기 가 있다’고 하셨다. 다음날인 일요일에 ‘오늘 같이 점심하자’고도 하셨다. 평소 녹화 때는 객석 관리까지 본인이 챙겨야 성에 차 하셨다. 이른바 ‘딴따라’임을 자랑스러워하셨다.”
가수 송가인
“제일 먼저 재능을 알아봐주시고, 이끌어 주신 선생님. 잘되고 나서도 진심으로 축하해주시던, 감사한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좋은 곳에 가셔서 편히 쉬세요.”
- 지난 2010년 KBS1 ‘전국노래자랑’ 전남 진도군 편, 최우수상. 당시 노래 장면 사진과 함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코미디언 이용식
“1974년 4월 MBC에서 국내 최초로 코미디언을 뽑던 날 심사위원석에 계시던 선생님을 처음 뵈었다. 그리고 47년 인연이다. 우리나라는 동해, 서해, 남해, 그리고 송해, 사면이 바다다. 그 어른은 정말 바다셨다. 이제 천국에 가서 ‘천국 노래자랑’ 외쳐 주세요”
– 송해를 추모하며 올린 페이스북 글
* 출처 및 참고문헌: 동아일보 2022년 06월 02일(목)|문화 [漢詩를 영화로 읊다(임준철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39〉잃어버린 궁궐 주련을 찾아서/〈경복궁 함화당 아름다운 샛담 샛문, 풍류 넘치는 열여덟 주련|작성자 비니버미〉/ Daum·Naver 지식백과
첫댓글 고봉산 정현욱 님
오늘의 이야기는 덕혜옹주가 주인공이지만 궁궐의 아름다움과 격을 높여주는 주련(柱聯)에 대한 설명이 이채롭게 느껴지네요
솔직히 '주련' 이 무슨뜻인지도 어떤 의미의 글이 새겨저있는지도 몰랐는데 기둥 柱자가 들어간걸 보니 흰바탕에 푸른글씨로 현판이나 한지에 새겨 걸어놓거나 붙혀 놓은것을 말하는구나 하고 알아차렸는데 제 기억으론 창덩궁에 많은것 같고 특히 연경당에 많이 걸려있는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주련에 새겨진 글내용이 궁금한데 주로 한시인가 봐요?
오늘도 유익한 공부 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