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어느 날 유하에게 낯익은 다이어리가 배송된다. 그런데 그 다이어리는 단짝 수지에게 유하가 선물한 다이어리였다. 유하는 왜 이 다이어리가 자신에게 배송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금은 수지를 만날 수 없는 상황인데, 혹시 수지가 이 다이어리를 통해 자기에게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유하는 수지의 다이어리를 읽고 또 읽다가 다이어리에 숨어 있는 단서를 발견하고, 그 단서를 시작으로 수지가 다이어리에 숨겨 놓은 비밀을 하나씩 찾아 나간다. 놀랍게도 다이어리에는 유하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수지의 엄청난 비밀이 담겨 있었다. 다이어리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걸까?
■ 출판사 리뷰
내게로 배달된 단짝 수지의 다이어리,
다이어리의 비밀을 풀어라
지각이다. 담임 샘의 잔소리를 각오하고 유하는 교실 문을 열었다. 그런데 샘은 보이지 않고 아이들이 일제를 유하를 쳐다보며 “그 일 때문에 늦은 거지?” 하며 묻는다. 유하는 지금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어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그런데 단짝인 수지가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며칠 후 유하에게 낯익은 다이어리가 배송된다. 그 다이어리는 바로 유하가 단짝인 수지에게 선물한 다이어리였다. 지금은 수지에게 이걸 왜 보냈느냐고 물어볼 수도 없는 상황인데, 유하는 왜 수지가 다이어리를 자기에게 보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문득 작가가 되고 싶었던 수지가 다이어리를 통해 자기에게 무슨 말을 전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이 다이어리에 수지와 관련하여 풀리지 않는 모든 의문에 대한 답이 들어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유하는 다이어리에 담긴 비밀을 찾아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이어리를 통해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되는데,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수지가 다이어리를 통해 알리려고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또 다른 수지가 생기지 않게
침묵이 결코 답이 되지 않음을 이야기하다
수지는 어려서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한날한시에 잃고 고모와 함께 살았다. 수지 고모는 빌딩 청소 일을 하며 하루하루 힘겹게 생활해 가고 있었다. 하지만 수지는 작가라는 꿈을 가슴에 품고 씩씩하고 반듯하게 열다섯 살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수지에게는 남모르는 비밀이 있었다. 차마 단짝인 유하에게조차 말하지 못한 비밀이. 똘똘한 수지였지만, 아직 어려서였을까? 자신의 비밀을 세상에 말하게 되면 고모에게 폐가 될까 봐, 감당하기 벅찬 아니 혼자 감당해서는 안 되는 크나큰 짐을 홀로 지고 만다. 그토록 자신이 두려워했던 방법으로 말이다. 그런데 수지는 몰랐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 했던 자신의 행동이 실은 사랑하는 사람을 슬픔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것이었다는 것을. 수지의 이야기를 통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에게 닥치는 문제에 혼자 끙끙대고 침묵하지 않기를,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혼자 해결하려 하지 않고 친구든 어른이든 누군가와 꼭 함께하기를 바라본다. 《침묵의 다이어리》를 통해 또 다른 수지가 생기지 않기를, 그리고 진정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차례
해맑은 영정 사진
돌아온 다이어리
혈맹
‘저기요’ 아저씨
느낌표가 말을 걸다
거짓 일기
완성된 퍼즐
수지의 폰
동영상
남은 자들의 반응
CCTV 확보
고장 난 브레이크
마음은 시소를 타고
밝혀진 진실
뒤바뀐 가해자
나, 죽었니?
작가의 말
■ 저자 소개
글 서성자
전라남도 곡성에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 교사로 29년 동안 근무했고, 200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봉홧불을 올려라》, 《동화 쓰는 고양이 똥꼬》, 《슈퍼방귀를 날려라》, 《내 멋대로 부대찌개》(공저), 《돌 던지는 아이》, 《격쟁, 꽹과리를 울려라》, 《넌 혼자가 아니야》, 《그림자 왕자》가 있습니다.
■ 책 속으로
수지의 죽음을 다른 애들을 통해 알다니. 어이가 없었다. 믿고 싶지 않았다. 내가 믿지 않는다면 수지의 죽음은 없었던 일이 될 것만 같았다. 다른 말은 잘도 하면서 죽음의 낌새는 보이지 않은 수지! 어떻게 나에게 말 한마디 안 하고? 수지가 용서되지 않았다. 곁에 있다면 등짝이라도 후려치고 싶었다. -13쪽
다이어리를 꺼내 어루만지며 수지가 곁에 있는 듯 중얼거렸다. 팽수가 나를 빤히 바라봤다. 그게 수지로 보였다가 팽수로 보였다가 정신을 못 차리게 했다. 눈물이 핑 돌았다. 그동안 나오지 않았던 눈물이 갑자기 주르륵 쏟아지기 시작했다. -33쪽
무서웠다. 무언지 모를 공포가 나를 둘러쌌다. 내가 밝혀낸다면, 그 사람은 나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이번엔 수지 대신 나를 괴롭힐 지도 모른다. 엉뚱한 그 생각이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비겁한 그 생각이 부끄러웠다. 나도 모르게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수지를 죽게 한 범인이 어딘가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을 것만 같았다. 수지 다이어리를 내가 가진 것도 범인은 알고 있을 것이다. -59쪽
학폭이 맞는 걸까? 세 애가 가해자란 말인가? 믿을 수가 없었다. 세 애가 나오는 곳을 읽고 또 읽었다. 없었다. 별다른 것이 없었다. 학폭 피해자로 다른 학교에서 전학 온 가연이. 똑 부러지고 다부진 다희. 전교 1등, 공부 외에는 다른 데 관심 없을 것 같은 민서. 믿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수지가 허투루 남긴 힌트는 아닐 것이다. 믿고 싶었다. -72쪽
나는 증거만 찾으면 가해자들이 벌 받을 줄 알았다. 수지 억울함을 풀어 줄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샘들 반응은 너무도 실망이었다. -126쪽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겁이 났다. 영악한 민서가 어떤 일을 꾸미고 있는 걸까? 수지 억울함을 풀어 주려다 내가 억울한 일을 당하면 어떡하지? 우리가 상대하기엔 너무 버거운 상대가 아닐까? 마음이 요동쳤다. -155쪽
민서네들도 수지를 따라서 가 버릴 것만 같은 공포가 나를 휘감았다. 그 공포는 빠른 속도로 자라나고 있었다. 애완동물 햄스터가 어느 날 사나운 불곰으로 변해 버린 것 같은 공포였다. 다시 생방송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렸다. 그들이 수지를 죽게 했듯, 나도 그들을 죽게 만들 것만 같았다. -176쪽
네가 떠난 뒤에도 지구는 잘 돌고 있어. 가을이 가고 겨울도 갔어. 봄이 지나고 여름도 가고 다시 가을이 왔는걸. 억울하지 않니? 너 없이도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지구가 돌아가고 있다니. 그러니까 왜 그랬어. 바보야. 너를 보내고 남아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괴로운 줄 미리 알았다면 넌 그렇게 선뜻 떠나지 못했을 거야. -1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