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 마 살 (驛馬煞)★
글 지은분 ; 임태섭님
현관문 손잡이의 촉감부터 정겹다.
베란다의 화분에 핀 꽃들이 목마름의 자태로 나를 반긴다.
**** 항상 같이 했던 모두가 미소로 맞아준다.
우선의 순서는 욕실의 샤워꼭지다. 전라의 나를 상수리에서
발바닥까지 묻어있는 여독의 모두가 시원하게 하수도로 빠져나간다.
그 기분최상이다. 최상의 이런 기분 맛보려고
한 여행의 목적은 아니었지만 목적 외로 받는 지상의 보너스다.
멀고도 먼 그 옛날에 기억에
남아 있는 듯 아니면 상상의 추억인 듯도 한.
그 옛날 할머니 등에 업혀 할머니께서 들려주시던 자장가의
옛 풍월의 그 멜로디가 내 머릿속 그 깊고도 깊은 어딘가에서
지금 나의 심금에 와 닿는다.
미디어에서 흘러나오는 음향을 타고 나를 고요의 바다위에 눕혔다.(03.4.18)
나만의 요람에서 객이 없이 누리는 지금의 내 시간....
며칠 동안에 여행에서 수집한 감상을 함께 하면서 가장 편안한 자세와
자유의 쉼터인 내 집을 느끼면서 이렇게 편한 자세를 취한다.
“뭐니 뭐니 해도 내 집이 최고”라는 내 마음의 향응이다.
역마살의 재촉에 며칠간의 여행에서 돌아온
나를 가장 편안하게 안아 주는 감사를 느끼는 순간이다.
아마도 여행은 이 순간을 가져다주는 묘미의 행복을 누리는 전주곡이라
말하고 싶다. 역마살의 아내로부터 팔불출이 받는 지고의 선물이다.
작년에는 동해바다를 거쳐 카지노까지 관광을 했고 늦가을에는 마일리지 승비권으로
포항제철의 아들네 집에도 다녀왔다.
금년에는 동남아 여행일번 했는데
사스의 공포로 경비절감의 효과를 봤다.
그래서 4월5일 남쪽하늘 십자성에 꿈을 실고
한남대교를 2시간 반이나 밀려 건너서 고속도로에 겨우 들어섰다.
여기서부터는 주차장이었다. 주차장 출구는 무주였기에 어느 세월이 우리를
거기까지 밀어 갈 지***마냥 가다 서다다. 그래도 모두의 표정은 밝다.
이렇게 여행이라는 역마살의 힘이 막강함을 느낀다.
고속도로가 생긴 이래 이렇게도 철저하게
주차장의 역할을 한 적이 없었다고 뉴스에서 흘러나온다.
연휴에. 식목일. 청명에. 한식일. 까지
또 예비군의 날 이기도한 우리민족 미풍양속의 전래로
성묘의 한식일이면서 금수강산 만화방창의 춘삼(음)월인데 어찌
집구석에만 있을쏘냐? 는 듯 집을 떠나 어디론가 간다는 심리적 해방감이
즐겁지 않은 즐거움을 누리고 있는 듯도 했다.
이리 끼어들고 저리 끼어들어 봐도 거기서 거기다.
그저 반사적인 습관으로 시도해볼 뿐 조소의 시선만이 집중 될 뿐이다.
만남의 광장에서 점심을 하고 한시간정도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주차장에 들어섰다. 여행은 즐거움이
아니고 즐기는 마음으로 바꾸어야할 것 같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서
고속으로 차를 몰면서 스쳐가는 주위 경관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어야 하는데
주차장이 된 고속도로에서 이런 즐거움이 없어 짜증만 날뿐이다.
즐기는 입장이 되어보자 혹자는
다만 한 바퀴의 둘레라도 앞서가려는 경쟁심리 랄 가
이리 끼어들고 저리 끼어들고 하는 차를 본다.
고속이 아니라서 사고의 위험은 없다.
먼저 끼어드는 차가 눈에 띠지만 결국은 운전자를 보게 된다.
그리고 얼굴을 본다. 예쁜 아가씨인데 급하기도 하지 할대로 해봐라
더 빠를 수는 없을 테니 내 차선에서 옆 차선으로 끼어들더니 그 선이 지체되고
이제는 내가 앞선다. 나는 재미있다. 그가 나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거다.
그리고 나는 질서를 지키는 선량한
시민이라는 자부심마저 든다. 그래서 한가지즐거움이 플러스된다.
몇 킬로 앞에 휴게소가 있다는 표지판이 보인다.
또 쉬어가자 어차피 가는 것도 서있는 것도 아닌데 차에서 내려서 쉬는 거다.
커피라도 한잔 홀짝이며 사람 구경하는 재미하나를 더 얻어 내기위해 남녀노소 모두를 본다.
그래도 어린이들에게 시선이 먼저 간다.
보호본능이 작용하는 천부의 시선일 게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같이하고 있어 여행을 즐길 수 있다고
정의해보면서 차라리 집구석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천안을 지나면서 낙조의 노을이 시작되더니
옥산을 지날 때는 이미 밤으로 들어섰다. 무주의 주차장출구를
빠져나왔을 때가 밤10시로 집을 나선지 13시간 후였다.
길고도 먼 주차장을 벗어나서부터 전조등이 비쳐주는 고불고불
산골자기 언덕길을 따라 무주리조트에 도착했을 때는 밤 열한시였다.
이튿날 늦잠에서 일어나 밖에 나와 사방을
둘러보니 유럽풍의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리조트가 이국땅
알프스지대를 연상케 했다. 빼곡히 들어찬 승용차가 얼마나 많은
투숙객이 있음을 말해주고 백두대간 덕유산능선에 위치한 휴양지로서 스키장은
계절이 그 기능을 밀어내고 잔설만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한편 금수강산의 산세를 훼손당한 느낌이 들어 아쉬운 감도 내 머리를 스쳤다.
케이블카로 1500고지능선에 오르니
아직도 눈이 쌓여있고 내려다보이는 경관이 백두대간의 맥을 타고
침강하여 생성된 한려해상의 섬들이 아련히 보이는 듯 장관이었다.
무주구천동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아래로 아래로 향하여 한려해상의 오동도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2시경이었다. 어제는 주차장고속도로를 탔지만
오늘은 고속도로가 제구실을 했기에 일사천리로 달려온 덕이다.
바다 상상만 해도 낭만이며
꿈인데 이렇게 바다를 본다. 대자연의 품안에 태어나
그 안에서 머물다 언젠가는 다시 돌아 가야할 그 자리이기에
엄숙함과 위대함이 침묵과 그 자태만으로도 내마음속에 전이됨을 느낀다.
급변하는 우리시대의 인프라산업이
전국토를 종횡하는 일일생활권의 편의를 누리면서도 한편
에너지고갈의 장래가 염려스러움 또한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괴나리봇짐 꾸려 산길 따라
물길 따라 과거보려 한양천리 임을 두고 길
떠나는 옛 조상님들의 애환이 서린 그 길들은 간데없고 뚫고(터널)놓고(고가)
최단거리 직선으로 하룻길도 멀다하니 세상은 오래 살고 볼일이다.
“산천은 유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다.” 라는
옛시조 한 구절이 무색함을 말해준다. 유구해야할 산천이
인공으로 이렇게 변할 줄이야****우리나라는 부자다.
내가부자는 아닐지라도 내 나라가 부자임에는 틀림없다.
새삼 느끼면서 이러다 삼천리강산을 덮을 지붕이 건설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상상외 상상을 해본다,
세계굴지의 자동차 생산국이며
그 보유대수가 천만대를 넘어섰다니 그것도
우리남한만의 승용차 대수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여기서 전국토의 고속도로가 주차장일 가능성 또한 당근지사 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쌍계사
벚꽃 터널에 들어섰을 때는 천국이었고
감탄사의 볼륨이 최고에 달했고 그 음향의 멜로디 또한 천지에 퍼져나갔다.
찍고 또 찍고 사진촬영이 모두의 손끝에서 춤을 춘다.
아마도 치자꽃향기님의 감탄사의
환호성이 여기를 지났을 수도 있다는 상상도 해봅니다.
대자연의 위대함과 신비를 인위로는 따를 수 없음을 일깨워주는
여행이었고 편안함은 내 집이 최고임을 여행으로부터 얻은 교훈이다.
님들 이글은 다음카페에서 빌려온글입니다.(추천 수필중..에서)
님들 그럼 좋은 하루 보내세요
- 2003. 02. 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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