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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김두현(오른쪽)은 K리그 최고의 오른발 슈터다. 김두현은 패스와 프리킥 부문에서도 1위에 이름을 올렸다.(사진 선원익) |
해마다 시즌이 끝나면 각종 시상식이 열린다. 최우수선수, 신인상, 베스트11 등을 뽑지만 선정 과정에서 실제 활약도에 못지않게 지명도도 작용하게 된다. 또 선수의 세부적인 능력을 평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SPORTS2.0은 분야별로 K리그에서 최고의 능력을 갖춘 선수들을 찾아봤다. 질문은 K리그에서 뛰고 있는 국내선수들에게 했다. 그라운드에서 직접 겨루는 선수들이 선수들을 가장 잘 알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팀당 2명의 선수가 K리그 분야별 최고수를 찾는 일에 참여했다. 올시즌 활약한 소속팀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전역한 남궁도와 강용은 광주 상무 소속 선수로 했다.
설문 방법ㅣ외국인선수를 뺀 K리그 현역 선수 대상.
왼발, 오른발, 패스, 순간 스피드, 드리블, 프리킥, 헤딩, 체력, 거친 경기, 승부욕, 두뇌 플레이, 리더십 등 12가지 항목.
설문 참여 28명 명단ㅣ경남 김효일/경남 정윤성/광주 강용/광주 남궁도/대구 이병근/대구 진경선/대전 고종수/대전 우승제/부산 심재원/부산 이정효/서울 김병지/서울 김은중/성남 남기일/성남 조병국/수원 송종국/수원 이관우/울산 염기훈/울산 오장은/인천 김상록/인천 임중용/전남 김치우/전남 임관식/전북 권집/전북 김영선/제주 박진옥/제주 전재운/포항 김기동/포항 황재원1. K리그 최고의 오른발ㅣ 1위 김두현 1위 김두현(성남) 9표
2위 이관우(수원) 8표
3위 김진규(서울) 6표
4위 김형범(전북) 2표
5위 이청용(서울), 이광재(포항), 한태유(광주) 1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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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2.0) |
거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오른발과 왼발을 모두 쓰는 한국선수들을 보고 놀라워했다. 한국축구에서는 상식으로 통하는 양발잡이가 축구의 본고장 유럽에서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은 두 발을 쓰는 한국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2002년 월드컵 4강의 성과를 이뤘다. 그 뒤 한국축구에는 과거에 비해 멀티플레이어가 부쩍 늘었다.
압박과 속도 중심의 현대 축구에서 다양한 전술이 가능한 멀티플레이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한 포지션에서 수준급 기량을 나타내는 선수가 없다면 멀티플레이어의 전술적 가치는 떨어진다. 포지션의 전문성이 두드러진 선수는 ‘스페셜리스트’다. 멀티플레이어와 스페셜리스트는 상호 보완적이다. 스페셜리스트가 집중 견제를 받으며 상대 수비 2,3명을 끌고 다닐 때 멀티플레이어가 활약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어설픈 여러 명의 멀티플레이어보다는 제대로 된 한 명의 스폐셜리스트가 낫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그러나 한국축구에서 스페셜리스트로 부를 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다. 멀티플레이어 송종국(수원 삼성)은 “한국축구는 선수층이 얇아 억지로 만든 멀티플레이어가 꽤 있다. 멀티플레이어가 많다는 것은 거꾸로 보면 스페셜리스트가 부족하다는 얘기도 된다. 이제는 스페셜리스트를 키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SPORTS2.0이 오른발과 왼발 스페셜리스트를 뽑은 까닭이다. 28명의 선수를 대상으로 한 ‘K리그 최고의 오른발 키커는’이란 설문에서 김두현(성남 일화)이 9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김두현은 올시즌 컵대회를 포함해 28경기에 나서 7골 2도움을 올렸다. 57번의 슈팅을 기록했는데 18번이 유효슈팅이다. 김두현은 두 발을 모두 쓰지만 프리킥과 코너킥 등 정확한 킥이 필요할 때는 오른발을 사용한다. 이관우(수원 삼성)가 김두현에 1표 뒤진 8표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수원에서 오른발 프리키커로 활약하고 있는 이관우는 이번 시즌 35경기에서 4골 5도움을 올렸고 59회의 슈팅 가운데 22회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다.
동료 선수들로부터 ‘최고의 오른발 키커’로 뽑힌 김두현과 이관우는 패스와 프리킥 부문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K리그에 데뷔한 지 2년째인 염기훈(울산 현대)은 “(이)관우 형과 (김)두현이 형 모두 킥과 패스가 좋다. 그러나 플레이 스타일은 다르다. 두현이 형은 미드필드 지역에서 직접 돌파를 시도하는 등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다. 이에 비해 관우 형은 페널티 지역 안쪽으로 파고들지 않고 미드필드 플레이에 주력한다”며 두 선수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김두현과 이관우의 뒤를 이어 김진규(FC 서울)가 6표를 얻어 3위에 올랐다. 김진규의 대표팀 동료 김치우(전남 드래곤즈)는 “김진규의 슈팅 세기는 국내선수 가운데 최고다. 정교하지 않다는 얘기를 듣는 모양인데 훈련 때는 정확하게 골문 안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여러 번 봤다. 이상하게 실전에서는 슈팅이 빗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름 이적시장에 나와 전남에서 서울로 이적한 김진규는 올시즌 2골을 넣었다. 컵대회를 포함해 18경기에 나서 26회의 슈팅을 했고 10회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수비수로 뛰다 보니 슈팅 기회가 많지는 않지만 유효슈팅률이 0.38로 김두현(0.32), 이관우(0.37)보다 높다. 김진규와 올림픽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오장은(울산)은 이와 관련해 “K리그에서는 모르겠지만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는 정확한 슈팅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골문 가까이에서 슈팅을 하면 정확성이 꽤 높다. 매번 멀리서 슈팅을 하니까 빗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범(전북 현대)이 2표를 얻어 4위에 올랐고 이광재(포항 스틸러스), 이청용(서울), 한태유(광주 상무)가 1표씩을 얻어 뒤를 이었다.
2. K리그 왼발의 스페셜리스트ㅣ 1위 고종수
1위 고종수(대전) 12표
2위 염기훈(울산) 3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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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발의 달인, 고종수에 대한 향수가 짙다.(사진 선원익) |
2위 양상민(수원) 3표
2위 이상협(서울) 3표
5위 황진성(포항), 김대의(수원) 2표 고종수(대전 시티즌)에게는 꿈같은 3개월이었다. 고종수는 8월 1일 FA(축구협회)컵 부산 아이파크와의 16강전을 통해 부활의 날갯짓을 했다. 지난 7월 대전의 지휘봉을 잡은 김호 감독이 큰 도움을 줬다. 김감독은 ‘몸 상태가 완전히 돌아오면 그라운드에 내보내겠다’는 최윤겸 전 대전 감독과는 달랐다. 경기를 하면서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도록 고종수를 꾸준히 출전선수명단에 넣었다.
김감독의 생각은 들어맞았다. 전성기에 견줄 정도는 아니지만 고종수의 무거웠던 움직임은 경기에 나설수록 좋아졌고 패스 감각도 서서히 살아났다. 대전은 10월 14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인 수원전에서 1-0으로 이기면서 극적으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축구팬을 뭉클하게 만든 대전의 ‘가을 동화’는 울산 현대에 의해 막을 내렸지만 고종수의 활약은 K리그팬들에게는 값진 선물이었다.
고종수는 10월 24일 울산과 벌인 6강 플레이오프에서 날카로운 왼발 킥을 뽐냈다. 고종수는 대전이 0-1로 뒤지던 후반 22분 브라질리아가 교체돼 나가자 프리킥을 도맡았다. 후반 26분 벼락같은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7분 뒤에는 왼발 프리킥을 올려 울산의 골문을 위협했다. 경기 종료 직전 위협적인 코너킥으로 왼발의 진가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고종수는 대전 공격의 시발점이었다.
고종수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무리하지 말라는 김호 감독님의 말씀이 있어 그동안 왼발을 잘 쓰는 브라질리아가 프리킥을 맡았다. 울산과 치른 플레이오프에선 브라질리아가 후반 교체돼 나갔기 때문에 내게 기회가 온 것이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내년 시즌에 내 왼발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
‘최고의 왼발’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28명의 선수 가운데 12명이 고종수의 이름을 꼽았다. ‘골잡이’ 김은중(FC 서울)은 “설명이 필요 없다. 고종수의 왼발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고종수와 수원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병근(대구 FC)은 “(고)종수의 왼발은 타고났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닐 때도 왼발만큼은 위협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고종수에 이어 염기훈(울산), 양상민(수원 삼성), 이상협(FC 서울)이 나란히 3표씩 얻었다. 김치우(전남)는 “염기훈은 두 발을 모두 잘 쓴다. 그러나 왼발 킥이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이관우(수원)는 “(양)상민이의 왼발 킥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그라운드에 낮게 깔려 빨랫줄처럼 뻗어 가는데”라며 말을 맺지 못했다. 이관우는 “왼발 프리킥을 잘 차는 마토의 그늘에 가린 면이 있다. 다음 시즌에는 양상민에게 더 많은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격수의 부상이 줄을 이었던 서울에 활력소가 된 이상협에게도 선배들의 칭찬이 적지 않았다. ‘만능 선수’ 이정효(부산)는 “서울과 경기를 하면서 이상협의 플레이를 봤다. 왼발 슈팅하는 것을 몇 차례 확인했는데 세기가 대단했다”고 말했다. 이상협은 컵대회를 포함해 올시즌 24경기에 나서 6골을 터뜨렸고 2도움을 올렸다.
김대의(수원)와 황진성(포항 스틸러스)이 2표씩을 얻었고 박원재(포항), 백지훈(수원), 김치우(전남)가 각각 1표씩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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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2.0) |
3. 최고의 패스를 하는 선수는ㅣ 1위 김두현
1위 김두현(성남) 9표
2위 이관우(수원) 7표
3위 김상식(성남) 4표
4위 고종수(대전) 3표
5위 박원재(포항) 2표 ‘슈팅은 골문 안으로 하는 마지막 패스’라는 말이 있다. 11명의 선수들은 골을 넣기 위해 패스라는 기본적인 과정을 거친다. 패스의 질적 차이는 수준 높은 팀과 수준 낮은 팀을 가르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팀 간 수준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K리그에서 가장 패스를 잘하는 선수는 누굴까.
선수들은 김두현(성남 일화)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울산 현대의 미드필더 염기훈은 “패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성”이라며 “김두현이 가장 정확한 패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쁘게 볼을 찬다는 평가를 받는 이관우(수원 삼성)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FC 서울의 공격수 김은중은 “(이)관우는 침투패스에 뛰어날 뿐만 아니라 측면에서 올리는 크로스의 정확도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두 선수에게 표를 던진 선수들은 성향에서 다소 차이가 났다. 김두현에게는 패스의 정확도와 안정된 경기 운영 능력에, 이관우에게는 모험적인 패스를 시도하는 적극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물론 김두현의 공격적인 성향을 칭찬한 선수도 있다. 염기훈은 “김두현은 전진패스를 한 뒤 자신이 직접 공격에 가담하는 위협적인 선수”라고 평가했다.
3위와 4위를 차지한 김상식(성남)과 고종수(대전 시티즌)도 두 가지 성향으로 나뉘었다. 김상식은 경기를 보는 시야가 넓고 패스를 쉽고 편안하게 한다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반면 고종수에게는 경기 상황에 맞는 패스를 한다는 점에서 점수를 받았다. 전북의 베테랑 수비수 김영선은 “김두현은 필요한 패스를 하는 선수다. 하지만 날카로운 맛은 고종수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면서 “고종수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예상 밖의 패스를 가장 잘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박원재(포항 스틸러스)는 크로스의 정확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권집(전북 현대)은 패스의 타이밍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남 FC의 미드필더 김효일은 “권집은 볼 컨트롤이 좋아 제2동작에서 패스의 타이밍을 살릴 줄 아는 선수”라며 “중앙 미드필더로서 더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 외에 제주 유나이티드의 신인 미드필더 구자철과 포항의 베테랑 미드필더 김기동이 한 표씩 얻었다.
SPORTS2.0 제 79호(발행일 11월 26일) 기사
김덕중, 장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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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왜 외국인선수를 빼는지..
오른발은 그렇다쳐도 패스에서도 이관우선수가 밀리다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