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4일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국제선 비행기를 타면 좌석 앞에 비행경로를 볼 수 있는 모니터가 있습니다. 이 지도를 계속 보고 있으면, 비행기가 도무지 이동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옆에 나와 있는 거리와 비행시간 등의 숫자의 변동을 통해 어떻게든 가고 있구나 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그런데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다가 깜빡 잠들 때가 있습니다. 곤히 자고 난 뒤, 몇 시간 만에 눈을 뜨면 깜짝 놀랍니다. 글쎄 모니터의 지도에 표시된 비행기의 위치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계속 지켜보고 있을 때는 전혀 이동하지 않는 것 같은데, 몇 시간 만에 바라본 지도의 비행기는 목적지에 상당히 가까워졌음을 깨닫습니다.
주님께 나아가는 것도 이와 같지 않을까요? 이제 막 주님을 알고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분이 과연 주님의 사랑과 은총을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을까요? 또 주님과 함께함을 느낄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꾸준히 주님과 함께하는 노력, 즉 미사, 기도와 묵상, 사랑 실천 등을 통해 어느 순간 주님의 현존을 깨닫게 되고,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사랑도 삶 안에서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주님과 함께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함께하면서 때로는 삐딱하게 나아가기도 합니다(비행기 안에서 잠드는 것처럼).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주님께로 돌아간다면, 어느 순간 주님의 현존을 뜨겁게 느낄 것입니다. 감사한 삶을 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당신 고향에 가시어, 안식일 날 회당에 들어가셨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면서 당신 자신의 신원을 소개하십니다. 고향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기쁜 소식을 전하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예수님을 거부합니다. 그분과 같은 출신, 같은 혈통이라는 것이 구원을 보증해 주기는커녕 오히려 구원을 알아보지 못하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입니다.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라면서 놀라기만 할 뿐, 기쁜 소식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서 메시아이신 예수님께서 탄생하셨습니다. 이것만으로 구원이 보장될까요? 아닙니다.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래서 함께하지 않는다면 구원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굳은 믿음도 생기지 않고 각종 고정관념으로 주님과 함께할 수 있는 이유가 늘어날 것입니다. 그럼에도 주님과 함께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자신과 너무나도 가까운 주님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기쁜 소식을 받아들이는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오늘의 명언: 인생에서 가장 슬픈 세 가지 할 수도 있었는데, 했어야 했는데, 해야만 했는데( 루이스 E. 분).
사진설명: 어떤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신부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