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 장 유령신
-나는 당신의 호위무사요. 당신이 죽는다면
그 혼이라도 지키며 살리다.--4
나직한 소리와 함께 천마령의 신형이 환상처럼 움직이며 사공운
에게 다가왔다.
마치 순간적으로 이동한 듯한 천마령의 움직임을
보고 마교교주 곡진의 표정이 굳어졌다.
군림천마보법의 천마환
은 자신도 즐겨쓰는 보법이었지만 지금 천마령의 움직임은 꿈도
꿔보지 못할 경지였다.
천마환에 이어 천마령의 양손이 구유천마혈의 광한천마추를 펼치
며 일순간에 사공운을 몰아쳐왔다.
다시 한번 선공을 하려던 사공
운은 급작스런 천마령의 공격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러나 그
는 침착하게 유령보법과 유령살수를 펼치며 정면대결을 감행했다.
천마령의 웅후하고 부드러운 경기와 사공운의 은밀하고 날카로운
경기가 엉켰다 풀리고 풀렸다 다시 충돌했다.
이무렵에 둘은 각각 삼십육장을 휘둘렀고 세번이나 보법을 바꾸었다.
천마령의 거센공격에 사공운은 단 일보도 뒤로 물러서지 않고 맞서고 있었는데
보통 일반고수들이 싸우는 것과는 달리 두사람 주변에는 공기의
흔들림조차 없었다.
싸우고 있는지 아닌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수많은 경기가 충돌했지만 먼지조차 일지 않는 것을 보면서 일반
무사들은 좀 싱거워했지만 고수들일수록 얼굴이 굳어져있었다. 모
든 힘과 기가 오로지 한점에만 집중되어 있을때 지금과 같은 상황
이 벌어진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즉 둘은 약간의 힘조차
낭비하지 않고 상대를 공격하고 방어하는데만 집중시킨 것이었다.
사공운은 가슴이 조금씩 답답해지는 것을 느끼며 자신의 화후가
아직 천마령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다.
'이 상태로 조금 더 지나면 위험하다.'
느끼는 순간 이미 사공운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연환으로 공격을
감행하던 천마령은 눈앞에서 갑자기 사공운의 모습이 사라지자 순
간적으로 멈칫했다.
그러나 상대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고 느끼는
순간 천마령은 천마환을 극도로 펼치면서 뒤로 몸을 틀었고 그의
양손은 구유천마혈의 최고 절기를 펼쳤다.
그러나 유령이환공으로 천마령의 뒤로 돌아간 사공운은 다시한번
유령이환공을 펼치면서 마옥에서 십년간 고심 끝에 만든 절대쌍절
의 제일초인 사혼유령강을 펼쳤다.
막 몸을 뒤로 틀며 사공운의
흔적을 찾아 천마혈을 펼치던 천마령은 다시 한번 사공운이 사라
지면서 자신의 옆쪽에 나타나자 크게 당황했다.
비록 표정은 변
하지 않았지만 가슴이 서늘해지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천마령은 다시 몸을 틀며 구유천마혈의 최고 살수 중 하나이자
가장 빠른 초식인 천마추혼섬을 펼쳤다. '팍'하는 소리가 들리며
천마령과 사공운이 각 이장씩 밀려나며 신형을 휘청거렸다.
'컥'하는 소리와 함께 천마령이 피를 뿝어냈고 이어서 사공운
역시 피를 뿜어내었다.
양패구상. 일단 보이는 것만으론 그랬다. 그리고 실제 서로 일격
을 주고받은것도 서로 충격을 주고받은것도 비슷했다. 그러나 사
공운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유령이환공으로 상대를 두번
이나 따돌리고도 양패구상을 했다.
분명히 자신의 이환공이 먹혔
음에도 천마령의 불가사의할 정도로 빠르고 강한 일격에 자신도
당한 것이다.
천마령은 일격을 당한 옆구리를 내려보다가 다시 사
공운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크게 웃으며 말했다.
"으하하, 과연 세상은 오래살고 볼 일이다. 내가 까마득한 후배
에게 부상을 당하리란 생각은 해보지도 못했다. 정말 대단하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천마령의 눈에 살기가 어렸다.
"이제 죽어라."
나직한 목소리였지만 천룡전에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똑똑하게
들을 수 있었다. 모두 오한이 든 듯 몸을 움츠릴 때에 약 사장의
거리를 격하고 선 천마령의 신형이 사공운을 향해 다가섰다.
마치 한걸음에 도달한 것처럼 거리를 좁힌 천마령의 양손은 이미
천마혈 탓에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천마참인혈이다."
친절하게 설명까지 하는데 그 목소리 역시 천룡전의 누구나 다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또렷했으며 마치 머릿속에 각인이 되는 듯
단 한번에 들려왔다. 천마밀음의 절기였다.
"사혼유령강이외다."
사공운의 목소리 역시 천룡전의 누구나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머릿속에 단한번에 각인되는 순간 퍽 하는 소리가
들리며 사공운의 신형이 무려 이장이나 주르르 밀려났다. 그 뒤를
천마령이 바싹 쫓으며 말했다.
"흐흐. 이것이 구유천마혈의 마지막 초식인 군림천마혈이다.
잘가라 애송이."
천마령의 손이 사공운의 얼굴을 향해 찍어갔다. 천룡전에는 숨소
리조차 들리지 않았고 유령진 안의 두 모자는 서로 두 손을 꽉 잡
은채 굳어버렸다.
"유령파천황이오."
사공운이 고함과 함께 양손을 휘두르며 정면으로 마주 공격했다
타다닥 하는 소리가 들리며 두 사람의 최고 절기가 다섯번이나 허
공에서 충돌했다.
그리고 갑자기 둘은 공격을 멈추었다. 사공운은
다시 뒤로 밀리며 천룡전 본관 건물의 문에 몸을 기대 겨우 버티
고 섰으며 천마령도 뒤로 두어걸음 물러선채 가쁜 숨을 쉬었다.
그것으로 보아 두 사람이 이 한번의 격돌에 얼마나 많은 힘을 집
중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 한번의 격돌에서 사공운이 입은 손해는 만만치 않았다. 이미
내장이 뒤틀리고 있었으며 더 이상 서 있기도 힘들었다.
천마령
역시 내상을 입었지만 그리 심한것은 아니었다.
아직은 사공운이
천마령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만 자네는 죽어줘야겠다."
천마령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대로 사공운을 향해 몸을 날
렸다. 그의 양손이 다시 한번 구유천마혈의 최고 절기인 군림천
마혈을 펼쳐냈다.
사공운은 그저 공격을 포기한 듯 천마령을 바
라만 보고 있었다.
신룡각과 마교의 인물들 얼굴엔 승리의 미소
가 용부의 무사들 얼굴엔 절망이 어렸다. 유령진의 모자는 몸이
굳어버렸다.
사공운은 다가오는 천마령을 보면서 끊임없이 외치
고 있었다.
'이겨야한다.반드시 이겨야한다. 나에겐 지켜야 할것이 있다.'
그의 머릿속에 용설아의 통곡하는 모습이 스쳤다. 십오년의 세
월을 격하고 만난 취아와 벽황의 얼굴이 떠올랐다.
사공운은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이미 천마령의 모습은 바로 코앞에 다가와
있었다.
그리고 천마령의 양손은 사공운의 얼굴을 가차 없이 가
격했다.
'퍽'하는 소리가 들리며 천룡전의 문짝이 먼지로 흩어
졌다.
모두 사공운이 죽었다고 생각했다.
한데 갑자기 천마령의 신형이 '펑'하는 소리와 함께 터져버렸
다.
모두 기겁을 해서 바라보는 가운데 천마령이 있어야 할 그
자리에 사공운의 모습이 나타났다. 모두 사공운을 바라보았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어떤 방식으로 사공운이 천마령을
공격했는지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육이 되어 몸이 터진
천마령과 천마령이 있던 자리에 우뚝 서 있는 사공운을 볼 수
있을 뿐이었다.
사공운의 시선이 마교와 신룡각의 인물들을 훑어보았다. 모두
몸을 부르르 떨며 시선을 돌렸다.
사공운은 그들에게서 바닥에
흩어진 천마령의 시신으로 시선을 돌렸다.
조금 전의 아찔했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마지막 순간에 사공운은 양패구상을 각
오하고 유령이환공을 펼쳤다.
유령이환공은 허공을 격하고 순간
이동을 할 수 있는 무공이었다.
사공운은 이 점을 생각하고 자신
의 몸을 천마령의 몸 안으로 이동시킨 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둘다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같은 단단함이라면 공격한쪽이 받은쪽보다 유리하기때문인가?'
사공운은 유령이환공이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알게 되었다.
"나는..."
모든 시선이 다시 한번 사공운에게 집중되었다.
"내 아내와 자식들을 지키고 싶었을 뿐이다. 마교는 나와의 약
속을 지키고 돌아가라. 그리고 용부는 진정한 후계자인 내 아들
의 의중에 맡기겠다."
지금 이 자리에서 사공운의 말에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이때 유령진에서 나온 용설아와 벽황이 나타났다.
용설아는 망설이지 않고 사공운의 곁에 다가와 섰다.
사공운은 벽황을 바라보고 말했다.
"천룡전 안으로 들어가 너의 동생을 데려오너라."
벽황은 잠시 사공운을 바라보다가 천룡전 안으로 들어갔다.
마교와 용부의 고수들은 천룡전 밖으로 나가는 사공운의 일행을
그저 침묵으로 바라만 보고 있었다.
사공운과 용설아 그리고 그의
아들과 딸, 사천왕이 그들이었다.
벽황은 용부의 부주가 되기보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따라가길 원했고 사공운은 기꺼이 허락했다.
결국 벽황은 용부의 진정한 후계자 권한으로 다음 대 용부의 부주
로 용설향을 지목했다.
사천왕 중 풍백만이 용설향의 곁에 남았고 진충과 유수아는 사공
운을 따라 유령문으로 향했다.
진충은 관패를 업은 채였다.
그들을 배웅하는 용부의 수하들 중 아랑은 유심히 용설아의 안색을 살
피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이 조금씩 굳어지는 가운데 사공운 일행
은 천룡전에서 사라져갔다.
이제 공노야의 일에서 시작해서 신룡각의 일, 그리고 마교의 일
까지 무림에서 알아서 할 일이었다.
사공운에게 그런 일은 무의미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마교와 용부로 인한 피바람은 멈추었다
는 사실이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사공운의 가족이 이제야 모두
모였다는 것이었다.
용부에서 이십여 리 떨어진 길. 사공운 일행이 유령문을 향해 걷
고 있었다. 그들 일행에 유진청과 파사랍이 가세해 있었다. 용설
아는 사공운의 곁에 꼬옥 붙어선 채로 물었다.
"가가,만약 제가 삼일후에 죽어야 할 운명이라면 어쩌시겠어요?"
사공운은 멈칫했다가 용설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온 사십년의 인생보다 그 삼일이 더욱 소중
할 것이오.
지금부터 백년을 사는것보다 당신과 행복하게 삼일을
살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그것을 택할 것이오.
나는 당신의 호위무사요.
만약 당신이 정말 삼일 후에 죽는다면 나는 이후 당신
의 영혼을 지키며 살아가리다."
용설아의 눈이 젖어들었다.
"가가, 저는 정말 당신이 나의 남편인 게 너무 행복하답니다.
앞으로 단 삼일을 살 수 있다고 해도 나는 그것으로 충분할 것 같습
니다. "
그 모습을 진충과 파사랍은 훈훈한 미소를 머금고 바라보았으며
유수아는 고개를 숙이고 물기를 닦아내었다.
세상에 그녀의 마음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음지의 사랑은 언젠가 가슴아픈 것이다.
태양이 그들의 앞길을 환하게 비추어주고 있었다.
사공운은 지금 용설아의 마음을 알까?
삼일후에 있을 운명을 알까?
그러나 그 누구도 미래의 운명은 모르는 것이었다.
<大尾>
그동안 끝까지 함께 인내하며 애독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아울러 따뜻한 격려의 댓글로서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분들께도 고마운 말씀을 드리면서
초오의 호위무사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감사합니다.
재미있는 무협 소설방 ☜클릭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감동스러운 대미입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아침에 일날때마다 마주하는 글이었습니다.
오랫동안 함께하던 친구가 먼 길을 떠나는 느낌입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글을기다리는 기대감 있었는데.ᆢ
연재하시느라수고하셔습니다 다음이기대됩니다 강사합니다
즐독~~~~~~~~~~~~~ 감사!!!!!!!!!~
너무 서둘러서 조금은 아쉬운 결말이지만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동안 수고하심에 감사드리며
님에게 건강과 행운이 있기를 축원 합니다
너무너무 재밋게 읽엇음니다ㅡ감사함니다
즐감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수고 많이 해주셔서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매일 매일을 감동으로 즐독 했는데 시원섭섭하네요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좋은글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동안 많이 감사하였고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즐감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동안 잘 읽었습니다.
즐독 감사~~
즐감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Thanks감사합니다 너무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지금까지 잘 읽었읍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참 재미있게 읽었읍니다. 감사 ~ ~ `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주 재미있게 잘보고 갑니다.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시고 향필 하십시요. 다음 작품도 기대 됩니다.♡
즐독...감사합니다
재미있고 즐겁게 봤습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
대단히
감사합니다.
매우 고맙습니다
고생 하셨읍니다
감사합니다
감동있게 보고 감사합니다
감사햇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그냥 즐독이었죠
매회 옮겨주시느라 검은 눈동자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최고의명작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