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리스(mirrorless)'라는 말이 처음 나온 건 사진기에서일 겁니다. 사진기 중에서 미러리스 렌즈 교환식 카메라(mirrorless interchangeable lens camera (MILC), electronic viewfinder interchangeable lens (EVIL), micro/digital Interchangeable Lens system camera)는 기존의 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DSLR)에서 미러와 광학식 뷰파인더를 전자식 시스템으로 간소화한 것인데 요즘은 이 미러리스 카메라가 대세라고 할만큼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1960년대 초에 등장한 일안반사 형식의 사진기(SLR)은 많은 장점으로 인해 1970년대 초반부터 사진기 시장에서 완전한 쥬류가 되었지만 무겁고 부피가 크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었습니다. 그래도 밖에서 사용하기엔 엄청 편리한 기능이라 오랜 시간 대세로 이어지다가 전자식 파인더가 발전하면서 반사거울과 펜타프리즘을 제거한 미러레스에게 시장의 왕좌를 내어주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미러리스, 즉 거울을 없애는 기술이 자동차에 적용이 되고 있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자동차에서 가장 거추장스런 부분은 '사이드 미러', 보통 '백 미러'라고 하는 앞좌석의 밖에 붙어 있는 거울입니다. 날씬한 차체에 밖으로 붙어 있어 보기에도 안 좋을 뿐더러 달릴 때에 공기저항을 받기 때문에 매우 불편한 장치지만 운전하면서 뒤편을 보는데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이것을 달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이드미러는 자동차 개발자들에게 오랫동안 골칫거리였다. 미키마우스 귀처럼 차량 외부로 툭 튀어나와 있어 일단 보기에 아름답지 않다. 공기저항을 유발하고,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사각지대는 때때로 운전자들을 골탕 먹이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밉상이어도 사이드미러는 자동차에서 ‘언터처블’이었다. 사이드미러가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하나라도 깨져본 적이 있는 운전자는 알 것이다. 사이드미러 없이 운전하는 게 얼마나 불편한지를. 아니 불편을 넘어 운전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 사이드미러가 곧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이드미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카메라다. 사이드미러를 없애고 대신 엄지손가락 크기의 카메라를 차량 외부에 설치하고 실내에서 스크린을 통해 좌우와 뒤쪽의 상황을 보는 것이다. 인터콘티넨탈은 이런 카메라 미러 시스템을 ‘디지털 미러’라고 표현한다.
디지털 미러는 기존 사이드미러에 비해 여러 가지 장점이 많다. 사이드미러 시야각이 15도인 반면 카메라는 30~80도로 사이드미러에서 피할 수 없었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다. 사이드미러가 없어지면서 측면의 시야가 넓어지고 소음도 줄어든다. 사이드미러로 인한 공기저항이 없어지면 연비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완성차제조업체연합(Alliance of Automobile Manufacturers)에 따르면 디지털 미러는 공기저항을 기존 사이드미러에 비해 2~7% 줄여준다.
비좁은 공간에서 주차할 때도 큰 도움을 준다. 사이드미러가 망가져서 달랑거리는 것을 볼 일도 없어진다. 탑승자도 차량 뒤의 교통 상황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디지털 미러가 새삼 주목받은 것은 BMW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6 국제 가전 전시회(CES)에서 사이드미러 없는 BMW i8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BMW i8 미러리스(Mirrorless)’는 3개의 카메라 시스템이 기존의 리어뷰 미러를 대체했는데 카메라의 이미지가 내부 미러위치에 장착된 디스플레이로 보여진다. 시스템이 카메라 이미지를 평가해, 다가오는 위험에 대한 노란색 경고 아이콘을 표시해준다.
BMW i3의 ‘확장 리어뷰 미러(Extended Rearview Mirror)’는 차량 지붕 위 카메라 기술을 리어뷰에 통합해 운전자로 하여금 더욱 확장된 시야로 차량 외부를 볼 수 있게 해준다.> 경향신문 기사
이게 시작이 어렵지 한 번 시도가 되면 계속 개발이 되기 때문에 이젠 자동차에서 사이드미러가 사라지게 될 날이 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이드미러가 미러리스로 실용화가 되어서 모든 자동차에서 사라지려면 꽤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술의 발달은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