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플뢰르로... 옹플뢰르는 노르망디에 있는 작은 어촌마을이다. 나는 바다가 늘 좋다. 여행 중에는 큰도시 보다 작은 도시가 더 정감이 갔다. 에트르타에 흠뻑 취한 가운데 옹플뢰르로 떠나는 길이 너무 좋았다. 옹플뢰르 출신으로 '외젠 부댕'과 '에릭 사티'가 있다. '외젠 부댕'은 독학으로 그림을 그렸으며, 주로 해안가 풍경을 많이 그렸다.날씨와 시간따라 달라지는 구름과 빛의 변화를 표현 하며 인상파 화가의 선두자였다. 외젠 부댕은 모네에게 많은 영향을 준 스승이다. 외젠 부댕의 그림들은 누구든 생활 속 어디서든 한 번쯤은 접했을 그림이다. 그래서 그 그림 속의 도시가 이국적임에도 낯설지 않았다. ▲ 에트르타에서 옹플뢰르로 가는 길의 드넓은 들. 유럽에서 탐나는 것 중 하나가 넓은 들에 소나 말 양이 평화로워 보이는 것이다. ▲ 옹플뢰르로 가는 길, 노르망디 바다가 구름과 함께 더 없이 시원했다. ▲ 에트르타에서 1시간 정도 차로 이동하여 옹플뢰르에 도착했다. 햇살이 쨍쨍하고 바다와 구름 배 그리고 집들이 채도 높은 물감으로 붓질을 한 듯 아름다웠다. 에트르타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오래된 목조건물이 많이 보였고 어디선가 본 듯 한 그런 장면들이 골목마다 핸드 카메라를 따라 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 유럽 어디서나 보는 돌바닥은 늘 정겹다. 아마도 이 길에서 이전의 사람들 발걸음이 기억되기 때문일 것이다. 시대 따라 다른 복장과 신을 신고 이 길을 걸었을 누군가들을 떠올려 봤다. ▲ 어디선지 이런 곳을 본 듯 , 낯설지 않은 정겨움이다. ▲ 이 곳이 옹플뢰르의 대표적인 풍경이다. 바닷물에 비친 건물들을 찍기만 하면 바로 작품이 되는 곳이다. '강구항' 느낌도 들었다. ▲ '외젠 부댕'에 대한 안내 글 ▲ 생트 카트린 교회 15세기에 지어진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로 된 종교건축물이다. 생트 카트린 교회는 노르망디 지역 특색을 잘 나타낸 건축물로 1879년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생 카트린 교회는 배를 엎어 놓은 모양을 하고 있다. 제천 배론성지에 가면 배론성당이 배를 엎어놓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두 성당을 비교해 보며 안을 둘러봤다. . ▲ 내부는 기존 대리석이 주였던 유럽의 성당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바이킹족의 후예인 노르만인의 느낌을 목조건축물에서 엿 볼 수가 있었다. '생트 카트린 교회 ' 외부를 사진으로 찍어 놓은 게 없어 그림들을 찾았봤다▲ 앙리 드 생들리스 그림 '옹플뢰르 시장' ▲ 모네의 그림 '생 카트린 교회' ▲ 밀크잼과 시드르와 칼바도스 시음 옹플뢰르엔 밀크잼과 사과 발효주 시드르, 사과주를 증류한 브랜디 칼바도스가 유명하다. 가이드가 안내하여 한 가게로 가서 시음을 해봤다. 밀크잼은 가격이 조금 나갔다. 시드르는 샴페인맛과 비슷했다. 상금하고 톡쏘는 탄산맛도 있고, 포도주도 스파클을 좋아하는데 한 병쯤 사가고 싶었으나 무게 때문에 관두기로 했다. 칼바도스는 도수도 높고 내겐 관심없는 품목이었다. ▲ 시드르 가게 앞, 저렇게 생긴 사과로 시드르를 만들었나 보다. 옹플뢰르의 할머니 인형이 탐났다. ▲ 시음을 한 뒤, 각자 점심도 먹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점심은 야외테이블에서 햇살을 즐기며 우아하게 해산물 요리를 먹을 수도 있고, 수제버거를 먹을 수도 있고, 또는 샌드위치를 사서 먹으면서 시간을 아껴 구경을 다닐 수도 있었다. 선택은 자유롭게. 우린 먹는 것 보다는 구경이 우선이었다. 그래서 샌드위치 가게를 추천 받아서 갔다. ▲ 샌드위치 가게는 유명한 지 줄이 길었다. 바닷가라서 해산물이 들어간 샌드위치를 시켰는데 샌드위치를 너무 손쉽게 만들었다. 일단 치즈와 빵이 맛있으니 적당히 넣어도 맛있었다. 집에 와서 몇 번이나 만들어봐도 그때의 맛이 나질 않았다. 내 솜씨 때문이 아니라 식재료 탓이라고 부득부득 우기고 있다. 스스로. ▲ 샌드위치 2개에 8유로. 손에 샌드위치를 들고 이국적인 골목을 다닌다는 것은 정말 낭만적이다.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여행 스타일이었는데 이번에 그 꿈을 이루게 되었다. 멋진 풍경을 보며 식당에서 우아하게 먹는 것 보다 우린 이게 훨씬 좋았다. "엄마, 우리 각자 돌아다니다 있다가 만날까?" "그래" 그렇게 옹플뢰르의 나그네가 되어 돌아다녔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너무 멋진 일이다. 시간이 얼마 안 되니 각자 보고 싶은 곳으로 헤쳐모여 했다. ▲ 골목 마다 다 예뻤다. 어느 집을 가도 같은 물건은 없었다. 가게 마다 디자인이 달랐고 예술품이었다. 사진은 안 찍는 게 예의라고 해서 눈에만 담아왔다. 독특하고 아기자기하고 갖고 싶은 것들이 널려 있었다. ▲ 옹플뢰르에서 사 온 마그넷 ▲ 역시 옹플뢰르에서 사 온 에그컵. 다른 곳 보다 조금 비싼듯 해서 하나만 샀는데 두 개 살 걸.... .후회가 된다. 혜인이는 주로 공방을 돌아다니다 조개모양이 달린 팔찌와 유리공예를 사와서 좋아라 했다. ▲ 보고 또 봐도 멋진 풍경이다. 이 사진도 한동안 내 컴퓨터 바탕화면이 되었던 것. 가이드가 화장실을 이용할 사람들은 저기 중간 녹색 차양을 한 가게 2층 화장실을 이용하면 된다고 했다. 일행들 중 일부는 저 가게에서 점심을 먹었지만, 그 가게에서 음식을 사먹지 않아도 갔다오면 된다고 했다. 동양인의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 하기 때문에 자기 집에서 먹었던 손님인지 아닌지 구분 못 한다고 그냥 들어갔다 오면 된다고 했다. 모임시간이 다 되어 가이드가 시킨 대로 저 가게로 들어갔다. 들어가는 순간 종업원이 2층 계단에서 내려오고 있는데 눈이 딱 마주쳤다. 움찔해서 그만 가게 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아무리 동양인을 못 알아본다고 해도 뻔뻔해지질 않았다. 가이드에게 눈 마주치니 못 들어가겠더라고 했더니 괜찮은데 하며 유료화장실을 알려줬다. 결국은 멀리 걸어가서 돈 주고 화장실을 이용했다. 한국 아줌마는 뻔뻔한데 난 그걸 못 해. 하하하. 시시 때때로 변하는 구름과 햇살과 물에 비친 옹플뢰르를 바라보며 해산물 요리도 먹고 시드르도 한 잔 하며 한가한 시간을 보낼 또 어떤 행운의 날이 나에게 주어지길 바라며 다음 코스를 향해 버스에 올랐다. |
출처: 풍경화처럼 원문보기 글쓴이: agenes
첫댓글 ㅎㅎ 뻔뻔하지 못한 아녜스님 모습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나오네요..ㅋㅋ
유럽에서 무료 화장실을 이용하기란 참으로 하늘의 별따기...
ㅋㅋㅋ 또 생각나네요. 눈 마주치자마자 깨깽하고 돌아섰던 제 모습..
친절한 가이드를 만나 멋진 평경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