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28일 성령 강림 대축일(청소년 주일)
한국 교회는 해마다 5월의 마지막 주일을 ‘청소년 주일’로 지낸다. 청소년들이 우정과 정의, 평화에 대한 열망을 키우며 자라도록 도와주려는 것이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그리스도의 진리와 사랑을 전함으로써 교회가 그들과 함께하며, 세계의 정의와 평화를 위하여 그들과 함께 노력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5년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세계 젊은이의 날’을 제정하였는데, 우리나라는 1989년부터 5월의 마지막 주일을 이날로 지내 왔다. 1993년부터 ‘청소년 주일’로 이름을 바꾸어 지내고 있다.
오늘은 성령 강림 대축일이며 청소년 주일입니다. 우리는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공동선을 위하여 성령을 드러내 보여 주셨습니다. 저마다 받은 성령의 은사에 힘입어 세상에 기쁜 소식을 전하기로 다짐합시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19-23
19 그날 곧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20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기뻐하였다.
21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22 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23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2023년 청소년 주일 담화
‘마리아는 일어나 서둘러 길을 떠났다’(루카 1,39 참조)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제37차 세계 젊은이의 날을 맞아 ‘마리아는 일어나 서둘러 길을 떠났다’(루카 1,39 참조)라는 주제의 담화를 발표하셨습니다. 교황께서는 마리아께서 주님 탄생 예고를 들으시고, 당신의 친척 엘리사벳을 만나러 길을 떠나셨던 때 이래로, 당신의 자애로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자녀들을 방문하시고자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일을 결코 멈추신 적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챗지피티(ChatGPT, Chat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로 상징되는 인공 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과 제4차 산업 혁명으로 상징되듯 한국 사회는 2030년이 되면 지금과 전혀 다른 사회가 되리라는 예측이 존재합니다. 나아가 지금 한국 사회는 저출생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 여파는 한국 교회에도 미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여럿이지만, 급변하는 사회에서 청년 세대가 이 사회에 안착하는 데 극도의 불안정함을 느낀다는 점, 그리고 자녀 양육의 불안과 어려움이 주된 이유입니다. 교회는 이들의 불안과 어려움에 공감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2018년 제33차 세계 젊은이의 날 담화에서 청년 세대의 두려움에 공감하시고 성경 속의 많은 인물을 본보기로 드시며 두려움을 회피하지 말고 직면하라고 하셨습니다. “여러분의 두려움에 솔직하게 직면하고 그 본질을 인식하며 그에 대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 그리스도인에게 두려움은 결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는 안 되며, 하느님 믿음을 삶 속에서 행동으로 옮기는 기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 대표적인 본보기가 천주의 성모 마리아이십니다. 마리아께서 그러셨듯, 우리의 소명도 애초부터 명확하거나 완전히 드러나기보다는 삶 속에서 점차 스스로 깨우치게 됩니다.
사랑하는 청소년 여러분,
급변하는 시대에 무엇을 하여야 할지 고민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어떻게 부르고 계시는지 식별하여 보십시오.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하신 주님께서는 지금도 여러분과 함께하고 계십니다. 마리아께서 함께하시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귀 기울이시고 서둘러 길을 떠나는 응답을 하셨듯,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와 같은 행동을 여러분에게 기대하고 계십니다. 여러분이 하느님과 인격적 만남을 이루도록 도우시려고 마리아께서도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하십니다.
하느님과 인격적 만남을 이룸으로써 주님의 부활을 경험한 제자들은 변화하였습니다. 거센 풍랑을 두려워하고, 박해를 피하여 위층 방에 숨었던 제자들은 부활을 경험한 뒤 두려움을 일으키는 같은 환경 속에서도 주님의 담대한 사도가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청소년 여러분들의 사도적 삶을 위하여 같은 기대를 하고 계십니다.
이를 위하여 한국 교회는 감염병 사태를 겪는 동안 『한국 천주교 청소년 사목 지침서』를 발간하였습니다. 이제 한국 교회는 주님과 성모님께서 여러분과 동반하고 계시듯, 여러분과 동반하며 하느님과 여러분의 인격적 만남을 돕고자 합니다.
두려워하는 제자들과 동반하시며 힘을 주셨던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길과 진리와 생명이 되어 주십니다. 우리도 이제 마리아처럼 하느님께서 우리를 보내시는 그곳으로 길을 나섭시다! 마리아께서 당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던 세례자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을 방문하시려고 길을 나서셨던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나아갑시다.
성당 밖에는 신앙의 활력을 잃어버린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학교 밖에는 학교를 떠나야 하였던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방문하는 많은 곳에는 일을 하여야만 하는 처지에 몰린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병원과 요양원 등에는 질병의 고통 속에 있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구치소에는 일시적으로 사회와 격리된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출생으로 사회적 활력을 잃어 가는 한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는 이주민들의 자녀인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이들 또래 청소년들이 모두 여러분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사랑하는 청소년 여러분,
여러분은 또래 청소년들의 복음화와 세상의 복음화를 위한 주역으로 부름받았습니다. 5월의 마지막 주일을 청소년 주일로 지내는 한국 교회는 여러분의 이러한 소명을 실현할 수 있도록 기꺼이 여러분과 동반하고자 합니다. 교회는 여러분과 함께하며 공동체적 기쁨과 활력을 되찾게 하는 야전 병원이 되고자 합니다. 힘을 잃고, 희망을 잃고, 불안을 느끼는 이들도, 그 안에서 자신들과 동반하시는 주님께 눈이 열려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영원한 생명의 길로 담대히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는 여러분이 그 일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 일을 위하여 마리아와 함께, 마리아처럼 주님께서 부르시는 그곳으로 나아갑시다.
2023년 청소년 주일을 맞아 청소년들과 이들을 동반하는 모든 이에게 주님의 사랑이 풍성하기를 기도합니다.
‘마리아는 일어나 서둘러 길을 떠났다’(루카 1,39 참조)
2023년 5월 28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김 종 강 주교
<우리는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12,3ㄷ-7.12-13
형제 여러분,
3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님은 주님이시다.” 할 수 없습니다.
4 은사는 여러 가지지만 성령은 같은 성령이십니다.
5 직분은 여러 가지지만 주님은 같은 주님이십니다.
6 활동은 여러 가지지만 모든 사람 안에서 모든 활동을 일으키시는 분은 같은 하느님이십니다.
7 하느님께서 각 사람에게 공동선을 위하여 성령을 드러내 보여 주십니다.
12 몸은 하나이지만 많은 지체를 가지고 있고 몸의 지체는 많지만 모두 한 몸인 것처럼,
그리스도께서도 그러하십니다.
13 우리는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종이든 자유인이든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
또 모두 한 성령을 받아 마셨습니다.
축일5월 28일 성 베르나르도 (Bernard)
신분 : 신부
활동 지역 : 멘톤(Menthon)
활동 연도 : 923?-1008년?
같은 이름 : 버나드, 베르나르두스
사보이아(Savoia, 프랑스 남동부, 이탈리아와 접하는 옛 지방의 이름)의 멘톤(또는 몽주 Montjoux)에서 태어난 성 베르나르두스(Bernardus, 또는 베르나르도)의 어린 시절에 관한 자료들은 불분명하다. 그러나 그가 아우구스티누스회의 수도 사제로 아오스타(Aosta) 교구의 총대리가 되었고, 40여 년 동안 알프스에서 선교 사업에 종사한 위대한 선교사였음은 확실하다. 그는 자신의 교구 내에 학교와 성당을 세웠지만, 가장 높이 칭송받은 일은 알프스 산을 넘는 여행자들이 길을 잃고 헤맬 때 그들을 돕기 위하여 세운 알프스 산의 두 숙박소이다. 이곳은 그가 사망한 뒤에 ‘큰 베르나르두스’, ‘작은 베르나르두스’라고 이름 지어져 오늘에 이른다. 이탈리아의 노바라(Novara)에서 선종한 그는 1681년 교황 인노켄티우스 11세(Innocentius XI)에 의해 시성되었고, 1923년 교황 비오 11세(Pius XI)에 의하여 등산가들의 수호성인으로 선포되었다.
오늘 축일을 맞은 베르나르도 (Bernard)형제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