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과 영화관, 갤러리를 모두 갖춘 새로운 복합문화공간 ‘문화플래닛 상상마당’이 서울 홍대앞 카페골목에 문을 연다. 올해 초 KT&G가 건물을 사들여 7일 개관하는 상상마당은 200여평의 대지에 연건평 1020여평으로 지하 4층, 지상 7층 규모다. 여기에는 음악·무용·연극 등을 올릴 수 있는 복합공연장은 물론, 단편영화를 상시 상영할 수 있는 독립영화 전용관, 디자인 제품을 사고 팔 수 있는 아트마켓, 갤러리, 카페, 스튜디오, 아카이브(자료실) 등이 자리를 잡는다.
유병렬(전 윤도현밴드 멤버), 김노암(아트스페이스 휴 대표), 이동민(공연예술기획 이오공감 대표), 곽용수(인디스토리 대표), 김조광수(청년필름 대표) 등 각 장르별 전문가를 프로듀서로 영입한 상상마당은 7일부터 대대적인 오프닝 페스티벌을 펼친다.
이중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프로그램은 상상마당 내 라이브홀에서 펼쳐지는 개관 기념 콘서트. ‘The Band-밴드의 세계로’라는 부제 아래 3주동안 릴레이 형식으로 열리는 이번 콘서트에는 록 가수 김창완(7일)을 비롯해 헤비메탈 밴드 ‘블랙홀’과 ‘디아블로’(8일), 기타리스트 최이철과 정상원(14일), 록 그룹 ‘시나위’의 리더인 신대철(15일), 펑키밴드 ‘그루브 올스타즈’(21일), 소울 그룹 ‘윈디시티’(22일) 등이 연이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미 ‘전설’이 된 중진 아티스트와 전설이 되고자 꿈꾸는 신진 아티스트를 아우르는 이번 무대는 한국 밴드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상상마당 지하 3∼4층에 위치한 독립영화 전용관에서는 ‘대단한 단편 영화제’라는 제목으로 개관 영화제가 열린다. 오는 19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뛰어난 상상력으로 새로운 영상미학을 선보이고 있는 국내·외 단편영화 86편을 만날 수 있다. 특히 90년대 이후 주목할만한 작품을 내놓은 유명 감독의 전력(前歷)를 엿볼 수 있는 ‘국내 단편 걸작선’에서는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여고괴담2’의 김태용, ‘해피엔드’의 정지우,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의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박찬욱 감독은 ‘JSA 공동경비구역’으로 스타덤에 오르기 전 만들었던 ‘심판’(1999년)과 ‘올드보이’ 직후 연출한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2003년) 등 2편을 내놓았다.
신예 미술가들을 발굴하고 미래의 한국 현대미술의 방향을 모색하는 공간으로 활용될 갤러리에서는 현태준의 ‘국산품전(展)’이 열린다. 일러스트레이터·만화가·수필가·장난감 수집가 등 다양한 타이틀로 순수와 상업의 영역을 넘나들며 꾸준한 활동을 펼쳐온 현태준은 ‘홍대앞’이라는 특정한 공간이 갖고 있는 이미지에 가장 부합하는 작가로 기성세대의 미학적 규범과 관습을 해체하는 비주류적 감성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오는 10월28일까지 계속되는 현태준의 ‘국산품전’에는 독특한 유머와 만화적 상상력으로 가득한 그의 작품과 수집품 100여점이 전시된다. (02)330-6200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사진설명='젊음의 거리'로 특화된 서울 홍대앞 카페골목에 새롭게 들어선 복합문화공간 '문화플래닛 상상마당'. 공연장, 영화관, 갤러리, 아트마켓 등을 갖춘 연건평 3366여㎡의 건물 외관이 독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