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안거의 ‘결제’와 ‘해제’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부터 아직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스님들의 생활 모습으로 ‘안거(安居)’가 있다. 우리나라 불교에서는 음력 10월 보름부터 이듬해 정월 보름까지와 4월 보름부터 7월 보름까지 일년에 두 차례를 각각 동안거(冬安居)와 하안거(夏安居)라고 스님들이 산문 출입을 자제하고 수행에만 정진하는 기간으로 삼고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에 출가수행자들은 어느 한 곳에 머무는 일없이 유행(遊行)하면서 생활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인도에서는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우기가 되면 땅 속의 작은 동물들이 기어 나오기 때문에 그것들을 밟아 죽일 염려가 있고 또 각종 나쁜 질병들이 나도는 경우도 있어 유행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제자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우기의 3개월간은 유행을 중지하도록 설하신 것이 안거의 시작이었다. 이 기간 동안에는 일정한 장소에 모여 공부와 수행에만 전념하며, 특히 안거 중에는 매월 보름과 그믐에 스스로의 잘못을 대중 앞에 드러내 고백하며 참회하는 포살(布薩) 의식을 행하고, 안거의 마지막 날에는 ‘자자(自恣)’라는 참회의식을 거행하는 것이 승가의 전통이 되었다.
이러한 안거의 풍습은 그 후 부유한 재가신자나 왕족들이 건물이나 토지 등을 희사함으로서 스님들이 한 곳에 정착해서 생활하는 사원이 출현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 또 각지로 돌아다니던 스님들이 주기적으로 모여서 계율이나 승단의 제도 등을 정비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말하자면, 안거제도를 통해 화합과 수행을 터전으로 하는 승가의 결속력을 재확인하고 승가 고유의 전통을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이다. 안거는 불교의 오랜 전통으로 남방불교에서는 여름 한 차례만, 북방불교에서는 여름과 겨울 두 차례를 난다.
우리나라에서는 기후조건에 따라 여름 석 달과 겨울 석 달 동안을 안거기간으로 삼게 되었는데, 이 같은 안거를 시작하는 것을 ‘결제(結制)’라고 하고, 안거를 끝내는 것을 ‘해제(解制)’라고 한다. 여름의 결제를 결하(結夏), 겨울의 경우를 결동(結冬)이라 구분하기도 한다. 여름을 맺고, 겨울을 맺는다는 뜻이다.
<참고: BBS엮음 - ‘新알기쉬운 불교’>
♣ 자자(自恣) : 참선 수행자들이 모여 안거(安居) 기간의 허물을 지적해 주고 받는 의식을 뜻한다. 안거를 끝내는 마지막 날, 자자를 행하는 날을 ‘자자일’이라고 한다. 안거를 함께 한 스님들은 서로 간에 허물을 지적하고 참회함으로써 수행자 본연의 청정함을 유지하려는 제도이다.
[출처] 사찰 안거의 ‘결제’와 ‘해제’|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