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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바라 보다가] 16
씬/1 동백 집 마당 (오후)
동백 : (지수 손을 꽉 잡으며) 지수씨.. 지수씨.. (미소 지으며) 이혼합시다.
지수 : (그 말에 눈물이 툭 떨어진다) 안 돼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젓는)
동백 : (편하게) 해야 됩니다.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지수 : (울면서 동백 손을 뿌리치고 일어난다) 싫어요. 이혼은 절대 안 되요.
(울면서 동백을 본다) 동백씨 혼자 힘들어 지는 거 나는 못 봐.
동백 : (일어나 지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눈물을 닦아 준다) 지수씨..
지수 : (눈물을 흘리며 동백을 본다)
동백 : (엷게 미소 지으며) 지수씨.. 세 번 째 소원입니다!
지수 : (괴로워 눈물을 흘리며 동백을 본다)
동백 : 소원이니까 들어주셔야 합니다.
지수 : (속상해 화를 낸다) 아니요. 그딴 소원은 못 들어 줘요. 허..! 마지막 소원까지 날 위해 쓰겠다고?!
동백 : 아닙니다 이건 절 위한 소원입니다!
지수 : (화내는) 어떻게 이게 구동백씨를 위한 소원이에요?! 말이 되요 그게? (힘든 지 마구 쏟아내는) 구동백씨 나 좋아하잖아요.
나도 구동백씨 좋아하니까 이혼하면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이거 간단한 거잖아요.
동백 : 지수씨!
지수 : (OL) 그거 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하지 말아요!
동백 : (OL) 방법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지수 : (동백을 본다)
동백 : 저는 가짜였습니다.
지수 : (동백을 본다)
동백 : 지금도 가짭니다. 지수씨! 내가 지수씨 좋아하니까, 그러니까 이혼이 끝이 아닙니다. 새로운 시작입니다.
이혼하고 지수씨랑 진짜로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전, 진짜가 되고 싶습니다.
지수 : ...
동백 : 그러니까 이번 소원은 분명히 절 위한 겁니다.
지수 : 진짜가 뭐고 가짜가 뭔데요? 그거 마음만 먹으면 바뀔 수 있는 거 아닌가? 다 핑계야. 혼자 힘든 거 다 짊어지려고,
내가 모를 줄 알아요?
동백 : (지수를 본다)
지수 : (감정이 복받쳐 점점 강하게) 민지씨한테 뭐라고 설명할 건데요? 우체국은.. 구동백씨 그렇게 좋아하는 우체국은
계속 다닐 수 있을 거 같아요? 사람들이 구동백씨만 미워 할 거예요. 내 편만 들 거야.
그거 구동백씨 생각하는 거 보다 훨씬 힘들 걸요 훨씬?
동백 : (씩씩하게) 다 어려운 일이란 거 압니다. 힘들겠죠! 그치만! 지수씨만 여기 이 네모난 하늘 아래 있어 주시면!
저 힘내서 이겨 낼 거 같습니다.. 그러니까.. 제 소원이니까, 꼭 들어 주십시오.
지수 : (그런 동백을 보다가 속상해 나가 버린다)
동백 : (속상하다) 하..
씬/2 동백 집 앞 (오후)
지수 : (힘없이 쪼그리고 앉아 있다)
연경 : (걸어오다가 지수를 본다) 지수야?
지수 : (바닥을 본 채, 말도 안 되는 소리나 한다는 듯이) 구동백씨가 이혼 해 달래. 그게 소원이래.
연경 : (그런 지수를 안쓰러운 듯 본다)
지수 : (일어나서는, 속상하고 화나서) 가자 집에.. (앞서 걸어간다)
씬/3 지수 집 앞 (오후)
한 무리의 기자들이 있다. 연경이 지수를 감싸 안고는, 기자들을 물리치며 걸어간다.
기자들의 몸싸움이 치열하다.
기자들 : 한지수씨 입장 좀 밝혀 주십시오! / 구동백씨가 외도한 게 맞습니까?
지수 : (괜히 화풀이 하며 소리치는) 누가 외도를 해요? 당신들이 직접 봤어!
연경 : (말리는) 지수야! (지수를 데리고 들어간다)
지수 : (끌려가면서, 속상해서) 여기 본 사람 있어? 당신이 봤어요? 봤어?!
연경이 지수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고, 문이 닫힌다.
씬/4 지수 집 정원 (오후)
지수 : (속상하고 화가 나서 빠르게 가 버린다)
연경 : (따라가며, 속상해서) 기자들하고 뭐 하러 싸워? 저 사람들이 뭘 아니?
씬/5 지수 집 동백 방 앞 + 안 (밤)
지수 : (속상해서, 문을 확~ 열어젖힌다) ... (동백의 방을 속상하고 화난 눈으로 잠시 바라보다가 안으로 들어간다) ...
(동백 침대에는 자신이 개 놓은 양말 세 켤레가 있다) ... (침대에 앉고는, 양말을 집어 본다)
씬/6 지수 집 거실 (밤)
연경 : (전화에 대고 흥분한다) 왜 자꾸 그런 말들이 도는 건데?! 약점은 무슨!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좀!
(화내는) 더 듣고 싶지도 않다! (끊고는 기가 막힌) 말들도 잘 지어내 씨..!
(2층 동백 방 쪽을 한 번 보고 소파에 앉는다) 하..!
씬/7 동백 집 마당 + 지수 집 동백 방 (아침)
동백 : (평상에 앉아 하늘을 보고 있다가 전화를 받는다) 예, 지수씨.
지수 : (속상해서) 마음.. 안 바뀌었어요?
동백 : 네.. 안 바뀌었습니다.
지수 : (울컥해서 화내는 말투로) 알았어요. 기자들한테요 이혼한다고 얘기 할게요. 소원이라 그래서 소원 들어드리는 건데,
만족하시죠? 이제 이혼 하니까 구동백씬 거기 계속 계셔야겠네요. 여기 구동백씨 방은 비워야 되구요 그쵸?
이삿짐 다시 싸야겠네. 석현이 통해서 보내 드릴까요? 아, 남들 보기엔 그게 더 자연스럽겠네요. (울먹) 그쵸? 그게 낫겠죠?
동백 : (담담하게) 예, 그게 좋겠네요.
지수 : (동백의 말에 마음이 아파, 눈물이 흐른다, 전화를 끊어버린다)
동백 : (끊어진 전화에 대고, 담담하게) 지수씨.. 웃으십시오.. 웃는 것밖엔 방법이 없습니다..
(전화를 내려놓지 못하고 그대로 가만히 있다)
씬/8 달리는 강모 차 안 + 광화문 사거리 (아침)
강모 : (운전을 하고 있다) ... (신호에 걸려 멈춰 선다) ... (사거리 전광판 뉴스 자막을 본다,
<배우 한지수 결국 파경, 남편의 외도가 원인>) ... (담담한 얼굴로 뉴스를 보다가, 운전을 하고 지나간다)
씬/9 우체국 국장실 (아침)
국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창밖을 보고 서 있다. 국장실 안에는 동백의 전신사진 안내판이 다 모여 있다.
팀장, 윤섭, 태완이 마지막으로 각각 한 개씩 들고 들어와 세워 놓는다.
팀장 : (근심 가득한 얼굴로) 국장님, 동백이 안내판 다 가지고 왔습니다.
국장 : (창밖을 보며, 심각하게) 그래? 전부 다 가져 왔어?
팀장 : 전부는 아니고요.. 두 개는 어쩔 수 없이 폐기 처분 했습니다.
국장 : (돌라서며) 왜?!
팀장 : 그게 하나는.. 우체국 건물 밖에 있는 안내판인데, 불에 타 가지구..
국장 : (놀라 소리치는) 불에 타?!
팀장 : (속상한) 예.. 그리고 또 하나는 누가 (말하기 어려운) 분뇨를 던졌는지.. 냄새가 코를 찔러서..
국장 : (깜짝 놀라) 분뇨?!
팀장 : (어렵게) 예..
국장 : (한탄하며 심각하게) 이게 이게 우리 우체국의 이미지이자 현실이구만! 어떻게 두 번씩이나 이런 일이..
박경애 이 친구 나랑 구동백이랑 무슨 악연이길래, 우리 우체국에 똥칠을 하고 나가나..? (깊은 한숨)
팀,윤,태 : (깊은 한숨)
씬/10 민지 방 (아침)
민지 : (머리를 싸매고, 한숨을 푹푹 누워 있다)
상철 : (민지 옆에 쭈그리고 앉아 있다)
민지 : (힘없이) 아침 댓바람부터 왜 왔어..? 우리 오빠 패주려고 온 거야..? 그럼 얼른 패고 가.. 내 몫까지 패 줘..
동백 : (작은 상에 밥을 차려 들어온다, 씩씩한) 상철이 너도 아침 안 먹었지? 민지 좀 먹이면서 너도 같이 먹어.
민지 : (벌떡 일어나 동백을 노려보며) 오빠 상철이 아침 먹으러 온 거 아니야? 오빠 패주려고 온 거야! (상철에게) 야, 그래 너
밥 먹고 힘내서 우리 오빠 최대한 세게 좀 때려 줘라! (눈물이 난다) 정신 좀 차리게! (손으로 눈물을 확~ 훔친다)
동백 : (편하게) 민지야, 울지 마 임마. 오빠 더 잘 되려고 이러는 거야.
민지 : (기가 막혀) 급기야 미쳤구나? 잘 되려고 이혼을 해? (버럭) 그게 말이 돼!
상철 : 아저씨 나가.. (동백을 끌고 나간다)
동백 : (나가면서, OFF) 민지야 밥 꼭 먹어! 오빠 출근 할 게!
민지 : 미쳤어.. 틀림없어 미쳤어.. (하고 누워 버린다)
씬/11 동백 집 앞 (아침)
동백과 상철이 서 있다.
상철 : (걱정스러운) 누나랑 민지랑 다 같이 호주 갈래? 호주가서 한 2년 살다 올까? 그쯤 되면 다 잊어버리지 않겠어, 사람들?
동백 : (웃고는 상철을 본다) 너랑 지수씨랑 민지랑.. 그렇게 다 같이 있을 수 있으면 거기가 호주든 한국이든 무슨 차이냐.
우리 집 마당 좋잖아. 너 좋아하는 불고기도 해 먹고, 나 좋아하는 꽃게탕도 해 먹고, 지수씨 좋아하는 방울토마토도
씻어 먹고, 우리 민지 좋아하는 꼴뚜기도 볶아 먹고, 다 같이 게임도 하고 놀고.. 그럼 나 여기서 버틸 수 있다 상철아.
상철 : (안타깝게 동백을 본다)
동백 : 민지 잘 좀 부탁한다. 밥 꼭 먹여. 갈게. (하고 씩씩하게 간다)
상철 : (가는 동백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가 크게 소리친다) 매형!
동백 : (걸어가다가 상철의 매형 소리에 멈춰 선다) ...!
상철 : (한 번 더 크게, OFF) 매형!
동백 : (그 말에 천천히 돌아선다)
상철 : (속상해서 크게) 이혼해도! 아저씬 내 매형이야! 그거 까먹지 마! (하고 울컥해서 확~ 들어가 버린다)
동백 : (그런 상철을 보고, 행복한 표정)
씬/12 우체국 근처 거리 (낮)
동백, 팀장, 윤섭, 태완, 명진이 걸어가고 있다. 동백이 의외로 씩씩한 표정이라 일동은 의아한 표정들이다.
일동은 동백의 눈치를 본다.
동백 : (과일 리어커의 방울토마토를 보고는) 어? (일동에게 웃으며) 잠시만요!
(하고 주인에게) 이거 방울토마토 만 원 어치만 주십시오.
일동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런 동백을 보며 수근 거린다.
윤섭 : 이혼하는 사람 치고 표정이 너무 좋지 않아요?
태완 : 점심도 너무 잘 먹던데?
명진 : 이혼하고 진짜 경애랑 사귀는 건가?
팀장 : (화내는) 헛소리들 그만 해! (속상한 표정으로) 하..!
동백 : (주인에게 방울토마토가 든 봉지를 받고는) 많이 파십시오. (하고 일동에게 걸어간다)
팀장 : (그런 동백을 걱정스럽게 보다가) ... (뭔가에 놀라는 표정) 어? (동백에게 소리친다) 동백아 뒤에! (이후, 슬로우)
동백 : (영문 몰라 하며 뒤돌아보는) ...?
지수팬 : (20대 남자, 얼굴을 오토바이 핼맷으로 가린) ... (동백을 때릴 듯이 각목을 쳐든다)
인서트, 바닥에 떨어져 나뒹구는 방울토마토들.
씬/13 지수 집 거실 (낮)
강모 : (소파에 앉아 있다)
연경 : (지수 방에서 나온다) ... (강모에게) 지수 너 불편한가보다. 안 나오 겠다 그러네?
강모 : (편하게) 그래? 괜찮아. 그냥 걱정 되서 와 본 거야.
연경 : (괴로운) 아.. (소파에 앉으며) 박경애를 진작에 조심 시켰어야 되는데.. 일을 이렇게까지 만들고.. 순진한 얜 줄 알았는데..
강모 : (가만히 듣고만 있다) ...! (하다가) 이혼은 어떻게 결정 한 거야?
연경 : 구동백씨가.. 그렇게 하자고..
강모 : 그래? 마음 좋은 사람이네. 알고는 있었지만. (의도가 있는) 이혼이다 뭐다 시끄러울 텐데.. 잠깐 나가 있을 거지 니네?
연경 : (하는 수 없이) 너 좀 속상하겠지만, 지수랑 구동백씨 형식적으로만 이혼이지, 헤어질 생각 없는 거 같다.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어.
강모 : (순간 분노가 이는데) 그래..!
지수 : (놀라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지수 방에서 뛰어 나온다)
강모 : (일어나며, 뭔가 싶어) 지수야!
연경 : 왜 그래?
지수 : (울듯한 얼굴로) 구동백씨가.. 내 팬한테.. (급하게 나가 버린다)
강모 : (그런 지수에게 화가 나지만 억지로 참는다)
씬/14 병원 복도 (낮)
지수가 뛰어 오는데, 기다리고 있는 기자들이 달려 든다.
기자들 : 어! 한지수다! / 한지수씨? / 지금 이 상황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시죠?
지수 : (눈물을 흘리며 급하게 걸어간다)
연경 : (걱정스러운 얼굴로 지수를 그 뒤를 케어하며 따라간다)
씬/15 병원 입원실 (낮)
지수 : (문을 열고 들어온다)
연경 : (기자들 제지하며 억지로 문을 닫는다)
동백 : (오른쪽 팔에 붕대를 감고, 팔걸이를 하고 있다, 활짝 웃으며) 오셨습니까 지수씨?
역시 의리 있으셔.. 소식 듣고 바로 달려오셨나 봅니다.
연경 : (걱정스러운) 괜찮으세요?
동백 : 예.. (씩씩하게) 팔에 금 조금 갔답니다.
지수 : (눈물이 난다)
민지 : (그런 지수가 의아한) 언니..?
상철 : (민지에게 얼른) 나가자 우린, 누나도 나가. (민지, 연경을 끌고 간다)
연경 : 어.. (끌려 나간다)
지수 : (동백의 팔을 속상해서 쳐다본다)
동백 : (기운 내서 계속 종알거리는) 아니, 병문안 오는 사람이 쥬스 깡통이라도 사오셔야지,
빈손으로 덜렁덜렁 오셔서 되겠습니까? 내가 황도 통조림 참 좋아하는데, 매너 없으시다!
지수 : (걱정스러운) 지금 농담이 나와요?
동백 : (웃으며) 농담이 나오네요! 지수씨 이렇게 보니까, 좋아서요!
지수 : (못 말리겠다는 듯 실소가 터진다) 하..!
동백 : (지수가 웃자 좋은) 지수씨! 오신 김에 거기 바나나 좀 하나 까주십시오. 제가 팔을 다쳐서 도저히 깔 수가 없습니다.
까는 건 또 지수씨 전문이지 않습니까? 바둑알도 잘 까고! 자몽도 잘 까고!
지수 : (어이없어 웃고) ... (바나나를 벗겨 준다) 자요.
동백 : 깐 김에 먹여 주면 좀 좋아요? 환잔데?
지수 : 치! (먹여 준다)
동백 : (먹고는) 음~~ 역시 세상에 나쁘기만 한 일은 없습니다. 팔을 다치니까 이렇게 호강을 합니다 제가.
지수 : (밉다는 듯) 호강해서 좋으시겠어요.
동백 : (웃으며) 네, 좋습니다. (하고는) 밖에 기자들 많죠? 이거 또 바람 핀 남편 병문안 다닌다구 한지수씨 이상하다 그러겠네.
하긴 뭐, 팔이 다쳤으니까, 그것도 지수씨 팬한테 맞은 거니까, 크게 얘기는 안 나오겠네요. 괜찮겠다. (입을 벌리며) 아~~
지수 : (바나나를 먹여 주며 그런 동백을 씁쓸하게 본다)
씬/16 병원 정원 일각 (낮)
민지 : (음료수를 들고, 상철과 연경을 빤히 본다) 매니저 언니, 저는요.. 솔직히 이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되거든요?
제가 학교 다닐 때 공부를 못 하긴 했지만요 이해력이 떨어지는 애는 아니었는데.. 저한테 설명 좀 해 주시겠어요?
언니가 여길 왜 와요? 이혼까지 할 정도면 화가 대단하게 난 거 아니에요? 예?
연경 : (할 말이 없다) ...
상철 : (대신 둘러대는) 다쳤..으니까.. 응급상황이잖아.
민지 : 너도 그래? 너는 왜 하루 종일 나 지키고 있어?
상철 : (괜히 너스레 떠는) 우리 관계는.. 저 두 사람하고 상관없잖아. 우리가 헤어지나 뭐? 가만있어 봐. 둘이 이혼하면
우리 겹사돈 아니잖아? (민지 어깨를 걸고 웃으며) 민지야, 우리 진지하게 진도 나가 볼까? 나는 일단 키스부터 하는데?
민지 : (힘없이 상철을 밀어낸다) 장난치지 마. (매우 걱정스러운) 아후.. 나는 진짜 뭐가 어떻게 되는 건 지 모르겠다.
(기운 없이 간다)
연경 : (가는 민지를 보며) 민지씨 보기 안 좋네.. 사실대로 말해줘야 되나?
상철 : (정색) 안 돼. 절대 말하지 마. 두 사람 끝난 거 아니야.
씬/17 강모 사무실 (오후)
강모 : (지수 모 증언 비디오를 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씬/18 동백 집 마당 (오후)
민지 : (평상에 앉아, 동백과 지수의 이혼 기사가 난 신문을 보고 있다) ...
(멍한 얼굴로, 평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는 동백과 지수를 본다)
지수 : (굴비 살을 발라 동백 밥에 올려 준다)
동백 : 4주면 이거 푼다는데, 좀 더 하고 있을까요?
지수 : 저도 4주쯤 밥 먹여 주고 있으면 짜증 낼 껄요?
동백 : 그런가요? 하하~ (밥을 먹는다)
지수 : (웃는다)
민지 : (패닉에 빠진 얼굴로 둘을 보다가, <한지수 파경> 신문 기사를 본다) 오빠.. 나 여기 더 있다간 머리가 빙빙 돌 거 같으니까
가게 갈게..
동백,지수 : (동시에) 그래! / 그래요!
민지 : (왜 저러나 싶어, 고개를 저으며 나간다)
지수 : (그런 민지를 보다가) 민지씨 혼란스러워 하는 거 같은데, 괜찮을까요?
동백 : 워낙에 긍정적인 놈이라 괜찮을 겁니다. 그리구 솔직히 지수씨랑 저랑 잘 지내는 거 보면 재결합 가능성 있다고
속으로는 좋아라 하지 않겠습니까?
지수 : 이거 봐요! 이혼하니까 어렵잖아요! (살을 발라 밥에 놔 준다)
동백 : (괜히) 왼손이라 밥 먹기 힘드네, 좀 먹여주시면 안 됩니까?
지수 : 왼손잡이면서 치..! (밥을 뜬다)
동백 : 오..! 저에 대해서 아는 게 많으시네요?
지수 : (밥을 먹여주며) 내가 동백씨랑 같이 지낸 시간이 얼만데.
동백 : (밥을 받아먹으며 행복해 한다)
씬/19 동백 집 거리 (오후)
경애 : (커다란 과일 바구니와 선물용 음료수 박스를 낑낑거리며 들고 온다, 투덜거리는) 아무튼 한지수랑 관련된 것들은
다 맘에 안 들어. 한지수 팬이면 뭔데, 지들이 깡패야? 뭔데 우리 동백씨를 냅다 패? 내가 현장에 있었으면.. 진짜!!
죽빵을 날렸어 씨..!
씬/20 동백 집 마당 (오후)
수돗가에서 지수가 동백의 머리를 감겨 주고 있다.
경애 : (귀엽게, OFF) 실례합니다~
지수 : (누군가 싶은) ... (돌아본다)
경애 : (들어오다가 지수와 동백을 보고는 놀란다) 어..? 한지수씨..?
지수 : (경애를 본다)
동백 : 박경애씨가 웬일이세요?
경애 : (의아한 얼굴로 과일 바구니와 쥬스 박스를 평상에 올려놓고는) 그냥 뭐 다치셨다길래..
(기가 막혀, 평상에 앉아 그런 둘을 본다)
지수 : (마저 머리를 감긴다) 물 차지 않아요?
동백 : 시원합니다.
지수 : 다 됐다. (하고는 타월로 동백의 머리를 닦아 준다)
경애 : (기가 막혀, 그런 지수를 본다)
동백 : 고맙습니다. 저 옷 좀 갈아입고 나올게요. (하고 들어간다)
지수 : (혼잣말) 한 손으로 할 수 있나?
경애 : (싫은) 한지수씨! 왜 여기서 구동백씨 머리를 감기고 있어요?
지수 : 구동백씨가 팔을 다쳐서요.
경애 : 뭔 소리래 이게? 당신 팬이 구동백씨 다치게 한 거 몰라요?
지수 : (반문하는) 제 팬이 왜 화가 났죠?
경애 : (할 말이 없는) 음..! (하다가) 하지만, 어쨌든, 두 사람 이혼 하잖아요 신문에도 내 놓고..
둘이 이제 빠이빠이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지수 : 뭘 이렇게 많이 사왔어요? (과일 바구니를 살피는)
경애 : (화내는) 왜 주인 행세 하세요! 이거 구동백씨 줄려고 사온 거거든요!
지수 : 알았어요. 전 안 먹을게요. (하고 동백 방을 향해) 동백씨, 한 손으로 괜찮아요?
동백 : (OFF) 네, 괜찮습니다.
경애 : 어머머~ 안 괜찮다 그러면 뭐 옷이라도 갈아입혀주겠다는 거예요 지금? 진짜 마누라처럼?
지수 : (그 말에 웃는다)
경애 : (불안한) 그 웃음은 뭐예요? 설마.. 한지수씨 구동백씨 좋아해요?
지수 : 몰랐어요?
경애 : (깜짝 놀라는) 정말?! 왜요?!
지수 :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나?
경애 : (당황하고 낭패인 듯) 아닌데.. 그러면 안 되는데..?
지수 : 뭐가.. 안 되요?
경애 : (심각한 얼굴이다) 하!! 진짜예요? 진짜 구동백씨 좋아해요?
지수 : (끄덕이며 왜 저러나 싶은 표정)
경애 : (입술을 깨물고는 확 나가버린다)
지수 : (어이없다)
씬/21 동백 동네 거리 (오후)
경애 : (걸어가며, 눈물이 그렁그렁해져서) 뭐야 그 남자 말이 틀리잖아.. 한지수는 안 좋아 한다 그러더니..
이혼만 하면 나랑 잘 될 수 있다 그러더니.. 이게 뭐야.. 이씨! (눈물을 닦고는 걸어간다)
씬/22 달리는 강모 차 안 (오후)
강모 : (운전을 하며, 전화를 받고 있다)
경애 : (OFF) 한지수씨가 구동백씨 좋아한다 말이에요! 어떡해요 저는?! 저만 이러다 낙동강 오리알 되는 거 아니에요?!
강모 : (답답한) 두 사람 이혼 발표하고 나면 한지수 캐나다 갈 거니까, 나만 믿어요. 쓸데없이 전화하지 말구요. 끊습니다.
(끊는데)
씬/23 한적한 공터 + 강모 차 안 (오후)
연경이 기다리고 있다, 강모 차가 도착한다.
컷 튀면, 강모와 연경이 차 안에 나란히 앉아 노트북으로, 백기자가 녹화한 지수모의 인터뷰를 보고 있다.
강모 : (힘든 듯) 백기자가 어머니 계신 곳을 어떻게 알아낸 모양이다.
연경 : (놀란 얼굴로 노크북을 덮는다) 하..!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강모 : 내가 손을 좀 써 놓긴 했는데, 시간이 별로 없는 거 같다. 연경아, 힘들겠지만.. 이혼 기자회견 빨리 하고 어떻게 해서든
지수 설득해서 캐나다 나가 있는 게.. 그게 좋을 거 같다.
연경 : (고민스럽다) 캐나다..?
강모 : 이거 공개되면 지수 어머님까지 기자들이 괴롭힐 거야. 우리도 우리지만.. 어머니는 건강도 안 좋으신데..
지수, 더 힘들어지지 않겠니?
연경 : 미치겠다.. (머리를 감싼다)
강모 : 어머니 모시고 갈 만한 곳, 내가 알아봤어. (서류봉투 주며) 빨리 결정해서 알려줘. 진짜 시간이 없다.
연경 : (걱정스럽다) 하...
씬/24 병원 입원실 (오후)
정욱 : (침대에 걸터앉아, 파경 기사를 보고 있다) 생각보다 빨리 마무리 지었구나.. (신문을 치우며 서 있는 강모를 본다,
마음에 안 드는) 그래서? 한지수랑 같이 나가겠다구?
강모 : 회장님 내일 들어오시니까, 회사도 정리 할 겁니다.
정욱 : (마음에 안 드는) 흠..! 돌고 돌아서.. 결국 원점이 됐구나. (포기하는) 알았다. 그럼 내일 걔랑 같이 한 번 와.
강모 : (당황하는) 네?
정욱 : 니 사람 만들겠다고 마음먹은 거잖아! 그럼 인사는 해야지!
강모 : (난처한) 그건 좀.. 힘들 거 같습니다.
정욱 : (웃으며) 하긴.. 그 아이가 나한테 유감이 많긴 하겠지. (표정이 바뀌면서) 그래도 너 때문에 가짜 결혼까지 감수했던 앤데,
마음은 풀어줘야지..
강모 : 굳이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가보겠습니다. (나가는)
정욱 : (눈치 채고) 필요가 없는 거야? 문제가 있는 거야?
강모 : (멈춘다) ... (표정이 굳는)
정욱 : 애써서 될 일 아닌 거 같으면 포기하는 것도 답이야.
강모 : (나가 버린다)
정욱 : (그런 강모를 걱정스럽게 본다)
씬/25 동백 집 마당 (오후)
동백과 지수가 평상에 앉은 채, 손을 잡고 있다.
지수 : 가만히 앉아만 있으니까, 걷고 싶다.
동백 : 걸을 까요? (지수를 일으켜 손을 잡고 평상을 빙빙 돌며 걷는다)
지수 : (평상을 빙빙 돌며 투덜투덜) 여기서 말고요.. 밖에 나가서요..
동백 : (빙빙 돌며) 밖에는 안 됩니다. 이혼 한다는 사람들이 같이 돌아다니면 얼마나 이상하게 보겠습니까?
우리는 그저 한 번은 우리 집, 한 번은 지수씨 집 그렇게 몰래몰래 당분간 살아야 됩니다.
지수 : (빙빙 돌며, 귀엽게 투정) 이거 완전 감옥살이다!
동백 : (빙빙 돌며) 별 수 없지 않습니까?!
지수 : (빙빙 돌며, 귀엽게 투정) 아후.. 얼마나 그러고 살아야 될까..?
동백 : 글쎄요? 몇 달? 몇 년?
지수 : (걷다가 멈추고) 아니야! 그런 게 어딨어! 우리가 나가면 나가는 거지!
씬/26 민지 방 (오후)
동백과 지수가 후드티를 입고 있다.
지수 : (동백 얼굴에 후드를 씌워 줄을 최대한 얼굴을 가리며 확~ 졸라맨다. 입을 가릴 정도로 줄을 묶는다)
이렇게 하면, 얼굴이 안 보여! (선글라스를 동백에게 끼우며) 나이스! 누군 지 전혀 몰라!
동백 : 그래요? 모르겠어요? (거울을 보며) 와!
지수 : (후드를 씌고 줄을 최대한 당겨 묶는다)
동백 : 너무 귀엽다 지수씨.
지수 : (선글라스를 낀다) 준비 끝, 나가서 활보 하자!
씬/27 동백 집 앞 (오후)
후드티를 졸라매고, 선글라스를 낀, 동백과 지수가 튀어 나온다.
마주오는 사람을 보고 긴장 한 듯 가만히 있다.
사람이 그냥 지나가자 지수가 하이파이브를 하자며 손을 든다. 동백이 하이파이브를 한다.
동백과 지수가 손을 잡고 신난 아이들처럼 귀엽게 걸어간다.
씬/28 스무디 전문점 앞 (오후)
후드티를 졸라매고, 선글라스를 낀, 동백과 지수가 손잡고 걸어온다.
지수 : 지금까지 아무도 못 알아 봤어! 성공적이야!
동백 : 후드티만 있으면 돌아 다닐만 하겠는데요? 좀 웃겨서 그렇지?
지수 : 민지씨도 속으면 우리 이러고 살면 돼. 들어가요.
씬/29 스무디 전문점 안 (오후)
축 쳐진 민지와 승은이 마주 앉아 있다.
후드티를 졸라매고, 선글라스를 낀, 동백과 지수가 스무디를 한 잔씩 들고 와 바로 옆 테이블에 앉는다.
스무디를 빨대로 빨면서 민지 눈치를 살핀다.
민지 : (심각하게) 너 같으면 바람 핀 남편 생선 살 발라주고 싶겠니?
승은 : 머리를 밀어도 시원치 않은데, 뭘 발라 줘? 이혼까지 하는 마당에.
민지 : 근데 우리 언닌 왜 그러고 있을까? 충격에 뇌에.. 손상을 입었나?
지수 : (아니라는 듯, 옆에서 고개를 젓고 있다)
승은 : 그건 아닌 거 같고..
지수 : (맞다는 듯, 옆에서 고개를 끄덕인다)
승은 : 음, 민지야! 그냥 내가 한 번 생각해 본 거니까 너 또 화내지 말고 일단 들어 봐.
민지 : 뭔데?
승은 : 내가 전에 들었던 얘길 가지고 유추를 해 본 건데,
(진지하게 예측하는) 두 사람이 무슨 사정으로, 가짜 결혼을 했던 게 아닐까?
동백,지수 : (그 말에 놀라서 사래드는) 풋!
민지,승은 : (이상한 듯 동백을 지수를 쳐다본다)
동백,지수 : (얼른 서로의 얼굴을 매만지며 애정 행각을 한다)
민지 : (둘을 무시해 버리고는, 승은을 보며) 그래서?
승은 : 대략 4개월 정도 결혼하기로 해서 이제 헤어질 시간이 왔다. 그래서 이혼을 하려는데,
그 사이에 두 사람이 진짜로 좋아하게 됐다. 그래서 이혼을 하면서도 연인처럼 군다. 어때?
동백 : (대단하다는 듯 혀를 내두른다)
지수 :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민지 : (재밌다는 듯) 야, 그거 영화로 나오면 재밌겠다! 니가 한 번 써봐라!
승은 : (아닌가 싶은) 그치? 너무 소설이지?
민지 : 그럼 혹시 이런 건가? 우리 언니가 좀 성질이 있거든!
지수 : (그 말에 화가 나는 지, 허리에 손을 얹는다)
민지 : 오빠가 그런 야리꾸리한 사진을 찍혀서 언니가 화가 났다! 욱 하는 성질에 일단 이혼한다고 기자들한테 말해 버렸는데,
알고 보니 아니었다! 이제 와서 번복하기엔 좀 쪽팔리고.. 언니 이미지 관리상 이혼을 하긴 하는데..
두 사람 애정 전선에는 문제가 없다.
승은 : 그래, 그게 더 가능성 있다.
민지 : 그러니? (안심하며) 아.. 그거 였으면 좋겠다.
동백 : (나가자고 지수에게 손짓한다)
지수 : (급히 일어나다가 삐끗해서 민지와 부딪힌다)
민지 : (놀라) 어, 뭐야?
지수 : (인사를 꾸벅하고는 동백과 손잡고 도망간다)
민지 : (나가는 둘을 보며) 저것들 뭐야? 왜 저러고 다녀 더운데? 좀 수상하지 않니?
승은 : 수상하면 경찰 불러 경찰..!
씬/30 동백 집 동네 거리 (저녁)
동백과 지수가 후드와 선글라스를 벗으며 걸어온다.
지수 : 우리 참 웃기지 않아요?
동백 : 뭐가요?
지수 : 가짜였을 때는 마음 놓구 돌아다녔는데, 이제 진짜 좋아하게 되니까 숨어서 다녀야 되구.. (씁쓸하다) 되게 웃겨..
동백 : (지수를 한 번 보고는 엷게 웃으며) 저는 그래도 뭐 좋습니다.
지수 : 이게 뭐가 좋아요?
동백 : 지수씨랑 저만 아는 비밀 데이트를 할 수 있지 않습니까!
지수 : 치..! (뭉클하다)
몇몇 기자들이 동백 집 앞을 기웃거리고 있다.
지수 : (기자들을 보고 멈춰 선다)
동백 : (지수가 왜 그러나 하다 기자들을 보고 멈춘다) ... (후다닥 지수를 구석으로 끌고 간다) 집엔 같이 못 들어가겠네요.
그만 가셔야겠습니다.
지수 : (슬퍼진다) 그러게요.
동백 : (지수의 후드를 다시 씌워준다)
지수 : (동백의 후드를 다시 씌워준다) ... (마음이 먹먹해 진다)
동백 : (마음이 아픈) 저 앞에 택시 타는데 까지 같이 가시죠.
지수 : (선글라스를 다시 끼며) 아니요. 이렇게 하면 아무도 못 알아보잖아요. 저 갈게요. (돌아서 간다)
동백 : (지수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 (마음이 아프다)
지수 : (선글라스 밑으로 눈물이 흐른다)
동백 : (지수에게 빠르게 걸어와 지수를 돌려 세우고 안는다)
지수 : (동백의 목을 천천히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린다)
씬/31 지수 집 현관 + 거실 (밤)
지수가 들어서는데, 상철과 연경이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상철 : (소리치는, OFF) 그러게 왜 처음부터 이딴 일을 벌였냐구!!
지수 : (놀라 뛰어 들어간다)
상철 : (연경에게 버럭) 그래 놓고 왜 바보 같이 김강모한테 끌려 다녀!! 왜!!
지수 : (놀라) 상철아!
상철 : (지수를 노려본다) 잘 했다! 아주 잘 했어! 백기자가 엄마 요양원에 가서, (점점 세게) 선거 끝나면 니가 김강모랑
결혼 한다는 거 다 녹화 했댄다! 다 끝났어 이제! (버럭) 알아?! (하고 나가 버린다)
지수 : (충격을 받은) ... (연경을 본다)
연경 : (한숨) 하.. (기운이 없다) ... (소파에 앉는다)
지수 : (연경에게 오며) 무슨 소리야 쟤..?
연경 : 백기자가 니 결혼 폭로하겠다고 그러고 있나 봐. 강모가 일단 막고는 있다는데
기자회견 빨리 끝내고 어머니 모시고 캐나다에 좀 나가 있자.
지수 : (혼란스럽다) ... (싫다는 듯 고개를 젓는다)
연경 : 지수야, 그게 최선인 거 같다.
지수 : (망연자실한 얼굴로 가만히 서 있다)
씬/32 동백 집 앞 (밤)
동백 : (문을 열고, 기자들이 있나 살핀다) ... (아무도 없자) 기자들도 잠들은 자나 보네? (나와서 기지개를 켜는) 밤 되니까
옥살이는 면하는 구나!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쳐다본다, 고양이가 있다) 오, 야옹이 오랜만이다? (가서 옆에 앉는다)
우리 이제 자주 보겠다. 나 돌아왔거든. 신문 봤냐? 나 이혼해. (웃고는) 쳇! 내가 너한테 무슨 헛소릴 하는 거냐.
(잠시 있다가) 이 형이 힘들어서 그런다. 안 힘든 척 하는 것도 힘들고.. 헤어져 있는 것도 힘들고.. 힘들긴 힘드네..
상철 :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동백을 향해 온다)
동백 : (그런 상철을 보고는) 상철아!
상철 : (바닥에 너부러진다)
동백 : (놀라) 상철아!! (달려간다) 임마!! 무슨 술을 이렇게 마셨어?! (한 팔로 상철을 일으킨다) 일어나.. 일어 나 봐!
상철 : (힘들게 앉고는) ... (취한 목소리로) 하.. 니네 이제 헤어지게 생겼다..
내가 그렇게 붙여 줄라 그랬는데.. 헤어지게 생겼다.. (운다)
동백 : (놀라) 상철아..
상철 : (취해 우는) 나는 힘이 없어.. 이건 내가 못 막아.. 힘이 없어 힘이..
동백 : (영문 모르겠는 표정) ... (핸드폰이 울린다, 받는) 예.. 매니저님! (하다가 이제 알겠는지 상철을 본다)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속상하다) 알겠습니다.. (끊고는 한 팔로 상철을 끌어안는다)
상철 : (동백에게 안겨 울음을 터뜨린다)
동백 :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씬/33 요양원 일각 (오전)
지수가 지수 모가 탄 휠체어를 밀어 산책을 하고 있다. 동백은 멀리 떨어져 서서 그런 지수를 바라보고 있다.
(컷 튀면) 동백과 지수가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다.
지수 : (슬픔을 누르고, 덤덤하게) 동백씨! 우체국은 1년에 휴가 며칠 쓸 수 있어요?
동백 : 아마 대충 보름 정도 쓸 수 있는데, 한 번에 일주일 이상은 힘들구요.
지수 : 그렇구나.
동백 : (슬픔을 누르고, 덤덤하게) 지수씨! 얼마나 지나야 되는지 모르겠지만, 네모 난 하늘 아래서 지수씨를 기다리겠습니다.
그러니까 잘 다녀오십시오.
지수 : (눈물이 그렁해서) 그 집.. 이사 가면 절대 안 되요.
동백 : (안타까운) 절대 이사 안 가겠습니다.
동백과 지수는 눈물을 참으며 말없이 앞을 보고 있다.
씬/34 지수 집 앞 + 백기자 차 안 (낮)
백기자 : (차 안에 앉아, 신문 기사를 보고 있다, <배우 한지수 파경, 남편 외도가 원인인 듯>, 기막혀 신문을 덮는다) 쳇!
(화가 난다) 하.. (연경이 걸어오는 것을 보고는 신문을 들고 차에서 내린다)
연경 : (오다가 백기자를 본다)
백기자 : 이봐, 차 대표님!
연경 : (외면하고 가려는데)
백기자 : (화가 난, 연경 앞을 가로 막으며) 기분 좋게 휴가 갔다 왔더니 어이없는 일이 터져서 말이야.
(신문 기사를 펼쳐 보이며) 당신들 너무 하는 거 아니야? 구동백 이제 쓸모없다고 이딴 식으로 매장 시켜서 내치는 거야?
한지수씨, 자기 이미지는 지키시겠다?!
연경 : (더 이상 참기 힘든지 화내는) 구동백씨 힘들게 된 거, 처음부터 당신 때문 아니야? 이제 와서 구동백씨 걱정하는 거,
웃기는 거 같은데?
백기자 : (기가 막힌) 내가 그래서 그게 미안해서 당신들은 피해 안 보게 해 줬잖아!
(소리치는) 김정욱만 선거 포기하게 만들었잖아!
연경 : (놀라) 뭐..? 당신.. 그게 무슨 소리야? 당신이 김의원 선거 포기하게 만들었어? 강모가 아니구?
백기자 : (기막혀 웃는) 하..! (알았다는 듯) 김강모가, 자기가 포기시켰다고 했나 보지?
야.. 피는 못 속이는 건가?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네?
연경 : (사실일까 봐 두려워하며) 당신 얘기 똑바로 해야 돼, 그거 사실이야?
백기자 : 내가 한지수씨 어머니.. 몰래 촬영해서 죄송한데, 그거 최수연씨 갖다 줬거든 김강모 약혼녀.
그래서 김강모 파혼 당하고, 김의원 선거 포기 한 거야.
연경 : (충격 받은) 파혼을.. 당해..?
백기자 : 내 말 못 믿겠으면, 최수연씨 찾아가서 물어보시던가. (가보라는 듯이 손으로 제스츄어를 한다)
연경 : (믿을 수 없다는 얼굴) 하..!
씬/35 공원 (낮)
연경 : (벤치에 초조한 얼굴로 앉아 있다)
수연 : (다가온다)
연경 : (일어난다) 바쁘실 텐데, 죄송합니다.
수연 : (다소 차갑게) 무슨 일이시죠?
연경 : (불안한 마음으로) 꼭 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수연 : ...
연경 : 생각하기 싫으시겠지만.. 대답 부탁드립니다. 강모가..
수연 : (연경을 본다)
연경 : 파혼 한 겁니까? 파혼 당한 겁니까?
수연 : 그게.. 뭐가 중요한 가요?
연경 : (진지한) 저한테는 중요한 일입니다. 평생 친구를 잃느냐.. 그렇지 않느냐.. 수연씨 대답에 달려 있거든요.
수연 : (연경을 빤히 본다)
카메라 팬 하면, 연경 혼자 벤치에 앉아 있다.
연경 : (실망감과 배신감에 쌓인 얼굴로) 말도 안 돼.. (눈물이 흐른다) ... (눈물을 닦고는 자조 섞인 한숨) 하.. (고개를 젓는다)
씬/36 동백 집 마당 (낮)
평상에 앉아 상철이 해장국을 먹고 있고 민지가 앞에 앉아 있다.
민지 : (기운 없는) 다음에 술 먹을 일 있으면 나도 좀 불러 줘. 내가 요즘 맨 정신으로 버티기가 쪼깨 힘들다.
상철 : (국을 먹으며) 국 맛있네. 야, 이거 호주 가서 생각나면 어떡하지?
민지 : (그 말에 놀라) 너.. 호주 가?
상철 : (웃으며) 가야지! 공부 해야지! 나도 내 인생이 있는데!
민지 : (괜히 슬픈) 그래? (감추며) 공부.. 해야지. 그래야 훌륭한 사람 되지.
상철 : (먹으면서 건성으로) 우리 사돈처녀 여권 있나?
민지 : (왜 물어 보나 쳐다보며) 당연 있지. 한 번도 쓴 적은 없지만.
상철 : (건성으로) 한 번 쓰지?
민지 : (상철을 보며) 쓸 일이.. 없잖아.
상철 : (건성으로) 호주 와!
민지 : (그 말이 반가운) 가면 뭐.. 좋냐?
상철 : 좋지! 우리 집에 내가 타고 다니는 캥거루가 한 마리 있는데, 그 녀석 빌려 줄게, 타고 다니면서 호주 관광 해.
민지 : (실망하는) 치! 난 또 진심인 줄 알았네! 장난이구만!
상철 : (국을 떠먹으면서, 진지하게) 진짜 와.
민지 : (상철을 본다)
상철 : (슬퍼지는) 동백 아저씨가.. 어느 날.. 무말랭이처럼 축 쳐져 있으면.. 그때 데리고 같이 와..
(하고 밥을 퍽퍽~ 퍼먹는다) 아, 맛있다!
민지 : (무슨 소린가 상철을 본다)
씬/37 지수 집 앞 (저녁)
일각에 경애와 석현이 서 있다.
석현 :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전화 안 받으시는데요?
경애 : 그래? 오늘 온 김에 얘기 해 버리면 좋은데, 어떡할까 기다려 볼까?
모범택시가 와서 멈춘다. 동백과 지수가 택시에서 내린다. (경애와는 조금 떨어진 곳이다)
동백 : 그럼 잘 쉬시고.. 내일 기자회견.. 힘드시겠지만.. (말을 못 잇는다)
지수 : (끄덕인다)
동백 : (지수 손을 잡는다) ... (손을 놓으려는데)
지수 : (동백 손을 놓지 못한다)
동백 : (그런 지수를 본다)
경애 : (동백과 지수가 손을 잡고 있는 걸 본다) ... (속상하고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든다) 후..
동백 : 가겠습니다. (힘든 지 얼른 택시를 타고 가 버린다)
지수 : (가는 택시를 보며 서서, 눈물을 흘린다)
경애 : (한없이 서 있는 지수의 뒷모습을 쳐다보다가, 가서는) 한지수씨.
지수 : (돌아선다)
경애 : (지수의 눈물을 보고 놀라는) 어?
지수 : (얼른 눈물을 닦고) 무슨 일이죠?
경애 : (자책감이 드는) 아.. 그게 저기.. 대표님 만나러 왔는데 집에 안 계셔서..
(어렵게) 써켠, 니가 대신 얘기 해 봐. 나 니 배우잖아.
석현 : 저기 누님, 저 경애 누님 데리고 독립하려구요.
지수 : (대충) 그래?
석현 : 경애 누님 영화 주연 맡으셨어요. 저 예산 영화긴 하지만.
지수 : (대충) 잘 됐네. 알았어, 언니한테 내가 말 할게. 가 봐. (경애에게) 잘 되길 바래요. (하고 돌아서는데)
경애 : (그런 지수가 안 되어 보이는지) 내일 이혼 발표 잘 하시구요. 캐나다 가서 잘 지내세요.
지수 : (그 말에 멈칫하는) ...!
경애 : (속상한) 써켠, 가자. (돌아서 간다)
지수 : (돌아서는) 박경애씨!
경애 : 네?
지수 : 내가 캐나다 가는 거.. 누구한테 들었어요?
경애 : (아차 싶어, 눈이 커진다)
씬/38 강모 사무실 (밤)
강모 : (‘사직서’라 쓴 봉투를 본다) ... (봉투를 서랍에 넣고는, 종이 상자 안에 개인 용품들을 챙겨 넣는다) ...
(대표이사 명패를 물끄러미 본다) ... (허망하다는 듯 상자 안에 툭 집어넣는다)
씬/39 달리는 지수 차 안 (낮)
기자회견장으로 가고 있는 지수와 연경, 둘은 아무 말이 없다.
씬/40 우체국 국장실 (낮)
동백, 팀장, 윤섭, 태완이 침울한 얼굴로 앉아 있다.
국장 : (심각한 얼굴로 들어온다)
일동 : (일어난다)
국장 : 앉아, 뭐 하러 일어나. (와서 앉는다)
일동 : (앉는다)
팀장 : (걱정스럽게) 어떻게.. 징계 위원회 결과는..?
동백 : (초조하게 국장을 본다)
국장 : (깊은 한숨을 쉰다) 그게 말이야.. 음.. 워낙에 강경들 하셔서.. 대기 발령을 면치 못 할 거 같아..
동백 : (고개를 숙인다)
팀장 : (흥분해서) 대기 발령..! 그게 말이 됩니까?! 이혼은 개인사 아닙니까! 뭐 공무원은 이혼도 하면 안 됩니까?
이혼 하는 놈들은 다 짤립니까?
국장 : (속상한) 나도 속상해! 나도 핏대 높여 얘기 했어! 우리 구동백과 제비들! 구동백 없으면 안 된다! 이혼은 개인 사정이다!
그런데 이건 뭐 좀 사안이 다르다고 난리들을 치잖아! 공무원의 품위를 훼손 시켰대나 뭐래나 에이 제기랄!
동백 : 대기 발령이면.. 언젠가 복직도 가능한 거겠죠?
국장 : (속상해서 괜히 소리치는) 그러게 왜 자네는 아름다운 한지수씨를 놔두고 박경애랑 그런! 에이..!
동백 : (말 할 수 없는) 후..
씬/41 강모 사무실 (낮)
강모 : (의자에 기대 앉아 눈을 감고 있다)
인터폰이 온다.
강모 : (인터폰을 누른다) 네.
인터폰 : (OFF) 회장님께서 올라오시랍니다.
강모 : 알겠습니다. (서랍에서 사직서를 꺼낸다)
씬/42 기자 회견장 (낮)
이혼 관련 기자 회견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경 : (들어와 일각에 선다, 착잡한 표정이다) 안녕하십니까. 차연경입니다. (인사한다) 지금부터 기자 회견을 시작하겠습니다.
(입구 쪽을 본다)
지수 : (들어온다)
(기자들이 플레쉬 세례를 퍼부으며 경쟁적으로 사진을 찍는다.
지수 : (단상에 마련 된 의자에 앉는다) 한지수입니다. (목례를 한다)
기자들이 플레쉬 세례를 퍼부으며 경쟁적으로 사진을 찍는다.
씬/43 민지 방 (낮)
TV를 보며, 민지는 승은의 손을 잡고 울고 있다.
씬/44 최회장 사무실 (낮)
최회장 : (TV를 통해 기자 회견을 보고 있다)
강모 : (사직서를 들고 들어온다) 회장님.
최회장 : 음, 왔나? 일단 좀 앉게나. 나랑 같이 볼게 있네.
강모 : (지수의 기자 회견을 보고는 불편한 표정이다, 최회장 옆에 앉는다)
씬/45 기자 회견장 (낮)
지수 : 음.. 제 기자 회견에 앞서, 이 분의 얘기를 먼저 듣는 게 순서일 거 같습니다. (하고 입구 쪽을 본다)
경애 : (눈치를 보며 들어온다)
기자들이 플레쉬 세례를 퍼부으며 경쟁적으로 경애를 찍는다.
경애 : (터지는 카메라 플레쉬에 눈을 깜빡깜빡 거린다) ... (지수 옆에 앉아 원고를 펼친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중앙 우체국 직원이었던 박경애입니다. 반갑습니다. (지수를 본다)
지수 : (경애를 본다)
경애 : (준비한 원고를 읽는) 저는 매우 송구스런 마음으로 이렇게 국민 앞에 섰습니다.
구동백씨는 저와 외도를 한 바가 없습니다. 사실입니다.
기자들 : 외도가 아니라고? / 이거 뭐야?
씬/46 최회장 사무실 (낮)
강모 : (매우 놀라는 표정)
씬/47 기자 회견장 (낮)
경애 : 술에 떡이 된 나머지 한 순간의 실수로 구동백씨에게 오명을 씌운 죄를 어찌 다 갚겠습니까?
여러분은 부디 제 얼굴에 침을 뱉으시고.. 돌을 던지시고.. 구동백씨에 대한 오해를 풀어 주시길 바랍니다.
(귀엽게 운다) 으응~~~!
지수 : (경애의 손을 지그시 한 번 잡아 준다)
연경 : (경애를 데리고 나간다)
경애 : (울면서 지수에게 인사를 꾸벅하고 나간다)
씬/48 우체국 국장실
국장 : 저거.. 내가 써 준 사과문인데..?
팀장 :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국장님! 우리 동백이가 외도가 아니라잖습니까 박경애가!
씬/49 민지 방 (낮)
민지 : (울다가 기대하며) 외도 아니래.. 우리 오빠 그거 아니래..
승은 : (놀란다)
씬/50 우체국 사무실 (낮)
명진 : (놀란 얼굴로 달려와 소리치는) 구동백씨!!
동백, 윤섭, 태완이 짐을 싸다 명진을 본다.
씬/51 기자 회견장 (낮)
기자1 : 지금 이게 뭡니까? 여기 이혼 발표하는 자리 아닙니까?
기자2 : 그럼 구동백씨랑 이혼하지 않겠다는 겁니까 한지수씨?
지수 : (꼭 쥐고 있던 주먹을 편다, 손에는 웃고 있는 동백 얼굴 바둑알이 있다, 용기를 내려는 듯 바둑알을 힘 있게 꼭 쥔다) ...
(미소 짓고는) 구동백씨는 사람과 사람은 거래가 아니라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복잡해진 머리를 깨끗하게 비우는 비법도 알고 있고.. 행복해 지려면, 웃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는 걸 알려 준 사람입니다.
세상에 결코 슬프기만 한 일은 없다고 깨닫게 해 준 사람입니다.
기자3 : 한지수씨! 구동백씨와 이혼은 하신다는 말씀이십니까?
지수 : 구동백씨와 저는 계약결혼을 했습니다. 6개월 동안 가짜 결혼을 하기로 했었습니다. 서울시장 선거가 끝날 때까지..
기자들 : 계약 결혼? / 뭐야, 가짜였어? / 시장선거? / 도대체 이게 뭐야?
기자들이 플레쉬 세례를 퍼부으며 경쟁적으로 사진을 찍는다.
씬/52 우체국 휴게실 (낮)
직원들 몇 명과 동백, 윤섭, 태완, 명진이 TV를 통해 기자회견을 보고 있는 중이다.
일동은 놀라 동백을 본다.
동백 : (놀라 달려 나간다)
윤섭 : 가.. 가 가짜..?
태완 : (충격 받은) 이게 무슨..?
씬/53 최회장 사무실 (낮)
강모 :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최회장 : (담담하게 기자회견을 지켜본다)
씬/54 우체국 건물 앞 (낮)
동백 : (달려 나온다) ... (택시를 세워 탄다)
지수 : (OFF) 과거 전, 한 정치인의 자제분과 비밀스런 사랑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걸 알아낸 기자 분을 피하려다가
차 사고가 나면서.. 그렇게 구동백씨를 만났습니다.
씬/55 기자 회견장 (낮)
지수 : 그때 구동백씨는 곤경에 빠진 절 흔쾌히 도와주셨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압력으로 인해 6개월 동안 계약결혼까지 해야 하는 것도, 기꺼이 감수해 주셨습니다.
씬/56 병원 입원실 (낮)
정욱과 보좌관이 TV를 보고 있다.
정욱 : (놀라) 저걸.. 어떻게..?
씬/57 요양원 일각 (낮)
상철 : (지수 모에게, 다정하게) 엄마.. 먼저 누나가 정말 죄송하데요.. 누나한테 어떤 일이 있었냐면..
지수모 : (가만히 듣고 있는)
씬/58 기자 회견장 (낮)
지수 : 계약 결혼은 해서는 안 되는 선택이었습니다. 여러분의 비난을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구동백씨는 잘못이 없습니다.
그 분은 순수하게 어려운 상황에 빠진 절 도와주셨고.. 그 댓가로.. 겨우 사인 아홉 장을 받으셨습니다.
기자들 : (웅성거린다) 사인? / 뭐야 이거! / 장난이야?
기자2 : (공격적인 말투로) 사인 아홉 장을 받고 이런 엄청난 일을 했다고요? 말이 좀 안 되는 거 아닙니까?
지수 : 음.. (미소 짓는다)
씬/59 달리는 택시 (낮)
한 손으로 택시 의자를 꽉 쥔 초조한 동백의 얼굴 위로
지수 : (OFF) 이해가 잘 안 되실 거 압니다. 처음엔 저도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구동백씨는 그런 사람입니다.
씬/60 기자 회견장 (낮)
기자1 : 한지수씨! 당신 말대로라면 계약 결혼이 아직 한 달 넘게 남았는데, 갑자기 이걸 밝히는 이유가 뭡니까?
지수 : 첫 단추를 잘못 끼웠더니 끝까지 잘 채워지질 않아서요. 전부 다 풀어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잘 채우고 싶어졌습니다.
(웃는다) 왜냐면.. 구동백씨랑 같이 보낸 하루하루가 행복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 사람을.. (미소 지으며)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기자들 : (웅성거린다)
지수 : 구동백씨와 저는 계약결혼 직전에 이혼서류를 작성했습니다. (서류를 보여주며) 이게 그 서류입니다. (서류를 찢는다)
하지만 저희는 이혼하지 않을 겁니다.
기자들 : (웅성거린다)
씬/61 최회장 사무실 (낮)
강모 : (더이상 보기 힘들다는 듯 일어서려 한다)
최회장 : (시선으로 제재한다)
강모 : (절망에 빠진 얼굴로 다시 앉는다)
씬/62 민지방 (낮)
민지 : (흥분해서) 아아~~!! (승은을 잡고 흔든다)
승은 : (흔들리며 웃는다) 쳇!!
씬/63 기자 회견장 (낮)
기자2 : (공격적으로) 한지수씨! 지금 한지수씨는 전 국민을 속이신 겁니다! 그래놓고 그 사람을 사랑해서 이제 진짜로 결혼하다
그러면 다 되는 겁니까? 어떻게 이런 발표를 하면서 웃을 수가 있습니까?
지수 : 제가 웃어야.. (울컥) 구동백씨도 웃습니다. (눈물은 그렁하고 입은 미소 지으며) 죄송합니다. 많은 분들이 저를 욕하셔도..
저는 그 분을 위해 계속 웃을 겁니다.
씬/64 기자 회견장 입구 (낮)
동백을 태운 택시가 빠르게 들어온다.
씬/65 기자 회견장 (낮)
지수 : 저는 행복해 지는 방법을 이제 확실히 알았습니다. 행복은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기에,
어떤 사람을 옆에 두느냐가 행복의 첩경입니다. 아마도 구동백씨 같은 분이 옆에 있다면 저는 앞으로도 계속 행복하게
웃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정말 죄송하고, 여기까지 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인사를 한다)
연경 : 이제 기자회견은 마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들을 속였던 점,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립니다. (인사를 한다)
지수 : (일어나 인사를 한다)
연경 : (지수를 데리고 나가려는데)
백기자 : (OFF) 마지막으로 뭐 하나만 물읍시다!
지수 : (백기자를 본다)
연경 : (백기자를 본다)
백기자 : 나 같으면 절대 이 결혼 가짠 걸 밝히지 않을 거 같은데, 이쯤 되면 한지수씨 배우로써 인생은 끝난 거 아닌가?
사람들이 전부 외면 할 거 아니야. 그거 두렵지 않아요?
지수 : (여유 있게) 기자님 혹시 다이빙 해 보셨습니까?
백기자 : (피식 웃으며) 아니요. 난 겁이 많아서.
지수 :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거, 그거 의외로 간단해요.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 떨어진다고 반드시 끝은 아니다..
그렇게 마음만 먹으면 되요. 그러면 그 곳은 절벽 끝이 아니라 다이빙 대가 되고, 그 아래는 시원한 바다가 되거든요.
백기자 : 그럼 뭐 이 자리가.. 사랑을 위한 다이빙쯤 된다는 건가?
지수 : (미소 짓는다)
백기자 :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렇게 사랑할 수 있는 한지수씨의 용기에, (박수를 치며) 전 박수를 보내겠습니다.
지수 : (백기자를 고맙다는 듯 본다)
연경 : (백기자를 보고 엷게 웃는다)
백기자 : (계속, 더 힘차게 박수를 친다)
기자들 : 미친 놈.. / 저거 뭐야..? / 제 왜 저래 미쳤나?
백기자 : (박수치며) 박수들 좀 쳐요! 멋있지 않나?
아무도 박수 치지 않고, 백기자만 혼자 치고, 지수와 연경이 나간다.
씬/66 기자 회견장 앞 복도 (낮)
지수와 연경이 나온다. 연경이 지수 어깨를 꼭 한 번 잡아준다.
지수 : (편안하게 심호흡을 하고는 손을 편다) ... (동백 얼굴 바둑알이 웃고 있다, 미소가 지어진다)
동백 : (OFF) 지수씨!!
지수 : (고개를 들며, 동백이 달려온다) ... (미소 지으며 동백에게 간다)
동백과 지수 마주 보고 멈춰 선다.
지수 : (동백을 바라보며, 카리스마 있게) 구동백씨 제 말 잘 들으세요. (단호하게) 우리 결혼합니다.
동백 : (행복한 얼굴로 지수를 본다)
지수 : 유감스럽지만 구동백씨한텐 선택권이 없어요. 하기 싫어도 하셔야 합니다. 일이 이렇게 된 거.. 당신 책임이니까..
동백 : (지수를 보며 미소 짓는다)
지수 : 왜 대답이 없어요? 하기 싫으세요?! 하긴.. 당신 대답 같은 거 필요 없어. 내가 기자 회견 벌써 다 해 버렸으니까.
당신은 무조건 하는 거야.
동백 : (웃으며) 이거 언제 한 번 들어 봤던 얘긴데..
지수 : 기억 하시네요?
동백 : (감동 받은 얼굴로 지수를 바라보며) 같은 얘긴데.. 기분은 완전히 다르네요.
지수 : (행복한 미소 지으며) 세 번째 소원, 못 들어 줬네요. 어떡하죠?
동백 : 그럼 세 번째 소원 다시 얘기 하겠습니다.
지수 : (동백을 쳐다본다)
동백 : 제 넥타이 한 번만 땡겨 주십시오. 소원입니다.
지수 : (웃고는) 세 번째 소원도, 절 위해 쓰시네요? (손으로 동백의 넥타이를 단단히 잡고 당긴다)
동백 : (한 손으로 지수의 얼굴을 감싸고 아름다운 격정적인 키스를 한다)
기자들이 나오다가 두 사람이 키스하는 걸 보고, 사진을 찍는다.
씬/67 최회장 사무실 (낮)
최회장 : 자네 전공이 뭐였지? 법학이던가?
강모 : ...
최회장 : 그럼 독일쯤이 좋겠군. 가서 아버지 없이 한 번 살아 보게.
남자는 말이야.. 아버지로부터 독립을 해야, 바로 설 수 있는 거네.
강모 : ...
최회장 : (일어나는) ...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돌아오지 말게. 자네를 참아 줄 자신이 없어. (나간다)
강모 : (고개를 숙인다)
씬/68 거리 (낮)
수연 : (서서, 전화 중인) 기자 회견 봤어요. 강모씨는 아빠가 잘 얘기 하실 거예요. 한지수씨.. 역시 멋있으시네요.
저도 한지수씨처럼 행복해져야죠. 그럼 끊을께요. (끊고는, 기운을 내려는 듯 걷는다, F.O)
씬/69 케이블 방송국 외경 (낮)
경애 : (DJ 최화정 같은 튀는 말투로 다소 빠르게, OFF) 영화배우 유재희와 수퍼모델 하민희가 A 클럽 주차장에서..
씬/70 케이블 방송국 스튜디오 (낮)
블루 스크린 앞에 서서, VJ 형식의 방송을 진행하는 경애가 보인다.
경애 : (더듬이 모양의 머리띠를 머리에 쓰고, 독특한 진행 의상을 입은) 키스를 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는 데요,
그들은 진짜 연인이 맞을까요?
E : (삑~~ 벨소리)
경애 : 아니죠! 그건 쇼죠! (더듬이처럼 손동작을 하며) 제 촉이 그래요! 자기들 영화 한 번 홍보하겠다고 짜고서
입술 박치기 한 번 한 거죠! 저의 날카로운 촉을 믿으세요! 한지수의 결혼이 가짠 걸 단방에 알아 본 저니까요!
석현 : (일각에 서서, 작은 여자 가방을 들고 기다리고 있다)
경애 :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이 한지수씨의 진짜 결혼이 있는 날이군요! 비공개 결혼식인데, 저는 한지수씨와 같은 소속사라
초대 받았답니다~ 부러우시죠? 호호~ 지금까지 촉녀! 박경애였습니다~~
감독 : (OFF) 컷!
경애 : 수고하셨습니다! (석현에게 오며) 써켠~ 우리 결혼식 안 늦었지?
석현 : 네!
경애 : (더듬이를 벗으며, 귀엽게 투정) 아우, 난 공중파 언제 가니?
석현 : (나직이) 누님, 오늘 벤 나왔습니다.
경애 : (소리치며 좋아하는) 진짜야? 아~~!! (석현을 흔들며 좋아한다)
씬/71 요양원 잔디밭 (낮)
결혼식이 조촐하게 준비가 되어 있다.
국장 주례, 하객은 팀장, 연경, 지수모, 상철, 민지, 승은, 윤섭, 태완, 경애, 명진, 석현이다.
원피스 스타일의 간단한 웨딩드레스를 입은 지수와 상철과 같이 산 500만 원짜리 양복을 입은 동백이 국장 앞에 나란히 서 있다.
국장 : 신랑 구동백 군은 신부 한지수 양을 아내로 맞아 영원히 사랑하겠는가?
동백 : (웃으며) 네.
국장 : 네,라고 했습니다. 그럼 신부 한지수 양은 신랑 구동백 군을 남편으로 맞아 영원히 사랑하겠습니까?
지수 : (동백보다 더 크게) 네!!
일동 : (웃는다)
국장 : (흉내 내며) 네!!라고 했습니다.
동백,지수 : (웃는다)
국장 : 이로써 두 사람이 부부가 되었음을, 진짜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하는 바입니다.
일동 : (박수치고, 폭죽을 터뜨린다) 우우~~!!
동백,지수 : (웃고 좋아한다)
백기자 : (동백과 지수 앞에 쓱~ 나타난다)
E : (백기자 등장 음향)
동백,지수 : (그런 백기자를 본다)
백기자 : 오늘은.. 숨지 않고 찍겠습니다. (찍을 준비를 한다)
지수 : (동백 어깨에 손을 올리고 모델처럼 포즈 잡으며) 자, 맘껏 찍어봐요.
백기자 : (웃고는 사진을 찍는다)
동백,지수 : (행복하게 웃으며 포즈를 잡는다)
하객 석에 앉은 일동을 카메라가 투 샷으로 각각 잡는다.
상철 : (지수 모에게) 엄마, 누나 지금 되게 행복해.
지수모 : 목소리만 들어도 알아. (웃는다)
민지 : (승은에게 웃으며) 우리 오빠는 같은 여자랑 몇 번을 결혼 하는 거니?
승은 : 난 지겨워서라도 세 번씩은 안 한다.
팀장 : (경애에게) 촉녀, 너 요즘 쪼금 인기 좋던데? 우리 애들도 알아.
경애 : (순진하게 자랑하는) 쪼금 아니거든요, 팀장님? 저 잘 나가거든요! 오늘 벤 나왔어요~
뒤줄에 앉아 있던 태완, 명진이 경애에게 바짝 붙으며.
태완 : (경애에게) 나 벤 한 번만 태워 줘.
명진 : 나도!
경애 : (얼른) 안 되거든!
명진 : 짜증 나..
국장 : (윤섭 옆에 앉는다) 결혼은 항상 아름다운 거야. 그치?
윤섭 : 예.. 뭐..
국장 : 윤섭군, (윤섭 어깨를 감싸며) 효도가 별 거 아닐세.
윤섭 : (내키지 않는 표정) 하..!
상철 : (동백에게 와서는) 옷 한 벌 사라니까, 기어이 결혼식까지 이걸 입어?
동백 : (웃으며) 나 돈 없어.
지수 : (확 끼어들며) 야! 500만원이나 주고 산 건데, 본전 뽑아야지.
동백 : 뽑아야죠!
지수 : 유니폼이라 생각하고 쭉 입으세요.
동백 : 네!
상철 : (웃는다)
백기자 : (찍은 사진을 보고 있다)
연경 : (백기자 옆으로 와서) 정치부 기자께서 연예인 결혼식이나 쫓아 다녀서 되겠습니까?
백기자 : 너무 그러지 마십시오. 정치부 기자답게 시장 선거 투표는 하고 왔으니까.
연경 : (웃는다)
백기자 : (웃고는, 크게) 단체 사진 한 방 찍겠습니다.
카메라 팬 하면, 일동 모여 서 있다.
민지 : 언니, 그 부케 될 수 있는 대로 저를 향해 던져 주세요! 일곱 시 방향!
지수 : 일곱 시 방향 오케이!
승은 : (받을 준비를 하며) 이런 식으로 하면 경찰 불러 경찰..!
지수 : (웃고는, 두 발짝 앞으로 나온다)
여자들은 받을 준비를 한다.
지수 : 여자 분들은 준비하세요, 부케가 두 바퀴 반 돌고 트위스트 합니다!
동백 : 지수씨! 던지십시오 하면 던지십시오, 던지십시오!
지수 : (뒤로 높이 부케를 던진다)
(날아가는 부케 인서트)
국장 : (팔을 쭉 뻗어, 툭~ 잡는다)
여자들 : (망연자실한 얼굴로 국장을 본다)
국장 : (좋아서, 윤섭을 보며) 아이쿠야~ 일이 척척 진행 되는 구만!
윤섭 : (싫은 지, 얼굴을 찌푸린다) 후..!
일동 : (재밌어 하며 웃는다)
씬/72 강모 집 앞 (오후)
강모가 차 트렁크에 커다란 가방 몇 개를 싣는다.
강모 : (차 트렁크를 닫고는, 잠시 차에 기대선다) ... (핸드폰을 꺼내 음성 메시지를 남긴다) 지수야, 나야.
씬/73 달리는 강모 차 안 (오후)
강모 : (편안한 얼굴로 운전을 한다, OFF) 나 지금 공항 간다. 의외로 홀가분하네. 마음도 편하고.
음.. 가서 공부만 하면서 지낼 생각하니까 그래서 그런가?
씬/74 지수 집 정원 (밤)
(결혼식에 입은 옷차림의)동백과 지수가 손을 잡고 들어간다.
지수의 강모의 음성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다.
강모 : (OFF) 돌아보면, 난 참 가난한 사람이었던 거 같다. 가진 게 적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것을 원해서..
항상 행복해라. 결혼 축하한다.
지수 : (동백을 보고 웃으며) 강모씨가 결혼 축하한다고 하네요.
동백 : (미소 짓는다)
씬/75 지수 집 거실 (밤)
동백과 지수가 들어온다.
동백 : 오늘 결혼식,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그럼 쉬십시오 지수씨. (자연스럽게 2층으로 가면서) 올라가겠습니다.
지수 : (기막혀 동백을 보고 있다)
동백 : (가다가 턴을 하고는, 지수를 옆으로 번쩍 안아 든다)
지수 : (웃는다) 이런 못된 장난은 누구한테 배운 거예요?
동백 : 지수씨한테 배웠을 걸요?
지수 : (귀엽게 갸웃하며) 그럴 리가..!
동백 : 아마 맞을 겁니다.
지수 : (은근한 말투) 이제 제 방으로 가시죠, 들어가서 우리 할 거 있으니까.
동백 : (반가운) 아, 그렇습니까?
씬/76 지수 방 (밤)
바둑판 위에 알들이 일렬로 놓여 있다. 동백과 지수가 마주 앉아 있다.
동백 : (알을 깐다, 주먹을 불끈 쥐고는) 아싸!
지수 : (짜증내는) 뭐야!! 또 일타이락이야?!
동백 : 깠다 하면 일타이락이네요? 오늘 제가 컨디션이 좀 괜찮습니다.
지수 : (비꼬듯) 그러게요, 컨디션이 나무랄 데가 없으시네요. (하고 알을 까는데, 자폭한다) 에라이!!
(무릎을 손바닥으로 탁~ 친다)
동백 : 어떡합니까 지수씨? 연속 세 번 자폭하셨습니다.
지수 : (짜증나는) 저도 숫자 셀 줄 알거든요?! (참다못해) 후~ 안 되겠다! (바둑판 위에 동백의 웃는 얼굴 바둑알이 놓여진다)
동백 : 와! 이건 또 뭡니까?
지수 : 한지수 전용 특수알이예요.
동백 : 특수알이요? 동글동글 웃는 게 나 닮았다.
지수 : 뭐가 닮았어 하나도 안 닮았구만! (조준을 하고는) 자! 깝니다! (바둑알을 힘껏 깐다)
동백 얼굴 바둑알이 빙글빙글 돌면서 웃고 있는 실제 동백 얼굴 위로 오버랩 되면서 스틸
지수 : (NA) 우리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그 6개월은 이렇게 웃으면서 끝났다.
■ 엔딩 Ver.2
씬/74 요양원 잔디밭 언덕 (오후)
언덕 잔디밭에선, 하객 일동이 다정에게 웃고 떠들고
음식(간단한 음료, 결혼 케잌, 몇 가지 음식 정도)을 먹으며 행복한 모습들이다.
지수, 일행과 좀 떨어진 곳에서, 강모의 음성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다.
동백, 그런 지수를 본다.
강모 : (OFF) 돌아보면, 난 참 가난한 사람이었던 거 같다. 가진 게 적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것을 원해서..
항상 행복해라. 결혼 축하한다.
동백 : (다가와) 지수씨!
지수 : (뒤돌아 동백을 보고 웃으며) 강모씨가 결혼 축하한다고 하네요.
동백 : (미소 짓는다)
동백, 지수 즐겁게 웃고 떠드는 사람들을 본다.
지수 : (사람들을 보고, 미소 지으며) 다들 즐거운 가 봐요. 너무 좋다.
동백 : (사람들을 보며) 눈부시지 않습니까 저 사람들이요?
지수 : (동백을 본다)
동백 : 아버지가 해 주신 말이 생각나네요. 반짝반짝 빛나는 건 하늘에 떠 있는 별만이 아니다.
땅 위에 발을 딛고 서 있는 모든 사람들은, 그 존재만으로, 한 사람 한 사람 반짝반짝 빛나는 거다.
지수 : (장난스럽게) 와우.. 그럼 다들 스타란 얘기네?
동백 : (지수를 보고 웃고는) 그 중에서도 지수씨가 제일 빛나십니다. 최소한 저한테 만큼은요..! 그냥 참고 하시라고요.
지수 : (웃음으로 답하며) 네, 참고 하겠습니다. (동백에게 손을 내민다)
동백 : (지수를 손을 꼭 잡는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사람들 속에서 웃고 얘기하며 함께 행복한 모습이다.
지수 : (NA) 눈 한 번 감았다 뜨면 끝나있길 바랬던 6개월은 우리 모두를 바꿔놓고 지나갔다.
그 사이 난 한 뼘만큼은 자란 기분이다. 그저 바라보기만 했던 행복을 난 이젠 손을 뻗어 잡을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