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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고] 36
씬1. 낙랑국, 자명고각 안
입체 음향처럼 사방에서 북소리가 진동한다.
대무신왕 : !!
호동 : !
최리 : !
라희 : !
대무신왕, 자명고를 노려보다, 끓는 심화를 참지 못하는 표정으로 뛰쳐나간다.
호동, 대무신왕을 보다 시선 돌려 북을 본다.
호동, 경이로운 시선으로 자명고를 바라보는 모습.
씬2. 동, 자명고각 앞
을두지와 내시장, 호위무사들 기다리고 있다.
대무신왕, 뛰쳐나온다.
을두지 : 북 울리는 소릴 들었나이다. 과연, 자명고 홀로 울린 것입니까?
대무신왕 : .. (자명고각을 굳은 표정으로 돌아본다)
씬3. 동, 자명고각 앞
박쥐들, 자명고각 천장통로를 통해 빠져나와 검은 연기처럼 날아간다.
(자명고각이 워낙 크고 높아서 박쥐가 날아가는 모습까지 사람들 시선에 들어오진 않는다)
씬4. 낙랑국, 단군사당 안/밖
일품, 사당 안으로 뛰어 들어온다.
일품 : 붉은 매가 날아올랐습니다!!
자명 : !! 어서, 은포에 비밀부대를 보내요!!
씬5. 낙랑국, 은포 일각 우나루 있는 곳
우나루, 군사들을 이끌고 진군하는데.
땅바닥이 일어서며, 나무가 일어서며, 낙랑에서 설치한 부비트랩이 작동된다.
기겁을 하는 우나루.
군사들, “자명고다!!/자명고가 노했다!!” 소리치며 기겁을 한다.
말 달리는 소리와 함께 나타나는 은포의 비밀부대. 갑옷으로, 복면으로 두 눈만 내놓고 온몸을 감싸고 있다.
특수부대, 화살과 창으로 고구려 군사들을 몰살 시키고 있다.
우나루 : !! (고군분투하며) 후퇴하라!! 후퇴하라!!!
특수부대, 고구려 군사들을 전멸시키고 우나루만 남겨 놓는다.
우나루 : .. (멍한)
특수부대, 우나루를 지켜본다.
부대의 우두머리 도수기, 창을 던져 그의 앞 땅에 꽂는다.
우나루 : ...
씬6. 낙랑국, 진양궁 경희관(慶喜館) 마당 (밤)
(자막) 낙랑국, 진양궁 경희관 귀빈숙소
고구려 삼족오기가 걸려 있다.
고구려의 호위무사들, 지키고 있고.
전각 밖에는 부퉁이 낙랑근위병들과 지키고 있다.
내시장, 하늘을 보면 매가 날며 울고 있다.
내시장, 매를 향해 휘파람을 분다.
부퉁 : .. (보는)
씬7. 동, 경희관 앞 복도 (밤)
고구려 호위무사들, 지키고 있고.
시비들, 대무신왕이 물린 음식들을 줄줄이 내오고 있다.
동고비가 지휘하고 있다.
내시장, 매가 전한 천을 들고 바삐 걸어온다.
동고비 : (내시장을 보고, 가볍게 읍하고) 연이어 수라를 물리시니 송구하여 어찌해야할지..
내시장 : 폐하의 수라는 우리가 챙길 터이니, 여관장님은 원후마마께 감사 인사만 전해주시지요.
씬8. 동, 경희관 대무신왕의 침소 (밤)
대무신왕, 내시장이 준 전언이 쓰인 천을 보고 있다.
을두지와 내시장만이 있는.
(인서트) 隱浦軍士滅殺 唯一生存者大將軍羽??
(자막) 은포군사 멸살. 우나루 대장군 홀로 생존
대무신왕 : ..
을두지 : 대장군이 무사하다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대무신왕 : (천을 다탁에 내려놓고) 호동을 불러오라.
씬9. 낙랑국, 진양궁 성겸전 최리의 집무실 (밤)
최리와 라희, 모하소와 왕자실, 왕홀, 모양혜, 류지와 부달이 있다.
단도로 그은 손을 천으로 감싼 자명도 함께 있다.
동고비, 경희관에서 음식을 물렸다는 보고를 했다.
모하소 : 낙랑의 음식이 입에 맞지 않으시단 건가.
왕자실 : (비꼬는) 독이라도 탔을까 그러나. 까탈스럽긴.
부달 : 신물 자명고를 친견하고, 입맛이 써서 그런 겁니다~
모양혜 : (모하소에게) 연회도 참석치 않겠다. 혼례식도 안보겠다. 밥도 안 먹겠다.
아무리 귀빈이라도 그리 무례한 객에게 마음 쓰실 필요가 없습니다. 자명고의 승리를 축하하지요.
류지 : 그러시지요.
라희 : (자명을 보다) 이 태녀 신녀님을 위해 건배를 제의합니다.
라희, 일어나 잔을 든다. 모두들, 잔을 든다.
라희 : 사람을 살리는 일이 본래 업이신 신녀께서, 낙랑을 위해 이리 피 묻히는 일까지 하시니
뭐라 고마움을 전해야합니까~ 고생하셨습니다.
모하소 : 태녀야.
라희 : (무시하고, 자명에게) 앞으로도 낙랑국을 잘 지켜주십시오~
최리 : 고생하셨소, 신녀.
자명 : (미소 짓고, 라희에게) 낙랑을 지키는 것은 이 신녀가 아니라, 폐하와 태녀마마십니다.
왕홀 : 그 말씀은 맞으나, 신녀님께서 애쓰시지 않았으면 어찌 오늘의 승리가 있었겠습니까.
이 왕홀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잔을 든다)
모두들, 잔을 비우고 바닥에 던져 깬다.
부퉁, 들어온다.
왕홀 : 무슨 일이냐?
부퉁 : 고구려왕이, 호동왕자님을 만나겠다 합니다. 왕자님만 만나고 혼례식도 보지 않고, 바로 국내성으로 돌아간다 합니다.
최리 : 만나게 하라.
부달 : 감시를 붙여야지 않을까요? 무슨 말을 하는지..
류지 : 지금이 왕자님의 진심을 알고, 고구려왕과 밀약이 있는지·없는지를 알아 볼 기회입니다.
최리 : 사사롭게는 아들을 보는 일이고. 한 나라 왕의 만남을 무슨 수로 엿듣겠는가.
라희 : (발끈해서) 이리도 호동왕잘 믿지 못하신다면, 이 태녀가 엿듣고 오지요.
씬10. 낙랑국, 진양궁 경희관 복도 (밤)
호동과 태추, 걸어온다.
내시장 : .. (호동에게 읍하고, 안에) 폐하. 낙랑국 호동왕자마마 오셨나이다.
호동 : .. (씁쓸한)
안에서 문 열리고, 을두지 나온다.
을두지 : .. (읍하고) 들어가시지요. 폐하께오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호동 : 고맙소. (안으로)
을두지 : (내시장에게) 호위무사들과 경희관 밖으로 물러나 있으라셨네. 가지.
씬11. 동, 경희관 대무신왕의 침소 (밤)
호동, 대무신왕에게 절한다.
호동 : (감회가 남다른) 소자.. 이제야 아바마마께 문후를 제대로 여쭈옵니다.
대무신왕 : (심기가 불편한) 낙랑은 살기가 좋으냐?
호동 : (아직 본뜻을 파악하지 못하고) 보면 볼수록 부럽고, 비옥한 땅입니다. 춘궁기에도 굶어죽는 백성이 없다 합니다.
대무신왕 : (눈으로 의자를 가리킨다)
호동 : (앉고)
대무신왕 : 그래, 아들 없는 최리가 잘해주더냐?
호동 : .. (표정 굳는)
대무신왕 : 최리의 두 부인들도 물론 잘해주겠지? 하나뿐인 사위니 국내성에 있는 네 계모 같진 않겠지.
호동 : ..
대무신왕 : 춘궁기면 아사자가 산을 이루는, 척박한 고구려의 왕 노릇 보다, 최리의 아들 노릇이 낫지 않겠느냐?
호동 : 대체 아버님은 어찌하여 이토록 끊임없이 소자를 의심하시는 것입니까?
대무신왕 : 원래 왕이란 의심하는 존재다! 신하들을 의심하고, 백성들을 의심하고, 눈 밖에 있는, 장성한 아들을 의심하고!
그러지 않으면 언제 뒷통수에 칼이 날아올지 모르니!
호동 : 최리대왕 더 없이 덕 있으시고. 원후·차후 두 분 마마,
소자의 친어머니가 살아계셨더라면 이러셨겠지 싶으실 만큼 따뜻하십니다!
대무신왕 : (본다) !
호동 : 제 손으로, 진양궁을 짓밟고 이런 분들을 죽음으로 다 내몰아야하는가 괴로워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소자라고 인정도 없는 줄 아시나이까!
대무신왕 : 그래서..?
호동 : 흔들리기 전에 소자, 낙랑을 치고 고구려로 가고 싶습니다.
대무신왕 : 그리 괴로운데 고구려로 와야 할 까닭이 뭐냐?
호동 : 소자.. 호동. 한수(漢水) 이북에서, 동료수(東遼水) 너머까지. 대 고구려의 왕이 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대무신왕 : .. (본다)
씬12. 낙랑국, 진양궁 경희관 마당 (밤)
라희, 소소 및 시비들과 함께 서 있다.
을두지와 내시장, 라희를 막고 있다.
내시장 :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라희 : 혼례식도 보지 않고 가신다니, 며느리 될 이 몸, 어찌 예도 올리지 않을 수가 있겠소.
을두지 : 태녀마마의 말씀이 지당하오나, 두 분께서 나누실 말씀이 따로이 있지 않겠나이까. 돌아가십시오.
라희 : 여긴 국내성이 아니라, 진양궁이오. 우보, 이 태녀의 발길을 막을 수 있는 분은 성겸전에 계시는 아바마마뿐이시오.
라희, 안으로 들어간다.
씬13. 동, 경희관 대무신왕의 침소/복도 (밤)
대무신왕, 호동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라희, 복도를 걸어오고 있다.
대무신왕 : 그토록 고구려를 위한다면 낙랑의 신물을 어째서 내게 알리지 않았느냐?
호동 : 진실이라 믿지 않았습니다.
대무신왕 : ... (자명고를 생각한다)
(플래시) 자명고각 안에서 표면을 떨며 울던 자명고 북.
대무신왕 : 북..채가 없었다. 북채로 두드리지 않는 북이.. 어찌 소릴 낸단 말인가...
(답답한 심정으로 오락가락 하다가 멈추고) 자명고가 과연 신물이냐?
호동 : 아바마만 어찌 생각하십니까?
대무신왕 : 믿고 싶지 않지만.. 내 눈으로 봤으니 안 믿을 수도 없고..
호동 : .. (본다)
라희, “아바마마, 소녀...” 고하려는데 안에서 대무신왕의 소리가 들린다.
(대무신왕의 소리) : 어쨌든 하늘에서 최리한테 준 건 황소였지, 북은 아니었다.
라희 : .. (멈칫하는)
대무신왕 : 신성한 소인지, 뭔지. 까죽을 벗겨 북을 만든 놈들이 있을 것 아니냐!
호동 : (본다)
대무신왕 : 북을 만든 놈을 찾아봐라!! 대체 뭔 수작질을 했기에, 북이 저절로 울리는 것인지 알아내란 말이다!!
라희 : !!
호동 : .. (밖에 인기척을 느낀다, 돌아보는)
대무신왕 : !!
대무신왕, 재빨리 단도를 뽑아 던진다.
라희에게 날아오는 단도. 라희, 급히 공중제비로 몸을 돌려 피한다.
대무신왕의 단도가 기둥에 박힌다.
호동 “누구냐!!”하며 뛰쳐나와 라희를 본다.
호동 : 라희!! (놀라고) 괜찮소.. (살펴보는)
라희 : .. (호동을 본다)
대무신왕, 걸어 나와 라희를 본다.
대무신왕 : 쯧쯧. 낙랑국 왕은 교육을 어찌 시키길래, 일국의 태녀가 염탐질을 하느냐?
라희 : 아바마마 급히 환궁하신다기에 인사 올리러 왔나이다.
대무신왕 : (미심쩍게 본다)
라희 : 소녀, 아무 말도 듣지 못했나이다.
대무신왕 : ... (보는)
씬14. 낙랑국, 진양궁 수인문 안 (밤)
대무신왕을 배웅 나온 진양궁 사람들.
최리와 모하소, 호동, 라희, 왕홀, 류지, 부달과 부퉁 이하 신하들과 낙랑국 호위무사들.
모하소 : 혼례식에 참석치 못하신다니.. 아쉬움이 크옵니다.
대무신왕 : .. (모하소를 물끄러미 보다, 내시장에게) 하덕은 완월헌의 선물을 전하라.
내시장 : 예, 폐하. (작은 보석함을 모하소에게) 고구려 공주님께오서 태녀마마께 드리는 혼례선물이옵니다.
모하소 : (받고) 감사 인사를 전해주십시오. (동고비에게 주고, 대무신왕에게) 먼 길 살펴 가십시오. (읍한다)
대무신왕 : .. (미소 지으며, 모하소를 보다 정중히 고개 숙여 인사한다) 고맙소이다.
최리 : 술 한잔도 나누지 못하고. 이리 급히 가시니 아쉽소.
왕홀 : (대무신왕에게) 정광문까지는 신이, 패수까지는 태부와 낙랑의 군사들이 호위할 것입니다.
대무신왕 : (무시하고, 최리를 본다) 환웅이 지상으로 내려오기 전, 천제 환인에게 받았다는 청동검과 청동거울, 청동방울.
세 가지 신물은 어디로 갔겠소?
최리 : .. (이 무슨 뜬금없는)
대무신왕 : 신물은 원래 사라지기 위해 존재하는 거요.
최리 : !
대무신왕 : (을두지와 신하들에게) 가자!!
라희 : 살펴 가시옵소서. (읍하고)
호동 : 폐하.. 살펴 가십시오. (읍하고)
대무신왕, 호위무사의 등을 밟고 말에 오른다.
대무신왕 : 자명고 신물 구경 잘했소!!
대무신왕, 말에 박차를 가해 달려간다.
멀어지는 대무신왕을 바라보는 호동...
씬15. 낙랑국, 왕검성 정광문 앞 (밤)
씬16. 낙랑국, 진양궁 미앙전 라희의 침소 (밤)
왕자실, 라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왕자실 : 호동이 무휼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더냐?
라희 : 별 얘기 없었어요.
왕자실 : 정말이냐?
라희 : 네. 낙랑에 망명한 일로 호되게 질책 당하는 것밖엔.
왕자실 : 흐흠.. 무휼의 성격으로 봐선, 질책이 아니라 목을 베어 죽이는게 맞을 텐데.
라희 : 아무리 성정이 격하기로 남의 나라 궁에서 그런 일을 벌일 만큼 어리석은 분이 아니잖아요.
왕자실 : .. (라희를 본다)
씬17. 낙랑국, 진양궁 자명고각 떨어진 곳 (밤)
호동, 멀리 신녀들이 지키고 있는 자명고각을 지켜보고 있다.
라희, 다가온다. 호동, 라희를 본다.
라희 : 난 말이죠. 자명고가 어찌 스스로 울리는지 너무 궁금해서, 북을 갈라보고 싶을 지경이에요.
호동 : (본다)
자명고각의 문 열리고, 자명과 일품 나온다.
두 사람, 호동과는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어 보지 못하고, 신궁 쪽으로 간다.
호동과 라희, 자명을 본다.
호동 : .. (자명을 보다 시선 돌린다)
라희 : 자명고의 주인인 신녀가 싫어설까.. 애정이 가지 않아요. 그래도 그럴 수 없는 건. 내 감정과 상관없이..
하늘이 내리셨든, 사람이 만들었든 자명고는 낙랑을 지키는 북이기 때문이에요.
호동 : 아무 것도 듣지 못했다더니.. 다 들었군.
라희 : 정작 중요한 건 못 들었어요.
호동 : ?
라희 : 아버님이 자명고의 비밀을 알아내라 했을 때, 어쩔 셈이었는지 그 대답을 듣지 못했어요.
호동 : 자명고의 존재. 고구려에는 너무도 큰 위협이니..
버린 자식이라도.. 아버님이, 진양궁에 있는 내게 그리 명하시는 건 당연한 일이오.
라희 : 나는 아버님의 심정이 아닌 당신 대답이 궁금해요.
호동 : 라희가 오지 않았어도, 아무런 대답도 드리지 않았을꺼요. 고구려의 왕자가 아니라 나는 낙랑의 왕자이니.
라희 : 그 마음 잊지 마세요. (호동을 본다)
씬18. 낙랑국, 진양궁 신당 안 (밤)
왕홀, 기다리고 있다가 들어오는 자명을 맞는다.
왕홀 : 신녀님.
자명 : 고구려왕은 떠났나요?
왕홀 : (고개 끄덕이고) 자명고를 보고도 믿지 못하는 눈치더군요.
자명 : 믿고 싶지 않은 것이겠지요.
왕홀 : 그럴까요..
자명 : 아집이 강하고, 자존심이 강한 사람일수록 드러내지 않을 뿐, 내면의 두려움이 많은 법이거든요.
잃을게 남들보다 많으니. (웃는)
왕홀 : 도수기 은포 부대에게 우나루까지 죽이라할 것을.. 살려둔게 후환으로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명 : (고개를 젓는다) 고구려의 자부심인 대장군이 수치를 당하고 홀로 도망쳤다.
자명고의 위용을 떨치는덴, 그 편이 좋습니다.
왕홀 : 흐흠.. (고개를 끄덕인다)
씬19. 낙랑국, 저잣거리 일각 (다른날/낮)
차차숭과 미추, 징을 치며 사람들을 불러 모아 홍보한다.
백성들 웅성웅성 모여든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자명, 일품과 함께 백성들의 반응을 보고 있다.
차차숭 : 희희낙락~희희낙락~ 낙랑 최고의 그림자극. 자명고를 아십니까~
백성1 : 먼저번에 다 봤는데요~
미추 : 새로운 얘기가 또 있다니깐요~
백성2 : 단군왕검님이 신성한 소를 내려주신 거 말구 뭐가 있소?
차차숭 : 고구려 대장군 우나루가, 은포서 자명고한테 쫓겨 바지에 오줌 줄줄- 갈기며 도망간 얘긴 들어보셨나? (웃는)
백성1 : 그런 일이 있었소?
미추 : 아, 왜. 얼마 전에 고구려 임금이 왔었잖애요~ 우리 신성한 자명고 안믿구 거짓말인가~ 참말인가 볼려구.
그날 대장군이 아주 혼쭐이 나서, 다 죽구 혼자 살아났다잖애요~
씬20. 고구려, 국내성 일각
우나루, 여랑과 함께 말을 타고 궁으로 입궐하고 있다.
군사들, 백성들, 우나루를 보면서 수군수군 거린다.
“은포서 죽다 살아났데/아이구, 천하의 대장군이/대장군이면 뭐하나. 자명고는 하늘이 내리신 신물인데 상대가 되는가..”
우나루 : .. 저 놈들을!!
여랑 : 참으세요. 참으십시오. 어리석은 백성들을 상대로, 화를 내면 안됩니다.
우나루 : .. (참담한)
여랑 : .. (그런 우나루의 눈치를 보는)
씬21. 고구려, 국내성 편수전 대무신왕의 집무실
대무신왕과 신하들, 회의를 하고 있다.
을두지, 추발소, 송옥구가 있고. 우나루가 침통한 표정으로 보고를 하고 있다.
우나루 : 숲에 들어서자,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마른 번개와 천둥이 치기 시작하더니. 안개가 자욱이.. 깔렸습니다..
송옥구 : .. (듣는) 허허...
우나루 : 병사들이 땅속에 파묻어 둔 함정에 걸려 죽어 갈 때. 흰 천으로 온 몸을 감싼 그것들이 나타났습니다.
추발소 : 그것들이 대체 무엇입니까?
우나루 : 귀신인지,인간인지, 사낸지,계집인지..조차 나는 모르겠소.
송옥구 : 어허! 그게 말이 되오! 귀신인지·사람인지, 사낸지·계집인지 모르겠다니.
우나루 :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겁니다!
송옥구 : 쯧쯧쯧쯧... 고구려의 대장군이란 사람이..
대무신왕 : ...
우나루 : 폐하!! (자리에서 일어나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는다) 신 우나루, 자결할 수 있도록 윤허하여 주십시오!
을두지 : (놀라) 대장군!
대무신왕 : (본다)
우나루 : 이미 이 우나루, 고구려의 웃음거리가 되었나이다!!
대무신왕 : 자결이 바쁜 것이 아니라, 자명고를 어찌 처리할까가 바쁘니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일어난다)
우나루 : 폐하!!
대무신왕 : ... (힐긋 보고, 문쪽으로)
씬22. 고구려, 국내성 주몽사당
대무신왕, 바닥에 앉아 고민에 빠져 있다.
내시장, 한쪽에 시립해 있고.
대무신왕 : (동명성왕의 진영에 시선을 두고) 하덕아.. 내 눈으로 본 것이.. 망상이냐? 자명고가 망상이겠느냐?
내시장 : .. 더 없이 냉철하신 대왕마마께오서.. 어찌 망상을 하시겠나이까.
대무신왕 : 망상이어야 한다!!
내시장 : ..
대무신왕 : 망상이라 치자, 망상이라! 그 고막이 찢길 것 같은.. 북소린 또 대체 뭐란 말이냐....
내시장 : ...
대무신왕 : 송옥구를 불러라.
씬23. 고구려, 국내성 오선전 송매설수의 침소
송매설수와 송옥구, 내시장으로부터 대무신왕의 부름을 들었다.
시녀장과 아미술이, 해애우의 옷을 여며주고 있고.
송옥구 : 알겠네. 먼저 가 있게.
내시장 : 폐하께오서 기다리시옵니다, 고추가 어른.
송옥구 : 다른 곳도 아니고, 동명성왕의 사당이 아닌가. 이 송옥구, 손발을 씻고 단정히 갈 것이니.
내시장 : 그리 말씀 올리겠나이다.
내시장, 나간다.
송매설수 : (긴장한) 아바님, 무슨 일일까요?
송옥구 : 무휼이, (하다가 해애우가 있다. 말을 멈춘다)
송매설수 : 해애우를 데려가라.
시녀장 : 예, 마마. 왕자마마~ 이 년과 함께 가시지요~
해애우 : 할아바님. 해애우 검 연습을 하고 오겠습니다.
송옥구 : (땅에 내려서 무릎을 숙여, 해애우와 눈을 맞춘다) 왕자님~ 고구려 제일검이 되셔서
이 늙은 할애빌 기쁘게 해주십시오~
해애우 : 예~
시녀장, 아미 해애우를 데리고 나간다.
송옥구, 다시 앉는다.
송매설수 : 이제껏 우보나, 하덕이를 빼고는.. 누구도 사당으로 부른 일은 없었습니다.
송옥구 : 폐하가 겁을 드신게지요, 자명고에.
송매설수 : 한낱 북 따위에, 두려움을 느낄 사람이 아닙니다.
송옥구 : 한낱 북이 아니라, 고구려의 위협이 되는 신물이지요.
송매설수 : 그런.. 걸 믿으십니까?
송옥구 : 대장군과 폐하가 확인했다면 이 애비도 믿을 수밖에요.
설사 하늘이 내린 것이 아니라.. 낙랑국 최리가 만든 것이라 해도..
송매설수 : .. (심각한)
송옥구 : 이제 내 외손주를 위해서, 이 송옥구 무휼과 단판을 지을 때가 왔나 봅니다. (일어난다)
씬24. 고구려, 국내성 주몽사당
송옥구, 향로에 한줌 향을 넣고 공손히 읍한다.
그 모습을 서서 보는 대무신왕.
송옥구 : (대무신왕을 본다) 비류나부 수장 송옥구, 고구려 대무신 폐하의 부르심을 받고 왔나이다. (읍한다)
대무신왕 : 비류나부 수장..이라. (웃는) 내가 왜 장인을 불렀는지 알고 왔소?
송옥구 : 신과 거래를 하시려는 게지요.
대무신왕 : 역시 장인은 머리가 좋아.
송옥구 : 신을 예까지 부르신 이유를 듣사옵니다.
대무신왕 : 비류나부 군사를 주오.
송옥구 : 낙랑을 치려하시나이까?
대무신왕 : 신물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먹고 힘을 얻지. 자명고의 소문이 고구려를 좀 먹기 전에.
내 군사들의 사기를 다 갉아먹기 전에 낙랑을 쳐야하오.
송옥구 : 흐흠...
대무신왕 : .. (본다)
송옥구 : 호동을 진양궁에서 죽이지 않은 까닭이 무엇입니까?
대무신왕 : 얼굴을 보니 죽일 마음이 안생기더군. 나 역시 사람이고, 아비이니. 내 칼에 자식의 피까지 묻히고 싶지 않았소.
송옥구 : 호동을 온전히 마음에서 버리셨습니까?
대무신왕 : 신하가 어찌, 임금을 시험하려 하는가!! 군사를 줄 것인가! 말 것인가!
송옥구 : 비류나부 군사 칠천은 해애우 왕자마마의 행보에 달려있나이다.
대무신왕 : (본다)
송옥구 : 태자로 세우겠다 약조하시면 군사를 내지요.
대무신왕 : ... (송옥구를 본다)
송옥구 : .. (미소 짓는다)
씬25. 고구려, 국내성 전경 (밤)
씬26. 고구려, 국내성 오선전 송매설수의 침소 (밤)
대무신왕, 잠들어 있는 해애우를 바라보고 있다.
송매설수, 그런 대무신왕을 지켜보고 있고.
대무신왕 : .. (호동을 생각한다)
(호동의 소리) : 아버님은 어찌하여 이토록 끊임없이 소자를 의심하시는 것입니까?
(인서트) 씬11
호동 : 소자.. 호동. 한수 이북에서, 동료수 너머까지. 대 고구려의 왕이 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대무신왕 : .. (침상에 앉아 해애우의 잠든 볼을 쓰다듬어 준다)
송매설수 : .. (미소 짓는)
씬27. 낙랑국, 진양궁 대위전 앞 (다른날/낮)
(자막) 낙랑국, 진양궁 혼례청 5월
혼례준비로 한창 바쁜 궁녀들, 시비들.
모하소, 라희와 호동의 혼례준비를 지켜본다.
씬28. 낙랑국, 진양궁 미앙전 라희의 침소, 목욕실
목욕을 끝낸 라희를 치소와 소소가 커다란 천으로 감싸준다.
씬29. 낙랑국, 율구헌 모양혜의 침소
모양혜, 혼인참석을 위해 한껏 치장하고 있다.
왕홀, 예복을 입고.
왕홀 : 형수님이 새 신부 같습니다~
모양혜 : 이 놈아! 징그럽다!! 형제지간에 두 번이나 했으면 됐지. 세 번이나 시집가리!
왕홀 : 하하하- (웃고)
모양혜 : 역시 혼례는 봄이 좋아. 논에 볍씨도 뿌렸고. 좋은 때다. 태녀가 기다리느라 애간장이 좀 탔겠지만.
왕홀 : 고구려왕이 그리 돌아갔으니. 얼음이 완전히 녹을 때까지는 언제 도발을 할지 지켜봐야 한다,
신녀님께서 그리 말씀하셨으니 혼례가 미뤄진 건 어쩔 수 없지요.
모양혜 : 자명고가 있는데 뭐가 걱정이냐. 이제 낙랑은 두려울게 없나니.
왕홀 : (미소 짓는)
씬30. 낙랑국, 진양궁 회정관 호동의 침소
호동, 무거운 표정으로 앉아있다. 다탁위에는 화려한 혼인예복이놓여있다.
태추, 혼례때 입을 예복차림을 입은채로 호동의 예복을 살펴보고있다.
태추 : 그토록 고대하시던 일인데 새신랑 표정이 영 아닙니다, 왕자님~
호동 : ..
태추 : 혼인하고 나심, 외려 자명고에 접근하기가 쉬울 수 있지 않을까요?
호동 : ..
태추 : (눈치보다) 혹.. 신녀님 때문에 그러십니까?
호동 : 뿌쿠 부모를 어째서 찾지 못하는 거냐?
태추 : 뭔 바윗뎅이가 앞에 턱, 막고 선 것처럼.. 타 넘어지지가 않습니다.
아무도 밝힐 수 없도록 누군가 꽈악 틀어쥐구 있습니다.
호동 : ..
씬31. 낙랑국, 진양궁 미앙전 라희의 침소
라희, 왕자실, 치소, 소소, 시비들의 도움을 얻어 혼례복으로 단장하고 있다.
화장을 하는 라희.
소소 : 너무너무 예쁘세요~ 태녀마마.
치소 : 달님 속에 사시는 항아님이 강림하심 꼭 태녀마마 지금 모습일꺼 같아요~
왕자실 : 내 딸이라도 정말 곱구나. 호동왕자한테 주기가 아까울 정도야.
라희 : (미소)
왕자실 : 이 바쁜 날, 원후는 어디 있는 게야. 태녀 혼례에 태모 얼굴 보기 어려우니.
라희 : 수영관에 가 계시겠죠.
치소 : 기도하러 가셨나 봅니다.
라희 : 기도하러 가신게 아니라, 신녀님을 위로하러 가신게야.
왕자실 : ! (라희를 보다, 시녀들을 본다) 여관장은 아이들과 나가 있거라.
치소 : 예, 마마.
치소, 소소와 시녀들을 데리고 나간다.
왕자실 : 원후가... 신녀를 위로해야 하는 까닭을 네가 아느냐?
라희 : 이 라희, 어머니 딸입니다. 아둔하지 않아요.
왕자실 : .. 대체.. 뭘 알고 있는 거냐?
라희 : 어머니가 신녀를 굳이 죽이려 하신 이유. 원후마마에게 신녀가 소중한 이율 알지요.
왕자실 : 라희야...
라희 : 진작 알고 있었어요. 뿌쿠가 자명이라는 거.
왕자실 : !! 모하소도 네가 아는 것을, 아느냐!
라희 : 네.
왕자실 : ...
씬31-1. 진양국 수영관 자명침소 앞
호동 무거운 마음으로 자명의 침소앞에 와있다. 들어 갈까 말까 망설이는데...어딘서가 인기척소리에 몸을 숨긴다.
모하소 자명침소로 들고 있다.
바라보는 호동...
씬32. 낙랑국, 진양궁 수영관 자명의 침소
모하소, 홀로 들어오는.
자명, 모하소를 맞는다.
자명 : 원후마마. 혼례 준비로 바쁘실 터인데, 어쩐 일이세요?
모하소 : 수영관에 오는 일이 제일 중요해서요.
자명 : ? (의아하게 본다)
모하소 : 오늘은 신녀님을 뵈러 온 것이 아니라.. 내 딸 자명일 보러 왔다.
원후로 온 것이 아니라, 딸에게 내가 지은 혼례복도 입혀보지 못하는 어미로서 왔구나.
자명 : 어머니..
모하소 : 마음이 많이 아프지..?
자명 : (애써 웃는) 괜찮습니다.
모하소 : 신녀는 사람이 아니더냐. 여자가 아니더냐... 어찌 괜찮을 리가 있을까.
자명 : 괜찮..습니다..
모하소 : 신녀의 마음이 아닌, 내 딸 자명의 마음이 어떨지.. 알고도 남는다.
자명 : ... 괜찮으려 합니다. 저는 어머니.. 괜찮아야만 해요.
모하소 :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태산을 세우는 일이라면.. 오늘, 그 태산을 허물어야 하는 것인데..
그러지 마라, 자명아. 네가 이리 속으로 울면, 이 에미.. 더 가슴이 저려... 내가 무너질 것 같다.
자명 : ..
모하소 : 사랑하는 사람과 맺어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자명 : .. 꼭 하루만. 제가 살아갈 날 중에, 오늘 이 하루만. 낙랑의 신녀가 아닌 자명이가 될께요..
모하소 : (고개를 끄덕인다)
자명 : 오늘.. 이 시간만... 엄마 앞에서만 자명이로... 울께요. (눈물이 흐른다)
모하소 : 자명아..
자명 : 엄마...
자명, 모하소의 품에 안긴다.
모하소, 자신의 품에서 눈물 흘리는 자명을 안아준다. (Dis)
씬32-1. 동 밖
침소를 바라보던 호동...자명과의 아름다웠던 추억들이 생각난다.
눈에는 복잡한 심정의 눈물이 고이고...무거운 발걸음으로 돌아서는 호동.
씬33. 낙랑국, 진양궁 대위전 뜰
최리와 왕족들, 문무백관들, 호위군사들, 라희와 호동의 혼례를 축하하기 위해 모여 있다.
호동, 라희의 손을 가볍게 올려 쥐고 입장한다.
화동들, 꽃을 뿌리고.
호동, 신녀들과 함께 단위에 서 있는 자명을 본다.
호동 : ...
자명: .. (단위를 오르는 호동을 바라본다)
호동과 자명, 서로를 바라본다.
라희, 그런 호동을 본다.
라희 : ..
호동 : .. (자신의 옆에 있는 라희를 의식한다. 미소지어준다)
라희 : .. (호동의 손을 더 꼬옥 쥔다)
(시간경과)
자명, 신녀가 들고 있는 꽃잎 바구니에서 꽃잎을 두 손으로 퍼, 무릎 꿇은 라희의 정수리에 부어준다.
라희 : (일어나고) 축복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자명 : .. (호동의 앞으로 온다)
호동 : .. (자명이 앞으로 다가오면, 무릎을 꿇고 몸을 세운다)
자명 : (꽃잎을 두 손에 담아 든다)
호동 : .. (자명을 뚫어지게 본다)
자명 : (호동의 정수리에 꽃잎을 뿌려준다)
호동 : ... 고맙습니다.... 신..녀님... (일어난다)
최리 : 관을 가져오라.
류지 : 예, 폐하. (비단방석에 호동과 라희가 쓸 왕자관을 가져온다)
모하소, 라희에게 관을 씌워준다.
모하소 : 행복해야 한다..
라희 : (냉랭한 미소) 감사합니다, 태모마마.
최리 : (호동에게 관을 씌워준다) 이제 비로소 호동이 이 최리의 아들이자, 사위가 되는구나.
호동 : 황송하옵니다. 아바마마.
최리 : 단군왕검이시여!! 오늘 하늘님의 축복 아래 이 최리의 딸이자 낙랑국 태녀인 라희와 왕자 호동이 혼례를 하여
부부가 되었음을 고하나이다!!
문무백관들, 군사들, 함성을 지른다. “태녀마마 만세!!! 왕자마마 만세!!” 소리 지른다.
왕홀 : .. (자명을 본다)
자명 : .. (문득 왕홀의 시선을 느낀다. 시선 마주치면 쓸쓸히 미소 짓는다)
씬34. 낙랑국, 영성단
낙랑국을 내려다 보고 있다.
라희, 더 없이 행복한 표정으로 호동을 본다.
라희 : 아름답지 않나요 낙랑이?
호동 : (고개를 끄떡여 답한다.)
라희, 호동에게 미소 짓는다.
호동, 자명을 생각한다.
호동, 자명과의 만남을 생각한다.
(인서트) 27부,씬30
호동과 자명의 혼례. (호동, 자명과 함께 국내성 저잣거리에서 혼례하고 말타고 거리회람을 하던 모습을) 생각한다.
씬35. 낙랑국, 진양궁 수영관 자명의 침소 (밤)
자명, 홀로 다탁에 앉아 있다.
(인서트) 27부,씬31
호동과 자명의 첫날밤
호동, 자명을 안아서 침상에 내려놓고 관을 벗겨주던 모습.
호동 :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왕이 되지 않아도 좋지 않을까..
자명 : !!
호동 : 너와 함께, 이대로 살아도 좋지 않을까. 좋은 사내, 좋은 남편.. 좋은 아비로.. 살아도 좋지 않은가.
애써 마음을 잡으로 하지만 되지 않는 자명.
모하소도 채워 줄수 없는 공허함과 시린 가슴이 한줄기 눈물이 되어 흘러 내린다.
씬36. 고구려, 국내성 오선전 송매설수의 침소 (밤)
송매설수와 송옥구, 차를 마시고 있다.
시녀장, 들어온다.
시녀장 : (읍하고) 낙랑국 국혼이 끝났다 하옵니다.
송매설수 : 드디어 호동이 낙랑을 처가로 갖게 되었습니다.
송옥구 : 비루한 망명객이, 여왕의 남편 부마왕이 되는군요.
송매설수 : 아직 폐하, 해애우를 태자로 삼겠다 약조하지 않았습니다.
송옥구 : 생각보다 답이 늦어지는군요.. 자명고는 하루가 달리 군사들에게 퍼지고 있는데..
송매설수 : 만약에 말입니다. 만약에.. 혹여 그이 호동을 아직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해애우가 불안합니다.
송옥구 : 그렇다면 둘 중 하납니다.
송매설수 : (본다)
송옥구 : 누가 낙랑을 무휼의 손에 쥐어 주겠는가. 호동이냐.. 비류나부냐.
송매설수 : .. 아바님..
송옥구 : (고개 젓는다) 자명고까지 있는 낙랑은 강한 나랍니다. 호동이 혼자 힘으로 어찌해볼 나라가 아니에요.
송매설수 : ...
씬37. 고구려, 국내성 편수전 대무신왕의 집무실 (밤)
대무신왕과 을두지 만이 있다.
을두지 : 축하사신이라도 보내야질 않겠습니까?
대무신왕 : ..
을두지 : 호동왕자 때문이 아니라.. 국경을 맞댄 이웃나라의 국혼이 아닙니까? 폐하의 축하글이라도 보내는 것이 옳습니다.
대무신왕 : 내가 호동에게 보내는 글은 축하글이 아니다. (밖을 보고) 하덕 있느냐!
문 열리고, 내시장 들어온다.
내시장 : 찾아계시옵니까, 폐하.
대무신왕 : 보륵이를 불러라! 내 호동에게 보낼 글이 있으니.
(시간경과)
대무신왕, 짧은 전언을 썼다. 붓을 놓고.
(인서트) 보륵이의 발목에 매달 글.
我大武神之命 必破壞自鳴鼓
을두지 : !! (대무신왕을 본다)
대무신왕 : (내시장에게 준다)
내시장 : (받아서 도르륵- 말아 필름통 같은 작은 통에 넣는다)
내시장, 인사하고 문 밖으로 나간다.
을두지 : 호동왕자께 보내는 전언이 무슨 뜻이옵니까?
대무신왕 : 글자 그대로다. 자명고를 부수라.
을두지 : (떨리는) 이 을두지, 황망하고 어지러워... 편수전 바닥이.. 빙빙.. 도는 것 같사옵니다.. 폐하... 설마.. 설마..
대무신왕 : (부드럽게) 우보의 짐작대로다. 호동은 낙랑을 치고자 진양궁으로 간 것이네.
을두지 : !! 폐하... (눈물을 글썽인다)
씬38. 하늘 (밤)
보륵이 울면서 진양궁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씬39. 낙랑국, 진양궁 미앙전 신방 (밤)
호동과 라희의 신방이다.
라희, 얼굴에 보를 쓰고 타탁에 앉아 있다.
라희를 바라보는 모하소와 왕자실. 동고비와 치소.
동고비와 치소, 눈이 마주치면 동고비, 싸늘하게 시선을 피한다.
왕자실 : 좋은 꿈 꾸거라. 가능하면 폐하께 태손을 안겨드릴 꿈이면 더 좋겠지.
라희 : (부끄러운) 어머니.
모하소 : 우물에서 숭늉을 찾으시게. 첫날밤에 벌써 아들을 바라시는가. (웃는)
왕자실 : 후계가 단단해야, 왕실이 단단해지고. 왕실이 단단해야, 나라가 공고해지는 법입니다.
치소 : 진양궁 남자들이 다들 태녀마말 채간 왕자님을 벼르고 있어~ 오늘밤, 신방에 드실 수 있을까나 모르겠습니다~
모하소 : 하긴. (웃고) 태녀야, 네 의지로 선택한 혼사이니. 꼭 행복해져야 한다.
라희 : 고맙습니다.
모하소 : (라희의 손을 한번 잡아준다)
씬40. 동, 미앙전 회랑 (밤)
모하소와 왕자실, 걸어온다.
모하소 : (동고비에게) 혼례날 밤이 아니냐. 너도 영안전 아이들 하고 한 잔 하고, 오늘은 즐거이 지내려무나.
동고비 : 황공하옵니다. 마마.
왕자실 : 치소 너도. 가 놀아.
치소 : 고맙습니다~ 마마.
두 사람, 읍하고 물러간다.
씬41. 동, 동고비와 치소 있는 곳 (밤)
동고비, 걸어간다.
치소, 그 뒷모습을 보고 생각하다가.
치소 : 동고비야!! 동고비야!!
동고비 : (냉랭하게 본다)
치소 : 나하고 한 잔 할래?
동고비 : 왜 이번엔 술에 약을 섞고 싶으냐?
치소 : 아랫것 인생이란게 그렇지. 자기 뜻, 자기 맘이라는게 있니?
주인이 죽으라면 죽는 것이고, 하루 더 살라 하면 사는 것이고.
동고비 : 네 처지를 이해하니, 백번 입 다물고 참아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널 용서하고 술 잔 나눌 일은 없으니, 이리 뻔뻔히 굴진 말아라.
동고비, 차가운 표정으로 등 돌려 걸어간다.
치소 : (그 모습 보다) 흥.. 알긴 쥐뿔. 동고비 널 살리자고, 내가 대신 죽어야 했니?
멍청한 것.. 멍청한 주제에 목숨줄만 자명공주 닮아 더럽게 질긴 년.
씬42. 동, 미앙전 회랑 (밤)
모하소와 왕자실, 서로를 보고 있다.
왕자실 : 태녀가 자명일 안다더군요.
모하소 : 언니가 동생을 알고, 동생이 언닐 알아야하는 것은 당연지사 아닌가.
왕자실 : 라희 말입니다. 어찌된 일이지 정에 몹시 주린 아입니다.
그이가 내 품에서 뺏어, 원후마마께 안겨주고 그 품에서 크게 한 아인데도.
모하소 : (본다)
왕자실 : 원후마마 사랑이 거짓이었는지, 늘 사랑에 애달파하지요.
모하소 : 하고픈 말이 뭔가.
왕자실 : 신녀가 됐다곤 하나, 어쩔 수 없이 그리된 것. 자명일 내 사위 옆에 얼씬 거리지 못하게 하세요.
모하소 : 차후!! 자넨 역지사지란 말도 모르는가!! 어찌 그리 자명이에게 모질고, 모질 수가 있는가!
왕자실 : 역지사지란 말을 잘 알기에 하는 말입니다. 라희.. 정에 주린 아이라지 않았습니까.
혹여 자명이 호동왕자 옆에서 어정거리다가 라희에게 호되게 당할까 하는 말이니, 귀담아 들으세요.
모하소 : ... (왕자실을 본다)
씬43. 낙랑국, 진양궁 성겸전 최리의 집무실 (밤)
최리와 홀로히 술을 마시고 있다.
술잔이 비면 다시 따르는 태감장...
씬44. 낙랑국, 진양궁 연회실 앞 (밤)
씬45. 낙랑국, 진양궁 연회실 안 (밤)
호동, 태추, 철상, 부퉁, 도수기, 왕홀등 젊은 장수들과 술을 들고 있다.
부퉁 : 낙랑 최고 미녀 태녀마말 앗아간 벌주입니다.
호동 : (가득 따러져 있는 술을 마신다)
도수기 : 태녀마말 앗아가, 상사병으로 목숨줄이 갸릉갸릉한 사내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위로주입니다. (가득 담아 주면)
호동 : 아구!! 아구!! 태녀를 불러주오!! 신방에 들어가기 전에 술에 죽겠소!! (엄살떨며 원샷)
태추 : 저는 이제 더 이상 왕자님과 함께 바닥에서 안 자도 되니 섭섭해서 한잔 받으십시오...(기분좋게 취한 태추...생각없이...)
호동 : 네 이놈!! 태추야~
철상 : (술잔 따르며..)
호동 : 너..두냐..? 철상이 너두..?
철상 : 노총각 가슴에 불지른 죄~ 이옵니다. (한잔가득 따러 억지로 먹이고..술병을 왕홀에게 넘기며)
대장군님도 한잔 따라드리시지요..
왕홀 : (술병을 받는)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좌우간 한잔드시오, (술잔 가득 따라 준다)
호동 : 이런...
왕홀의 표정이 웃고는 있지만...싸늘하다.
씬46. 낙랑국, 진양궁 일각 (밤)
보륵이 하늘을 빙빙- 돌며 우는데 아무도 올려다보는 사람이 없다.
군사들, 삼삼오오 둘러앉아, 궁에서 나온 음식과 술을 먹으며 떠들고, 웃고.
일품, 한쪽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의아한.
일품 : ..
씬47. 고구려, 국내성 편수전 대무신왕의 집무실 (밤)
대무신왕, 을두지와 술을 나누고 있다.
을두지 : 졸본에서, 여기 국내성에서.. 이제는 낙랑까지. 어찌해서 왕자마말.. 그토록 사지로만 몰아넣으십니까?
대무신왕 : 왕이란 본래 그런 것이 아닌가. 굶주린 호랑이 아가리에 머릴 디밀고 사는 사람.
을두지 : 폐하.
대무신왕 : 왕도 그런데, 하물며 왕이 되지 못한 왕자의 운명은 더한 것이지!
송옥구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해애우에게 밀려나지 않으려면 호동은 그보다 더한 것이라도 해야 한다!
을두지 : 보륵이.. 왕자마마의 손에 떨어지지 않고, 다른 이의 손에 떨어지면.. 왕자마마 목숨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대무신왕 : 그.. 길 밖에 없으니. 보륵이 말고 내 무슨 수로, 호동에게 명을 내릴 수 있을까?
혼례로 흥청거리는 이 밤, 자명고를 찢어야 하는데, 이 밤 안에 호동에게 연락할 방도를 우보는 아는가?
을두지 : ..
대무신왕 : 그도.. 다 호동이 져야할 삶에 무게인 게다.
씬48. 낙랑국, 진양궁 연회실 앞 (밤)
연회실 안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 들리는데..왕홀 혼자 걸어 나온다..
마음 복잡한 왕홀.
씬50. 낙랑국, 진양궁 수영관 뜰 (밤)
왕홀, 수영관까지 걸어왔다.
왕홀 : ..
씬51. 낙랑국, 진양궁 수영관 신당 안 (밤)
자명, 홀로 앉아 있다. 기도를 하는 것은 아니고 생각에 잠겨 있는.
왕홀, 들어와 자명을 본다.
자명 : (인기척에 돌아보고, 일어난다) 한창 연희 중일텐데요?
왕홀 : 이 밤에 진양궁은 물론이고 낙랑국이 떠들썩하니 모두가 흥청이는데.. 신녀님만 외로워 보이시는군요.
자명 : ..
왕홀 : 아니군요. 이 왕홀도 그러하니.. 아닌가.. 어쩌면 호동왕자도 외로울 수 있겠군요.
자명 : 술 냄새가 많이 납니다.
왕홀 : (손바닥에 입김을 불어보고) 좀 나네요. (웃는) 취하진 않았습니다. 아닌가.. 좀 취했나.. 아닌가.. 취한척을 하고 싶은가..
자명 : 꿀물을 내어드리라 하지요. 드시고 가십시오.
자명, 돌아서 자신의 숙소 쪽으로 한걸음 내딛는다.
그 모습을 보던 왕홀, 자명의 손목을 낚아챈다.
왕홀 : 길상 아가씨.
자명 : !!
왕홀 : 당신은 내게, 신녀님도 될 수 없고. 자명공주님도 아니고, 호동의 뿌쿠도 아니고. 이 왕홀에게는 길상 아가씹니다.
자명 : (손을 뿌리친다) 신당에서 이 무슨 짓입니까!
왕홀 : 신당이 무엇입니까?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곳입니다.
자명 : ..
왕홀 : 당신이 신녀건, 공주건, 세상에 죽은 사람이건, 상관없습니다.
자명 : ..
왕홀 : 이 몸 왕홀, 태산관에서 하랍산까지. 여기 이 자리까지. 그대의 아픔도, 고통도 다 봤소. 이제 그만 내려놓으십시오.
자명 : ..
왕홀 : 자명고가 완성되지 않았습니까. 고구려에 지지 않습니다. 이젠 신녀의 자릴 놓고, 이 왕홀에게 와주십시오.
자명 : ..
왕홀, 꽃병에서 꽃을 한 송이 빼서 자명에게 준다.
왕홀 : 이.. 왕홀과... 혼인해 주십시오... 호동을 내려놓고... 이 홀이 곁에서 행복해 지십시오..
자명 : (꽃을 받는다) 대장군의 마음이 가슴 아려요.
왕홀 : .. (본다)
자명 : 나도 누군가를 그리워해봤기 때문에.. 그대 마음이 어떤지 잘 알아요.
하필이면.. 그 마음이 나로 인해 생겨났다는 것이.. 미안하고 속상해요.
왕홀 : ..
자명 : 대장군... 나도... 간신히 참고 있는 거예요.
왕홀 : ..
자명 : 왕자님께 달려가고픈 뿌쿠의 마음을, 자명이.. 신녀가 애써 붙들고 있는 것이니.. 날 이해해줘요..
자명, 꽃을 꽃병에 다시 꽂고 숙소 쪽으로 돌아선다.
그 모습을 아프게 바라보는 왕홀. (Dis)
씬52. 낙랑국, 진양궁 미앙전 신방 (밤)
호동, 라희의 머리장식을 벗겨준다.
라희 : .. 술 냄새.
호동 : 미안. 다른 방에 가서 잘까?
라희 : (호동의 팔을 비틀어 꼬집는다)
호동 : 하하하- 좌우간 내 색시는 손버릇이 나빠.
라희 : 다른 방 가라구, 다른 방 가. (흘긴다)
호동 : 라희는.. 어릴 때 그대로구나. 고집 센 아이 같고. 순수하고..
라희 : 그래서 싫단 거예요?
호동 : .. (고개 젓는다)
라희 : .. (호동을 본다)
호동 : (라희의 옷 매듭을 푼다)
라희 : .. (부끄러운. 촛불끄개로 촛불을 끈다)
씬53. 낙랑국, 진양궁 수영관 자명의 침소 (밤)
자명, 일품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자명 : 매가 계속 궁 위를 날고 있다?
일품 : 아무래도.. 보륵이 같습니다.
자명 : !! 보륵일 알아?
일품 : 심번에서 태추 군두가 부르는 것을 봤습니다.
자명 : .. (일어난다)
씬54. 낙랑국, 진양궁 호숫가 (밤)
자명, 호수에 발을 담그고 라희가 던져버린 호동의 뿔피리를 찾고 있다.
자명, 뿔피리를 건진다.
자명, 밤하늘을 바라보면 보륵이 맴돌고 있다.
자명 : .. (입술에 대고 분다)
씬55. 낙랑국, 진양궁 회정관 한 방 (밤)
뿔피리소리가 들인다.
술에 취한 태추와 철상이 뒤엉켜 잠들어 있다.
씬56. 낙랑국, 진양궁 미앙전 신방 (밤)
뿔피리소리가 들린다.
라희, 호동의 팔을 베고 행복한 표정으로 잠들어 있다.
호동 : !! (눈을 번쩍 뜬다)
씬57. 낙랑국, 진양궁 호숫가 (밤)
보륵이 날아올라 멀여지고 있고...
자명, 보륵이 발에서 풀어낸 통에서 대무신왕의 전언이 쓰인 종이를 꺼내 펼친다.
일품, 등으로 비춰주고 있다.
자명 : !! (놀란다)
일품 : 뭐라.. 쓴 건지 아십니까?
자명 : 대충.. 하랍서 스승님께 읽는 법을 조금은 배웠으니.
씬58. 낙랑국, 진양궁 미앙전 신방 (밤)
호동, 옷을 입고 나간다.
자리에서 일어나, 그 모습을 쏘아보는 라희.
라희 : ..
씬59. 낙랑국, 진양궁 수영관 자명의 침소 (밤)
자명, 대무신왕이 보낸 전언을 다탁 위에 얹어 놓고 앉아 있다.
문 열리고, 호동 들어온다.
자명 : .. (본다)
호동 : .. 언제쯤 뿌쿠가 날 다시 부르게 될지.. 기다렸다.
호동, 자명을 깊은 시선으로 보는 모습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