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를 원하는 성명서
“나는 너뿐 아니라 숨쉬는 모든 짐승과 나 사이에 세워진
내 계약을 기억하고 다시는 물이 홍수가 되어
모든 동물을 쓸어버리지 못하게 하리라“(창세기9:15공동번역)
팔레스타인 가자 지역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던 하마스가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 측을 향해 전격적인 공격을 시작했고, 이스라엘 측의 많은 사람들이 인질로 잡혔습니다. 이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 측도 반격에 나섰고, 현재 가자 지역과 이스라엘 양측에서 2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우리는 이 하마스의 폭거에 대해 전 세계인들과 함께 항의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전쟁>으로 인식하고 전면전을 선포하고 가자 지역에 대규모 군사력 투입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이 엄청난 전투 상황에서 이스라엘 편에 서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는 이번 하마스의 무력공격에 대해 엄중히 비판하는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이 사태를 더욱 절망적인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와 의구심을 금할 수 없으며, 미국 대통령이 지금 해야 할 발언은 이스라엘 편에 서겠다는 공언이 아니라, 전투 종식을 위한 외교적 대화의 장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방침을 제시하고 전 세계에 촉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 디아스포라와 박해로 인한 고난의 역사 속에서 성경의 <약속의 땅 가나안> 이념을 바탕으로 한 시온주의 운동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원주민인 팔레스타인을 억압하고 배제하는 역사의 시작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수 십만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난민으로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 떠돌아다녀야 했습니다. 유엔이 1948년 12월에 가결(194호)한 <난민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권리 보장>은 이스라엘에 의해 완전히 무시되었고, 오늘날까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수차례 무력 충돌을 반복해 왔습니다.
1993년 9월, 노르웨이의 중재로 이루어진 <오슬로 합의>를 통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국가 공존의 길이 많은 난제를 남기면서도 제시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길은 결국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좌절과 파탄에 이르렀고, 결국 오늘의 사태를 맞이하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여전히 식민지 지배와 같은 정치 경제적 제약에 묶여 있는 가혹한 현실을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이번 하마스의 폭거는 이러한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의 역사적 불합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이스라엘이 아랍 국가들(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려는 최근의 움직임에 대한 반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약속하신 가나안 땅은 나그네였던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 그리고 애굽 땅에서 노예로 살아야 했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보여주신 것임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동시에 그런 고난을 겪은 백성 이스라엘에게 가나안 땅을 약속하신 하나님은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 너희가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었은즉 나그네의 사정을 아느니라."(출23:9)고 명하셨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도달해야 할 평화의 길은, 역사적으로 두 민족 모두 나그네로서 고난의 길을 걸어온 민족이 성경이 가리키는 이 길로 돌아가는 것 외에는 없으며, 이 두 민족의 고난에 역사적으로 헤아릴 수 없는 책임이 있는 세계는 정치적 이해 관계를 넘어 화해와 평화의 길로 가는 외교적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유엔의 중재를 통하여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를 위해 유대교와 이슬람교를 비롯한 여러 종교들 사이에서 이 화해와 평화의 길의 실현을 위해 기도하고 대화를 지속하는 것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노아와 맺은 <무지개 계약>은 모든 생명과의 화해와 평화의 징표이며, <무지개>(히브리어 qesheth)는 싸움을 멈춘 활의 형상임을 기억하며,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를 간절히 기도합시다.
2023년10월12일
日本그리스도교협의회(NCCJ)
의 장 요시타카 카노우(吉髙叶)
총간사 김성제(金性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