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감독의 99번째 연출작 <하류인생>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디지털시대의 아날로그영화라 할수있겠다.
이 아날로그적인것을 이해하려는 아량을 가지고 <하류인생>을 바라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질수도 있다.
1962년 <두만강아잘있거라>로 데뷔후 지금까지 참으로 수많은 장르를 섭렵해온 이시대의 아니, 한국영화의 살아있는 거장 임권택감독!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대한민국에서 이양반에게는 인간문화재 명찰정도는 달아줘도 되지않을까 생각한다. - 좀 오버인가? -
100편이라는 위업달성을 코앞에 두고 이 노감독은 아홉(-1)이라는 숫자놀음을 <하류인생>에서는 애써 외면하려는 흔적을 엿볼수있다.
임권택영화의 가장큰 특징이라하면 바로 누구보다도 한국적미학을 추구해 왔다는것이다.
그것이 어느시점부터라고는 꼬집어 말할수는 없지만 아마도 <만다라>, <길소뜸>, <씨받이>로 이어지는 80년대부터가 아닌가싶다.
그리고 90년대로 넘어와 <서편제>로 터닝포인트를 찍고 <축제>, <춘향뎐>에 이르러 그의 한국적인 색채는 비로서 빛을 발하게 된다.
사실 <하류인생>은 그동안 임권택영화와는 많이 다르다.
가장큰 차이점이라함은 드라마의 부재라 할수 있다. 정일성감독의 카메라는 최태웅(조승우분)이라는 격동기를 살아간 한 거친남자의 인생을 쉬지않고 따라다니기 바쁘다. 그리고 4.19나 5.16과 같은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시간의 흐름을 암시해줄 따름이다.
그렇다면 임권택이 <하류인생>에서 보여주고자한것(의도)은 무엇일까?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이렇게 해석하려한다.
실은 <서편제>를 계기로 임권택감독을 이순신장군보다 더 위대한 인물로 여기며 존경하는인물 1순위로 승격시키고나서 아직 그것이 변하지 않았기때문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서편제>는 내가 한국영화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가져다 준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하기때문이다.
임권택은 최태웅이라는 인물을 통해 지나간 자신의 과거를 되짚어보고 싶어진거다.
그러니까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에 아직 영화를 만들수 있는 기력이 남아 충무로에서는 감독으로써는 가장 연장자이고,
작품으로는 백번째를 맞이하기 바로전이며, 무언가 지나간 영화흔적을 추억하고 쉬어갈수있는 영화로 만들고자 한것은 아닐까?
거기에 과거 수많은 액션영화를 연출하면서 쌓아두었던 노하우와 <장군의 아들>시리즈로 검증된바 있는 투박하고 사실적액션을 첨부하여 땀냄새 물씬풍기는 남자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를일이다.
아니면, 최태웅이라는 강한캐릭터를 통해 임권택자신이 격어보지 못한 세상,혹은 품어보지 못했던 야망에 대한 대리만족의 수단쯤으로 여길수도 있겠다.
그럼 위의 언급한데로 개인적인 의미를 부여한 영화라면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은 봉이란말이냐..라고 누군가 말할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서두에 아나로그적인것에 대한 이해를 지적한 까닭과 연관될수도 있겠다.
<하류인생>을 두고 3류영화네,임권택감독최악의 영화네....혹평이 난무함이 영화를 본 관객들의 일반적인 반응이더라.
전작들과 비교했을때 구성이나 시나리오가 빈약한것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늘 추구해오던 스타일에서 벗어나 겉으로 드러난 형상이 성의 없어 보여지고 그것에 따른 부작용은 피해갈순 없을것이다.
그렇다고 또 베니스로 가게되면서 면죄부가 될수 있는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고 무작정 이영화에 돌을 던질수만은 없다고 여긴다면 편애일까.
단지 노감독이 지나온 험난한 세월을 되돌아보고자, 또는 가장많은 작품활동을 했던 시기에 대한 아쉬움- 공들여 연출하기보단 시간에 쫒겨 다작을 할수밖에 없었던 당시 충무로 환경에대한 -으로 정성스레 당시 명동거리를 부활시켜보고자 세트에 쏟아부은 열정과 격동의 세월을 하류인생일지언정 자신과 내가족의생계를 위해 물불가리지않고 부를 축적하고자 앞만보고 내달리는, 개발도상국으로 도약하기위한 과도기 약육강식의 70년대를 살아가는 야망을 가진 사내의 스피디한 인생의 흐름으로 자신의 이야기는 아닐지언정 지금 현재 자신의 위치를 다시한번 그때를 회상하며 확인하는 계기가 되는, 감독자신에게 기념비적인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여겨진다.
첫댓글음...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고...아마도 앞으로도 보지 않을듯^^;; 합니다만....정말 의견이 많이 다른거 같아요. 지금까지 제가 본 임권택 감독의 영화들은 대부분 드라마가 약했다고 느껴졌거든요. 그리고 보수적인 색채도 무척 짙구요. 거장....이라는 표현에 딴지를 걸고 싶어지는 산이었습니다^^
첫댓글 음...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고...아마도 앞으로도 보지 않을듯^^;; 합니다만....정말 의견이 많이 다른거 같아요. 지금까지 제가 본 임권택 감독의 영화들은 대부분 드라마가 약했다고 느껴졌거든요. 그리고 보수적인 색채도 무척 짙구요. 거장....이라는 표현에 딴지를 걸고 싶어지는 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