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은 즐겁다.반란의 주인공들은 가슴 벅찬 감동에 환호성을 지르고 팬들은 예상을 깨는 신선한 돌풍에 박수를 보내며 즐거워한다.
프로야구 그라운드에 ‘이변의 물결’이 몰아치고 있다.갑작스러운 날씨 변화로 전문가들이 예상한 초반 기상도는 크게 바뀌었다.안개 속이다.
SK와 함께 3약으로 꼽히던 한화 해태의 돌풍이 거세다.나란히 3승2패로 공 동 3위에 올라 있다.2패 뒤에 3연승을 달린 것도 똑같다.
시범경기 1위 한화는 재활선수들의 성공적인 재기와 30대 중·후반 베테랑 선수들의 투혼이 돋보인다.2년생 조규수까지 1년 만에 에이스급 투수로 성 장해 마운드를 지킨다.
‘돌아온 거포’ 송지만과 이상목 지연규 등 재활투수들의 합류는 큰 활력 소가 됐다.송지만은 팀에 돌아오자마자 타선의 핵을 이뤘고,오른쪽 어깨 수 술 후 1년간 휴업한 이상목은 10일 LG전에서 인상적인 피칭으로 화려한 재기 를 알렸다.
한용덕 송진우 장종훈 등 30대 중반의 베테랑이 투타의 선봉에 서 팀을 이 끌고 있다.이상군 김정수 등 우리 나이로 치면 40대에 접어든 투수들도 셋업 맨으로 한몫을 한다.
해태 선수단에는 ‘젊은 피’가 펄펄 끓는다.팀 매각을 앞두고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야구명가(名家)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입단하자마자 선발투수의 자리를 꿰찬 김주철과 내야수 김민철 심제훈이 새내기다.호쾌한 타격과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해태의 새로운 스타로 급부 상하고 있는 ‘안방마님’ 김상훈을 비롯해 양현석 홍세완 장일현 윤형진 등 주력 선수는 2년생이다.베스트9의 평균 나이가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어리 다.현역 최연소 감독인 김성한 감독(43)의 스타일에 맞게 ‘청춘군단’의 패 기로 뭉쳐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야구를 펼치고 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다.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현대와 LG가 1승4패 로 공동 7위로 밀려난 것은 뜻밖이다.현대는 팀 타선의 침묵이 안타깝고 LG 는 마운드의 불안이 걱정이다.
이제 겨우 개막 1주일.약체들의 선전이 계속될 것인지,아니면 짧은 순간의 돌풍이 잠잠해지고 본격적인 ‘제자리 찾기’ 과정에 돌입할 것인지,초반 레이스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