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집저자김희경출판창비발매2010.01.30.
겉 표지에서 느껴지는 무거움이 부담스러워 숙제처럼 맨 마지막까지 남겨 놓았던 그림책, 오늘은 숙제를 하려고 마음 먹었다.
작가 두 사람이 자신들의 마음을 주었다. 나는 그것을 몰랐다. 몰라서 받지 못하고 이 그림책에 냉담하고 있었다. 이처럼 얼마나 많은 것들로부터 스스로를 소외시키고 있을까? 대부분은 내 마음을 닫아걸고 있기에 상대방의 마음을 느끼지 못한다. 그 빗장의 아주 좁은 틈새로 스며드는 작은 빛에 이끌려 마음을 조금 열게 된다. 그리고 순간, 벌꺽 열려버리는 내 마음의 문.
그 열린 마음으로 내 마음이 쏟아져 나온다. 너의 마음이 밀려 들어온다.
"우리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누구에게나 마음이 있어.
말이 별로 없는 엄마
구석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
밥을 혼자 먹는 아빠에게도 마음이 있어.
엄마 배 속에서 막 태어난 아기
눈이 보이지 않는 이나
대머리 교장 선생님에게도 마음이 있어.
그런데 마음은 잘 알 수가 없어.
어느 날 시계를 보면 기쁘다가도
어느 날 시계를 보면 화가 나.
어느 날 고양이를 보면 슬프다가도
어느 날 고양이를 보면 즐거워.
내 마음 나도 모르지.
도대체 마음은 무엇일까?
마음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집과 같아.
큰 집에 사는 욕심쟁이
평생 한 집에만 사는 고집쟁이
매일매일 집 모양을 바꾸는 변덕쟁이처럼
마음의 집은 모양도 크기도 다 달라.
백 사람이면 백개의 집이 생기지.
마음의 집에는 문이 있어
어떤 사람은 문을 아주 조금만 열고
어떤 사람은 활짝 열어 두지.
문을 아예 닫고 사는 사람도 있단다.
마음의 집에는 방도 있어.
어떤 방은 넓어서 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고
어떤 방은 좁아서 겨우 자기만 들어갈 수 있지.
마음의 집에는 창문이 두 개 있어
한 쪽에서는 매일 비가 내리고
다른 쪽에서는 매일 해가 쨍쨍해.
마음의 집에는 계단도 있어.
친구와 다투면 10계단
엄마한테 혼나면 100계단
더 힘든 이를 만나면 1000계단
아무리 아무리 올라가도
끝이 안 보이는 계단도 있지.
마음의 집에는 부엌도 있단다.
어떤 사람은 자기 마음을 멋지게 요리해서 다른 사람에게 주지만
요리가 영 서툰 사람도 있어.
마음의 집에는 화장실이 있어.
친구가 미워질 때
질투하는 마음이 생길 때
잘난 척하고 싶을 때
싸우고 싶을 땐
변기 손잡이를 꾹 누르렴.
그런데,
마음의 집은 가끔 주인이 바뀌곤 한단다.
어떤 날은 불안이
어떤 날은 초조가
어떤 날은 걱정이 네 마음의 집을 다스리지.
또 어떤 날은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마음의 집 주인이 되기도 한단다.
네 마음의 집이 잘 보이지 않을 때
스러져 갈 때
마음의 방에 혼자 있을 때
창밖으로 비가 올 때라도
걱정하지마.
이 세상에는 다른 마음들이 아주 많거든.
그 마음들이 네 마음을 도와줄 거야.
언제나 나를 도와줄 거야.
그래 이 세상에 다른 마음들이 나를 도와 주었지.
그랬기에 지금까지 이렇게 살 수 있었지.
지금 내 마음은 몇 계단 아래에 있을까?
변기에 물을 내리듯 내려버려야할 마음을 잘 버리고 있는지...
쓰기 전에 마음보다 한결 가벼워진 내 마음과 만난다.
내 마음의 집에는 적당히 비가오고 적당히 화창하다.
계단의 끝은 넓은 초원에 다달아있다.
그래서 그곳에서 쉬기도 하고 뛰어 놀기도 하고
사색하고 독서하며 나만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또한 다른 사람의 진실된 마음도 받아 주며 살아가고 있다.
오늘 하루도
첫댓글 내 마음의 집은 어떨까...
물론 여러가지 마음과 모양들이 있을거야..가끔 나도 모르게 주인도 바뀌고~
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길~
다른 사람의 마음을 넉넉히 받아 줄 넖은 집이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