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연다는 것
글 -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 수도인 中
직장에서 제 모습은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항상 제 위주로만 생각하면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며 지내던 어느 날 새로 입사한 직원과의 만남을 통해 마음에 깨우침을 얻게 되었습니다.
저는 새로운 직원이 들어오면 친절하게 대하기는 하지만 업무에 대한 부분만 알려줄 뿐 개인적인 이야기를 듣거나 상대방의 속내를 들으면서 마음으로 공감하는 사람이 되진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입사한 직원은 업무 짬짬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저와 이야기를 하면 마음이 편하다고 했습니다. 10년간 알고 지낸 사람에게도 마음을 잘 털어놓지 못했는데 제게는 자신도 모르게 상세히 속내를 말하게 된다고 하면서 저보다 더 마음을 열고 저를 대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성심껏 들어 준 적이 없던 사람이라 저에게 이야기하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이 사람에게 도를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포덕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어떻게 이야기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도를 전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막상 말하려 하니 제가 도에 대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떻게 이 사람에게 도를 알려줘야 할지, 어떻게 사람을 이끌어야 할지 마음을 열고 사람을 대한다는 것에 거의 공포에 가까운 수준으로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직장에서는 사람을 잘 살피지 않고 ‘이런 것도 못하나.’ 하는 식으로 상대를 이해하기보다 무조건 밀어붙이기식으로 대하는 저에게 도를 전해주고 싶은 마음만 있을 뿐 두려움에 제대로 말도 꺼내지 못했고 그 직원은 개인 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선각분들이 “이리 해봐라. 저리 해봐라.” 알려주신 이야기도 해 보지 못한 제가 참 한심하게 생각되었습니다. 마음을 표현하고 상대방을 헤아린다는 게 이리도 어색한 일인지, 어린아이도 이러지는 않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인연이 있어서일까요? 제가 포덕을 하려던 직원이 그만두고 새 직원을 구해서 업무를 하고 있는데 그 사람도 개인 사정으로 갑자기 퇴사하게 되는 바람에 단기간이지만 업무를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좋은 조건이 아닌데도 포덕을 하려던 그 사람이 짧은 기간이나마 일을 하겠다고 흔쾌히 사무실에 나왔습니다. 속으로 ‘이런 인연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잠시지만 이렇게 다시 보는 것도 보통 인연은 아니겠다는 생각에 이번에는 꼭 도를 전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졌습니다.
굳은 마음으로 선각분께 고민도 털어놓고 제 나름으로 연구도 했지만 막상, 어떻게 말을 꺼내고 설명을 할지 또 두렵기만 했습니다.
우리 공부가 중찰인사 공부라는 생각에 우선 이 사람의 고민에 귀 기울이면서 이 사람을 진정 아끼는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상대가 마음의 어디가 아픈지 진짜 고민은 무엇인지 들으려고 했습니다. 과연 내가 같이 고민하고 공감을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지만, 마음을 다하려고 했습니다.
제 노력이 부족했던 걸까요? 제 생각과 다르게 도를 전하지는 못했습니다. 그 사람이 입도를 하지는 못했지만 저는 포덕을 하려는 과정에서 사람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살피게 되었고 또한 그 과정을 통해서 저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도를 닦는다고는 했지만, 진정으로 도를 구하지 못하고 언제나 선각분들에게 관심을 받고 싶다는 마음을 채우고 싶어 했습니다. 관심에 대한 욕심으로 촉각을 곤두세우다 보니 내가 마음을 먼저 열고 상대방을 받아들이고 관심을 두는 것에 대해서는 몰랐습니다.
내가 남에게 먼저 다가가고 마음을 연다는 것이 좋은 느낌이라는 걸 그 사람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받기만 하는 것보다 내가 주려고 할 때 마음이 열린다는 것을 느꼈고 우리 도가 남을 잘 되게 하는 공부라고 선각분들이 항상 말씀해주셨는데 남을 잘 되게 함이 결국 내 마음을 찾는 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어디에 있든 남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내 마음에 빛이 됨을 잊지 않고 자체로 빛날 수 있는 수도인이 되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출처 -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 대순회보 12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