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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 스크랩 92년 장마, 종로에서 - 정태춘
★산(山)★ 추천 0 조회 83 10.07.19 16:25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92년 장마, 종로에서 - 정태춘

80년대에 대학을 다니셨던 분들 이라면 술이라도 한잔 하는 자리에서는 어김없이 누군가가 '촛불'이나 '떠나가는 배'와 같은 정태춘의 노래를 부르는 것을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축제때나 특별 공연이 있는 날에 운이 좋은 경우에는 노래하는 박은옥, 정태춘 부부를 직접 볼 기회가 있기도 했을 것이다. 정태춘의 노래는 당시 우리에게 저항의 상징이자 힘든 일상을 보듬어주는 마음의 위안이었다.

오늘 노무현 대통령 추모음악회가 성공회대학교에서 있었다.

음악회엔 참석하지 못하고 아프리카 중계로 보았는데 사회자인 권혜효씨가 중반에 직접 노래를 한곡 불렀다. 이 때 부른 노래가 80년대 운동가요로 유명한 박은옥, 정태춘 부부가 만든 '92년 장마, 종로에서'이다.

오랜만에 정태춘의 노래를 들으니 그시절의 아픔이 이 시절에 서울광장에서 다시 재현되었다는 것에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 '2008년 촛불, 종로에서', '2009년 추모, 서울광장에서', '2009년 장마, 용산에서' 이렇게 여전히 이 곡은 흐느낀다. 왜 우리의 역사는 이리도 쉽게 흘러가지 못하는가?

추모음악회에서 부른 권혜효의 목소리는 아니지만 원곡인 정태춘의 노래로 들어보자.



92년 장마, 종로에서

작사.작곡.노래: 정태춘, 박은옥 (1993년, 삶의 문화, 한국음반)

모두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지나는 사람들
탑골공원 담장 기와도 흠씬 젖고
고가 차도에 매달린 신호등 위에 비둘기 한 마리
건너 빌딩의 웬디스 햄버거 간판을 읽고 있지
비는 내리고
장마비 구름이 서울 하늘 위에
높은 빌딩 유리창에
신호등에 멈춰서는 시민들 우산 위에
맑은 날 손수건을 팔던 노점상 좌판 위에
그렇게 서울은 장마권에 들고
다시는
다시는 종로에서 깃발 군중을 기다리지 마라
기자들을 기다리지 마라
비에 젖은 이 거리 위로 사람들이 그저 흘러간다
흐르는 것이 어디 사람뿐이냐
우리들의 한 시대도 거기 묻혀 흘러간다
워, 워......
저기 우산 속으로 사라져 가는구나
입술 굳게 다물고 그렇게 흘러가는구나, 음.....

비가 개이면
서쪽 하늘부터 구름이 벗어지고
파란 하늘이 열리면
저 남산 타워쯤에선 뭐든 다 보일게야
저 구로 공단과 봉천동 북편 산동네 길도
아니, 삼각산과 그 아래 또 세종로 길도
다시는,
다시는 시청 광장에서 눈물을 흘리지 말자
물 대포에 쓰러지지도 말자
절망으로 무너진 가슴들
이제 다시 일어서고 있구나
보라, 저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 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오른다 하늘 높이
훠이, 훠이..훠. 훠이, 훠이...훠
빨간 신호등에 멈춰 섰는 사람들 이마 위로
무심한 눈빛 활짝 열리는 여기 서울 하늘 위로
한무리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 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오른다. 하늘 높이
훠이, 훠이..훠. 훠이, 훠이...훠 -----
훨, 훨, 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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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7.19 18:53

    첫댓글 정태춘의 노래..군사시절 한을 노래하는 부분이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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