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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 connect ed
박아름 개인전
전시작가 : 박 아 름
전시일정 : 2020.07.28~2020.08.02
관람시간 : Open 12:00 ~ Close 18:00 (토, 일, 공휴일 동일 )
전시장소 : 사이아트 스페이스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
T. 02-3141-8842
repetition#3_pen on korean paper_ 27.3x22cm_2020
repetition#11_pen on korean paper_ 25.8x17.9cm_2020
repetition#20_pen on korean paper_ 27.3x22cm_2020
repetition_45_pen on korean paper_ 27.3x22cm_2020
작가노트 중에서.
나는 보았던 것, 찰나에 개인적인 경험이 된 시지각적 이미지를 사고의 흐름에 따라 재구성해서 이어 그린다.
내 인식과 이해에 의해 재생산된 이미지는 경계를 가진 두 선이 되어 화면 위를 부유한다.
연속성과 불연속성의 간극으로부터 읽게 되는 감각과 사유의 주체에 관하여
박아름 작가의 작업에서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선들을 만나게 된다. 그 선은 사실 선이라기 보다는 공간을 함축한 튜브 형태의 선형적 공간이다. 이는 2차원 평면에 그려진 선형적 공간이지만 그 선이 이어지는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디서 끝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무한히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작가가 이번 전시의 주제를 ‘연결’이라는 단어 대신 ‘disconnected’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관하여 작가는 전시에 사용된 단어는 ‘disconnected’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가 사용한 단어는 자세히 보면 ‘dis connect ed’로 표시되어 있으며 이는 한 단어 내에서 간격을 두어 ‘disconnected’라는 단어의 지시적 의미에서 의미상 변화를 주고자 하였던 것이라고 말한다. 즉 ‘연결’이라는 의미와 ‘끊김’이라는 의미 사이에서 양가성을 유지하도록 하여 작가는 자신의 작업이 ‘연결’과 ‘끊김’의 간극 속에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두었던 것이다.
그러나 의문이 드는 것은 ‘화면 대부분을 끊임없이 연결되는 선형적 공간으로 채우고 있으면서도 작가는 왜 연결과 동시에 끊김에 대해 생각하고 그 사이 영역에 자신의 작업이 위치하도록 만들었는가’라는 지점이다. 작가는 그의 작업 노트에서 이 선들은 자신이 경험하고 인식한 시지각적 이미지들과 관련되어 있으며 자신의 인식과 이해 방식에 의해 두 개의 선이자 원통형으로 압축된 이미지들은 결국 자신의 사고의 흐름에 의해 재구성된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언급을 전제로 하여 그의 작업 중 작품 명제를 ‘disconnected’로 기록한 작업들을 다시 살펴보게 되면 먼저 특징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이어진 선들이 여러 곳에서 산발적으로 단절되어 있는 것처럼 표현한 것이 아니라 선들이 채우고 있는 덩어리의 이미지를 마치 두 덩어리로 나눠 놓으려는 듯 가운데를 지워낸 것과 같이 표현하였다는 점이다. 작가는 아마도 자신의 머리 속에서 지우개로 지워낸 것처럼 사유하고 인식하는 과정에서 급격한 단절을 경험하였던 것 같다. 작가에게 사유한다는 것 혹은 감각하고 인식한다는 것은 ‘연결’과 ‘단절’의 경험이었으며 그것은 아마도 기억의 끝자락에서 망각을 경험하는 것과 유사한 것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대상에 대한 감각적 인식이나 이를 토대로 한 사유 행위는 일상에서 반복적이며 연속적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지만 작가의 실제 상황에서는 그 위에 단절과 망각이라는 얘기치 않은 일들이 겹쳐져 일어나게 되는 것을 스스로 경험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선의 흐름에 따라 세상의 다양한 형상들은 눈 안으로 들어오지만 작가는 작업에서 이를 두 개의 선에 의해 튜브 모양의 선형적 덩어리로 축약시켜 세계를 무엇인가가 흘러가는 통로와 같은 형상으로 압축하여 보여주고 있는데, 작가는 그가 인식하고 경험하는 세계란 연속되는 시간과 관련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시간의 흐름마저 망각되고 지워져 버린 것 같은 단절을 경험하게 되면서 작가는 스스로 감각과 인식 그리고 사유한다는 것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던 것 같다. 불연속적일 수 없다고 믿었던 사고의 타임라인에 대한 단절의 경험이 현실 속에서 경험을 하게 되는 순간들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근거로 작동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박아름 작가의 작업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계를 감각하고 인식하게 되는 의식의 흐름이자 사유의 흐름에서 차이와 간극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와 함께 작가는 이 같은 작업 과정이 감각하고 사유하는 행위 뿐 아니라 그 행위 주체가 갖는 존재적 의미에도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자 하는 것 같다. 그의 작업에서 선들의 흐름에 시선을 가져가 반복해서 한없이 따라가다 보면 선이 끊어지지 않았음에도 의식이 멈춰진 것 같이 느껴지는가 하면 반대로 어느 순간 선들이 지워져 버린 단절의 상황을 보게 되는 순간에도 시선과 의식은 오히려 흐르고 있다는 것을 더욱 각성하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그가 감각하는 세계란 바로 이 같은 선들의 연결과 단절을 경험하는 것이었음을 이 같은 작업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그가 세계 속에서 감각하는 수없이 많은 형상들에 대해 그 구체성을 소거하고 원통형의 경계인 두 선 안에 함축되도록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선형적인 형태로 수렴된 세계를 통해 박아름 작가는 이렇게 연속성과 불연속성이 겹쳐져 있는 이 곳에서 혹은 그 간극으로부터 우리의 감각이 무엇이었는가에 대해 그것을 인식하고 사유하는 행위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 그의 작업을 감상하는 이들과 공유하고자 하였을 것이다. 작가의 이번 전시는 그러한 경험을 공유하는 장이 되고 있으며 그의 작업은 그러한 경험의 시간으로 초대하는 매개물이 되고 있다.
이승훈 (미술비평)
Education
2016.08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동양화전공 졸업
2012.02 성균관대학교 예술학부 미술학과 동양화전공 졸업
Solo Exhibition
2020.05 한 가닥의 선, QNA 도시건축연구소
2016.02 Repetition ,토포 하우스
2015.07 improvise ,A-Brick Gallery
Selected Groups Exhibitions
2018.08 묵선 전, 성균갤러리
2018.06 병산 최성훈 교수 정년퇴임 기념 사제전 : 이형사신의 길, 한벽원 미술관
2017.08 신세계 후원 : Fresh Art Fair, MESA, 명인명장 한수, 신세계백화점
2017.08 2017 ASYAAF,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
2016.09 묵선 전, 성균 갤러리
2016.07 2016 ASYAAF & Hidden Artists,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
2016.03 대학 석박사 과정 우수 작품전 특별기획 : 미탐 전, 상암 DMC 아트갤러리
2014.12 감성의 만남, 중앙대학교 아트센터
2013.04 동동서성이중홍, 이화여자대학교 갤러리
2013.02 Siver talk II, 서울 시청 도서관
2013.02 Interactive storytelling art : Closed to me, 성균 갤러리
2013.01 한국 방송광고진흥공사&제일기획 캠페인 : Silver talk I, The Gallery
2012.02 Neo-Pax 우수 졸업작품 전시회, 인사 아트센터
박아름 개인전
전시작가 : 박 아 름
전시일정 : 2020.07.28~2020.08.02
관람시간 : Open 12:00 ~ Close 18:00 (토, 일, 공휴일 동일 )
전시장소 : 사이아트 스페이스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
T. 02-3141-8842
repetition#3_pen on korean paper_ 27.3x22cm_2020
repetition#11_pen on korean paper_ 25.8x17.9cm_2020
repetition#20_pen on korean paper_ 27.3x22cm_2020
repetition_45_pen on korean paper_ 27.3x22cm_2020
작가노트 중에서.
나는 보았던 것, 찰나에 개인적인 경험이 된 시지각적 이미지를 사고의 흐름에 따라 재구성해서 이어 그린다.
내 인식과 이해에 의해 재생산된 이미지는 경계를 가진 두 선이 되어 화면 위를 부유한다.
연속성과 불연속성의 간극으로부터 읽게 되는 감각과 사유의 주체에 관하여
박아름 작가의 작업에서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선들을 만나게 된다. 그 선은 사실 선이라기 보다는 공간을 함축한 튜브 형태의 선형적 공간이다. 이는 2차원 평면에 그려진 선형적 공간이지만 그 선이 이어지는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디서 끝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무한히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작가가 이번 전시의 주제를 ‘연결’이라는 단어 대신 ‘disconnected’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관하여 작가는 전시에 사용된 단어는 ‘disconnected’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가 사용한 단어는 자세히 보면 ‘dis connect ed’로 표시되어 있으며 이는 한 단어 내에서 간격을 두어 ‘disconnected’라는 단어의 지시적 의미에서 의미상 변화를 주고자 하였던 것이라고 말한다. 즉 ‘연결’이라는 의미와 ‘끊김’이라는 의미 사이에서 양가성을 유지하도록 하여 작가는 자신의 작업이 ‘연결’과 ‘끊김’의 간극 속에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두었던 것이다.
그러나 의문이 드는 것은 ‘화면 대부분을 끊임없이 연결되는 선형적 공간으로 채우고 있으면서도 작가는 왜 연결과 동시에 끊김에 대해 생각하고 그 사이 영역에 자신의 작업이 위치하도록 만들었는가’라는 지점이다. 작가는 그의 작업 노트에서 이 선들은 자신이 경험하고 인식한 시지각적 이미지들과 관련되어 있으며 자신의 인식과 이해 방식에 의해 두 개의 선이자 원통형으로 압축된 이미지들은 결국 자신의 사고의 흐름에 의해 재구성된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언급을 전제로 하여 그의 작업 중 작품 명제를 ‘disconnected’로 기록한 작업들을 다시 살펴보게 되면 먼저 특징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이어진 선들이 여러 곳에서 산발적으로 단절되어 있는 것처럼 표현한 것이 아니라 선들이 채우고 있는 덩어리의 이미지를 마치 두 덩어리로 나눠 놓으려는 듯 가운데를 지워낸 것과 같이 표현하였다는 점이다. 작가는 아마도 자신의 머리 속에서 지우개로 지워낸 것처럼 사유하고 인식하는 과정에서 급격한 단절을 경험하였던 것 같다. 작가에게 사유한다는 것 혹은 감각하고 인식한다는 것은 ‘연결’과 ‘단절’의 경험이었으며 그것은 아마도 기억의 끝자락에서 망각을 경험하는 것과 유사한 것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대상에 대한 감각적 인식이나 이를 토대로 한 사유 행위는 일상에서 반복적이며 연속적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지만 작가의 실제 상황에서는 그 위에 단절과 망각이라는 얘기치 않은 일들이 겹쳐져 일어나게 되는 것을 스스로 경험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선의 흐름에 따라 세상의 다양한 형상들은 눈 안으로 들어오지만 작가는 작업에서 이를 두 개의 선에 의해 튜브 모양의 선형적 덩어리로 축약시켜 세계를 무엇인가가 흘러가는 통로와 같은 형상으로 압축하여 보여주고 있는데, 작가는 그가 인식하고 경험하는 세계란 연속되는 시간과 관련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시간의 흐름마저 망각되고 지워져 버린 것 같은 단절을 경험하게 되면서 작가는 스스로 감각과 인식 그리고 사유한다는 것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던 것 같다. 불연속적일 수 없다고 믿었던 사고의 타임라인에 대한 단절의 경험이 현실 속에서 경험을 하게 되는 순간들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근거로 작동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박아름 작가의 작업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계를 감각하고 인식하게 되는 의식의 흐름이자 사유의 흐름에서 차이와 간극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와 함께 작가는 이 같은 작업 과정이 감각하고 사유하는 행위 뿐 아니라 그 행위 주체가 갖는 존재적 의미에도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자 하는 것 같다. 그의 작업에서 선들의 흐름에 시선을 가져가 반복해서 한없이 따라가다 보면 선이 끊어지지 않았음에도 의식이 멈춰진 것 같이 느껴지는가 하면 반대로 어느 순간 선들이 지워져 버린 단절의 상황을 보게 되는 순간에도 시선과 의식은 오히려 흐르고 있다는 것을 더욱 각성하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그가 감각하는 세계란 바로 이 같은 선들의 연결과 단절을 경험하는 것이었음을 이 같은 작업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그가 세계 속에서 감각하는 수없이 많은 형상들에 대해 그 구체성을 소거하고 원통형의 경계인 두 선 안에 함축되도록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선형적인 형태로 수렴된 세계를 통해 박아름 작가는 이렇게 연속성과 불연속성이 겹쳐져 있는 이 곳에서 혹은 그 간극으로부터 우리의 감각이 무엇이었는가에 대해 그것을 인식하고 사유하는 행위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 그의 작업을 감상하는 이들과 공유하고자 하였을 것이다. 작가의 이번 전시는 그러한 경험을 공유하는 장이 되고 있으며 그의 작업은 그러한 경험의 시간으로 초대하는 매개물이 되고 있다.
이승훈 (미술비평)
Education
2016.08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동양화전공 졸업
2012.02 성균관대학교 예술학부 미술학과 동양화전공 졸업
Solo Exhibition
2020.05 한 가닥의 선, QNA 도시건축연구소
2016.02 Repetition ,토포 하우스
2015.07 improvise ,A-Brick Gallery
Selected Groups Exhibitions
2018.08 묵선 전, 성균갤러리
2018.06 병산 최성훈 교수 정년퇴임 기념 사제전 : 이형사신의 길, 한벽원 미술관
2017.08 신세계 후원 : Fresh Art Fair, MESA, 명인명장 한수, 신세계백화점
2017.08 2017 ASYAAF,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
2016.09 묵선 전, 성균 갤러리
2016.07 2016 ASYAAF & Hidden Artists,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
2016.03 대학 석박사 과정 우수 작품전 특별기획 : 미탐 전, 상암 DMC 아트갤러리
2014.12 감성의 만남, 중앙대학교 아트센터
2013.04 동동서성이중홍, 이화여자대학교 갤러리
2013.02 Siver talk II, 서울 시청 도서관
2013.02 Interactive storytelling art : Closed to me, 성균 갤러리
2013.01 한국 방송광고진흥공사&제일기획 캠페인 : Silver talk I, The Gallery
2012.02 Neo-Pax 우수 졸업작품 전시회, 인사 아트센터
전시작가 : 박 아 름
전시일정 : 2020.07.28~2020.08.02
관람시간 : Open 12:00 ~ Close 18:00 (토, 일, 공휴일 동일 )
전시장소 : 사이아트 스페이스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
T. 02-3141-8842
repetition#3_pen on korean paper_ 27.3x22cm_2020
repetition#11_pen on korean paper_ 25.8x17.9cm_2020
repetition#20_pen on korean paper_ 27.3x22cm_2020
repetition_45_pen on korean paper_ 27.3x22cm_2020
작가노트 중에서.
나는 보았던 것, 찰나에 개인적인 경험이 된 시지각적 이미지를 사고의 흐름에 따라 재구성해서 이어 그린다.
내 인식과 이해에 의해 재생산된 이미지는 경계를 가진 두 선이 되어 화면 위를 부유한다.
연속성과 불연속성의 간극으로부터 읽게 되는 감각과 사유의 주체에 관하여
박아름 작가의 작업에서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선들을 만나게 된다. 그 선은 사실 선이라기 보다는 공간을 함축한 튜브 형태의 선형적 공간이다. 이는 2차원 평면에 그려진 선형적 공간이지만 그 선이 이어지는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디서 끝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무한히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작가가 이번 전시의 주제를 ‘연결’이라는 단어 대신 ‘disconnected’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관하여 작가는 전시에 사용된 단어는 ‘disconnected’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가 사용한 단어는 자세히 보면 ‘dis connect ed’로 표시되어 있으며 이는 한 단어 내에서 간격을 두어 ‘disconnected’라는 단어의 지시적 의미에서 의미상 변화를 주고자 하였던 것이라고 말한다. 즉 ‘연결’이라는 의미와 ‘끊김’이라는 의미 사이에서 양가성을 유지하도록 하여 작가는 자신의 작업이 ‘연결’과 ‘끊김’의 간극 속에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두었던 것이다.
그러나 의문이 드는 것은 ‘화면 대부분을 끊임없이 연결되는 선형적 공간으로 채우고 있으면서도 작가는 왜 연결과 동시에 끊김에 대해 생각하고 그 사이 영역에 자신의 작업이 위치하도록 만들었는가’라는 지점이다. 작가는 그의 작업 노트에서 이 선들은 자신이 경험하고 인식한 시지각적 이미지들과 관련되어 있으며 자신의 인식과 이해 방식에 의해 두 개의 선이자 원통형으로 압축된 이미지들은 결국 자신의 사고의 흐름에 의해 재구성된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언급을 전제로 하여 그의 작업 중 작품 명제를 ‘disconnected’로 기록한 작업들을 다시 살펴보게 되면 먼저 특징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이어진 선들이 여러 곳에서 산발적으로 단절되어 있는 것처럼 표현한 것이 아니라 선들이 채우고 있는 덩어리의 이미지를 마치 두 덩어리로 나눠 놓으려는 듯 가운데를 지워낸 것과 같이 표현하였다는 점이다. 작가는 아마도 자신의 머리 속에서 지우개로 지워낸 것처럼 사유하고 인식하는 과정에서 급격한 단절을 경험하였던 것 같다. 작가에게 사유한다는 것 혹은 감각하고 인식한다는 것은 ‘연결’과 ‘단절’의 경험이었으며 그것은 아마도 기억의 끝자락에서 망각을 경험하는 것과 유사한 것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대상에 대한 감각적 인식이나 이를 토대로 한 사유 행위는 일상에서 반복적이며 연속적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지만 작가의 실제 상황에서는 그 위에 단절과 망각이라는 얘기치 않은 일들이 겹쳐져 일어나게 되는 것을 스스로 경험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선의 흐름에 따라 세상의 다양한 형상들은 눈 안으로 들어오지만 작가는 작업에서 이를 두 개의 선에 의해 튜브 모양의 선형적 덩어리로 축약시켜 세계를 무엇인가가 흘러가는 통로와 같은 형상으로 압축하여 보여주고 있는데, 작가는 그가 인식하고 경험하는 세계란 연속되는 시간과 관련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시간의 흐름마저 망각되고 지워져 버린 것 같은 단절을 경험하게 되면서 작가는 스스로 감각과 인식 그리고 사유한다는 것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던 것 같다. 불연속적일 수 없다고 믿었던 사고의 타임라인에 대한 단절의 경험이 현실 속에서 경험을 하게 되는 순간들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근거로 작동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박아름 작가의 작업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계를 감각하고 인식하게 되는 의식의 흐름이자 사유의 흐름에서 차이와 간극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와 함께 작가는 이 같은 작업 과정이 감각하고 사유하는 행위 뿐 아니라 그 행위 주체가 갖는 존재적 의미에도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자 하는 것 같다. 그의 작업에서 선들의 흐름에 시선을 가져가 반복해서 한없이 따라가다 보면 선이 끊어지지 않았음에도 의식이 멈춰진 것 같이 느껴지는가 하면 반대로 어느 순간 선들이 지워져 버린 단절의 상황을 보게 되는 순간에도 시선과 의식은 오히려 흐르고 있다는 것을 더욱 각성하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그가 감각하는 세계란 바로 이 같은 선들의 연결과 단절을 경험하는 것이었음을 이 같은 작업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그가 세계 속에서 감각하는 수없이 많은 형상들에 대해 그 구체성을 소거하고 원통형의 경계인 두 선 안에 함축되도록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선형적인 형태로 수렴된 세계를 통해 박아름 작가는 이렇게 연속성과 불연속성이 겹쳐져 있는 이 곳에서 혹은 그 간극으로부터 우리의 감각이 무엇이었는가에 대해 그것을 인식하고 사유하는 행위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 그의 작업을 감상하는 이들과 공유하고자 하였을 것이다. 작가의 이번 전시는 그러한 경험을 공유하는 장이 되고 있으며 그의 작업은 그러한 경험의 시간으로 초대하는 매개물이 되고 있다.
이승훈 (미술비평)
Education
2016.08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동양화전공 졸업
2012.02 성균관대학교 예술학부 미술학과 동양화전공 졸업
Solo Exhibition
2020.05 한 가닥의 선, QNA 도시건축연구소
2016.02 Repetition ,토포 하우스
2015.07 improvise ,A-Brick Gallery
Selected Groups Exhibitions
2018.08 묵선 전, 성균갤러리
2018.06 병산 최성훈 교수 정년퇴임 기념 사제전 : 이형사신의 길, 한벽원 미술관
2017.08 신세계 후원 : Fresh Art Fair, MESA, 명인명장 한수, 신세계백화점
2017.08 2017 ASYAAF,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
2016.09 묵선 전, 성균 갤러리
2016.07 2016 ASYAAF & Hidden Artists,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
2016.03 대학 석박사 과정 우수 작품전 특별기획 : 미탐 전, 상암 DMC 아트갤러리
2014.12 감성의 만남, 중앙대학교 아트센터
2013.04 동동서성이중홍, 이화여자대학교 갤러리
2013.02 Siver talk II, 서울 시청 도서관
2013.02 Interactive storytelling art : Closed to me, 성균 갤러리
2013.01 한국 방송광고진흥공사&제일기획 캠페인 : Silver talk I, The Gallery
2012.02 Neo-Pax 우수 졸업작품 전시회, 인사 아트센터
전시작가 : 박 아 름
전시일정 : 2020.07.28~2020.08.02
관람시간 : Open 12:00 ~ Close 18:00 (토, 일, 공휴일 동일 )
전시장소 : 사이아트 스페이스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
T. 02-3141-8842
repetition#3_pen on korean paper_ 27.3x22cm_2020
repetition#11_pen on korean paper_ 25.8x17.9cm_2020
repetition#20_pen on korean paper_ 27.3x22cm_2020
repetition_45_pen on korean paper_ 27.3x22cm_2020
작가노트 중에서.
나는 보았던 것, 찰나에 개인적인 경험이 된 시지각적 이미지를 사고의 흐름에 따라 재구성해서 이어 그린다.
내 인식과 이해에 의해 재생산된 이미지는 경계를 가진 두 선이 되어 화면 위를 부유한다.
연속성과 불연속성의 간극으로부터 읽게 되는 감각과 사유의 주체에 관하여
박아름 작가의 작업에서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선들을 만나게 된다. 그 선은 사실 선이라기 보다는 공간을 함축한 튜브 형태의 선형적 공간이다. 이는 2차원 평면에 그려진 선형적 공간이지만 그 선이 이어지는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디서 끝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무한히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작가가 이번 전시의 주제를 ‘연결’이라는 단어 대신 ‘disconnected’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관하여 작가는 전시에 사용된 단어는 ‘disconnected’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가 사용한 단어는 자세히 보면 ‘dis connect ed’로 표시되어 있으며 이는 한 단어 내에서 간격을 두어 ‘disconnected’라는 단어의 지시적 의미에서 의미상 변화를 주고자 하였던 것이라고 말한다. 즉 ‘연결’이라는 의미와 ‘끊김’이라는 의미 사이에서 양가성을 유지하도록 하여 작가는 자신의 작업이 ‘연결’과 ‘끊김’의 간극 속에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두었던 것이다.
그러나 의문이 드는 것은 ‘화면 대부분을 끊임없이 연결되는 선형적 공간으로 채우고 있으면서도 작가는 왜 연결과 동시에 끊김에 대해 생각하고 그 사이 영역에 자신의 작업이 위치하도록 만들었는가’라는 지점이다. 작가는 그의 작업 노트에서 이 선들은 자신이 경험하고 인식한 시지각적 이미지들과 관련되어 있으며 자신의 인식과 이해 방식에 의해 두 개의 선이자 원통형으로 압축된 이미지들은 결국 자신의 사고의 흐름에 의해 재구성된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언급을 전제로 하여 그의 작업 중 작품 명제를 ‘disconnected’로 기록한 작업들을 다시 살펴보게 되면 먼저 특징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이어진 선들이 여러 곳에서 산발적으로 단절되어 있는 것처럼 표현한 것이 아니라 선들이 채우고 있는 덩어리의 이미지를 마치 두 덩어리로 나눠 놓으려는 듯 가운데를 지워낸 것과 같이 표현하였다는 점이다. 작가는 아마도 자신의 머리 속에서 지우개로 지워낸 것처럼 사유하고 인식하는 과정에서 급격한 단절을 경험하였던 것 같다. 작가에게 사유한다는 것 혹은 감각하고 인식한다는 것은 ‘연결’과 ‘단절’의 경험이었으며 그것은 아마도 기억의 끝자락에서 망각을 경험하는 것과 유사한 것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대상에 대한 감각적 인식이나 이를 토대로 한 사유 행위는 일상에서 반복적이며 연속적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지만 작가의 실제 상황에서는 그 위에 단절과 망각이라는 얘기치 않은 일들이 겹쳐져 일어나게 되는 것을 스스로 경험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선의 흐름에 따라 세상의 다양한 형상들은 눈 안으로 들어오지만 작가는 작업에서 이를 두 개의 선에 의해 튜브 모양의 선형적 덩어리로 축약시켜 세계를 무엇인가가 흘러가는 통로와 같은 형상으로 압축하여 보여주고 있는데, 작가는 그가 인식하고 경험하는 세계란 연속되는 시간과 관련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시간의 흐름마저 망각되고 지워져 버린 것 같은 단절을 경험하게 되면서 작가는 스스로 감각과 인식 그리고 사유한다는 것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던 것 같다. 불연속적일 수 없다고 믿었던 사고의 타임라인에 대한 단절의 경험이 현실 속에서 경험을 하게 되는 순간들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근거로 작동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박아름 작가의 작업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계를 감각하고 인식하게 되는 의식의 흐름이자 사유의 흐름에서 차이와 간극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와 함께 작가는 이 같은 작업 과정이 감각하고 사유하는 행위 뿐 아니라 그 행위 주체가 갖는 존재적 의미에도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자 하는 것 같다. 그의 작업에서 선들의 흐름에 시선을 가져가 반복해서 한없이 따라가다 보면 선이 끊어지지 않았음에도 의식이 멈춰진 것 같이 느껴지는가 하면 반대로 어느 순간 선들이 지워져 버린 단절의 상황을 보게 되는 순간에도 시선과 의식은 오히려 흐르고 있다는 것을 더욱 각성하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그가 감각하는 세계란 바로 이 같은 선들의 연결과 단절을 경험하는 것이었음을 이 같은 작업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그가 세계 속에서 감각하는 수없이 많은 형상들에 대해 그 구체성을 소거하고 원통형의 경계인 두 선 안에 함축되도록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선형적인 형태로 수렴된 세계를 통해 박아름 작가는 이렇게 연속성과 불연속성이 겹쳐져 있는 이 곳에서 혹은 그 간극으로부터 우리의 감각이 무엇이었는가에 대해 그것을 인식하고 사유하는 행위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 그의 작업을 감상하는 이들과 공유하고자 하였을 것이다. 작가의 이번 전시는 그러한 경험을 공유하는 장이 되고 있으며 그의 작업은 그러한 경험의 시간으로 초대하는 매개물이 되고 있다.
이승훈 (미술비평)
Education
2016.08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동양화전공 졸업
2012.02 성균관대학교 예술학부 미술학과 동양화전공 졸업
Solo Exhibition
2020.05 한 가닥의 선, QNA 도시건축연구소
2016.02 Repetition ,토포 하우스
2015.07 improvise ,A-Brick Gallery
Selected Groups Exhibitions
2018.08 묵선 전, 성균갤러리
2018.06 병산 최성훈 교수 정년퇴임 기념 사제전 : 이형사신의 길, 한벽원 미술관
2017.08 신세계 후원 : Fresh Art Fair, MESA, 명인명장 한수, 신세계백화점
2017.08 2017 ASYAAF,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
2016.09 묵선 전, 성균 갤러리
2016.07 2016 ASYAAF & Hidden Artists,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
2016.03 대학 석박사 과정 우수 작품전 특별기획 : 미탐 전, 상암 DMC 아트갤러리
2014.12 감성의 만남, 중앙대학교 아트센터
2013.04 동동서성이중홍, 이화여자대학교 갤러리
2013.02 Siver talk II, 서울 시청 도서관
2013.02 Interactive storytelling art : Closed to me, 성균 갤러리
2013.01 한국 방송광고진흥공사&제일기획 캠페인 : Silver talk I, The Gallery
2012.02 Neo-Pax 우수 졸업작품 전시회, 인사 아트센터
전시작가 : 박 아 름
전시일정 : 2020.07.28~2020.08.02
관람시간 : Open 12:00 ~ Close 18:00 (토, 일, 공휴일 동일 )
전시장소 : 사이아트 스페이스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
T. 02-3141-8842
repetition#3_pen on korean paper_ 27.3x22cm_2020
repetition#11_pen on korean paper_ 25.8x17.9cm_2020
repetition#20_pen on korean paper_ 27.3x22cm_2020
repetition_45_pen on korean paper_ 27.3x22cm_2020
작가노트 중에서.
나는 보았던 것, 찰나에 개인적인 경험이 된 시지각적 이미지를 사고의 흐름에 따라 재구성해서 이어 그린다.
내 인식과 이해에 의해 재생산된 이미지는 경계를 가진 두 선이 되어 화면 위를 부유한다.
연속성과 불연속성의 간극으로부터 읽게 되는 감각과 사유의 주체에 관하여
박아름 작가의 작업에서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선들을 만나게 된다. 그 선은 사실 선이라기 보다는 공간을 함축한 튜브 형태의 선형적 공간이다. 이는 2차원 평면에 그려진 선형적 공간이지만 그 선이 이어지는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디서 끝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무한히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작가가 이번 전시의 주제를 ‘연결’이라는 단어 대신 ‘disconnected’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관하여 작가는 전시에 사용된 단어는 ‘disconnected’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가 사용한 단어는 자세히 보면 ‘dis connect ed’로 표시되어 있으며 이는 한 단어 내에서 간격을 두어 ‘disconnected’라는 단어의 지시적 의미에서 의미상 변화를 주고자 하였던 것이라고 말한다. 즉 ‘연결’이라는 의미와 ‘끊김’이라는 의미 사이에서 양가성을 유지하도록 하여 작가는 자신의 작업이 ‘연결’과 ‘끊김’의 간극 속에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두었던 것이다.
그러나 의문이 드는 것은 ‘화면 대부분을 끊임없이 연결되는 선형적 공간으로 채우고 있으면서도 작가는 왜 연결과 동시에 끊김에 대해 생각하고 그 사이 영역에 자신의 작업이 위치하도록 만들었는가’라는 지점이다. 작가는 그의 작업 노트에서 이 선들은 자신이 경험하고 인식한 시지각적 이미지들과 관련되어 있으며 자신의 인식과 이해 방식에 의해 두 개의 선이자 원통형으로 압축된 이미지들은 결국 자신의 사고의 흐름에 의해 재구성된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언급을 전제로 하여 그의 작업 중 작품 명제를 ‘disconnected’로 기록한 작업들을 다시 살펴보게 되면 먼저 특징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이어진 선들이 여러 곳에서 산발적으로 단절되어 있는 것처럼 표현한 것이 아니라 선들이 채우고 있는 덩어리의 이미지를 마치 두 덩어리로 나눠 놓으려는 듯 가운데를 지워낸 것과 같이 표현하였다는 점이다. 작가는 아마도 자신의 머리 속에서 지우개로 지워낸 것처럼 사유하고 인식하는 과정에서 급격한 단절을 경험하였던 것 같다. 작가에게 사유한다는 것 혹은 감각하고 인식한다는 것은 ‘연결’과 ‘단절’의 경험이었으며 그것은 아마도 기억의 끝자락에서 망각을 경험하는 것과 유사한 것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대상에 대한 감각적 인식이나 이를 토대로 한 사유 행위는 일상에서 반복적이며 연속적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지만 작가의 실제 상황에서는 그 위에 단절과 망각이라는 얘기치 않은 일들이 겹쳐져 일어나게 되는 것을 스스로 경험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선의 흐름에 따라 세상의 다양한 형상들은 눈 안으로 들어오지만 작가는 작업에서 이를 두 개의 선에 의해 튜브 모양의 선형적 덩어리로 축약시켜 세계를 무엇인가가 흘러가는 통로와 같은 형상으로 압축하여 보여주고 있는데, 작가는 그가 인식하고 경험하는 세계란 연속되는 시간과 관련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시간의 흐름마저 망각되고 지워져 버린 것 같은 단절을 경험하게 되면서 작가는 스스로 감각과 인식 그리고 사유한다는 것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던 것 같다. 불연속적일 수 없다고 믿었던 사고의 타임라인에 대한 단절의 경험이 현실 속에서 경험을 하게 되는 순간들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근거로 작동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박아름 작가의 작업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계를 감각하고 인식하게 되는 의식의 흐름이자 사유의 흐름에서 차이와 간극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와 함께 작가는 이 같은 작업 과정이 감각하고 사유하는 행위 뿐 아니라 그 행위 주체가 갖는 존재적 의미에도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자 하는 것 같다. 그의 작업에서 선들의 흐름에 시선을 가져가 반복해서 한없이 따라가다 보면 선이 끊어지지 않았음에도 의식이 멈춰진 것 같이 느껴지는가 하면 반대로 어느 순간 선들이 지워져 버린 단절의 상황을 보게 되는 순간에도 시선과 의식은 오히려 흐르고 있다는 것을 더욱 각성하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그가 감각하는 세계란 바로 이 같은 선들의 연결과 단절을 경험하는 것이었음을 이 같은 작업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그가 세계 속에서 감각하는 수없이 많은 형상들에 대해 그 구체성을 소거하고 원통형의 경계인 두 선 안에 함축되도록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선형적인 형태로 수렴된 세계를 통해 박아름 작가는 이렇게 연속성과 불연속성이 겹쳐져 있는 이 곳에서 혹은 그 간극으로부터 우리의 감각이 무엇이었는가에 대해 그것을 인식하고 사유하는 행위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 그의 작업을 감상하는 이들과 공유하고자 하였을 것이다. 작가의 이번 전시는 그러한 경험을 공유하는 장이 되고 있으며 그의 작업은 그러한 경험의 시간으로 초대하는 매개물이 되고 있다.
이승훈 (미술비평)
Education
2016.08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동양화전공 졸업
2012.02 성균관대학교 예술학부 미술학과 동양화전공 졸업
Solo Exhibition
2020.05 한 가닥의 선, QNA 도시건축연구소
2016.02 Repetition ,토포 하우스
2015.07 improvise ,A-Brick Gallery
Selected Groups Exhibitions
2018.08 묵선 전, 성균갤러리
2018.06 병산 최성훈 교수 정년퇴임 기념 사제전 : 이형사신의 길, 한벽원 미술관
2017.08 신세계 후원 : Fresh Art Fair, MESA, 명인명장 한수, 신세계백화점
2017.08 2017 ASYAAF,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
2016.09 묵선 전, 성균 갤러리
2016.07 2016 ASYAAF & Hidden Artists,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
2016.03 대학 석박사 과정 우수 작품전 특별기획 : 미탐 전, 상암 DMC 아트갤러리
2014.12 감성의 만남, 중앙대학교 아트센터
2013.04 동동서성이중홍, 이화여자대학교 갤러리
2013.02 Siver talk II, 서울 시청 도서관
2013.02 Interactive storytelling art : Closed to me, 성균 갤러리
2013.01 한국 방송광고진흥공사&제일기획 캠페인 : Silver talk I, The Gallery
2012.02 Neo-Pax 우수 졸업작품 전시회, 인사 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