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걷기 효능·효과, 어디까지일까
대모산 맨발걷기운동본부는 삼시 세끼 하듯 “하루 세 번” 걸을 것을 권한다. 그러면 “몸의 활성산소가 중화된다”고 주장한다. 꼭 맨발이 아니더라도 하루 세 번 공원이나 숲길, 산길을 걷게 되면 기분 전환이 되고 어느 정도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그 외 어떤 효과가 있을까. 산악인이자 족부 전문의인 정덕환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일부에서 맨발로 걷게 되면 몸이 땅의 기(에너지)를 받아 병이 낫는다고 하는데, 의사로서 동의하기 어렵다. 막연한 얘기다. 맨발로 걷게 되면 지압, 발바닥 내재근을 단련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발가락에도 미세 관절이 있는데, 신발 속에 묶여 있던 이런 관절의 움직임이 좋아질 순 있다”고 했다. 단점도 있다. “신발의 가장 큰 기능은 발 보호와 접지력 향상이다. 신발을 벗으면 이런 기능을 기대할 수 없다. 또 고르지 않은 산길을 걸을 때는 시선이 땅을 향할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 시야가 좁아지고 목과 허리도 구부정하게 될 수 있다.”
맨발 걷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맨발 걷기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은 조심스럽다. “돈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운동으로, 해서 나쁠 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치유에 대한 기대심리가 크면 오히려 실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올바른 맨발 걷기 법에 대해서도 백가쟁명(百家爭鳴)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경험을 통해 자기 주도적(Self-Directed) 운동법을 찾을 것을 조언했다. 아직 효능·효과와 걷기 방법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스스로 ‘나에게 맞는 맨발 걷기 길과 보행법’을 체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자가 한 달여간 맨발 걷기를 취재하면서 만난 이들 중 ‘맨발 고수’ 4명을 소개한다. 물론 이들이 정도(正道)는 아니다. 다만 이들은 자기 주도적 맨발 걷기 운동을 하고 있었다. 경험을 통해 익힌 노하우로 수년간 꾸준히 해왔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하다. 맨발 전도사 “삼시 세끼, 하루 세 번 걸어라”
박동창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회장. 김경록 기자 박동창 맨발걷기운동본부 회장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30분에 서울 대모산에서 걷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준비운동·걷기·강의·명상까지 약 4시간에 걸친 프로그램을 2016년부터 매주 해오고 있다. 모임에 참석하는 이들 중 약 80%는 처음 참석하는 사람이며, 또 한 가지 이상의 질병을 앓고 있는 이들이 많다. 참가자 중 “맨발 걷기를 꾸준히 하는데 몸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겠다”고 질문하는 이들도 있다. 그때 박 회장은 “삼시 세끼 하듯, 하루 세 번 꾸준히 걸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맨발 생활인에 아깝다. 집 앞에서 맨발로 걷고, 일하는 중에도 잠깐 짬을 내 걷고, 사람을 만날 때도 맨발로 걸는 맨발 전도사다. 기자는 최근 한 달간 박 회장을 네 번 만났는데, 그때마다 정장을 입고 나타나 신발을 벗고 바지 밑단을 슥슥 걷어올린 뒤 바로 걸었다. 금융권에서 오래 근무한 박 회장은 2001년 폴란드 지점에서 일할 당시 바르샤바의 카바티숲을 맨발로 걷기 시작해 20여 년간 해오고 있다. 그의 발등은 보통 사람보다 훨씬 더 도톰했다. “오래 걷다 보면 발바닥과 발등의 근육이 올라와 두꺼워진다”고 했다. 최근 맨발 걷기 열풍이 불면서 전국에서 강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데,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비결도 단연 맨발 걷기 덕분이라고 말했다. “맨발로 땅을 밟으면 땅의 기운이 몸으로 전해져 치유된다”는 내용을 담은 『맨발로 걸어라』 등 다수의 걷기 책을 썼다. ‘어싱(Earthing)’ 이론으로 맨발 걷기를 전파하고 있는데,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맨발로 땅을 밟으면(접지, Earthing) 음전하를 띤 자유전자가 몸 안으로 유입되면서 양전하를 띤 활성산소를 중화시킨다. 또 발 마사지를 받는 것 같은 지압 효과가 있으며, 발바닥 아치를 자극함으로써 혈액을 강력하게 펌핑해 혈액 순환이 좋아진다. 많은 이들이 맨발 걷기로 건강을 되찾았다. 그간 많은 치유 사례가 있다. 하루 걷기 루틴은 어떻게 되나 하루 세 번, 여유가 있으면 네 번 걷는다. 아침엔 잠실 아파트 산책로 흙길을 왔다 갔다 하면서 1시간 걷고, 점심 후엔 맨발운동본부 사무실에서 가까운 대모산 흙길 4㎞를 한 시간 걷는다. 퇴근 하기 전 여유가 되면 대모산에 한 번 다녀오고, 안 되면 집에서 아파트 주변을 1시간 걷는다. 하루 평균 3시간 정도 걷는다. 걸을 땐 손에 생수 한 병을 들고 나가는데, 소금을 한 숟가락 넣는다. 간간한 물을 수시로 마시며, 혈중 염분 농도를 0.9% 정도로 유지하려 노력한다. 하루에 500mL 생수 4명 정도 마시는 것 같다. 보폭과 속도, 걸음걸이는 걷기 전 맨손 체조를 한다. 걸을 땐 시선을 1~2m 앞에 둔다. 그래야 유리나 나무뿌리 등 장애물을 피할 수 있다. 보폭은 평소대로, 속도는 한 시간에 4㎞ 정도다. 걸음걸이는 되도록 또박또박 걷고, 풀은 밟지 않는다. 쓰쓰가무시나 유행성 출혈열에 걸릴 수 있어서다. 별도로 헬스클럽에 가서 운동을 하진 않는다. 대신 걷기 전후로 팔굽혀펴기(푸시업) 운동을 한다. 1회 10번씩 3세트를 하루 서너 번 반복한다. 자신만의 걷기 비결은 오래 하다 보니 노하우가 생겼다. 지금까지 쓴 걷기 책에도 들어 있는데 7가지 맨발 걷기 법이 있다. 두꺼비 걸음(힘을 빼고 발바닥 전체가 땅에 닿도록 걷기), 황새처럼 걷기(양팔을 흔들며 걷기), 까치발 걸음, 발가락 들고 걷기, 발가락을 끌어당겨 발이 주걱을 엎은 모양으로 걷기, 발가락을 부챗살처럼 펼쳐 걷기 등이다. 같은 걸음걸이로 오래 걷다 보면 발바닥이 아플 수 있는데, 이렇게 발과 발가락을 다양해서 움직이면 지압 효과와 함께 오래 걸을 수 있다. 맨발 걷기와 함께 식이요법도 하고 있나 술·담배·커피를 안 한 지 오래됐다. 단 음식과 인스턴트도 안 하고, 라면도 먹지 않는다. 밀가루 음식도 되도록 가려서 먹는 편이다. 식단은 가능한 채식 위주로 한다. 아침은 호밀(우리 밀) 빵에 견과류를 섞은 빵 1조각과 삶은 계란 1개, 과일 1조각으로 해결한다. 점심은 대개 식당에서 사 먹는 편이다. 저녁은 약간의 채소와 고구마 1개 정도로 간소하게 먹는다. 고기는 1주일에 한 번 정도로 먹는 것 같다. 맨발의 사나이 조승환 “맨발, 근육, 식단 삼위일체” 맨발의 사나이로 불리는 조승환. 김영주 기자 조승환(57) 씨는 ‘맨발의 사나이’로 불린다. 맨발로 얼음 위에 선 채 4시간25분을 버텨 이 부문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기록 경신을 위해 매일같이 발을 단련하는 조씨는 ‘맨발 담금질’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만큼 노하우를 갖고 있다. 2009년 의정부시 도봉산 원도봉 계곡을 맨발로 산행한 이후 15년째 해오고 있다. 그와 함께 두 번 원도봉 계곡을 맨발로 올랐다. 강철 같은 발을 갖고 있을 것 같았지만 부드러웠다. 조씨는 “발바닥 고유의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선 하루 30분 정도 걷는 게 좋다. 너무 자주 걸으면 발바닥이 딱딱해지거나 굳은살이 배겨 오히려 둔감해지고, 그러면 더 큰 자극을 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맨발 걷기와 더불어 꾸준한 근육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산길을 맨발로 걸을 때 어떤 효과가 있나 한의학에서 발바닥은 수많은 혈 자리가 있는 곳, 인체의 또 다른 오장육부라고 한다. 엄지발가락은 머리 등인데, 걸으면서 이런 곳을 눌러줘야 있다. 특히 발바닥 중 움푹 들어간 용천혈(湧泉穴)을 자극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맨발 걷기는 황톳길이 아니라 돌과 나무뿌리, 모래·자갈 등이 섞인 산길이 더 효과가 있다. 맨발로 걸으며 나무뿌리나 돌에 발바닥을 비벼 자극하면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그러나 초보자가 바로 산길을 걷기엔 무리가 따르니 부드러운 황톳길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운동량과 식단은 기록 경신을 위해 매일 운동하는 편이다. 내년께 7시간대에 올라서는 게 목표다. 그래서 자는 시간을 빼곤 운동한다. 오전 한 차례 도봉산이나 집 근처 산길을 맨발로 걷고, 집에서 실내자전거·스테퍼(계단 밟기 운동 기구) 등 근육 운동을 지속적으로 한다. 식단은 채소와 과일 위주로 꾸린다. 아침을 스스로 준비하는데, 당근·브로콜리·양파·마늘을 살짝 데치고, 토마토는 껍질을 벗긴 후 끓여 수프 형태로 먹는다. 여기에 삶은 계란과 블루베리 원액, 아세로라 원액 등을 매일 마신다. 또 단백질 보충을 위해 볶은 검은깨와 검은콩을 2 대 1 비율로 섞어 분말로 만든 후 여기에 콜라겐과 유자청을 섞어 마신다. 아침에 충분하게 준비해 운동하며 수시로 집어먹는다. 점심은 주로 식당에서 먹고, 저녁은 다시 채소·과일 위주로 간단히 한다. 담배·커피·빵, 밀가루 음식은 입에 대지 않는다. 술은 1주일에 한 번, 와인 1~2잔 마신다.
맨발의 사나이 조승환씨의 아침 식단. 경기 남양주 자택에서 조씨가 직접 시연했다. 김영주 기자 자신만의 맨발 관리 비법이 있나 발 건강을 유지하려면 발바닥이 부드러워야 한다. 자주 걸어 딱딱해지면 ‘단련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많이 걷는다고 좋은 게 아니다. 바닥이 딱딱해지면 감각이 둔해진다. 발 관리도 중요하다. 산을 내려올 때는 발 보호를 위해 반드시 신발을 신는다. 다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발 운동을 끝낸 후엔 반드시 바셀린과 함께 로션을 발라준다. 잠 잘 때도 항상 양말을 신고 잔다. 자는 동안 발바닥이 건조해지면 갈라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맨발 걷기를 열심히 하면 병을 고칠 수 있을까 숲에 들어가 좋은 공기를 마시며 걷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지압 효과로 혈액 순환이 좋아진다. 이런 점은 숙면에도 도움을 준다. 그러나 맨발 걷기만으로 병을 고치고, 암이 나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맨발 걷기와 함께 꾸준한 근육 운동을 하고 식단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효과가 나타난다. “갯벌에서 하루 3만 보” 인천 무의도 하나개 갯벌을 걷고 있는 김현진씨. 맨발 걷기 2년째인 김현진(75) 씨는 국립대 교수로 은퇴한 후 남편과 함께 걷기로 노년을 보내고 있다. 처음엔 혈당 수치와 안압이 높아지는 등 건강에 이상 신호가 와 맨발 걷기를 시작했고, 지금은 정상 수치로 돌아왔다. 70대 중반이지만 장딴지 근육량이 탄탄한 것도 맨발 걷기 덕분이라고 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부터 맨발 걷기 장소를 바닷가로 바꿨다. 1주일에 5~6일 정도를 자택인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서 인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까지 직장인이 출퇴근하다시피 간다. 갯벌은 걷기에 편하고, 발바닥에 전해지는 촉감이 다양해 발바닥 신경을 일깨울 수 있기 때문이다. 김범수 인하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도 “찰랑찰랑 물이 찬 갯벌은 발목에 무리가 덜 가 맨발 걷기에 좋은 장소”라고 했다. 무의도는 조수 간만의 차가 크지만, 김씨는 시간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하나개 갯벌로 향한다. 백사장까지 물이 찬 밀물 때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모래 해변을 걷고, 썰물 때는 2㎞ 이상 깊게 드러난 갯벌을 걷는다. 지난달 25일 하나개해수욕장에서 김씨와 함께 걸었다. 갯벌을 걷는 이유는 소풍처럼 다닌다. 늘 오는 길이라 하루라도 빠지면 좀이 쑤신다. 혼자 오기도 하고, 남편과 같이 올 때도 있다. 또 여기서 맨발 걷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행이 생겼다. 최근엔 주변에 있는 친구들을 불러 모아 무의도 갯벌 걷기 모임도 따로 만들었다. 집에서 도시락을 싸와 같이 나눠 먹고 함께 걷는데,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갯벌과 흙길을 걸을 때 어떤 점이 다른가 맨발로 많이 걷다 보면 발목이나 무릎 관절에 무리가 온다. 근데 갯벌은 흙길보다 푹신푹신해 오래 걸을 수 있다. 많이 걸을 때 하루에 3만 보(걷기 앱 기준), 4만 보까지 걸을 때도 있다. 하나개 갯벌은 썰물이 빠져나가면 바닥에 물결 무늬가 만들어지는데, 여기를 밟고 걸으면 지압 효과도 있다. 또 발목까지 바닷물에 담그고 찰랑찰랑 소리 내며 걷는 맛이 좋다. 갯벌을 걸은 후론 무릎이 아픈 적이 없다. 오래 많이 걸어도 말끔하다. 어떻게 갯벌 맨발 걷기를 하게 됐나 신발을 신고 걸을 때는 집에서 가까운 현충원 길을 비롯해 어린이대공원 길, 보라매공원을 주로 갔다. 그래도 당뇨와 안압이 좋아지지 않더라. 주변에서 권해 맨발 걷기를 하게 됐는데, 몸이 좋아지는 걸 느꼈다. 매일 한결같이 빠지지 않고 걷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식이요법도 병행했다. 주변에서 ‘실제 나이보다 젊게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런 점이 동기부여가 된다. 매사 긍정적인데, 그런 점도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매일 무의도까지, 시간과 교통비가 만만찮을 것 같다 우리 부부는 차가 없다. 걸어 다니기 위해 2년 전 차를 팔았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대중교통으로 오려면 2시간 반 정도가 걸려 하루 5시간가량 투자하는 셈이다. 그래도 가치가 있다. 교통비는 지하철·공항철도는 경로우대를 받아 무료, 인천공항1터미널에서 하나개까지 버스 요금은 왕복 2500원이다. 공항(3층 7번)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30~40분에 한 대꼴로 있다. 점심도 집에서 도시락을 싸 와 그것도 부담 없다. ‘내츄럴 워킹’ 하는 치과의사 8월 27일 서울시 금천구 호암산 자락에서 '내츄럴 워킹'을 시연하고 있는 이정래씨. 김영주 기자 이정래(67) 씨는 서울 강동구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현직 의사다. 걷기에도 조예가 깊어 2009년 『도마뱀처럼 걸어라』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인간은 허리를 꼿꼿이 펴고 걷는 습관에서 질병이 생겨 났는데, 도마뱀이나 호랑이처럼 척추를 이용해 걷게 되면 이를 예방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는 ‘도마뱀 걷기’를 발전시켜 최근엔 ‘내추럴 워킹’을 내세웠다. 자연계 동물처럼 “파동을 치듯” 척추를 이용해 걷게 되면 다리가 받는 하중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이론이다. 도마뱀처럼 걷기, 타이거 스텝 등은 걷기 전문가들 사이에서 낯선 보행법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를 실천하는 이는 많지 않다. 보통 사람들이 해온 걷기 방법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맨발 걷기를 하는 사람이라면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내리막에서 그렇다. 맨발로 걸을 땐 신발이 주는 쿠션 기능이 없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쿵쿵거리며 걷게 된다. 이 원장은 “신발을 신고 평지를 걸을 땐 발뒤꿈치부터 딛지만, 맨발인 상태로 그렇게 걸으면 발이 망가진다. 체중을 분산시킬 수 있는 보행법이 필요하다”며 “그게 무릎을 굽히고 어깨를 실룩실룩 하며 발을 살포시 내딛는 내추럴 워킹”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 호압사 입구에서 이 원장을 만났다. 내추럴 워킹이란 본래 인간의 발은 맨발로 맨땅을 딛도록 디자인 돼 있다. 하지만 신발을 신으며 그런 기능이 퇴화됐다. 발을 보호하는 신발을 오랫동안 착용해 발바닥이 얇아지고 근육이 퇴화돼 발바닥이 죽은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곧바로 맨발로 걷게 되면 당연히 발이 아프다. 실제로 해보면 내리막에서 쿵쾅쿵쾅 소리가 난다. 발과 발목이 망가지는 소리다. 자연계 동물은 그렇지 않다. 동물의 발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무척 조심스럽다. 먼저 발을 지면에 대본 후 체중을 싣는다. 호랑이를 예로 들어보자. 호랑이는 어슬렁거리며 걷는데, 척추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한 발을 옮길 때 척추를 틀면서 어깨가 돌아간다. 그리고 다리를 살짝 옮겨놓는 순이다. 이를 사람에게 적용한 게 내추럴 워킹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걷는 것인가 오르막에선 평상시처럼 다리 근육으로 걸으면 된다. 문제는 내리막인데, 평상시처럼 걸으면 쿵쾅거리며 내려오게 된다. 내추럴 워킹으로 걸을 땐 먼저 내딛는 발의 어깨를 우상향 방향으로 들어 올린 뒤 발을 앞으로 내밀며 살며시 지면에 갖다 놓는다. 그리고 다시 어깨를 내리면서 다리에 체중을 실어 땅을 온전히 딛는 순서다. 어깨를 살짝 실룩실룩 하게 된다. 단, 몸통을 움직여선 안 된다. 이렇게 하면 내리막에서 상체 하중을 분산시킬 수 있다. 따라하기가 너무 어렵다 기존에 장단지와 허벅지 근육으로 걷는 게 익숙한 사람에겐 바뀌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일단 자세를 낮춘다고 생각하면 된다. 무릎을 살짝 구부리고 살며시 발을 갖다 놓는 게 시작이다. 평지에서 하루 이틀 훈련하면 익힐 수 있다. 맨발 걷기의 효과는 무엇이라고 보나 일부에서 ‘땅의 지기(地氣)가 몸으로 전달돼 병을 고친다’고 주장하는데, 상당히 과장돼 있다고 본다. 신발의 두께가 얼마나 된다고 땅의 지기를 못 느끼겠나. 맨발 걷기의 효과는 그런 데 있지 않다. 그간 신발에 의존하던 인간이 몸을 써서 걷는다는 것에 있다. 몸을 쓴다, 용을 쓴다는 것은 곧 척추를 이용해 걷는 것이다. 맨발로 걷게 되면 신발을 신을 때보다 더 몸을 써서 걸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자연계 동물처럼 몸을 쓰게 되면 인간의 질병은 상당 부분 낫게 된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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