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3007]豹菴선생시-西山(서산)
世外忽驚超穢累(세외홀경초예루)
眼中無處着塵氛(안중무처착진분)
敢將詩畵形容得(감장시화형용득)
癡坐橋頭送夕曛(치좌교두송석훈)
세상 밖에 서니 세상번민 벗어 놀랍고
안중에는 속기 있는 곳이 하나도 없구나.
감히 시와 그림으로 묘사하려 하여
바보인 듯 다리머리에 앉아 석양을 보낸다.
西山[서산]
/ 豹菴 姜世晃 [표암 강세황]
身到西山過昔聞
[신도서산과석문]
몸소 서산에 이르러 옛날 듣던
곳 지나려니
瑤林瓊島杳難分
[요림경도묘난분]
구슬같은 숲 옥같은 섬 아득하여 분간하기 어렵구나.
氷湖百頃平鋪玉
[빙호백경평포옥]
얼어붙은 드넓은 호수에 옥을 펼쳐 평평하고
彩閣千重聳出雲
[채각천중용출운]
천겹 화려한 누각 구름에 솟아
오른듯하네.
世外忽驚超穢累
[세외홀경초예루]
세상 밖으로 나오니 세속을 벗어난 듯 하여 놀랍고
眼中無處着塵氛
[안중무처착진분]
안중에는 속세의 기운 다다를 곳도 없구나.
敢將詩畫形容得
[감장시화형용득]
감히 시와 그림으로 그리는 듯 마는 듯
癡坐橋頭送夕曛
[치좌교두송석훈]
다리 어귀에 어리섞게 앉아 석양을 보내네.
豹표범 표 菴암자 암 到이를 도
瑤아름다운 옥 요 瓊구슬 경
杳아득할 묘, 頃이랑 경/잠깐 경
鋪펼 포/가게 포 彩채색 채
聳솟을 용, 두려워할 송
忽갑자기 홀 驚놀랄 경
穢더러울 예 累여러 루(누)
塵티끌 진 氛기운 분
敢감히 감 將장수 장/장차 장
癡어리석을 치 曛어스레할 훈
西山[서산] : 중국 북경동쪽에 있는
계현 취병호에 있는 산으로 연행길에 들러 읊은 시.
身到西山過昔聞, 瑤林瓊島杳難分.
氷湖百頃平鋪玉, 彩閣千重聳出雲.
世外忽驚超穢累, 眼中無處着塵氛.
敢將詩畫形容得, 癡坐橋頭送夕曛.
몸 서산에 이르러 예전 듣던 곳을 찾으니
요림과 경도가 아득하여 구분하기 어렵네.
드넓게 얼어붙은 호수 옥을 펴놓은 듯하고
천 겹의 화려한 누각 구름에 솟아오른 듯하네.
속세 밖이라 속박을 벗어난 듯하고
안중에는 티끌 묻은 곳 없네.
감히 시나 그림으로 형용할 수 있으랴
다리 어귀 멍하니 앉아 석양을 보내노라.
원문=豹菴稿卷之二 / 詩
西山
身到西山過昔聞。瑤林瓊島杳難分。
氷湖百頃平鋪玉。彩閣千重聳出雲。
世外忽驚超穢累。眼中無處着塵氛。
敢將詩畫形容得。癡坐橋頭送夕曛。
ⓒ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2009
강세황, 《표암고(豹菴稿)》 권2 〈서산(西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