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거짓말
“아빠, 오늘은 뭐 먹었어?”나는 밥숟가락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고등학교 2학년, 점점 입맛도 늘고 식사량도 많아졌다. 그러나 아빠는 언제나 똑같이 웃으며 말했다.“응, 먹었지. 회사에서 김치찌개 나왔어. 맛있더라.”그 말에 나는 안심하며 내 밥을 다 비웠다. 그저 평범한 저녁, 아빠와 나 단둘이 앉아 있는 이 좁은 식탁이 이제는 익숙했다. 엄마가 떠난 뒤, 우리는 서로에게 남은 유일한 가족이었다.하지만 이상했다. 냉장고는 늘 텅 비어 있었고, 아빠의 밥그릇은 언제나 깨끗했다. 처음엔 신경 쓰지 않았지만, 어느 날, 나는 우연히 아빠의 지갑을 보게 됐다.
안에는 만 원짜리 한 장뿐이었다.그리고 그날 밤, 나는 잠든 척하고 몰래 눈을 떴다. 아빠는 조심스레 부엌으로 나와, 내 밥그릇에 남은 반찬을 조용히 모아 자신의 그릇에 담았다. 김 한 장, 멸치 몇 마리, 그리고 식은 국물 조금. 그는 아무 말 없이 그것들을 씹으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울고 싶었다.다음 날 아침, 나는 일부러 말해봤다.“아빠, 나 다이어트 할래. 밥 조금만 줘.”하지만 아빠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 너는 잘 먹어야 해. 공부하려면 힘내야지.”나는 그 말을 똑같이 되돌려주고 싶었다. “아빠야말로 잘 먹어야 해.” 하지만 그 말이 목구멍에서 걸려 나오지 않았다.며칠 뒤, 학교에서 급식을 남기지 말라는 캠페인이 있었다. 그날 나는 평소보다 조금만 먹고 남은 도시락을 싸서 집으로 돌아갔다.
“아빠, 오늘 도시락 남겼어. 같이 먹자.”그러자 아빠는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이내 웃으며 말했다.“아이구, 네가 이런 것도 다 챙기고. 우리 딸 다 컸네.”그 말 속엔 고마움과 미안함이 가득 배어 있었다. 함께 앉아 도시락을 나눠 먹었을 때, 아빠는 작은 김치 한 조각도 나에게 먼저 권했다.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아빠의 손등을 유심히 보았다. 굳은살과 상처, 까맣게 그을린 피부. 아빠의 시간과 청춘은 모두 나에게로 흘러들어왔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어느 날, 학교에서 발표 수업이 있었다. 주제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 나는 주저 없이 말했다.“저는 아빠를 존경합니다. 왜냐하면 아빠는 거짓말을 잘하시거든요.”교실이 술렁였다. 하지만 나는 이어서 덧붙였다.“아빠는 항상 ‘먹었어’라고 말씀하시지만, 사실은 배고프셔도 저를 위해 참으세요. 그 거짓말은 저를 사랑해서 하신 거짓말이에요.”그날 수업이 끝난 뒤, 나는 담임 선생님께서 조용히 내 어깨를 토닥이던 손길을 아직도 기억한다.
며칠 후, 아빠 생신이 되었다. 아무리 작은 선물이라도 드리고 싶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몰래 시작했다. 그리고 작고 소박한 케이크를 샀다.“아빠, 생일 축하해요!”초를 켜고 불을 끄는 순간, 아빠는 조용히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내 어깨를 안으며 처음으로 말했다.“미안하다, 은비야. 아빠가 해준 게 없는데, 너는 이렇게 다 해주네…”나는 아빠의 등을 꾹 안았다.“아빠는 항상 해줬어요. 아빠가 한 거짓말 하나하나가, 제겐 가장 따뜻한 진심이었어요.”
그날 밤, 우리는 함께 라면을 끓여 먹었다. 진수성찬도 아니었고, 고급 식당도 아니었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맛있던 저녁이었다.시간이 흘러, 나는 대학에 입학했다. 장학금을 받고, 학교 근처에 작은 자취방을 얻었다. 처음 독립한 날, 아빠는 혼자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다. 마치 나를 보내기 싫은 아이처럼.“밥 잘 챙겨 먹어라. 거짓말하지 말고.”나는 웃으며 대답했다.“응, 아빠도. 이번엔 내가 아빠 밥 챙겨줄게.”이제는 내가 진심으로 그렇게 말할 수 있다.“아빠, 나도 배고플 땐 참을게. 대신, 아빠가 먼저 드세요.”♧
노고단의 여름 - 지난 토요일 노고단의 여름을 만나기 위해 카메라 배낭을 최소화하여 등에 지고,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섰다.슬기로운 출사를 위한 첫번째 해야할 일은 카메라 배낭의 무게를 줄이는 일인데, 비우지 못하고 채우기만 하니, 출사길 카메라 배낭은 언제나 무겁기만 하다.
이번 폭우로 도로가 유실되어 구례에서 성삼재 방향의 노고단길이 통제되고 있다는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업소의 사전 안내로 광주대구간 고속도로 남원 IC에서 빠져나와 정령치 방향으로 우회하여 성삼재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느린 걸음으로 노고단으로 향했다.
카메라와 삼각대의 무게가 살아온 생의 무게 만큼이나 버겁게 느껴질때마다, 언제까지 산을 오르며 사진을 담을 수 있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이 자꾸만 고개를 들고, 피사체를 바라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생각이 많아지니, 이제는 저도 나이가 들어 가는가 보다.
첫댓글
위에 곰표 밀가루 참 옛날이여 합니다
노고단의 작품들이
이 꼭두새벽의 정기를 줍니다
날씨가 더우니
다음도 이유야 어찌되었던
미처 돌아가네요
아무 기능을 쓸 수 없으니요
그럼 카톡식으로...ㅠ
음악을 쓸 수 없으니 말입니다
난...
사이버도 음악 때문에 임문했는데...ㅠㅠ
다른방법많어요.
@행운
그러니 말입니다
물론 다른 방법이 있어야지요
다음에서 하는 처세 머리가 아니잖습니까
그럼 공지를 해 줘야지
즈들 멋대로
회원들에게 이해의 공지를 해 줘야지요
김동길교수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이게 뭡니까?/
@양떼 HTML에 대한 공지는 5/7일 이미 예고는
본카페에서도 했고 NAVER은 그대로인데 Daum에서는 오늘부터 음원의 심각한 저작권문제로 막아놓은듯 정책성 일환으로 보여지고 본카페의 회원들도 고심을 많이 해야만 할것이고. 또한 새로운 방법들을 모색해야만 합니다.
어째서나 유튜브 음원관련하시는분들은
앞으로 별도 유로음원을 이용할것으로
사료됩니다.
@행운
이 더위에 삼각대의 무게를 느끼게도 하지요
지금 달리 데리고 공원에서 좀 놀다 왔는데
아직은 션합니다
우리 공원 매미들이 합창이 정말 우렁차요
그러니요
세상사엔 다 익권의 경쟁이요
또한 그 익권의 다툼이 아마도 현실이 아닌가 합니다
음악이 함께 해야지 음원 없는 세상은 적막강산입니다
오늘도 더위 잘 나셔요
@양떼 햇볕이 따갑고해서 얼굴,귀까지도
흑인 안되려고 요즘에는 답답하고 덥지만 싸매고서 오늘도 출근해서 노동일을 한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