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마치고 다시 시작된 일상의 아침은
한결 넉넉하고 아름답다.
누군가는 여행의 최고 기쁨은 귀가라 했다.
여행이란 그런 거다.
마치고 돌아오면 무미건조했던 일상도
한결 촉촉하고 소중해진다는 것!
출발까지 고단함과 분주함으로 덤덤하게 시작된 여행의 첫날, 아사쿠사역 센소지에 넘치는 각국의 인파, 들썩이는 왁자함에 내 무딘 가슴도 슬슬 시동을 건다.
우리도 인파에 묻혀 하하호호 웃어대고 셔터를 누르다보니 어느새 진짜 여행객이 되어 설렘이 요동친다.
낯선 문자, 커다랗게 섞이는 여러나라 언어, 다른 양식의 건물모양에 와락 달려드는 이국의 느낌으로 여행은 시작됐다. 그나라에 유명하다는 녹차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걷노라니 우리도 이미 인파에 섞여 여행의 파도를 탄다.
막차시간을 걱정하며 맥주 한잔에 붉게 상기된 얼굴로 번화가의 밤거리를 헤매도 보고, 엉덩이를 들썩여도 어색하지 않은 여행자의 신분을 만끽했다.
그렇게 뚜벅이로 하루 2~3만보의 숫자를 기록하며 발엔 물집이 생기고 조금씩 걸음이 느려지기도 했지만 대통곡, 유황계곡의 하나 먹으면 수명이 7년씩 연장된다는 유황계란을 먹고, 유황온천으로 온몸의 피로를 날려보내기도 했다.
아주 오래 전 얇은 동화같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시부야역에서 전쟁에 나가 죽은 주인을 10년을 기다렸다는 충견 하치코의 이야기,
시부야역에 그 충견을 기리는 하치코상이 있다.
그곳에도 관광객은 넘쳐났다.
사람을 피해서 겨우 한컷!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도쿄도청 200여미터에 쏘는 레이져쇼 마지막 시간을 맞춰 달렸다.
멍히 서서 바라보다가 옆에 벌러덩 누워 감상하는 아이들을 따라 나도 누워보았다. 그순간 내 여행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싶었다. 하늘에 별 총총했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하늘과 마주함만으로도 부족함이 없었다. 적당한 기온과 바람, 하늘, 화려한 레이저쇼!
이국였기에, 깜깜한 밤이었기에, 여행이었기에 가능했던 그 순간의 일탈은 지금도 잘했다 싶다.
드디어 마지막 날이다.
30년대 소설 이상의 '날개'라는 소설엔 주인공 남자가
미쓰코시 백화점 옥상에 올라가 죽는 얘기가 나온다.
그 백화점의 본점?이 일본엔 아직도 있다. 오래된 느낌이 가득한 백화점으로 뭔가를 생각하게 한다.
여행은 나를 찾으러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가를 잊기 위해서 떠나는 과정이라고 소설가 김영하는 말하기도 했다. 집을 잊고 번뇌를 잊고 그저 현실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여행이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저자 카잔차키스처럼 외쳐 본다.
나는 자유다!
첫댓글 자유롭기 위해 여행을 간다~~
봄내님의 말씀은
우리 마음속 여행풍선에
핑크빛 바람을
슈~~욱~~
불어 넣어 주시네요~~^^
유미님~~전에 예당모임에 처음 뵌 기억이ㅎ 상큼 핑크한 유미님께 또 핑크.~~그렇지요 이 가을은 어딘가로 떠나야 할 것 같은~~멋진 가을 보내시길요^^
여행은
나는 자유다 처럼 즐기며 다니면
좀더 재미가 더 나지요
바라보는 시선과
느끼는 감정이 달라도
그자체가 여행
돌아오고 나서도
또 다른 여행을 꿈꾸며 산다우~~
역시 글은 봄내님이 후기는 짱~~
시크님이 더 술술 잘 쓰시면서~~과찬을.
또 다시 어딘가로 떠나라고
다시 현재를, 오직 현재를 살아가라고 등떠밀고 있다..여행의 이유 김영하~~
멋진 더멋진 가을 보내시길요^^
돈내(봄내님)님
상큼한 후기글~
최고 높이 1위
자리를 내어준지
오래 됐지만ㅠㅠ
도쿄의 상징 ㅡ
도쿄 타워(사진)
에비스 맥주 본사
39층 레스토랑에서 조망한
ㅡ야간
도쿄 타워ㅡ
돈내! 칼하나 들면 제가 그대로 강도
덕분에 여행 잘했어요~~~도쿄타워 바라보이는 전망 좋은 식당이네요..그런 장소도 잘 찾아 경험하게 해 주시니 더 좋은 여행였던 듯요.^^
봄내님의 멋진 여행후기글에 푹 빠져봅니다요..
여행은 자유닷!!^^
지기님의 마당이 있기에 가능한 여행였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미지의 세계~
자유 속에 함께한
벗의
글이 더욱 빛을 발합니다 ^^
나효님과 함께한 시간 늘 즐겁고 편안했습니다.
또 기회주셔요~~~^^ 이 가을이 뭔가 채워진 느낌입니다.ㅎㅎ 멋진 가을 보내셔요.^^~
개성있는
동그라미 ㆍ세모ㆍ네모들이
한 울타리에서 좌충우돌 후
안정적인 모양새를 갖춘
또하나의 모습들이 되어서
여행 즐거움이 배가 되었어요 ㅎㅎ
또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