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함부르크의 여름 풍경
함부르크는 독일의 2대 도시로 꼽히고 있는 부유한 도시입니다. 하지만 관광지라기 보다는 대도시라는 분위기가 강한 곳인 것 같습니다. 베를린과 달리 유서깊은 유적지나 박물관 등 기념비적인 것도 별로 없어 일부러 이곳을 방문할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함부르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오페라인데... 주말엔 오페라와 콘서트 때문에 독일 사람들이 많이 오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주말엔 왠만하면 프라하 등지로 나갔고 피곤할 땐 당일치기라도 브레멘, 뤼벡 등으로 탈출하곤 했습니다만 함부르크로 4번이나 출장을 갔으니 나름대로 인연이 깊은 곳이기도 합니다.

함부르크 대학교 도서관과 정면의 교수회관
함부르크 대학엔 인도학의 대가이자 전설적인 학자로 추앙받는 람버레트 슈미트하우젠과 베츨러가 재직했고 지금은 하루나가 아이작슨, 미하엘 찌머만 등의 새로운 거장이 재직하고 있습니다. 인도학 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곳이라 각국에서 학생들이 모여들고 한국의 안성두, 강성용, 최종남 교수님 등도 이곳에서 수학했습니다.

울너 필사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수백개의 산스끄리뜨 필사본을 분석하고 함부르크의 아이작슨 교수로부터 Proof-reading을 받았습니다. 나름대로 산스끄리뜨 경력이 20년이라 자부심도 있었지만 아이작슨의 교정을 받으며 비로소 무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고락샤샤따까>의 필사본을 분석한 자료. 비록 필사본 분석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작업이지만 나름대로 준비했는데 천하의 아이작슨 앞에서는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온통 아이작슨의 빨간펜 범벅입니다. 국제적 망신을 각오하고 갔지만... 처참했습니다. 그해 겨울과 다음 해엔 철저히 준비하고 갔지만... 역시 빨간펜으로 도배되었고 3번째 출장에서 겨우 ... 수정이 적어질 정도였습니다. 나름대로 산스끄리뜨 경력 20년이라 필사본도 쉽게 다룰 것이라 생각했는데... 감사와 겸손이 무엇인지를 이 때 비로소 알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수차례 아이작슨 교수의 교정을 보고 직접 수정을 받으며 비로소 지금 정도의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배울 기회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도 함부르크의 아이작슨 밑에서 몇 년간 있을 수 있다면... 하는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만...

첫 번째와 두 번째 출장에서는 숙소와 학교만 왔다갔다하며... 관광의 사치를 누릴 여유가 거의 없었습니다. 오직 국제적 망신은 면하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준비에 준비...

함부르크 시청사와 주변의 수로.
세 번째 함부르크 출장 부터는 필사본 연구 2년차라 조금 여유가 생겼습니다. 강독이 끝나는 오후나 주말엔 동네를 돌아다니며 활기를 찾았습니다.

유럽의 도시가 그렇듯 여행의 출발점은 시청앞.
8월의 축제 기간엔 시청 앞에 각종 간이 음식점과 주점이 들어서는데 매번 8월 마다 이곳에 온 것 같습니다. 새롭고 특이한 음식들이 몰려 있어... 독일 음식을 맛 보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시청에서 호수가로 가는 길목.

시청에서 중앙역으로 가는 번화가에서 본 모습 .

버스 뒤의 스타벅스가 이 거리의 명소입니다. 길거리에 휴지 한조각 없는 전형적인 독일 길거리 인 듯 합니다.

시청에서 중앙역으로 5분 정도 가면 나타나는 검소한 백화점과 잡화점이 몰려 있는 상업지구.

시청사 뒤쪽의 주택가 근처. 언제 비가 올지 모르는 변화무쌍한 날씨의 연속입니다.


비 때문에 본의 아니게 수로변 노천카페에서 비를 피하는 중.
따뜻한 카푸치노에 한대 굽으며... 호연지기를 키워봅니다.

시청옆 수로. 비가 내리는 탓에 급히 실내로 피신해야 했습니다.

첫 번째 방문했을 때 묵은 숙소. 뒤 쪽에 호수가 보입니다.

호텔옆의 빨간 거리는 노천카페가 즐비한 식당가인데 주말엔 벼룩시장이 열리곤 합니다.

주말 아침. 창밖을 보니 벼룩시장이 열렸습니다.

가운데의 노천카페를 두고 양쪽으로 벼룩시장이 열렸습니다.


이 거리는 주말의 벼룩 시장이 아니면 고요하고 앉아서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독일의 부자 동네답게 골목길의 건물조차 규모가 상당합니다.

밤 풍경. 아래로 쭉 내려가면 호수와 명품거리, 시청으로 이어집니다


크리스마스 축제가 열리는 삼각지대의 광장.
호숫가로 이어지는 길 옆 정중앙의 동상 뒤의 골목길이 옷가계와 커피숍들이 즐비한 골목입니다.

골목길 안쪽. 호수가의 붐비는 길 대신 이 골목길로 많이 다니는 듯합니다.

호숫가의 이면 도로. 저렴한 옷가계가 몰려 있는 이 길은 시청 옆의수로까지 이어져 늘 사람들로 붐비는군요.

명품가가 시작되는 곳.

호수 옆의 메인로드. 길건너 오른쪽은 호수가입니다.

메인로드의 야경

호수가.

호수가의 가을.


담토어 역에서 대학으로 가는 길. 함부르크의 날씨가 참 뒤죽박죽인데 오늘은 비가 내릴 듯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교수회관과 왼쪽의 도서관

세미나실.
왼쪽의 칼러 출력본은 울너프로젝트의 산스끄리뜨 필사본입니다.
이것을 하루나가 아이작슨과 함께 읽고, 또 proof-reading을 함께 진행합니다
아이작슨은 젊지만 이 분야의 최고 거장이죠. 왼쪽의 일본인은 펜실베니아에서 샹까라 연구로 학위를 받고 이곳의 NGMPP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하리모토 박사.

필사본 연구에서는 그 어느 누구도 아이작슨 앞에서는 초라해지므로 심지어 그의 스승도 후생가외의 심정이었다고 하니... 그에게서 직접 배운다는 것에 더 즐거움을 가져라는 조언 그것을 느끼는 시간이니다. 아이작슨이 필사본을 읽는 속도는 받아 적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므로 녹음은 필수.

도서관 입구.

이 도서관은 인도철학, 불교학 관련 도서들을 소장한 곳인데 복사기와 스캐너가 있는데 복사비가 비싼 관계로 책을 스캔해서 파일로 저장하곤 했습니다.

게스트 하우스와 학생 식당. 아래의 잔디밭 앞 식당은 유로2006시절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의 파티장으로 사용된 곳이기도 한데... 들어가 보지는 않았습니다.

후문 쪽의 식당가.
아이작슨은 힌두쿠시라는 아프가니스탄 음식점에 곧잘 초대하곤 했습니다. 한국의 관습을 알고 있어서 그런지... 손님이니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습니다. 이 식당은 슈미트하우젠 시절에도 단골이었다고 합니다.

함부르크 항구.
항구 쪽은 왠지 꺼렸는데... 플라센 교수님께서 안내를 해서 대학에서부터 걸어 갔습니다. 항구도시 답게 진취적인 곳이었고 비틀즈가 첫 공연을 한 도시가 함부르크이기도 하답니다. 비틀즈 메니아에겐거의 성지와 같은 곳이고 지금은 항구 주변엔 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이 굉장히 많다고 합니다.


후문 쪽의 식당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서 학생들이 많습니다.
8월이지만 해가 지면 제법 쌀쌀합니다.

후문 쪽 식당가.

대학 후문쪽의 기숙사와 주택가.

오후의 햇살. 앉아 쉬고 있는 주민들에게서 여유가 느껴집니다.

식당에서 나오니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워낙 날씨가 이렇다 보니 거의 우산을 들고 다니질 않군요. 비는 길어야 30분이면 그치는듯 합니다.

비도 내리고.... 버스 타고 갑니다.

랜드마크인 함부르크 타워. 이 길로 쭉 가면 함부르크 공원과 브람스 박물관이 나오는데... 의외로 조용해서 산책하기 좋았습니다.

공원 뒤쪽의 법원, 검찰청 등 관공서가 몰려 있는 곳.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미하엘 교회가 보입니다. 엽서에 곧잘 나오는 건물이기도 합니다.

니콜라스 성당. 불에 탄 그대로 있습니다.

니콜라스 성당에서 항구 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그로닝엔 이라는 맥주집이 나옵니다.

내부풍경.

호텔 옆 거리. 주말엔 벼룩시장이 열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할배집. 선술집 분위기입니다만 친절하고 조용한 곳이죠.
매번 이곳을 찾았더니... 제법 단골이 되었습니다. 담배연기가 자욱한 곳이었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독일인은 담배에 대단히 관대한 것 같습니다.

함부르크는 관광지라기 보다는 전형적인 대도시라 특별히 둘러 볼 만한 것도 없는 ... 말 그대로의 출장지였습니다만 그래도 우리 분야의 거장이 버티고 있는 곳이라 항상 마음에 두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첫댓글 함부르크 여행 잘하였습니다.
우리 리쉬님의 꼼꼼한 안내 다시한번 감동 입니다.
지금 한국사회 이슈가된 독일 도시 그 ㄴ은 독일정착을 위하여 몇년전부터 준비하였다는 괘씸함.
도시가 아름답다 그 자체 입니다.
관광지라기엔 뭐 하지만 돌아보니 참 아름답고 낭만적인 곳 같습니다.
한국에서 이슈가 된 바로 그 곳은 ... 저번에 올린 오버우어젤이란 중세풍의 시골 도시인데.... 조금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ㅎㅎ 여름과 겨울 확실히 분위기가 틀리네용😘👍
멋지다!!!
이슈된곳이라 더더욱 가고 싶네용^^
준비 해야겠네용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