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려 30만 마일을 넘도록 큰 문제 없이 달려준 도요다 프레비아 밴은 결국 갔다. 냉방이 안된지 여러해됐고 오일이 약간 새는 외에는 전혀 문제가 없던 차를 포기하게 된것은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다. 나는 정이 들고 애용했지만 남들은 궁상맞게 봤고 만일 멕시칸에게 팔았다면 $500 이나 받았을까 말까한 차였다. 그런데 요즘 정부에서 실시하는 낡은차 새차로 바꾸기 정책을 이용해 $3,500에 넘기고 생돈으로는 살 생각을 차마 못하던 차로 큰맘 먹고 바꿔 왔다.
꼭 19년전에 샀으니 27살 막내가 8살인 해였었다. 그애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가고 졸업하고 대학원에 들어간다고 집을 떠난 지금까지가 얼마나 기나긴 세월이었는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실어날랐는가. 식구와 친구들을 태우고 산으로 바다로, 점심시간에 직장 동료들을 태우고 이음식점 저음식점으로. 또 얼마나 많은 물건들을 실어날랐는가. 가운데 의자를 떼고 뒷의자를 접어 4x8짜리 합판을 싣기도 했고 자전거, 트랙터, 잔디관리 기계 aerator 등등도 날랐다. 아이들 기숙사에서 집으로 집에서 기숙사로 짐을 실어나를 때도 내부용적이 큰 이놈이 항상 동원됐었다. 마지막 숨을 거둘 때도 주인에게 적지않은 보탬을 토해내 주고 간 효차다. 그통에 두 애들이 조금씩 나은 차로 승격됐다.
프레비아야 그동안 항상 같이 있어 도와준 것 고맙다. 차천당까지 머나먼길 잘 가거라. 이 못난 애비는 너를 평생 잊지 않으련다. 앞으론 잠 자다가도 네생각에 벌떡 일어나고 또 일어날것만 같다. "내일은 프레비아에 자전거를 싣고 실버코멧 트레일에 가서 두어시간 타고와야지" 했다가 "아참 그놈 이젠 가고 없지" 생각이 미치면 허전해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할것 같다. 네가 남겨준 가운데 의자, 누군가 마실걸 흘려 얼룩이 졌지만 매일 앉아 네 생각을 하련다. 새로 들어온 네 막내도 너같이 충실히 오래오래 구르길 차천당에서 빌어주렴.
|
출처: 이런저런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김영원
첫댓글 19년간 타던 차를 정부에서 실시한 경제 살리기 프로그램 cash for clunker 에 이차가 해당이 되서 딜러에 넘기고 새차를....남편은 몇일동안 맴이 아프다고 끌끌 댄다. 아이들이나 나는 시원하구만~~~~ 남편이 자기 대학 카페에 올린것을 퍼왔음....
울남편은 자동차 10년타기 캠페인에 동참하겠다기에 말리고 있다만,,,,너희 남편도 대단하신 분이네,,,,,하긴 그러기에 조강지처 오래 데리고 살아주는지 모르겠지만,,,
선배님께 
라고 안부 전해주렴.
프레비야는 정말 좋은 주인을 모셨네요. 프레비아 역시 행복했을 것입니다. ^.~
그래두 19년 타기가 힘들텐데..., 내차 현재 10년째 타구 있는데 늦어도 내년 정년 퇴임 후 바꾸려고 여기저기서 노후의 징조가 진하게 나타나는 중이거든,
옛애인에 대한 기억은 잊어도 좋다고 하던데...clunker 대신 새 차를 데려 왔으니 새 애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우리집 창고엔 27년 늙은이 차가 있는데 골통품으로 승격이 돼서 그냥 모시고 있습니다.
그 할망구를 결국은 천국으로 보내셨구려.... 새 각시가 들어왔으니 집안도 훤해지고 또 다른 쏠쏠한 재미가 있겠구려....
하오. 오손도손 재미도 보시고... 행복하시구려.
혜순아, 뭔차루 바꿨니 ? 축하 한다. 내가 아틀란타 가며는 새차루 공항에 나오겠구나. 아유, 신 나라 !
새차라고 너무 달리지 마시고 안전운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