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폭스바겐 그룹이 중국에서 보급형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25일 차이신(财新)에 따르면, 폭스바겐 차이나는 24일 중국 시장을 겨냥한 엔트리급(入门级, 보급형)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해 신제품 출시 주기를 약 30% 단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형 모델 개발 작업은 폭스바겐(차이나) 과학기술 유한공사 주체로 중국 허페이(合肥) 공장에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 차이나는 “새로운 플랫폼은 그룹의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며 중국 고객만을 위한 순수 전기차 모델을 개발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플랫폼 모델은 2026년부터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며 개발 주기는 기존 폭스바겐 플랫폼보다 약 3분의 1 단축된 36개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EB는 모듈러 전기 플랫폼(Modularer Elektrobaukasten)의 독일어 약자로 지난 2020년 첫 번째 모델인 ID.3를 출시한 뒤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생산했다. MEB 플랫폼은 전 세계를 공략하며 폭스바겐의 전환을 위한 역작으로 개발됐으나 초창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시장 성과를 보였고 특히 중국 시장에서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중국 시장의 소비자 요구가 다른 시장과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ID 시리즈 모델을 연구하는 한 자동차 기업 기술 책임자는 “폭스바겐 ID 모델을 본 소비자는 전기차가 아닌 ‘또 다른 폭스바겐 차’로 여겼다”면서 “ID 모델은 디자인 적으로 기존 브랜드 고유의 형상을 벗어나지 못했고 스마트화 장비에서도 테슬라, 중국 스타트업에 크게 뒤처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 그룹에 따르면, 2023년 1~9월 순수 전기차 교부량은 총 53만 15000대로 이중 유럽 지역 판매량이 전년 대비 60.9% 급증한 34만 1000대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지역 판매량은 11만 7000로 전년 대비 3.9% 성장률에 그치면서 중국 전체 순수 전기차 업계 평균 성장률 24.9%를 크게 밑돌았다.
전기차 전환 둔화 영향으로 중국 내 폭스바겐 매출은 최근 계속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폭스바겐의 중국 지역 판매량은 423만 대로 정점을 찍었으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각각 전년 대비 9.1%, 14.1%, 3.6% 감소하다 올해 1~9월 전년도 동기 대비 3% 하락한 228만 7000대까지 추락했다.
이에 폭스바겐은 자체 전기차 전환에 속력을 내면서 중국 합작사 상치폭스바겐(上汽大众), 이치-폭스바겐(一汽-大众)과 함께 중국 시장 수요에 적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에 힘쓰고 있다.
출처: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