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생미셀 밤하늘,빛에 반하다.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몽생미셀 야경이다. 해가 지기 전, 저녁부터 먹기로 했다. 셔틀버스를 타고 몇 코스만 가면 미슐렝 가이드에도 소개된 '르 프레살레' 레스토랑이 우리가 예약한 곳이다. 이 곳은 몽생미셀 만의 소금기 품은 목초를 먹고 자란 짭짤한(?) 몸을 가진 양고기로 유명한 집이다. 시간 절약을 위해 몽생미셀에 도착하기 전에 메뉴를 모두 주문한 상태였다. 양갈비구이, 양안심 스테이크, 소등심 스테이크, 생선요리. 이 중에서 선택할 수가 있었다. 양고기로 유명한 곳에 왔으면 양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난 겁이 났다. 그래서 소등심 스테이크를 시키고 혜인이는 양안심 스테이크를 시켰다. 양갈비는 냄새가 조금 날 수 있지만 한국에서 먹은 것과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고 한국에서 나는 양고기 냄새는 절대 아니라고 했다. ▲ 레스토랑은 손님이 많았지만 넓어서 복잡다는 느낌은 안 들었다. 그리고 음식이 적절한 시간에 나왔다. 한 테이블에 모두 앉아서 우리 일행의 얼굴을 서로 마주보긴 아침에 보곤 처음이었다. 신혼부부, 중년부부, 남매, 모녀, 홀로, 다양한 사람들의 모임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하루였는데도 오랫동안 이렇게 뭉쳐 같이 다닌듯 했다. 가이드는 붙임성이 좋아 이야기 하느라 입으로 음식을 넣질 못 하고 또 얘기하고 또 얘기 했다. 이 일에 자부심이 아주 강하단 인상을 받았다. 어떤 곳 어느 자리에 있더라도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진 사람은 멋져 보였다. ▲ 양안심 스테이크 편식이 심한 나는 혜인이 것 조금만 잘라 먹어 봤다. 크게 거부감은 없었지만 '양'이란 그 단어가 선입견이 생겨 1인분으론 못 먹을 거 같았다. ▲ 소등심 스테이크 이런 곳에 와서 엉뚱한 것 시켜 먹는 내가 나도 싫다. 그래도 예전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을 한 것이다. 성인이 낳기 전만 해도 고기라고는 입에도 안 대었었는데 지금은 이 정도는 먹을 수 있으니 그만하면 된 것 아닌가? 편식이 남도 불편하지만 나도 참 불편한 것인데 안 고쳐진다. 애도 아니고 이나이에 참 나 원....... 와인이나 음료를 시키고 싶은 사람은 주문을 받았다. 와인 한 병은 우린 무리고(술을 못 먹어서) 딱 한 잔만 마시고 싶다니까 그런 사람이 몇 있어 와인 한 병을 시켜 나눠 마셨다. 술을 안 좋아하지만 오늘의 분위기엔 와인이 있어야 완전했다. 양고기 스테이크, 소고기 스테이크, 와인 두 잔에 52유로 지불. 식전 빵에 나온 버터가 너무 맛있어 버터를 두 조각이나 먹었다. 이 곳엔 모든 것이 만에 있는 목초로 인해 간이 적절한가? 버터를 얻어오고 싶은 맘이었다. ▲ 식사를 끝내고 나오니 하늘이 어둑어둑 해지고 있었다. 레스토랑 밖엔 소와 얼굴 까만 양이 떡 버티고 있었다. ▲ 이것 봐라. 양이 순하고 귀염성 있게 안 생겼고 응큼해 보이지 않나? ㅋㅋㅋㅋ 그래서 몽생미셀 수도원 입구 기념품 가게에서 얼굴 까만양을 살 수가 없었다. ▲ 해가 진 뒤의 밤이 오려는 시각의 색감이 너무 평온하고 따뜻했다. 주변이 이국적이기도 하고. 맘이 차분해지기도 했다. 그래서 일행이 나올 동안 레스토랑 앞 여기저기 사진을 찍어봤다 식사후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몽생미셀 로 갔다. 나중 안 일이지만 투어비가 조금 저렴한 곳은 다시 들어가지 않고 멀리서 몽생미셀의 야경을 보고 떠났다고 했다. 만약 우리가 다시 몽생미셀 앞까지 가지 않았더라면 그것이 얼마나 비용에 비해 좋은 지 몰랐을 것이다. 누군가 묻는다면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그 몇 배는 감동적인 순간을 맞이할 거라고 조언해 줄 것이다. 셔틀버스에서 내리니 아직 몽생미셀 수도원에 불이 켜지기 전이었다 가이드는 내내 우리를 깜짝 놀래켜 줄 것이라고 호기심과 기대감을 종용했다. 모두 몽생미셀을 등지고 앉으라고 했다. 몽생미셀에 불이 모두 켜 진 순간 돌아보세요 할 때 까진 참고 절대 돌아보지 마라고 했다. 그럼 탄성을 지를 그 순간을 놓친다고. 마치 소돔의 롯의 아내된 듯 했다. 가이드들은(이젠 세팀이 모여서) 옹플뢰르에서 사 온 시드르를 선물이랴며 한 잔씩 나눠 줬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좋은 봄날씨에 몽생미셀을 등지고 앉아 수신기를 통해 음악을 들으며 시드르를 마시며 기다렸다. 그 순간이 봄밤의 꽃향기 마냥 아련하고 행복했다. 이런 시간이 내게 주어짐에 무한한 감사함이 엄습해 왔다 가이드는 하나 둘 셋 돌아보세요! "와!!" 모두 입을 다물지 못 했다. 혜인인 불이 다 켜 진 뒤 보는 거 보단, 하나 둘 불이 켜지는 것이 더 나았을 거라고 했다. 그것도 또 다른 감동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채 밤이 물들지 않은 몽생미셀에 불이 다 켜지고 양옆으로 바닷물이 벌써 우릴 섬 안에 가두어 두고 있었다. 수신기에선 계속 음악 소리가 흘러나왔고. 혜인이가 "엄마 이어폰 빼 봐 훨씬 낫재?" 지금 이 순간은 음악이 없는 게 훨씬 좋았다. 어제 파리의 가이드가 선택한 음악이 우리랑 잘 맞았고, 오늘은 우리랑 안 맞는 음악인가? 가이드가 선정한 음악이 이 곳과 덜 어울렸다. 그레고리안 성가나 아니면 좀 더 잔잔한 곡이 흘러나왔으면 더 나았을 지도 모른다. 어쨌든 우리 취향의 음악은 아니었다. 조용한 푸른 밤하늘이 몽생미셀의 불빛이 그대로 내게 스며들었다. ▲ 몽생미셀의 밤하늘이 서서히 변하는 것을 담아봤다. 깜깜한 밤이 되자 카메라는 후레쉬 없인 사진찍기가 어려웠는데 가이드가 촬영조명등을 들고 나타났다. 모델들 처럼 밝은 조명 아래서 자유롭게 포즈를 취하라고 했다. 아래 사진은 가이드가 찍어 준 것이다. 얼마나 어색하든지. 자유롭게 하란 말을 들은 후 전혀 안 자유로워지고 자유롭기가 정말 어려웠다. ▲ 이 행복에 가득찬 순간을 내내 기억하리라. ▲ 몽생미셀에서 산 쿠키 아까도 말했지만, 몽생미셀 폐장시간이 다 되어 기념품 살 만 한 여유가 없었다. 예쁜 틴케이스에 든 쿠키는 가격이 많이 비쌌다. 혜인이가 주저하다가 하나 고른 것. 내가 맛을 봤던가? ▲ 몽생미셀 그림.(2유로) 브뤼헤에서 산 그림과 번갈아 가며 식탁위에 깔아 놓으려고 샀다. ▲ 몽생미셀 기념품 에그컵(4.8유로) 여긴 에그컵이 쌌다. 두 개에 4.8유로라니 너무 싼 거 아닌가? 오늘 아침도 저기에 삶은 계란을 놓고 먹었다. 몽생미셀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버스에 올랐다. 약 4시간 정도 가야 됐다. 모두 지쳐서 잘 사람은 자고, 음악을 들을 사람은 음악을 들으며 한참을 갔다. 새벽 3시경에 아침에 출발했던 장소 파리 개선문 앞에 버스는 도착을 했다. 가이드 동행하에 여러 대의 승용차에 모두 나눠 타고 개선문에서 가까운 사람부터 내려줬다. 이 시간에 바로 공항으로 가는 사람도 있고, 내일 인천으로 가는 사람. 다른 여행지로 가는 사람. 어쩐지 아쉬운 맘이 들었다. 하루의 여행인데 마치 몇 날 며칠 함께 보낸 듯 했다. 호텔문 앞에 내려줬다. 이 시간에 문만 열고 들어갈 수 있게 서비스 된다는게 참 좋았다. 긴 긴 하루였다. 그리고 많이 행복했다. |
출처: 풍경화처럼 원문보기 글쓴이: agenes
첫댓글 귀한 후기 잘 봤습니다. 한인여행사의 연합 버스투어가 아주 좋은 아이디어 같구요, 요즘 가이드들의 수준이 엄청 높아지고 준비도 많이 하는 것 같네요^^ 아랫글의 조회수가 갑자기 엄청 난 건 혹시 다음카페 대문에라도 실린 건가요? 아님 제가 너무 귀한 후기라 제 FB에 올려 놓은 영향인가요? ㅋㅋㅋ
연합투어는 아닙니다. 현지투어사에서 가이드 1인, 기사1인, 투어 7인인가? 이렇게 이루어지는 팀이에요. 9인승 밴으로 투어를 하는 것인데 이날 같은 회사 3팀을 모아서 버스로 가는 것을 시도했나봐요. 우리가 이횽해 본 회사로는 '유로자전거' '인디고파리'가 좋았어요. 만족하고 또 이용하려고 해요. 이번엔 '인디고 파리'를 이용했어요. 다음카페 대문이라니? 그게 뭐죠? ㅋㅋㅋ 우린 겁이 많아서 투어후 호텔에 데려다 주는게 제일 좋았어요.
@아녜스 김채경 네 연합은 아닌 줄 알고 있고요, 세 팀이 모여서 새롭게 시도했다는 그 날처럼 버스로 함께 가는 것도 좋다는 얘기여요!
@아녜스 김채경 다음카페 첫 페이지에 카페 글을 소개하면 그 날은 그 카페 방문이 확 늘어난데요.물론 다음 직원이 선택해서 올려주고요!
가끔은 카페의 좋은 글이라 추천하면 올려주기도 하나봐요!
@신나아줌마 아!! 그런게 있었군요.
ㅋㅋㅋ 양은 좋아하는데, 양고기는 싫어하다니... 그래서 소고기스테이크와 맛은 어떻게 다르던 가요? 다음에 가면 참고를 하게요.사실 찰라도 느끼한 맛을 내는 양고기를 별로 좋아 하지 않아요.
히야! 몽셍미셸의 밤 야경은 그야말로 불야성이네요! 놓치지 말아야 할 포토!
양고기 조금 맛봤는데 부드러웠어요. 약간이 향? 그런게 느껴졌는데 강하진 않았어요. 다른 사람들은 다 잘 먹던걸요? 소고기 스테이크도 전 웰던으로. 맛있게 배부르게 와인도 마시며 .............
@아녜스 김채경 ㅋㅋ 푹 익은 웰던을 좋아 하시는군요^^
난 미디움이 좋아요
몽셍미셀의 야경 넘 아름답습니다.
다음 기회 땐 "인디고 파리" 기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