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K리그 최고를 찾아라(4) - 지도자가 어울리는 선수는?

[크루크루]

K리그 최고를 찾아라(4)

스포츠2.0 | 기사입력 2007-12-06 11:50 | 최종수정 2007-12-07 01:55    

박원재(오른쪽)는 박지성과 닮았다. 외모뿐만 아니라 체력이 좋은 것도 닮았다.(사진 선원익)

해마다 시즌이 끝나면 각종 시상식이 열린다. 최우수선수, 신인상, 베스트11 등을 뽑지만 선정 과정에서 실제 활약도에 못지않게 지명도도 작용하게 된다. 또 선수의 세부적인 능력을 평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SPORTS2.0은 분야별로 K리그에서 최고의 능력을 갖춘 선수들을 찾아봤다. 질문은 K리그에서 뛰고 있는 국내선수들에게 했다. 그라운드에서 직접 겨루는 선수들이 선수들을 가장 잘 알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팀당 2명의 선수가 K리그 분야별 최고수를 찾는 일에 참여했다. 올시즌 활약한 소속팀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전역한 남궁도와 강용은 광주 상무 소속 선수로 했다.

설문 방법ㅣ외국인선수를 뺀 K리그 현역 선수 대상.

왼발, 오른발, 패스, 순간 스피드, 드리블, 프리킥, 헤딩, 체력, 거친 경기, 승부욕, 두뇌 플레이, 리더십 등 12가지 항목.

설문 참여 28명 명단ㅣ경남 김효일/경남 정윤성/광주 강용/광주 남궁도/대구 이병근/대구 진경선/대전 고종수/대전 우승제/부산 심재원/부산 이정효/서울 김병지/서울 김은중/성남 남기일/성남 조병국/수원 송종국/수원 이관우/울산 염기훈/울산 오장은/인천 김상록/인천 임중용/전남 김치우/전남 임관식/전북 권집/전북 김영선/제주 박진옥/제주 전재운/포항 김기동/포항 황재원

10. K리그의 정력가ㅣ 공동 1위 박원재, 조원희

1위 박원재(포항) 5표

1위 조원희(수원) 5표

3위 최효진(포항) 4표

4위 장학영(성남) 3표

5위 박종우(경남), 이장관(부산) 2표

축구에서 한 경기에 쓸 수 있는 교체 카드는 3장이다. 감독이 다양한 전술을 펼치는 데 결코 많지 않은 수치다. 부상으로 선수가 빠지게 되면 감독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 부상은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경기 도중 체력이 떨어져 선수를 바꿔야 한다면 감독으로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교체 카드 1장을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박성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체력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박감독은 “선수라면 90분을 뛸 수 있는 체력을 갖춰야 한다.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어도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용하기 어렵다. 선수는 불평할지 몰라도 감독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체력이 선수 기용에 중요한 잣대라는 것이다.

선수들은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가진 선수’를 묻는 질문에 조원희(수원 삼성)와 박원재(포항 스틸러스)를 가장 먼저 꼽았다. 조원희는 선수들 사이에 스태미나가 넘치는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최근 2시즌 동안 선발 출전한 45경기 가운데 경기 도중 교체돼 벤치에 앉은 적은 3차례밖에 없다. 체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팽팽하게 맞서 있거나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을 강화하기 위한 교체였다.

2005년과 지난해 수원에서 한솥밥을 먹은 이병근(대구 FC)은 “(조원희는)다른 어떤 선수보다 정말 많이 뛰어 다닌다”고 말했다. 정윤성(경남 FC)은 “경기 중에 힘들어 하는 걸 본 적이 없다”며 놀라워했다.

박원재도 체력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수다. 측면 미드필더로 줄기차게 공격에 가담하면서 수세에 몰릴 때는 어느새 자기 자리로 내려와 수비를 강화한다.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 감독은 최태욱 대신 박원재를 기용하는 이유에 대해 “체력과 수비가 낫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진섭은 얄미울 정도로 영리한 선수다.(사진 선원익)

박원재는 올시즌 선발 출전한 23경기에서 5번 교체됐다. 조원희보다 교체 횟수가 많다. 그러나 이는 부상 때문이었다. 박원재는 올 1월부터 왼쪽 견관절 불안정, 오른쪽 무릎 및 왼쪽 발목 염좌로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들어 포항이 치른 5경기를 모두 뛰었다. 580분을 모두 뛴 선수는 박원재와 최효진, 김기동, 황재원 등 4명뿐이다.

박원재와 짝을 이루고 있는 최효진은 4표로 그 뒤를 이었다. 김치우(전남 드래곤즈)는 “수비를 하다 공격으로 계속 치고 올라가면 힘이 들 법도 한데 (최효진은)그렇지 않은 것 같다. 공격 가담이 상당히 많다”고 설명했다.

성남 일화의 김학범 감독은 “포항의 강점은 박원재와 최효진 좌우 측면 미드필더의 활발한 오버래핑”이라고 분석했다. 성남의 왼쪽 수비수 장학영은 3표를 받았다. 최근 3시즌 동안 성남이 치른 108경기 가운데 107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2005년 10월 30일 광주 상무전에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했을 뿐이다. 그리고 107경기 가운데 104경기를 교체 없이 뛰었다. 기록만 놓고 보면 최고의 체력왕이다.

전재운(제주 유나이티드)은 “장학영의 활동량이 진짜 많다”고 말했다. 박종우(경남)와 이장관(부산 아이파크)은 지명도가 낮지만 체력 하나는 타고났다. 2표씩을 받아 공동 5위에 올랐다. 정경호(경남)는 박종우에 대해 “선수단 내에서 (박종우는)하루 2경기도 거뜬히 뛸 수 있을 것이라는 애기가 돌고 있다”며 첫 번째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심재원은 팀 동료 이장관에 대해 “(나이가 좀 들었지만)이장관은 최고의 정력가”라고 말했다. 김기동(포항)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정말 많이 뛰는 선수”라며 이장관을 지지했다. 재미난 사실은 2표 이상 득표한 선수 6명 모두 포지션이 윙백과 풀백이었다는 것이다. 또 포항과 울산 현대 선수가 3명씩 포함됐다. 울산은 염기훈과 이상호, 김영삼이 1표씩 받았다.

권집(전북 현대)은 이에 대해 “포항과 울산 선수들이 많이 뛰고 부지런하다”고 말했다. 김치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임관식(전남)은 “체력이 뛰어나지 않다”고 했으나 임중용(인천 유나이티드)은 “인천 시절 셔틀런 테스트를 하면 (최)효진이와 함께 늘 1위를 다퉜다”고 말했다.

11. K리그의 꾀돌이 l 1위 박진섭

1위 박진섭(성남) 7표

2위 이관우(수원) 4표

3위 김상록(인천) 3표

4위 박주영(서울) 2표

5위 김기동(포항) 외 9명 1표

다소 애매한 질문이었다. 그만큼 다양한 답변이 쏟아졌다. 28명의 선수들에게 ‘가장 영리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누구인가’라고 물은 결과 오른쪽 수비수 박진섭(성남 일화)이 7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박진섭을 비롯해 이관우(4표, 수원 삼성), 김상록(3표, 인천 유나이티드), 박주영(2표, FC 서울), 김두현(2표, 성남)만이 2표 이상을 받았고 나머지 10명이 1표씩을 얻었다.

염기훈(울산 현대)은 ‘K리그의 꾀돌이’로 박진섭을 꼽은 까닭에 대해 “공을 쉽게 쉽게 차고 전방의 공격수를 겨냥한 패스가 매끄럽게 잘 나간다. 웬만해서는 공을 빼앗기지 않는다. 드리블을 하면서 (박진섭을)제쳤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새 따라와 공을 빼앗는다”고 설명했다. 박진섭의 팀 동료 조병국은 “상대 공격수가 강한 압박을 펼쳐 공간이 잘 나지 않을 때 박진섭에게 패스를 하면 위기 없이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며 강한 믿음을 나타냈다.

이관우도 박진섭을 K리그의 가장 영리한 플레이어로 꼽았다. 이관우는 “많이 뛰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꼭 필요한 자리에 서있다. 다른 팀이어서 가끔 얄밉게 보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김상식, 조용형(이상 성남), 김태수, 김치우(이상 전남 드래곤즈), 김기동(포항 스틸러스), 권집(전북 현대), 김남일(수원), 이청용(서울), 이여성(대전 시티즌) 등은 1표씩 얻었다. 수원의 송종국은 김상록의 플레이를 높게 봤다.

수원의 김남일은 특유의 리더십으로 훗날 국가대표팀 감독이 될 수도 있다.(사진 선원익)

송종국은 “김상록은 혼자 해결하는 게 아니라 동료들을 이용해 골을 넣는다. 그런 게 영리한 플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남의 남기일은 포항 우승의 숨은 주역 김기동을 ‘꾀돌이’로 봤다. 남기일은 “(김)기동이 형이 35살의 나이에도 수준급의 경기내용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영리하다는 말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12. 지도자가 어울리는 선수 1위 김남일

1위 김남일(수원) 8표

2위 김기동(포항) 2표

2위 김병지(서울) 2표

2위 김상식(성남) 2표

2위 유경렬(울산) 2표

2위 이운재(수원) 2표

대답하기 쉽지 않았다. 기권도 1표 있었다. 많은 선수의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투표의 범위는 좁았다. 28명의 설문 대상자 가운데 14명의 선수가 전, 현 소속팀에서 뛰었던 선수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 리더십은 눈에 확 띄는 능력이 아니라는 게 투표한 참여한 선수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한 선수는 “다른 팀 선수를 찾기는 어렵다. 같이 뛰어 본 선수 가운데 선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1위는 확실하게 가려졌다. 김남일(수원 삼성)이다.

김남일은 8표를 받아 2표에 그친 공동 2위 그룹을 크게 따돌렸다. 김남일은 올시즌 수원에서 주장 완장을 찼다. 설문에 참여한 선수들은 “(김남일이)평소 과묵하지만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선(전북 현대)은 “대학시절부터 (김)남일이를 쭉 봤다. 리더로서 최고”라고 말했다.

제주 유나이티드의 박진옥은 “수원과 경기할 때 보면 (김남일이)동료를 잘 이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에는 큰소리를 치기도 한다. 리더십을 갖춘 선수”라고 평했다. 김기동(포항 스틸러스)과 김병지(FC 서울), 김상식(성남 일화), 유경렬(울산 현대), 이운재(수원) 등은 2표씩 얻어 공동 2위에 올랐다. 소속팀의 정신적 지주라는 게 득표에 작용했다.

염기훈(울산)은 유경렬을 선택한 뒤 “함께 생활해 보니 선수들을 이끄는 데 최고인 것 같다. 힘들 때에는 직접 나서 분위기를 추스르는 등 분위기 메이커를 맡는다”고 설명했다. 20대 초반인 오장은(울산)과 이강진(부산 아이파크)의 이름도 나왔다. 리더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젊은 선수다.

오장은에게 한 표를 던진 진경선(대구 FC)은 “어린데도 중원에서 팀을 잘 이끈다”고 평가했다. 오장은은 핌 베어벡 전 대표팀 감독에게 통솔력을 인정 받아 지난해 11월 14일 일본과 치른 올림픽대표팀 평가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기도 했다. 임관식(전남 드래곤즈)은 “지난해 (이)강진이와 함께 뛰면서 지켜봤는데 카리스마가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SPORTS2.0 제 79호(발행일 11월 26일) 기사

이상철, 김덕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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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Utd No.7]

정력가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어떻게 표현을 해도 저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