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달 살기에 동참, 나의 주 특기인 터벅터벅 걷기, 버스타고 편안히 경치 구경하기를 즐기다 돌아온지 '딱 하루'가 지났다. 느낌이 휘발되기 전에 여러가지 정보를 많이 얻은 우리 까페에 내 작은 경험담을 풀어 보일까 한다.
제주도는 혼자 내려갔고, 숙소는 제주시 노형동 메르헨 하우스에 정했다. 숙소가 싼 만큼(보증금100만원, 월42만원,복비 10만원, 관리비 5만원+가스,전기사용료+청소료 5만원= ?, 아직 보증금을 돌려 받기전이라 총금액 미상) 건물, 집기가 노후화 되어 약간의 불편은 감수하였다. 숙소는 제주에서 어떤 방법으로 지낼것이냐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올레길 걷기가 위주라면 매일 이동하는 장소의 부근에 숙소를 얻는 방법도 괜찮겠고 차량을 가지고 볼 거리, 즐길 거리를 함께 추구하는 분이라면 교통이 좋은 제주시나 서귀포시에 자릴잡는다면 1시간 정도면 어디든 연결되니 괜찮을거 같다. 단, 타원형의 제주도 형태를 감안 동쪽이나 서쪽으로 치우친 곳에 자릴 잡는다면 반대쪽 가기가 매우 불편하므로 이는 그곳을 중심으로 크게 움직이지 않는 정류성 단기체류에 유리할 것이다. 가장 큰 고민인 숙소문제를 내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다.
다음은 누구와 무엇에 중점을 두고 체류할 것인가이다. 가족이 함께 움직인다면 차량이 필수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제주는 시외버스 제도가 비교적 잘 발달되어 버스 여행도 괜찮은 곳이지만 산간지역으로 가려면 읍면순환 버스를 타야 하는데 배차간격이 너무 길어 불편할 때가 많다. 그러나 기다림도 구경이라 생각한다면 주변의 환경, 들꽃,식생, 담장, 하천(대부분 건천), 용수(현무암 토질이라 비가와도 하루, 이틀이면 하천이 마르고 해안에서 샘물이 용출)마을에 있는 비석(육지와달리 특이한 비석이 많고 입도비같은 독특한 비석도 곳곳에 있다)등은 찬찬히 살펴 볼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 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길 바탕에 깔고 지극히 단편적이고 독특한 개인취향을 갖고있는 나의 한달간 버스여행 체류기를 간략히 기술하고자 한다. 우선 제주도에 들어가면서 몇가지 생활기본 방향을 설정해 봤다. 1.자연위주의 탐방 2.역사 문화 공부도 병행 3.버스 여행 4,알뜰한 경제 5.매일 매일 사진정리, 일기 쓰기.
이렇게 대강의 방향을 정하고 올레길 5군데 이상 걷기, 한라산 오르기, 부속섬 가 보기, 역사 문화 유적지, 박물관 탐방하기를 구체적 실천사항으로 정해 생활해 나갔는데
그 결과, 올레길은 완주 1, 6,7코스. 부분 탐사 2,3,10,15,18,7-1코스를 코스별로 1/3내지1/2 정도 주파 하였고 나머지 구간도 자연 탐사 과정에서 올레길 구간과 겹치는 곳도 많아 모르긴 해도조금씩은 걸어 보았을것 같다. 한라산은 성판악에서 정상에 오르는 코스로 1회 등정했는데 한번 더 갈껄하고 아쉬워 하는 부분이다. 부속섬은 우도, 마라도, 가파도, 비양도 네곳을 가 보았는데 섬마다 들어 가 하루 종일 놀다 왔다. 작은 섬에 뭐 종일 볼게 있으랴 해도 흥미를 갖고 유심히 살피면 시간 가는줄도 모를 정도로 재미있다. 예를 들면 마라도엔 인구140명 남짓한 섬에교회, 성당, 사찰이 골고루 다 있는데 섬 중심부에 있는 교회에 가서 한참을 앉아 있는다던지 성당안에 들어 가 고요한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 본 다던지... 그와 반대로 인구 수가 비슷한 비양도엔 자그마한 낡은 교회가 하나 눈에 띄더라는... 아마 숙박관광객 수의 차이가 종교 시설에도 영향을 준 것이라 나름 생각 해 본다 마음이 우울해져 온다거나 피로해지면 숲으로 달려가 한 나절을 보냈는데 사려니 숲, 한라 생태 숲, 서귀포 휴양림, 한라 수목원, 에코랜드, 세화리 비자림 등이 그곳이다. 박물관이나 유물 유적지 등은 4.3 평화공원,국립 제주 박물관, 제주 민속 자연사 박물관, 제주 민속촌, 제주목 관아지, 삼성혈, 도립 미술관, 제주 향교, 삼양동 원시 유적지 박물관 등등과 다니다가 마주치는 각종 문화유적 예를 들면 환해 장성,봉수대, 연대, 할망당등등을 유심히 관찰 하였다.
뭐니 뮈니내도 제주는 자연환경이 으뜸인 곳이다. 주요 경승지와 해변은 한달간 여행으로 거의(?) 다닐 수 있었던 것 같다 용머리 해안 탐사는 날씨 관계로 세번째 가서야 해안 탐방을 할 수 있었고 사라봉도 세번 가서야 유명한 <사봉 낙조>의 장관을 사진 찍을 수 있었다. 성산 일출봉도 두번째 가서야 맑게 개인 깨끗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제주의 해변은 모든 곳이 다 멋진데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론 올레길 6,7,10코스의 해변들이 환상적이였고 서부지역의 금릉해변에서 곽지, 한담, 애월로 이어지는 해변길도 참 좋았다.월정리 해변과 김녕성새기 해수욕장도 기억에 남는다
제주는 말의 고장이다. 중산간에 위치한 제주 경주마 육성장엔 꼭 가볼 것을 권한다. 수십억윈을 호가하는 경주마들과 수십만평의 넓은 육성장은 그 자체로 볼거리 많은 긴 올레길이다. 걷기 싫은 분은 무료로 자전거도 대여해 주니 그걸 타고 다니면 된다
기타 각종 박물관의 이름을 딴 실제론 오락성 높은 곳은 취향이 아니라 가질 않았으나 중간에 아내와 막내 딸이 내려 와 3일간 있을때 차량을 렌트하여 여기 저기 그런곳을 몇군데 함께 다니긴 했다.
한달간 경비 지출은 아직 정확한 산출은 안해 봤으나 숙소비용 포함 대략 230만원 정도 들어간 것 같다. 아내와 딸 아이의 왕복 비행기 삯, 그들의 제주 체류 시의 특별 외식비(?)등은 제외한, 순수하게 내가 나를 위해 쓴 비용이다.
나는 직장을 정년 퇴직한 노땅으로 돈은 별로 없으나 시간은 무척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제주여행도 내 체력과 형편에 맞춰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전개하였다. 아침과 저녁 식사는 절반가량은 외식, 절반 가량은 숙소에서 해 먹었고 중식은 외식을 하였다 버스가 안들어 가거나 버스 시간 간격이 긴 곳은 4~5km 정도는 예사로 걸어 다녔는데 관광지 내에서의 이동 거리 까지 감안한다면 매일 적게는 15km 많게는 25km는 꾸준히 걷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폭우가 쏟아지는데 읍면 순환버스 시간 간격이 두시간 가량 남아 택시를 탄 적이 딱 한번 있다.
걷는 것도 재미가 있다. 제주는 꽃 천지다. 개민들레라 칭하는 노란 꽃, 이름모를 들꽃이 길섶에 지천으로 피어 누가 보면 안스럽기도 할 무거운 배낭을 진 내가 정작 나 쓰쓰로는 행복했었다. 용머리 해안에서 한참을 보내고 해안선을 따라 송악산 까지 걸었을 때 올레꾼도 안보이고 걷는 사람은 그날 따라 아무도 보이지 않았는데 송악산에 도착하니 수천명의 관광객이 수백대의 차량과 관광버스로 편하게 와서 와글거릴때 잠깐 내 여행 방식이 좀 진부하고 비생산적이진 않을까 이런 생각에 잠기기도 했지만 송악산 정상의 분화구를 보고 송악산 일주 둘레길을 천천히 돌면서 이 작은 송악산도 절반 부분만 바글거리지 3km 남짓의 둘레길도 제대로 한바퀴 도는 사람이 많지 않은 모습에서 내 여행이 의미가 없진 않다고 자위하기도 하였다.
끝으로, 제주도 버스는 육지와 마찬가지로 환승 할인 요금이 가능하며 버스 여행을 하고자 한다면 사전에 시중에 나와있는 제주버스여행가이드 책자들 중 한권을 사 가지고 다니길 바란다. 버스 시간도 간선도로인 동일주 노선과 서일주 노선은 20분 정도마다 배차 간격이 있다. 단 읍면 순환버스는 1~3시간 까지 배차간격이 벌어지는 곳이 있으니 계획을 잘 세워야 할 것이다. 내 경우 시간이 안 맞으면 무조건 걷는 편을 택했다
이 긴 글은 순전히 나의 단편적인 사견이고 무미 건조한 취향을 가진 나의 보잘것 없는 한달간의 편력기이다. 제주에 대한 사전 지식은 과거에 한번 3박4일간 다녀 온 것과 구 한말 제주도를 배경으로 일어난 이재수의 난 이야기인 현기영 작가의 '변방에 우짓는 새'와 해방 공간에서의 4.3 사건을 다룬 제주 출신 작가 한림화씨의 '한라산의 노을'을 읽어 본 것이 제주관련 인문 사회 지식의 전부이다.
아는만큼 보인다 한다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소유하고 젊음이 넘치는 여러분은 더 재미있고 풍성한 제주 한달살이를 경험하실 줄 안다 스마트 폰으로 두두리는 이 글을 감정의 여과없이 그냥 올린다. 양해를 바란다 * 지난 5월에 한달간 제주여행을 한 직후 '제주도 여행까페'에 올린 글입니다. 제가 쓴 글 복사해서 올렸으니 까페 게시글 예절에 크게 잘못한건 없겠지예? 걍 한번 읽어 보시고 내년 봄에 저하고 한달간 제주로 내뺄 분 계시면 대 환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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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푸하하하하---잘 보앗나이다...즐감... 난 제주도 꽃 쟁이들과 야생화 출사로 일년에 한 두번은 가는데~~~ 다양 해요....
겨울에 눈 덮흰 영실 산행합시다 ....영실도 경치가 아주 좋아요~~ 너 댓번 갓지만 변화가 다양.... 오름도 많이 오르세요..
내년에 시간 이 잘 되면 같이 갈 수 도 있겠네요 주위 가족중에 아픈거나, 아픈사람 이나 경,조사가
발생하지 않으면 전 2주 정도는 해외 여행 간셈 치고~~ 근데 내년에는 이탈리아 한 4주 정도 갈 수 도 ~~
ㅎㅎㅎ멋진 여행 수고 하셨네요~~~
제주는 경차 모닝차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 1대 렌트해서 3명이 여기 저기 기동력 있게 2주간 구석 구석 다녀도 딱 이유 딱 ~ ~~~
아니면 딱 3명이 아예 차갖고 들어가 ~~ 장흥에서 페리로 들어가서 ~~~내 발 닫는곳 구석 구석 ㅎㅎㅎ
차량 렌트 가격 얼마 안해요.
내 기억에 2박 3일(48시간)에 아반테 5만원 정도 준 것 같았는데...
이탈리아라~~, 생각만 해도 멋지네요.
울 막내 딸년 이번 여름에 일주일간 이탈리아 한나라만 관광,( 로마, 피렌체, 베니스를 돌고 왔네요.호텔팩 배낭 여행-경비 350만원)
4주동안 이탈리아 관광이면 이태리 반도와 시실리섬까지 쫘악 훝겠네요.
아참 제일 중요한게 빠졌네요.....--- 여행은 뜻 과 생각과 마음이 맞어야만 순조 롭게 여행이 됩니다..ㅎㅎㅎ 그렇지 않으면
여행가서 서로 서로 성격이 틀려 고집 피우다가 으르렁 다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오는 수 가 왕 왕 있답니다..ㅎㅎㅎㅎ
고로 동행 여행은 마음과 뜻이 같이 하는 사람이 같이 다녀야~~~요건 꼭 필요 하나이다....
===이것이 진리로다....나무관세음 보살...
제주도 기행 잘봤습니다
언제간 저도 오십넘어가면 한번 가볼까합니다 ^^
오십 고개 넘어가면?
그 고개 높다카던데 언제 넘을랑가? ㅎㅎ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아직 40대 초반이라 그런거유?
저도 내년에 밴드 친구들이랑 갑니다.
3만원씩 모은 돈이 5백만원이 훨씬 넘었다니 조금만 보태면 되겠네요.
참고할게요♡
알찬 여행 자주하시는 수미산님
제주여행도 찰지게 잘 하시길 바랄게요
우와~, 대단하십니다
그용기 부럽기도 하구요 ^^
한달간 아예 숙소를 얻어두고 계획한 제주도 탐방일기
속속들이 다는 아니겠지만 절반이상의 지식은 얻었습니다~^^
마음이 잘 통하는 동행자와 함께 여행하고 싶어~~~~용
마음이 통하는 동행자라...
울 둘이 살짝 튈까? ㅎㅎ
쿠싸라비아가 수색대 조직해 체포하러 올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