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군대령의 죽음앞에....

[밤하늘]

나의친구 엄대령의 죽음앞에....

우린 스무살을 막넘긴 봄날에 만났었다
아직 홀로서기엔 머무 여린 나이였는데
남다른 포부가 있었기에 남자들조차도 
할수만 있으면  가지않으려하는 그곳에서
여군이란 이름으로 입대동기생으로 만났던 그는 
유난히도 군생활에 잘적응하며 두각을 드러내며 
승승장구 하여 여군최초의 논산훈련소 연대장을 비롯하여
최연소대령등 ....
최최최....최고의 자리에만 있어야 했고
초대 여군장군을 바라보던 그어느날 
마른하늘에 날벼락같은 위암선고를 받았다
언제나 정도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었던 
그가 왜 그런 몹쓸병이 찾아왔단 말인가.......

그래도 그무서운 암과 싸워 이기겠노라고 
그리고 그렇게도 원했던 그별을 그어깨에
꼭 달아 보려고 그얼마나 눈물겨운 투병생활이었는가?
끝내 그병에서 이겨내지못하고 무너져 버린것이다

그를 만나인연을 맺은지 삼십년...
그는 그곳에 남았었고 나는 그곳을 떠난지 이십칠년
자주 볼수없었지만 가끔씩 신문에서 TV에서 그모습을 볼수 있었고
언제나 자랑스런 나의 친구였다

항암치료를 받던 병상에서 병마와 신음하는 그친구를 
자주 만나야 했었고  넘 불쌍하고 안타까와 기적을 베풀어 달라고 
나의 하나님께 얼마나 간절하게 기도를 했었는가
몇일전 병상에서 만난 그는 깡마른모습에 눈을뜨고 차마 볼수없어
옥순아! 많이 아프지? 
아니 견딜만해 괜찮아.....
그강인한 정신력으로 버티는것이 애처롭고 불쌍해서
돌아서서 눈물 훔치고 손을잡고 주무르자 시원타고하던 친구...
뼈만남은 온몸을 주무르면서  속으로 울고 또 울었다.
올들어 가장추웠던 지난 22일 이땅에서의 생을 마감하였다

오늘 장례식날 그춥던 날씨는 겨울답잖은 포근한 날씨였는데
이땅에서의 마지막 의식을 집례하는 장례식장은 
왜그렇게 얼어붙는 적막감에 무서우리만치 쓸쓸하던지...

얼마전까지 그렇게 박수 갈채를 보내던  그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단말인가?
여자의 몸으로 태어나 결혼도 하지않은채 오직한길....
그렇게 달려온 그가 가는길이 왜이렇게 쓸쓸하단 말인가
울어줄 남편도 자식도 없는 그였기에 넘 속상해서 통곡이라도 하고싶었건만
끝까지 그아픔을 지켜보며 끝내 그의 시신앞에 눈물삼키는  
그의 언니앞에서는 차마 울수가 없었다

태극기에 쌓인 관앞에 놓인 그의 영정은 그가 평생 입었던 
여군정장 대령 계급장에 지휘관 견장의 드러난 그모습은 
곱디고운 수줍은 처녀이다 
얼마나 예쁜지... 여자중에 여자인데....
여자로써 한번 꽃피워보지 못한채 시들어 버린것이다
여자의 몸으로 말없이 달려온 그길이 넘 버거웠던가 보다

금방이라도 빙그레 웃으면서 다가올것같은데..
한줌의 재가되어 대전 국립묘지에서 마지막 인사를하고 왔는데
왜 이토록 마음이 무너져 내릴는걸까?
나또한 언젠가는 갈곳으로 갈터인데...
그는 가고 나는 남았다

아직은 이땅에서의 영원한 이별을 할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일까?

보고싶다 나의 친구 옥순아!!!!!!!
     
 

[오후]

가신분의 명복을 빌어드립니다...

[먼하늘]

너무나도 애절한 글이군요, 정말 여성으로서 떠오르던 최초에 별이 떨어져 사라진것은 너무나 애통하고 애절합니다, 인생은 잠시왔다 사라질 아침이슬이지요, 참으로 고인에 명복을 빌어 드릴께요, 남은유족 친지분들 모두 힘내세요,

[푸름]

손님중에 여군을 희망한 소녀가이어요 자격미달로 떨어지긴 했지만 ...가신분에 명복을 빔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