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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에게서 답처럼 생긴 언어가 잽싸게 튀어 나왔다.
"글쎄요! 그러면 오늘 부터 수학 공식을 하나 더 추가하기로 문교부에 건의 하도록 할까요? 아마 180도가 맞은 수도 있답니다. 나중에 연구해 보면 아마 그것도 맞으리라고 봅니다. 그건 여담으로 들으시고 모든 도형은 중심을 그 근본으로 하여 원처럼 외각의 합이 여러분 말대로 360도가 맞습니다. 그러면 삼각 도형에서 내각의 합은 얼마 일까요?"
나의 물음에 여기 저기에서 손이 올라갔다. 그중에는 당연한 것을 묻는다는 얼굴을 한 학생도 있었다.
"저쪽 학생 대답해 봐요."
나는 조금 어려보이는 여학생을 가리켰다.
"네, 저는 '고필미'입니다. 답은 180도 입니다. 사각형은 360도이고요."
뻔한 질문이라는 듯이 그녀는 다음 질문을 예상해서 답을 내놓았다. 이 정도 수학은 중학생 정도의 학생이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내가 학생들 이름을 외울 수 있도록 학생들 스스로 자기 이름을 말하는 것에 고마웠다.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이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 이고 사각형의 내각의 합은 360도 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아셔야 할 것은 여기서 말하는 도형은 정삼각형 또는 정사각형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닙니다. 네개의 변을 갖추고 서로 연결되고 각을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말합니다. 단 선이 직선이라야만 됩니다. 예를 들면 사다리꼴이나 평행사변형 마름모꼴이 있고요. 더 나아가서는 또 어떤 모양의 것이 있을까요? 여러분이 생각하고 있는 사각형에 대해 말해보세요."
-"네개의 변을 가진 도형은 모두 나온 것 같은데요. 선생님!"-
"선생님! 저는 '민규'인데요. 직사각형요!"
-"하하하"-
"왜 웃죠? 저는 정사각형이라는 말만 이야기 했고 직사각형은 처음 나온 것으로 아는 데요."
-"......!"-
"그러면 이런 것은 어떨까요?"
나는 칠판에 군대 계급장처럼 생긴 도형을 하나 그렸다. 부메랑처럼 생겼고 일명 '갈매기'라는 계급장 모양의 도형이었다.
학생들 눈빛이 빛났다.
-"샘 그것도 도형에 속하나요? 사각형요?"-
"자! 그러면 네 변을 갖추었으니 사각형에 속한 것인지 아닌지 확인해 봅시다. 이쪽 아랫각을 90도라 하고 위각을 120도라 하면 360에서 120을 빼면 위쪽 내측의 각은 240도이고 아래쪽 90을 더하면 330도가 되지요
-"네! 그렇네요!"-
"그러면 양쪽 좌우는 길이가 같은 변을 가지고 있으니 대칭이 되겠고 당연히 15도가 되니 전체 내각의 합은 역시 360도가 맞아요. 그러나 외변에 대한 합각은 360도를 정산해 주지 않습니다."
나는 설명을 하며 다음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러면 5각형의 내각의 합은 얼마가 될까요?"
손을 들며 한 학생이 일어났다.
"네! 선생님 저는 '이미홍' 입니다. 360을 오각형의 5로 나누면 72도가 외변의 각이니 180에서 72를 빼면 108도가 한 변이 만나는 곳의 내변의 각이고 이에 다섯을 곱하면 540도입니다."
앞줄에 앉은 학생은 공식까지 정확하게 외우고 있었다.
"네, 잘 알고 있군요! 그러면 여기서 샘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아는 사람?"
"글쎄요, 샘이 수학에는 박사시라고 자랑하고 싶으신건 아니죠? 샘!"
"자 그러면 6각형까지 나아가 봅시다. 6각형의 내각의 합은?"
"네, 720도 입니다. 더 설명을 드릴까요?"
아까 대답을 했던 이미홍이라는 학생은 눈빛을 반짝이며 다 안다는 듯 답을 내었다.
"그러면 일곱 개의 변을 가진 칠각형은 내각의 합이 얼마일까요? 아까 답을 낸 이미홍 학생이 말해 볼까요?"
"선생님 7은 360으로 나눌 때 나누어지지 않아서 정확한 답을 낼 수가 없어요!"
'네, 그것이 답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곱 개의 변을 가진 도형은 반드시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생각 속에서도 만들어져 있을 거에요. 단지 꼭 '정'이라는 정확한 길이를 요구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여러분은 교과서에 있는 누군가 수학박사님이 정의해놓은 공식에 의해서 답을 만들려 하기 때문이죠. 일곱 개의 각을 가진 칠각형은 반드시 존재하고 있습니다. 단 정칠각형이 없는 거죠!"
학생들은 아무래도 수학은 별 재미가 없는 듯한 표정들을 얼굴에 띄웠다.
"그러면 여러분에게 다각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나는 여러분을 곤경에 빠뜨리고 답을 낼 수 없는 것에 미련을 두려고 도형이야기를 첫 수업으로 꺼낸 것이 아니에요. 여러분은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 사각형의 내각의 합은 360도, 오각형의 내각의 합은 540도,육각형의 내각의 합은 720도라고 했을 때 칠각형의 내각의 합을 묻는 의도를 모르겠습니까?"
"글쎄요, 무슨 변화가 있는 것 같기는 한데요!"
"자세히 보니 각 도형마다 180도씩 성장했네요!"
"글쎄, 그러고 보니 도형이 한 변씩 늘어날 때마다 180도씩 커지고 있네요, 그렇다면 7각형의 내각의 합은 900도가 되네요!"
학생들의 눈망울이 커지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러면 같은 방법으로 8각형의 내각의 합이 1080도라면 7각형은 당연히 900도가 됩니다. 아시겠죠! 그러면 여러분은 어느 도형이든 내각의 합을 산출해 낼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러면 다변을 가진 도형이 있다고 가정해 보면 그 도형의 내각의 합을 이끌어 낼 공식을 만들어 낼 수가 있죠? 그 공식은 이러합니다.
나는 칠판에 다각형의 변을 끌어내는 공식을 적었다.
180 x N -360 = X (또는 180 x(n-2))
학생들은 눈을 크게 뜨고 그 공식을 쳐다보았다.
"자 이제 공식을 정리해 봅시다. 여기서 180은 기본도형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면서 또한 도형이 1변이 커질 때마다 늘어나는 숫자이기도 합니다. N은 임의의 도형이며 360은 원의 둘레이자 사각형의 내, 외각의 합을 말하는 숫자 입니다. 그러면 쉽게 외울 수 있겠지요?"
학생들은 노트에 연습을 하는지 연신 숫자를 계산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또 누군가는 또렷한 눈망울로 처음 대하는 숫자를 접하듯 주목하여 듣고 있었다.
"그러면 검산을 해 볼까요?"
"샘, 공식이 들어맞아요! 정말요. 신기해요!"
"이제 아시겠지요? 그러면 수학에 관심을 갖고 평생 연구를 한 수학자들이 많이 있죠? 그들은 어려운 방정식을 만들어내고 복잡다단한 적분까지 만들어 낸 훌륭한 수학 박사님들은 왜 이렇게 단순한 내각의 합을 이끌어 낼 공식을 만들지 않았을까요?"
"그것은 말예요, 샘! 아마 박사님들은 공식이라고 할것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너무 쉬워서 말입니다."
"흠 그럴 수도 있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들은 360도라고 하는 외각을 원으로 보고 그것을 그리고자 하는 도형의 값으로 나누고 거기에서 정의된 180도 평행면에서 외각을 정리하고 답을 내려했기에 7이나 17은 360으로 나누어도 정확한 값을 낼 수 없었기에 다각형에 대한 내각의 합을 내는 공식을 만들지 않았다고 봅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설명한 다각형의 내각의 합을 내는 공식은 어디까지나 '정'이라는 정의를 포함하지 않는 비공식적 공식임을 말해 둡니다. 따라서 '원'의 중심에서 얻어진 다각형이 아님을 밝혀둡니다. 그리고 정 7각형이나 정 17각형은 정확한 작도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밝혀 둡니다."
"샘! 정7각형과 정 17각형도 작도가 된다고 들었는데요?"
질문을 한 학생은 '백양미' 학생이었다.
"작도를 하기는 하는데 정 17각형을 만들려면 자와 컴퍼스를 25번 정도 움직이면 가능합니다만 학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그것도 정획한 정 17각형이 아니랍니다. 그리고 모든 도형의 끝은 12각까지만 실용하니 12각 까지;만 염두에 두면 되겠어요. 영어권에서도 정 12각형까지만 이름이 붙어 있어요.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이어
"이왕 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여러분에게 질문 하나 해 볼까 해요. 원과 직선 중에 어느 것이 더 클까요?"
"네, 저는 '정미라'입니다. 제 생각에는 직선이 더 클것 같네요."
"왜 그렇다고 생각하죠?"
"직선은 곧장 벋어 나가면 우주를 지나 저 먼 곳까지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원보다는 직선이 더 크다고 믿고 있어요."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네"-
"아뇨!"
뒷쪽에서 굵직한 음성이 짧게 들렸다.
"네, 뒤에 있는 남학생 말해 볼까요!"
"네, 저는 '노영밀'이라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원이 더 크지 않나 생각됩니다. 원은 계속 따라 돌고 돌아도 끝이 없잖아요! 그래서 원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학생들 사이에서 '킥킥'대는 웃음 소리가 들렸다.
-"크기를 말하는 건데.... 재는 시작과 끝을 말하고 있는거야?"-
"네, 두 학생 모두 소중한 의견입니다. 그러면 저의 이야기를 들어봐요!"
나는 칠판에 원을 그리고 그 옆에 직선을 그렸다.
그리고 설명을 첨부하기 위해 직선을 길게 늘였다.
"잘 보세요! '직선은 무한히 질주한다'라고 보고 원은 작은 원이든 큰 원이든 그냥 동그란 원입니다. 그러면 원의 일부를 잘라서 보면 어떤 모양일까요?"
"네, 샘! 저는 '가택림'입니다. 원의 일부이니 약간 휘어진 곡선입니다."
"네, 맞아요! 원의 일부는 약간 휘어져 있는 선입니다. 그 커브가 휘어져 보이지않고 원의 일부가 직선처럼 곧게 보일려면 얼마나 작게 잘라야 할까요? 얼마만한 길이로 자르면 휘어져 보이지 않을까요?"
"네, 저는 '홍루아'학생입니다. 샘! 1밀리미터 이하로 작게 자르면 휘어져 보이지 않고 직선으로 보이지 않을까합니다."
"네, 아주 좋은 의견입니다. 그러나 1밀리미터라고 하더라도 이를 확대해서 자세히 살펴보면 약간 휘어진 부분이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아주 작게 잘라 휘어진 부분이 보이지않게 하려면 '점' 크기로 잘라야 가능합니다."
그때 앞쪽에 앉은 학생이 손을 들었다.
'저는 '윤화선'이라고 합니다.이제야 알겠네요. 직선이 아무리 크더라도 원의 일부도 안되는 아주 작은 '점'에 불과하다는 것을 요!"
-'우~와아!"-
"아~ 그래서 옛 선현들께서 마음을 둥글게 가져야 한다고 말한 뜻을요. 샘!"
"네, 많이 아시는군요. 한가지 덧붙이면 '점'은 크기를 갖지 않습니다. 하여 원의 일부라해도 크게 확대할 수는 없어요. '점'의 정의는 위치는 갖고 있으되 크기는 없느니라! 아시겠어요? 그러니 직선이 아무리 크고 무한하더라도 원의 일부이며 그것도 아주 작은 점에 불과한 것이죠!"
나는 이왕 내친 김에 원에 대해 한가지 덧붙였다.
"여러분이 살고 있는 지구는 어떻죠?"
-"네, 둥글어요."-
"맞습니다. 그러면 여러분, 위도와 경도는 무엇인가요?"
"네, 저는 '김지연'이라고 합니다. 위도는 지구를 위 아래로 나누어 적도를 '0'으로하여 북반구와 남반구로 나누어 북위 90도 남위 90도로 나눈 것을 말하고 경도는 지구를 위도와 직각으로 영국의 한 지점을 경도 '0'으로 하여 동반구와 서반구로 180도로 등분한 것을 말합니다."
"네, 잘 알고 있군요. 여기서 북위 90도와 남위 90도를 합치면 360도 그리고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경도 '0'으로 하여 동경과 서경으로 180으로 나눈 것 역시 둘을 합하면 360도입니다."
"샘, 저는 '차선화'라고 합니다. 북위 90도와 남위 90도면 180도가 되는데 어떻게 360도라고 하시는 거죠?"
"아` 좋은 질문이예요.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임의의 한 지점 아무 곳에서나 북극점과 남극점을 지나 한바퀴 돌아오면 지구 역시 둥근 원이므로 360도가 됩니다.,아마 여러분은 위도와 경도를 이야기 하다보니 초점의 방향이 지구가 등글다는 생각에서 벗어난 것 같군요, 아시겠죠? 지구에도 360으로 나누어 줄이 그어져 있다는 것을요."
"네! 샘!"
그렇게 첫날이 지나갔다.
그들이 알고 있는 교과서적 학문을 옆으로 비껴 보이자 그들의 지식이 늘 고정적이라는사실을 확인하였다. 교과서에서 배우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재미있고 놀이같은 학문을 가르쳐볼 생각이었었다. 그들은 공부가 하고 싶은 사람들이나 시기를 놓쳐 정규학원에 가기 두려운 이들이기에 더욱 세심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나는 그들과 친숙해지기 위해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들의 이름을 외웠다. 그들과 비록 한 두 시간을 보냈지만 '선생님'이라는 호징에 미소가 절로 나왔다.
"아~아! 그래서 남들 앞에 자주 서게 되고 높은 자리에 앉다보면 우쭐대는 감정이 생기게 되는 구나! 아~....!"
혼잣말을 중얼거리다가 그만 절벽을 마주하고 선 느낌이 다가왔다.
'조심해야겠다!'
이러다간 자만심이 나를 지배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지나간 일을 회상하며 이런저런 생각에 미소를 지었다. 이제는 두려워해야 할 일이 적어졌다.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미래에서 온 여인에게 물어보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러자 스치는 생각이 섬광처럼 번득이는 것이 있었다. 내 인생의 미래에 대해서도 알아볼 일이었다.
아니면 그녀가 하자는 대로 나를 내버려 두는 일이 나의 미래를 순탄하게 하는 길일지도...!
그러면.... 나는 .... 나를 잃어버리는 일이다.
"내 주관대로 살란다!"
나는 혼자 외치고 있었다.
그녀는 이제 과거의 오늘에 적응이 잘 되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비록 작은 집에서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중에도 서먹서먹하지 않고 지내고 있는 것을 보면 부위기를 잘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집에 돌아와 보면 야간학교에 가야 할 것을 생각해서 밥을 지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나를 위한 모든 준비를 갖추어 가고 있었다.
'부정'이라는 항목의 죄로 엮어 시간의 담장을 넘어온 그녀를 내보낼 수는 없었다.
다만 시골에 계신 부모님이라도 보신다면 결혼 전에 동거라도 하고 있는 줄로 알까 그것이 두려웠으나 걱정을 안 해도 될일이었다.
부모님은 연로하셔서 복잡한 도심을 찾아 오실 수 없으니 그런 걱정은 멀리 두어도 괜찮았다.
그러나 그녀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먼 미래에서 왔다는 것은 분명 조만간에 거취를 결정해야 할 일이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래사회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아주 기묘한 감정만을 유발시키기도 하였다. 그러한 궁금증으로 인하여 두 사람 간의 연에 대한 이야기는 약간 뒤로 물러나 있었다.
"근데 아직 이름도 안 불러 봤네!"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이름도 모른 채 그냥 '미래 소녀'라는 애칭으로만 생각했었다.
어쩌면 '소녀'라는 이미지는 어릴적 국어 교과서에 어렴풋이 기억하는 낭만적 동화에서 읽은 '미지의 소녀'라는 단어처럼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소녀라는 느낌으로 기억하고 싶었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내게는 신선한 존재였다.
"이름요? 제 이름은 '진하유림'이예요. 그게 제 이름이예요!"
"성씨는 '진'씨예요? 아니면 '진하'인가요?"
"성씨라뇨?"
"미래에서는 성씨가 없는 모양이네요!"
"아...네! 제가 살고 있는 곳에는 아이가 부부관계에서 출생하지않고 신생아 전문기관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숫자로 불린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성장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이름을 새겨 넣지요."
"?....!"
"'진하'는 어머니라는 뜻의 다른 의미예요. 출생한 곳에 대한 모체와 같은 역할을 하는 장소예요. '유'는 여자라는 뜻으로 불리는 여러 글자 중에 하나이고 '림'은 제가 좋아해서 붙인 이름이랍니다."
아이를 갖지 않는다? 그럼 결혼은? 그녀는 궁금해 하는 내 눈빛을 읽었는지 다음과 같은 설명을 덧붙였다.
미래 사회에서는 체내에 아이를 갖지 않음으로 생식기가 퇴화하기도 하여 인체 관련 학자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서 정자와 난자를 채취해 온다고 했다. 문명이 덜 발달 된 과거로 가서 사람들을 납치하여 최면요법으로 마취시키고 기억을 지우기 때문에 여기 과거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일부가 도난당한 것도 모른다고 하였다.
"아마 저도 엄밀히 따지면 지금과 가까운 시대에 살고 있는 이를 부모로 두고 있는지도 모른답니다."
그러고 보니 세계 곳곳에 미확인 비행물체에 납치되었다가 풀려난 이들이 많이 있었다. 엄청나게.....!
"미래사회에는 비 인간적인 일이..... 많네! 디게...."
"태대리! 요즘 주야로 뛰느라고 고생이 많지?"
주문한 기계를 조립하고 있는데 사장님이 다정스럽게 말을 건네며 다가왔다.
아마도 오늘은 야학에 나가지 못할 것 같았다. 금주에 내 보내야 할 파이프 성형 자동 용접기의 출고 시간이 임박하였다. 보통 공장이라면 같은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일이어서 일을 계획적으로 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늘 새로운 기계들을 제작해야 하므로 신제품이면서도 실 생산면에서 완벽해야만 했다. 그러니 늘 완벽한 작동을 위하여 주문을 맡아오는 그 순간에 벌써 완성된 기계는 머릿속에서 이미 원하는 작동을 능숙하게 수행하고 있어야만 했다. 그래야만 완벽에 가까운 설계를 할 수 있고 결함을 줄일 수 있었다.,
사장님이 다정하게 말을 건네오자 그동안 감추어 두었던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사장님, 최현필 목사님과는 어떤 관계이신데 사장님께서 적극적으로 도와 주시는지요?"
"뭐.... 별거 아녀....! 그런 거 있어!"
사장님은 말하기가 쑥스러웠는지 머뭇하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 그 양반이 내게 큰 도움을 줬지! 다른 사람은 쉽게 하려고 하지 않는 일을 서슴치 않고 도움을 주신 분이구만...! 달리 애기하면 내가 그분한티 빚졌지 빚!"
사장님은 충청도 사투리에 사무적일 때와는 다르게 걸걸한 음성으로 손에 스패너를 잡고 공압 블럭에 있는 육각 볼트를 조이면서 말하였다.
"그 양반 참 좋은 사람이여.....!"
그는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
"내게 동생이 하나 있는디....예전에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을 때 그분이 교도소 사목 활동을 하시면서 내 동생을 알게 되었어! 또 출소 후에 오갈 데 없이 방황하던 녀석을 목사님이 데려다 밥주고 재우면서 다독였지! 거기서 공부도 하고 직장생활을 했었거든! 그런데 동생이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 보니 많이 미안했던 모양이여! 그래서 나처럼 사업을 한답시고 뛰쳐나가서 지금은 허리띠 졸라매고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디.... 성공 할 때까지는 찾지 말라는 거였어. 우리집 식구들 한테만 그런 것인지.... 목사님이 가끔 들여다 보고 소식을 전해 주시는 구만! 벌써 십 년이 다 되었는디.....! 그러니 내가 그분 안 좋아 할 수 있겠나!"
"근데.... 다른 궁금한 것도 있지만 그냥...."
"말해 봐. 괜찮어!"
"네, 엘리베이터... 말인...데..요."
"아! 그집에 엘리베이터 있는거! 그거 목회 활동하면서 토요일과 일요일 낮에는 노인분들 모시고 하루 종일 그분들 수발들고 식사 대접하시니 엘리베이터가 필요하지! 좋은 일은 혼자 다하고 있는 양반여!"
"네, 그랬군요. "
"더 궁금한거 없어?"
"네, 다만 동생 되시는 분이 여기 유망한 사장님 공장에서 함께 계시면 좋지 않았을런지요."
"그놈은 배짱이 나보다 커서 여기는 적응이 안 될 걸세! 아예 그런 생각일랑 말어!"
"오늘은 제가 야근을 해야 할까 봅니다. 낼 모레까지는 이 기계를 내 보내야 하니 내일까지는 작업을 끝내야 합니다. 동작시켜보고 부족한 부분을 보강해야 하지않을까 합니다."
"더 궁금한 것 있잖어! 학생들 열심히 가르친다고 목사님이 좋아 하시더구먼! 그 학생들.... 잘 지도해주고 이끌어 주게 태선생!"
그러면서 흘깃 사장님의 얼굴을 보았다. 지난날 고생했던 과거에 생각을 맡기며 눈시울을 붉힌 것은 아닌지. 그의 가슴에서 눈물이 흐르는 것은 느꼈다.
-하늘바보-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