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복지관 식당부터 폐식용유 수거통을 마련해야겠네.”
명일동성당 구역반장 교육이 끝나자마자, 한 교우가 수거함을 설치해야겠다며 서두른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와 한마음한몸운동본부, 강동구청이 함께 ‘폐식용유 수거를 통한 바이오 디젤(Bio Diesel), 즐거운 불편 운동’을 시작한다.
사업에 앞서 환경사목위원회는 강동구 관내에 있는 서울대교구 제9지구 소속 강일동, 고덕동, 길동, 둔촌동, 명일동, 성내동, 암사동, 천호동, 풍납동 등 아홉 본당 구역장과 반장 등에게 지난 1월 2일부터 ‘창조질서 보전을 위한 신앙인의 책임과 실천’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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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식용유 수거를 통한 바이오 디젤, 즐거운 불편 운동'에 앞서, 1월 9일 명일동 성당에서는 조해붕 신부가 창조질서보존의 중요성과 실천에 대해 강의했다.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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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끝나면 각 본당에서는 구역, 반 단위 모임에서 바이오 디젤 사업과 즐거운 불편 운동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고, 각 가정과 본당에 폐식용유 수거함을 설치해서 1주일 단위로 폐식용유를 모은다.
바이오 디젤은 식물성 유지와 알코올을 반응시켜 만든 순도 95퍼센트 이상의 지방산 메틸에스테르로서 경유 대신 자동차 연료 등으로 쓸 수 있는 바이오 에너지다. 폐식용유는 토지, 수질, 대기 오염의 원인이 되는데 한 숟가락 분량인 20밀리리터를 환경에 해가 없는 수준으로 만들려면 그 20만 배인 4000리터의 물과 섞어야 한다.
강동구는 2008년부터 2014년 8월까지 지역 내 24곳 92개의 수거함을 통해 약 1만 8000리터의 폐식용유를 거두고 있으며, 2006년 말부터 2014년 8월까지 바이오 디젤 약 52만 리터를 만들었다. 폐식용유로 생산한 바이오 디젤은 지역 내 청소차 연료로 쓰고 있으며, 앞으로 천주교 성당에서 모은 폐식용유도 강동구 내 바이오 디젤 주유소를 통해 청소차에 쓴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에 바이오 디젤 사업을 제안한 강동구청 정인화 기술사는 폐기물 처리 관련 업무를 30년 이상 해 오면서, 관련 단체와 시민들의 참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며, “환경사목위원회가 흔쾌히 허락하고 본당 참여를 이끌어 준 것에 감사한다. 큰 힘을 얻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밝혔다.
정인화 기술사는 폐기물 처리는 지자체의 책무 중 하나인데, 수거나 처리, 생산 외에 홍보나 교육을 위한 역량은 많이 부족하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종교계의 참여는 무엇보다 큰 힘이 되고, 무엇보다 환경 보전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더 큰 성과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각 본당 교육 일정을 담당하는 암사동 성당 김중광 신부는 이번 사업은 2013년 서울대교구와 서울시가 맺은 ‘에너지 절약과 생산 실천을 위한 업무 협약’의 연장선에서 하는 일이라면서, “환경과 에너지 문제에 대해 막연히 접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교육을 하고,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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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구 초,중학교에 배치된 폐식용유 수거함.(사진 제공 = 강동구청) |
1월 9일 명일동 성당에서 진행된 교육에 참여한 이임경(실비아) 씨는 “환경문제는 아는 것보다 실천이 중요하고, 스스로 몸으로 익혀 몸에서 배어나오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한 번의 이벤트로 반짝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부터 평생 살아가는 습관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신앙이나 영성도, 그런 작은 실천을 통해 생겨나는 것이고, 교회 공동체 안에서 함께 실천할 수 있다는 것도 은총일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사목위원회는 ‘폐식용유 수거를 통한 바이오 디젤 즐거운 불편 운동’을 9지구에서 시범 운영한 뒤, 서울대교구 내 전 본당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환경사목위원회 맹주형 교육기획실장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본당공동체를 넘어 지역민으로서 환경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실천한다는 것이 중요하고, 또한 신앙인의 역할을 각성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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