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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
굳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왜일까.
아마도 내 주위에서 여러 사람들이 서로 사랑을 하고, 또는 헤어지고 우는 것을 많이 보아 왔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이라고 하면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있다.
그 중에서 굳이 한가지를 들자면 흔하디 흔하면서도 꽤나 복잡한 연인과의 사랑.
그리고 익숙하지만 평소 느끼지 못하는 '가족과의 사랑'.
여러가지 사랑이 있겠지만 제일 흔하면서도 알 수 없는 것이 바로 연인들의 사랑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녹색의 아름다운 지구에서 사람들은 여러가지 사랑을 한다.
'그림자 사랑'. '꽃잎 사랑', '바람 사랑' …….
셀 수 없이 많은 사랑들을 하는 사람들 속에서 흔히들 감동이 많다고,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사랑은 아마도
'그림자 사랑'이 아닐까 싶다.
그 중 내 친구 A모군은 그런 '그림자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 중 한명이다.
"너 짝사랑 하고 있다면서?"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창인 연석이를 보고 내가 처음으로 꺼낸 말 한마디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학급에서도 학교에서도 인기가 유난히 많았던 녀석이 그런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안 믿겨졌기 때문이다.
'여자보기를 걸레같이 보라.'
이것이 내가 아는 그 녀석의 철칙이었고, 덕분에 녀석은 고등학교까지 그것을 철처하게 지키고 있었다.
유난히 계집애같이 생긴 그 녀석은 정말로 생긴 것과는 다르게 잔인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 예로 학교 퀸카였던 지예은이라는 환상적인 미녀를 차버렸으니.
정말 중증이었다. 라고 이야기 해 주고 싶을 정도. 그 후로 호모라는 둥.... 그런 저런 소문이 조금씩 돌았지만
그 녀석 성격에 호모라니. 진짜로 소주로 목욕하는 기분일 것이리라.
얼마 후.
청청벽력과도 같은 그녀석 아니 연석이의 장례식에 갔었다.
검은색의 단정한 정장차림을 하고서 들어갔는데, 평소 발이 넓기로 유명한 수현이 녀석이 몸시 씁쓸한 표정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 녀석……. 그녀가 다른사람을 좋아하는데, 그 사람 못 보는 것이 안쓰럽다면서 자기 눈을 그녀에게 기증하고
죽었지. 웃긴놈……!"
그 말을 듣는 순간 평소 제멋대로에 성격이 그리 좋지 않았던 그 녀석이 생각났다.
그리고 마지막에 만났던 그 녀석의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개진 얼굴이 생각나자 소주를 안 마실 수가 없었다.
반면에 내 친구 B모군은 다른 사랑을 하고 있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 B모군 역시 그러했다.
'실패'라.... 생각해 보니 그건 좀 아니군. 유난히 성격이 좋았던 탓에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수현이었다.
내가 수현이 녀석을 안 것이 초등학교 6학년 때였으니…….
그 때부터 그 녀석이 처음 여자를 사귀기 시작했을 무렵일 것이다. 그 후로 고등학교까지만 해도 내가 아는 것만 생각
하면 약 20번 정도는 다른 여자들과 사겼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대학 들어가고 나서도 변함이 없었다고 해야할까. 하핫. 이젠 사귀는 여자친구 이름들 조차 알고 싶지 않을 정도다.
그런 녀석이 갑자기 한 여자를 사귀면서 많이 변해졌다.
평소 유난히 돈을 잘 썼던 수현이가 글쎄 한 순간에 짠돌이가 되버린 것은 정말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짜식, 나 드디어 약혼한다!"
크하하하, 그 때 내가 삼킬려고 했었던 소주를 금방 뿜어낸 것은 안봐도 뻔한 결과일 것이다.
지금은 그 녀석. 쌍둥이까지 낳아서 그녀와 오순도순 잘 살고 있지만 지금 생각하면 정말로 어이가 없다.
수현이 녀석은 취향이 섹시한 여자라고 했다. 그리고 얼굴은 그렇게 많이 따지지 않았다. 화장으로 다 커버다 된다나?
중요한 것은 몸매. 쭉쭉빵빵이다. 썩을…. 만나는 새 애인들마다 전부 몸매가 짱이었던 것은 부정하진 못한다.
"쀼류류류류"
이젠 정말로 질리기도 시작할텐데 아직도 철이 덜 들었는지 그녀석은 행복한 부부싸움을 하고선 또 나에게 전화를 건다.
그녀석 말이.
'내 친구들 중에서 여자 없는 놈이 너 밖에 없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 말 듣고 난 후 이 사나이의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서 곧장 윤석이 엄마(수현이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서 다 꼰질러 버렸다. 킬킬. 꼬시다.
"여보세요"
"친구야. 내가 간다. 뭐 필요한건 없고?"
"또 괜히 개기다가 맞았지? 자식. 쌀하고 돼지고기나 좀 사와라."
"알았다."
-투욱-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슬픈 광경이다. 젠장.
슬프게도 아직 애인 하나 없는 나였기에 저녀석을 받아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저 녀석 생각보다 꽤나 공처가란 말이야.
하긴 태권도, 검도, 유도, 합기도의 고수니 그럴 수밖에.
내 친구들 중에서 유일하게 여자가 하나 있었다.
크윽, 이뻤지. 아주 이뻤지. 성격은 털털했지만 말이다.
그 아이를 C모양이라고 하자. 뭐, 어차피 나중에 이름은 다 밝히게 되어 있지만 말이다…….
"아씨, 그 은돌이 또 남자 화장실에서…"
"… 그리고?"
매서운 눈빛이 그대에게 싸늘한 본능을 느끼게 만드니…….
연석이가 제일 많이 은영이하고 싸웠던 것 같다.
은근히 고지식한 면이 있는 그 녀석이 매일 남자 화장실을 제집 드나들듯 하는 은영이가 맘에 안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싫지는 않았던지 매일 은영이에게 맞고 살아도 개기고 또 개겼다.
내가 그걸 보는 맛에 학교 갔을 정도로 말이다..
"은돌아. 너 또 차였다면서? 큭"
옆학교에 다니는 친구 녀석과 사귀었던 은영이가 또! 차였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위로를 해 줄려고 은근슬쩍 수현이 녀석과
같이 갔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토깽이 눈처럼 새빨개져서는 통통부어서 도저히 인간의 얼굴이라고 불러줄 수가 없을
정도였다.
"크흑, 니가 인간이냐? 괴물이냐?"
평소에도 솔직한 수현이가 꺼낸 말에 이상하게 평소처럼 째려보지도 않고, 그냥 멍한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왠지 평소의 녀석이 아니라서 수현이와 나도 그냥 가만히 옆에 서 있기만 했다.
"흐윽, 정말로 좋아했었는데…!!"
갑자기 울어대는 은영이의 행동에 우리는 어쩔줄을 몰랐다.
그냥 옆에 서 있기만 해 줄뿐.
겉은 정말로 터푸하고 남자같은 녀석이지만 의외로 그녀석은 정말로 여린 구석이 있었다.
하긴, 여자니깐. 하지만 그런 여린 구석을 못 본 남자들은 그녀를 마구 차버린다.
"내가 여자답지 않대"
살며시 웃으면서 말하는 은영이의 표정은 금방이라고 울 것 같았다.
표정을 마음껏 찡그리면서 애써 웃는 척하는 은영이의 표정을 누가 이쁘다고 할까.
그리고 어느 해였는지 모르겠지만 한껏 'Happy new year-!!'를 부를 때였다.
사귄지 56일이 된 연인이 있었던 그 녀석은 마지막 31일만은 행복했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나야 뭐, 워낙에 혼자 있는 것이 습관처럼 익숙했던 탓이라 굳이 가슴에 담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보충수업을 마치고 이놈 저놈 이리 저리 모여서 술잔치에 여자친구와 놀기에 바빴기에 서둘러 집으로 갈려고 할 때였다.
하필이면 담탱이가 부르는 바람에 교무실에 끌려가고 난 후에 뒤늦게 교실에 도착하니 그 녀석이 울고 있었다.
"또 깨졌어?"
"응……. 어제……."
은영이의 단짝인 혜민이는 사랑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이라면서 매번 남자들을 소개시켜주었지만 매번 이꼴이었다.
"그냥 울어라. 울고 싶을땐 우는게 제일 좋은거야."
"고마워……."
그 때. 처음으로 여자를 안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을 은영이는 알까.
지금도 은영이는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는 '바람 사랑'을 하고 있다. 상처를 치유할려고 다른 사랑을 찾아 나서는 바람처럼 말이다.
왜 다른 친구들 이야기는 해주는데 내 이야기를 안 해 주냐고?
큭, 이것들. 내 이야기가 마지막인 이유는 다 이유가 있는 거라구.
궁금한가?
궁금하지 않으면 보지 말라구.
아마도 풋풋한 풋사랑을 거쳐서 아름다운 첫사랑이었다고 생각해.
그리 이뻤던 것도 아니고, 성격도 상냥했던 것도 아닌데 그녀에게는 마녀같은 매력이 있었거든.
음, 색으로 표현하자면 진한 보라색. 그래, 그럴꺼야. 검은색에 가까운 진한 보랏빛. 나는 적어도 그녀를 그렇게 생각해.
슬프게도, 그녀는 사랑에 목말라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랑을 증오하는 그런 여인이였지.
그래서 나는 그녀를 그냥 곁에서 지켜보기만 했었던 것 같애. '아낌없이 주는 나무'알지? 그런 나무처럼 말이야. 하하하하!!
"나 곧 죽는대."
"그래?"
매일 이상한 말만 하고 다니는 그녀의 말을 그날 처음으로 흘겨서 들었던 것 같아.
하지만 우습지? 그건 흘려들어서는 안되는 말이었던 거였어.
그 날은 무척이나 비가 많이 왔었어. 그런데도 그녀는 굳이 비를 맞으면서까지 내 집으로 온거야.
담배 한개피 피면서 비에 취하고 있었을 때에 그녀는 날 불렀지.
"딩동"
"네에-"
그녀였지. 비에 흠뻑 젖은 그녀의 얼굴은 붉었는지, 창백했는지 지금은 잘 기억이 안 나는군.
아무튼 그녀의 몸은 불덩이였어. 그리고 그녀는 매일 매일 해대는 이야기를 또 꺼내지.
"사랑은 단지 불과 같은거래. 활활 타오르다가 한순간에 꺼지기 전에 확 타오르는 그런 불.
그 후엔 단지 시커먼 재밖에 남지가 않아. 슬프지?"
똑같은 이야기지만 이상하게 그녀가 하루하루 이야기하면서 나는 전혀 질리지가 않아.
왜냐구? 매일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그녀의 표정은 매일 달랐거든.
"은하야. 매일 이야기하지만 오늘도 내 대답은 같아.
사랑은 그것이 끝이 아니라구."
"그 불의 따뜻함을 기억하는 한 사랑은 영원해."
오늘은 이상하게 은하가 내 말을 따라했어. 하긴, 이미 외웠겠지. 하지만 그래도 내 말을 따라한 그녀의 얼굴은 왠지 모르게
쓸쓸해 보였다고 할까? 그래 보였어.
"따뜻함이 식어버려서 그들은 헤어졌던걸까?"
"이젠 그만 들어와. 춥잖아."
아까부터 젖은 은하는 내 방 안으로 들어올 생각을 하지도 않고 대문 앞에 서서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먼저 은하를 집 안으로 들이고 나서 이야기 할껄- 하는 생각이 뒤늦게서야 들었다.
"아니야. 먼저 갈께."
"감기 걸린다구"
"고마워. 윤관아."
그 때.
처음으로 밝게 웃는 은하를 보았다.
"흐으으윽!! 흐윽!"
은하의 죽음을 예견했던 탓인지 가족들은 울음을 속으로 삼키고만 있었다.
하지만 가족을 잃은 슬픔이 컷던 탓인지 역시나 모두들 얼굴이 창백해졌었다.
"네년이 뭔데 이 곳에 들어와!!"
은하의 아버지가 어느 중년의 여인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서는 대뜸 호통을 치셨다. 갑작스러운 큰 소리에 모두들 고개를
그쪽으로 돌리니,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내 딸아이 보는거야! 네가 뭔데 참견이냐구! 마지막 가는 것이라도 봐야지! 내 몸으로 낳은 자식이라구!"
"그런 년이 딸 버리고 도망갔냐?!"
순식간에 그곳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사태는 뒤늦게 수습이 되어서 진정이 되었다.
은하의 할아버지라는 분이 와서 대뜸 호통을 치더니 금새 마무리가 되었는데 생각보다는 허무했다는 듯한 다른 사람들의
표정이었다.
"이 놈이 어디에서 큰 소리를!! 은하 보기에 부끄럽지고 않으냐? 에미가 나간 것은 다 니 놈의 행실이 바르지 못해서 그런 것을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거늘……."
그리고 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그녀를 그리워하게 되었다. 뒤늦게서야 가슴이 아려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다.
'사랑은 단지 불과 같은거래. 활활 타오르다가 한순간에 꺼지기 전에 확 타오르는 그런 불.
그 후엔 단지 시커먼 재밖에 남지가 않아.'
그녀가 내 앞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환영이 눈이 보인다.
뜨거운 눈물이 그녀의 환영을 흐리게 하였지만, 굳이 그녀에게 매달리지는 않았다.
"아니……. 그 불의 온기를 영원히 기억하는 이상 우리의 사랑은 영원할꺼야……."
-죽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집착일 뿐이다-라고 누군가에게서 들었다.
그래,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는 그런 사랑을 했었다. 라고 이야기를 해야하겠지.
Sunrise+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본래는 단편을 사랑하였으나....
장르방도 왔다 갔다 하는 못된 인간입니다.
쿨럭.... 하지만 그래도 전 단편을 사랑하니...
^^
사랑이라.... 정말로 어렵죠.
친구들이 사랑에 울고 웃는것을 보면 참 많은 생각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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