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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과학에 대해서 공부를 해 볼 참이었다.
지난번 물리학에서 지구 과학을 다루면서 학생들이 과학자가 되고 싶다던가 천문학에 관심을 갖는다는 등의 희망에 비추어 보면 과학은 일상에서 필요한 학문이지만 학문으로서도 존재감 있는 이른바 고 품격의 과목인 rjt이 역력하였다.
그러나 과학을 가까이 하려면 수학을 바드시 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겪어야 한다. 수학을 가까이 하지 않으려는 이들이 과학을 좋아한다는 것은 책임이 따르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수학이 없는 과학은 있을 수 없고 수학도 종점을 잃은 이른바 은하철도 처럼 무한히 질해야만 하는 목적없는 학문으로 끝나는 것이다.
체육으로 말할 것 같으면 모든 구기운동에 달리기가 필수인 것처럼 수학은 과학도에게 필수 항목인 것이다.
"케플러는 행성운동 법칙에서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때는 타원 괘도를 형성하며 돌고 있다는 정설을 세웠죠! 그러면 타원 궤도를 돌 때 시간당 가는 거리를 태양을 중심으로 세 곳의 점을 찍어 선을 연결하여 부채꼴로 표현하면 같은 양의 시간대에 간 거리의 면적은 어느 곳이나 일정하다."
이를 정리해보면 지구는 태양에 가까운 곳을 통과할 때는 속도가 빠르게 진행하고 먼 곳을 지날 때는 천천히 통과하므로 같은 시간대에 간 거리대의 삼각원호의 면적은 어느 곳이고 일정하다.
"그러면 샘! 지구를 북반구와 남반구로 분리해 보았을 때 먼 곳을 통과할 때 어느 곳이 여름이고 또 겨울인가요?"
"지구는 북극성을 중심축으로 하여 태양과는 약 23도 5분의 기울기를 갖고 태양 주변을 돌고 있죠! 이 때 북반구와 남반구의 계절이 구분 되는데 그 기울어진 빗면에 닿는 햇빛에 의해 여름과 겨울이 정해집니다. 북반구의 여름일 때가 태양에서 멀고 남반구의 여름은 태양에 좀더 가까이에 있답니다. 그러면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가 약 1억 5천만 킬로미터라고 했는데 이는 평균적인 것으로 봄, 가을의 계절을 이야기 하는 것이겠죠. 그때의 거리가 1억5천만 킬로미터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아나요. 샘?"
'남반구와 북반구의 같은 위도상의 온도로써 알 수 있고 또 천문 학자들의 끊임없는 연구 결과로 얻어진 산물이죠."
"자, 그러면 여기서 지구와 태양까지의 거리를 1억5천만 킬로미터라면 빛의 속로 얼마나 걸릴까요? 아는 학생?"
"8분 21초가 소요됩니다!"
루아 학생이 앉아서 손을 들고는 얼른 말하였다.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이 8분 21초가 걸리는 것이 맞아요. 그러면 거리와 시간, 크기를 알고 있으니 지구와 태양간의 상관 관계를 눈으로 볼 수 있는 도표를 만들 수 있겠죠?"
"그 엄청난 거리와 크기를 갖고 있는 천체도를 어떻게 손금 보듯이 도표를 만들 수 있겠어요. 샘?"
"거리와 크기가 있다면 벌써 다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요?"
"지구의 크기가 안 나왔잖아요! 글구 태양도 말예요!"
"아직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크기를 모른다구? 가끔 들어봄직한 이야기가 있을 텐데....! 번개가 '번쩍'하고 섬광을 뿜을 때 어른들이 말씀하시길 '번개가 번쩍 하면 지구를 일곱바퀴 반을 돌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지요?"
-"그런 것 같기는 하네요!"-
"빛은 1초 동안 얼마만큼의 거리를 갈까요? 루아 학생이 말해 볼까요?"
"내, 30만 킬로미터요!"
"홍루아학생은 빛에 대해 잘 알고 있군요."
"네, 샘! 제가 몸 담고 있는 회사는 스펙트럼을 기초로 하는 광학기구 제작 회사랍니다요. 짠!"
그녀는 자신의 회사를 자랑하고 싶었던지 손가락을 펴서 사진의 모델 같은 포즈를 취했다. 그녀의 생기 있는 표정에 모두 박수를 보내며 좋아하였다.
"아주 멋진 직장을 갖고 있군요. 그러면 30만 킬로미터를 7.5로 나누면 지구의 둘레가 나오죠."
"네, 4만 킬로미터가 되네요!"
"자, 그러면 정리해보기로 해요. 빛은 약 30만 킬로미터를 1초에 진행하고 있어요. 지구의 크기는 지름이 약 1만2천 킬로미터이고 외경의 둘레는 약 4만 100킬로미터가 됩니다. 그러나 정확한 단위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므로 4만 킬로미터라고 해 봅시다. 이 지구를 작은 탁구공에 비유해 보면 태양은 지구보다 부피가 40배 이상이 되므로 배구공에 비유 할 수가 있답니다. 그러면 태양과 지구의 상관관계를 도표로 쉽게 나타 낼 수 있겠지요!"
-"네!"-
그 반면에
-"아뇨!, 어려워요!"-
라는 목소리들이 어우러져 들렸다.
"그럼 자, 잘 보세요. 탁구공의 지름이 3.8센티미터 이므로 이를 원주파이 3.14를 곱하면 약 12센티미터가 됩니다."
학생들의 눈빛을 살피며 하나하나 꼼곰히 짚어가며 설명을 하였다.
"이를 다시 빛의 속도에 대한 지구 원주의 비율인 7.5를 곱하면 약 90센티미터가 되죠?"
-"네!"-
"그러면 그 거리가 빛이 1초 동안 나아간 거리가 되겠죠! 이를 태양까지의 거리를 빛의 속도로 환산한 8분을 초 단위로 계산하면 480이 되고 거기에 21을 더하면 501초가 되죠?"
-"네, 샘!"-
"이를 빛이 1초 동안 간 거리인 90센티미터를 곱하면 448미터가 됩니다. 그러면 배구공을 448미터를 사이에 두고 각각 놓으면 이것이 지구와 태양까지의 거리를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도표가 됩니다."
칠판이 어지럽도록 계산과 낙서를 하듯 그림을 그리며 설명하자 학생들은 갸웃하던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하였다.
"샘! 정말 그러네요. 태양과 지구를 작은 공에 비유하닌 그 둘이 제 손바닥에 올려 놓은 것 같아요! 근데 태양이 얼마나 뜨겁길래 도표에서 배구공만한 크기가 어떻게 448미터 거리에 있는 지구를 뜨겁게 달구는지 신기하기;만 해요. 샘!"
"태양의 온도는 약 1억도에 이르고 온도가 높으면 압력도 올라 가겠지요. 그 압력도 1억 기압이라고 합니다. 그 열이 지구까지 도달 할 수 있는 것은 우주가 진공으로 되어있고 열을 품은 빛이 진공을 통과할 때 열을 손상시키지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열전달 방식 중 유일하게 진공을 통과할 수 있는 것이 복사열 입니다. 어때요. 과학은 정말 재미있죠?"
-"네...... 샘!"
"열 전달 방식 중 복사열과 다른 전달방식은.....?"
"네, 직접 전달방식으로는 '전도'가 있고 이는 금속이나 물질을 통하여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고 공기나 물 등을 데울 때 순환하며 전달하는 '대류'가 있어요."
-"와~ 우!"-
-짝! 짝! 짝!-
고필미 학생이 일어나 짧고 깊이 있는 설명을 하였다. 모두 잘 알고 있다는 환성이었다.
"아주 설명을 잘 했어요. 우리가 추운 겨울에 방을 뎁히는 방식으로 구들이나 온수 보일러로 난방을 하여 방 바닥을 뎁히는 방식이 '전도' 방식이고 스팀이나 난로를 이용하여 방을 뎁히면 공기를 데우는 방식이므로 '대류'라고 합니다. 유리 온실에 햇빛이 들어와서 난방을 하면 복사열을 가두어 만드는 난방이며 이때 공기가 순환하며 대류현상이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잘 아셨죠?"
"샘, 광학에 대해서 도움말 있으면 해 주세요. 샘!"
"루아학생은 회사일에 아주 충실한가 봐요. 광학에 대해 몇가지 알려 드릴까요?"
나는 16세기 과학에 대하여 이야기 하였다.
행성의 운동법칙을 발견한 케플러, 진자의 법칙을 발견한 갈릴레오, 중력을 알고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튼, 이들은 각각 자신의 망원경을 만든 것으로도 유명하며 특히 뉴튼은 광학에 있어서 업적을 많이 세웠지만 그중 태양의 색깔이 일곱가지라는 것을 프리즘을 통과한 빛으로 증명하였다.
"뉴튼이 '프리즘'을 통과해서 나온 빛을 다시 프리즘에 통과 시키면 어떻게 될까? 하고 다시 일곱가지 색깔 중 하나를 다른 프리즘에 통과시켰지요. 그때 나온 2차 색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다시 무지개가 되지 않았을까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프리즘으로 들어올 때는 빛의 양이 아주 조금 들어와도 그 빛 속에 일곱가지가 다 들어 있지만 프리즘을 통과하면 빛이 넓게 퍼져서 2차 프리즘에는 색이 한 색 밖에 들어오질 않죠. 그때 그 빛은 한가지 색깔로 동그랗게 비쳐 보입니다. 뉴튼이 실험으로 증명한 거예요."
루아 학생이 초롱한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 3분의 과학자가 각각 망원경을 만들었다면 망원경의 모양이 각각 다른가요? 아니면 서로 모른 상태에서 똑같은 것을 만든 건가요? 궁금해요."
홍루아 학생이 질문하였다.
"그들이 만든 망원경은 전혀 다르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각자의 개성이 있는 망원경이랍니다. 케플러가 천체 운동을 연구하려고 굴절망원경을 먼저 만들었지요. 그 다음에 갈릴레오가 그 망원경으로 풍경을 보니 거꾸로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지상 관찰을 위한 정립 허상을 가진 망원경을 만들게 되었죠. 그때 뉴튼이 더욱 넓은 우주를 관찰하려고 망원경을 크게 만들었는데... 문제가 있는 거예요."
"어떤 문제요? 똑같이 만들었을텐데요? 크기만 크게 하지 않았나요?"
"크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죠. 렌즈의 두께를 두껍게 하여 만들다 보니 유리로 만든 렌즈는 두께가 두꺼우면 수차가 생겨 제대로 볼 수가 없게 되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크고 얇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며 연구한 끝에 거울을 생각해 내었어요. 그래서 반사망원경을 만들게 되어 세분의 과학자가 각각 자신만의 망원경을 갖게 되었어요. 케플러의 망원경과 갈릴레오의 망원경은 접안렌즈가 각가 다르답니다. 천체를 관측하는 케플러는 볼록 렌즈를 사용하였고 갈릴레오는 오목렌즈를 접안렌즈로 한 것이에요."
"또 하나 유리로 된 커다란 특수렌즈를 사용하는 곳이 있어요."
"그건 어디예요. 샘?"
"곧은 빛이 멀리까지 비추어야 하는 서치라이트와 등대에서 사용하는 렌즈입니다. 일반 유리로 만든 블록렌즈는 크고 무거워 움직이기 어려워 이를 가볍게 하기 위해 만든 방법입니다. 렌즈 안쪽을 계단식으로 깎아 서로 붙여 만들어 사용한다고 해요. 빛이 투과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고 좀 가벼워지겠죠."
"과학은 여러면에서 실 생활에 도움이 된학문이랍니다. 특히 물리학을 알면 어떤 위험요소를 쉽게 감지할 수있어 미리 재난을 예방 할 수도 있지요. 평소 과학적 사고방식을 갖고 생활해 보시기 바랍니다"
마술 놀이
그녀는 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여름이 다가기 전 그녀에게 가을옷이라도 한 벌 구해주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그녀는 어디서 구했는지 하얀 옷을 입고 있었다. 아주 하얀 색이 우러나오는 것이 비단을 불빛에 비추어 보는 것처럼 윤이 났다.
"어서 오세요. 낭군님!"
"....!"
저녁을 먹고 다시 회사에 나가 야근을 하려는데 난데 없이 그녀가 산뜻한 차림에 신선한 음성으로 나를 유혹하였다.
"낭군이라는 호칭은 아녀자가 남편이나 그에 견줄만한 남자에게나 쓰는 말인데....!"
나는 의아해서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건넸다.
"그러기에 우린 결혼을 할 사이 아닌가요? 이곳의 사정을 좀 알아보려고 사전적 용어해설을 뒤져봤더니 그런 단어가 여럿 나오길래 그중 가장 적합한 단어를 골라봤어요."
"....!"
나는 그녀를 기다렸다.
그것도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내 심장이 그녀를 기다렸다.
그녀를 그린 그림을 볼 때마다 그녀가 어디선가 나타나 줄 것 같았고 심장의 고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로 인해 그녀가 미래의 지금 이곳에서 출발하여 내 현실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그리움에 의해서 우린 지금 한 울타리 안에 있는 것이 아니었던가! 단지 누가 알면 이상한 만남이라는 것에 손가락질 하거나 부모님의 동의나 허락 없는 동거생활을 부끄러워 해야할 형펀 때문에 좋아한다는 표현도 쉽게 하고 있질 못하고 있는 것을 나는 왜 모른 척 할까마는 그녀의 말이 우스워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 말이 쑥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나도 네가 좋아! 다른 표현을 빌린다면 아주 터무니 없이 좋아해!"
"그런 표현도 있어요?"
어찌 되었건 두 사람이 만나 대화를 하다보면 사랑하는 사이나 좋아하는 그런 관계가 아닌 것처럼 늘 초점을 잃어가곤 하였다.
대화의 미묘한 차이를 좁혀가다 보면 무슨 말인지 정점을 빙빙 돌다가 그냥 오누이 같은 대화로 막을 내리고 마는 일이 허다했다.
"밥이나 먹읍시다."
그녀는 밥을 지어 놓고 내가 좋아하는 반찬을 만들어 놓곤 하였는데 그 요리하는 법을 어떻게 알게 되엇는지 궁금하였다.
"미래에서는 이런 음식을 안 먹는다면서 어떻게 요리를 잘하게 된 거야?
궁금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든 것을 보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땋게 밥을 짓는 법을 안거야? 고향 동네에서는 이런 음식 안 먹는다면서요?"
"그거요.... 알려주면....."
"그냥 말해도 돼요. 아무한테도 얘기 안 하고 있으니 다른 사람이 알지 않도록 할게요."
"그건 이 그릇에 있...."
"그릇이라고?"
나는 의아해서 그녀의 말을 꺾으며 끼어 들었다.
"그릇들이 제게 말해주고 있거든요. 자! 보세요."
그녀는 요리책을 펼치는 대신 완손을 펴서 허공에 대고 오른 손으로 그릇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요리 비법이 벽면에 씌여져 비쳤다.
"어떻게 된 거야?"
나는 눈을 크게 뜨고 그녀에게 물었다.
"그릇에 있는 요리비법을 꺼내온 거에요. 그릇에 새겨지고 그릇에 담겨졌던 요리 이야기들이 제 안으로 들어오고 다시 정리되어 제 손을 통해서 낭군님께 보여 드릴 수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내가 만든 음식보다 더 맛이 있었다.
'여자의 손맛인가?'
"근데 식사하고 야간학교에 나가시게요?"
"아니! 오늘은 회사에서 야근을 좀 해야 해요."
"그럼 회사에서 주는 저녁 식사도 있을텐데 집에까지 오시구?"
회사와 집까지의 거리나 야간 학교까지의 거리나 그리 가까운 곳은 아니었다. 자동차로 달려서 오래 걸리지 않을 뿐이었다.보통은 야근을 할 때나 야간학교에 나갈 때도 식사는 그때 그때 쉽게 해결 되었다.
"....그냥.... 집이 좋아졌나 봐!"
"내가 보고 싶었죠?"
그녀는 하얀 드레스에 대해 묻지 않는 나를 보자 얼굴에 뾰로통한 감정이 배어 나왔다.
"참! 그 옷은 어떻게 된 거예요? 지난 번에는 물에 젖지 않는 검정 드레스 차림이었는데...."
"맞춰봐요! 이 옷이 어떻게 생겼는지요?"
"음.... 나 몰래 시장가서 사왔거나.... 음! 그것도 아니면 자기 집에 있는 옷에 최면을 얹어서 이리로 불러왔거나 시공을 넘어 손울 미래에 넣고 옷을 꼬득여 빼왔거나....! 했을 거 같은데!"
"맞을 뻔 했는데 아니네요!"
"그럼?"
"그건 비밀이예요!"
"비밀? 무척 궁금한데 무얼 해주면 그 궁금증을 해결해 주실까? 소원을 말해봐요."
"소원? 그러면 제게 다른 옷을 한 벌 구해주실 수 있어요? 그러면 이 옷이 어떤 옷인지 알려 줄게요."
"그러면 내일 나들이 할 겸 시장에 나가 마음에 드는 옷을 하나 사입고 들어와요."
"에이 참, 자기두! 자기가 좋아하는 옷을 사줘야 나를 더 좋아할 거 아녀요? 그리고 여기 가격도 잘 알지 못하는데요!"
"아 그거는 염려 말아요. 현금을 대신할 신용카드를 줄테니 마음 내키는 대로 구해봐요, 단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 명목으로 주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이곳 사정을 잘 모르고 또 돈을 버는 사람이 아니기 땜에 주는 거예요. 너무 많이 쓰지 말고 적당히 사용하세요!"
"적당히? 그게 얼마인데요?"
"그냥 조금....!"
나는 그녀가 챙겨주는 저녁을 먹고 집을 나섰다. 회사가 오늘은 멀게만 느껴졌다.
'같이 나올걸 그랬나! 내게 여친이 있다고 자랑도 할겸!'
늦은 시각까지 출고할 기계의 마지막 점검에 들어갔다.
가끔 고온으로 인하여 스테인레스 박판에 가한 용접부위에 구멍이 생겼다. 일정한 열량을 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판을 둥글게 말아 파이프를 만드는 과정에서 틈새를 없게 하는 일도 중요하였다.
늦은 시간까지 용접부위와 원형 모양을 해결하고 나니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 되었다.
다른 때 같으면 집에 와서도 할일이 늘어지게 기다리고 있을테지만 요즘은 집안 일을 대신해 주는 아녀자가 있으니 늦어도 별 걱정이 안 되었다. 싸늘한 방 안의 분위기 보다는 누군가가 기다려 준다는 것에 집으로 가는 시간조차도 반기고 있었다.
다음 날 저녁, 나는 또다시 집으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
"오늘도 회사에서 야근해요?"
"아니 오늘은 야간 학교에 나가야 해요."
"야간학교에 갈때는 주로 목사님 댁에서 저녁을 드셨다면서요?"
"그냥.... 집에서 먹는게 더 좋아!"
"내가 보고 싶은 거죠?"
"그거 너무 직설적 표현 아니야?"
"그럼 왜 내 사진 붙여 놓고 그립다고 했어요? 그냥 저를 '좋아 해!' 하면 어디가 이상해 지나요?"
사실상 그녀가 밉거나 싫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아무도 들이지 않는 남정네 혼자 사는 집에 그녀와 함떼 기거한다는 소문이라도 새어 나간다면 그리고 고향에 계신 부모님 귀에라도 들어간다면 기쁨에 차서 함성이라도 지를 일은 아니라고 걱정되었던 것이다.
"응, 나도 그래!"
"그게 무슨 뜻이예요? 그렇다니요?"
"아직 여기 말을 몰라서 그런가 본데 매우 좋아한다는 뜻이야!"
"?.... 정말요....!?"
그 말이 끝나자 나는 숨이 막힐 만한 일을 당했다. 기습(?) 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보다.
그녀가 내 뒤로 와서는 나를 껴안더니 그녀의 일방적인 입마춤이 다가왔다. 저돌적이고 격렬하고 그리고 무슨 향기를 담은 듯 아주향긋한 내음이 풍겼다.
Thank's alot!!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