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앞에선 '장난꾸러기' 동생에겐 '엄한 오빠'
김병현도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바로 가족이다. 아버지 김연수씨(52) 어머니 최옥자씨(48) 그리고 두 여동생과 누나는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가족들 가운데 김병현이 가장 좋아하고 친한 사람은 어머니이다. 지난 달 13일 인천공항에서 아들을 포옹하기위해 다가온 어머니를 피한 것은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많은 기자들 앞에서 쑥스럽고 어색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장면을 TV로 본 사람들은 친엄마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악성 헛소문을 퍼뜨리기도 했다.
시즌 중 최옥자씨가 아들 뒷바라지를 위해 미국에 건너온다고 하면 김병현이 말리는 것도 어머니가 싫어서가 아니다. 자신이 원정을 갈 경우 운전을 하지 못하는 어머니는 고스란히 1주일 동안 집만 지킬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마음이 아파서다.
김병현은 “만약 내가 있는 곳이 LA나 뉴욕 같았으면 자주 엄마를 불렀을 것”이라고 말한다. 올 해 가족들이 피닉스에 왔을 때는 지인이 뒷바라지를 해주어 마음이 편했다.
김병현은 가족들만 있을 경우 어머니를 ‘아줌마’라고 부르며 막내아들 마냥 장난도 잘 친다. 어머니는 아직 아들을 ‘애기’라고 부른다. 전화로 “애기야. 낮게 낮게 던져라”“자꾸 그런 말 하면 높게 던져 버리겠다”라며 어머니와 농담을 주고받기도 한다.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은 역시 아버지이고 김병현에게 가장 많이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야구를 시작한 것도 아버지의 권고에 의해서였다. 남들 앞에 나서기를 싫어하는 성격을 빼다 박았기 때문에 아버지가 해소책으로 야구를 권유했다.
오늘날 야구 선수 김병현이 있기까지 가장 든든한 후원자는 아버지였던 것이다.
김병현은 대학생인 두 여동생(김진경ㆍ김진선)에게는 아주 엄한 오빠다. 두 동생이 잘못한 것을 보면 따끔하게 혼내준다. 집에 전화를 걸 때마다 반드시 두 동생에 관해서 묻는 것도 멀리 있지만 오빠 노릇을 하기 위해서다.
<사진설명>지난 1999년 애리조나 입단식을 마친 뒤 김병현이 아버지 김연수, 어머니 최옥자 씨와 함께 찍은 기념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