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와의 인터뷰]
* 일시 : 1998년 3월 3일
* Kurt Masur 지휘, 뉴욕필
- 언제부터 바이올린을 정말로 "연주"하기 시작했습니까?
- 매일매일의 연습 순서는?
- 연습하면서 동시에 TV도 봅니까?
- 당신의 연습이 충분하다는 것을 어떻게 압니까?
- 왜 당신은 훌륭한 테니스 player(** 역주 : 한국어에는 적당한 표현이 없군요. 테니스 하는 사람이라는 뜻인데..)가 아닐까요?
- 연습하기 싫어하는 아이가 있다면 뭐라고 말해주고 싶은가요?
[질문]
언제부터 바이올린을 정말로 "연주"하기 시작했습니까?
[장영주]
저는 (만) 4살(이하 나이는 표시가 없더라도 모두 만 나이임) 때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해서 5살 정도 때 처음으로 음악회에 출연했습니다. 저는 3살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지요. 우리 엄마가 시켜서 말이죠. 저는 사실 굉장히 많은 시간을 피아노와 보냈습니다. 제가 9살이나 10살 때까지 계속 배웠으니까요. 그 뒤로는 바이올린에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기 때문에 바이올린에 좀더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이곳저곳을 여행하기 시작했죠.
[질문]
왜 여행을 했나요?
[장영주]
왜냐면 제가 8살 때 뉴욕필과 데뷔했기 때문이죠. 데뷔 후 모든 것들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세계 각지를 여행하기 시작했고, 레코딩도 시작했습니다. 저의 연주가로서의 삶이 시작된 것이죠. 저는 아직도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저의 생활이 즐겁고 여전히 많은 레코딩을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레코딩은 제가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일 중의 하나입니다. 물론 레코딩이라는 것이 라이브와는 많이 다릅니다. 즉 라이브 무대에는 살아숨쉬는 관객이 있고 특유의 분위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것입니다.( ** 역주 : 여기서는 음반에 담을 수 없다는 의미인 듯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레코딩을 좋아합니다.
[질문]
피아노는 언제 시작했나요? 그리고 연습은 매일했습니까?
[장영주]
3살 때에도 저는 피아노를 매일 연습했지요. 많이는 아니구요, 하루에 한 20분 내지 30분씩이요. 하지만 지금은 바이올린을 연주할 예정이거나 아니면 오랜 연주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너무 피곤해서 친구들과 나가 놀고 싶다면 바이올린을 혼자두고 나가버릴껍니다. 그래도 아마 하루에 20분이나 30분 정도 스케일만 잘 하면 제 실력이 나올꺼라고 확신합니다. 그렇다고 바이올린을 떠나서 이틀 또는 사흘 이상은 있기 싫구요.
[질문]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도 지금처럼 정말로 매일매일 열심히 연습했나요?
[장영주]
물론 아니죠. 제가 바이올린을 시작한 4살 땐 하루에 15분 내지 30분을 기초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어 연습했습니다. 별 것 없었지요. 제가 6살 때 줄리어드에 입학했을 때까지도 바이올린은 취미 이상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8, 9살 때를 회상해보면 그 당시 저는 하루에 두세 시간 연습한 것 같아요. 물론 한 번에 죽 한 것이 아니고 중간중간 쉬어가면서요. 요즘에는 하루에 약 4시간 쯤 연습합니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이요. 물론 방과후에 친구들과 전화로 수다도 떨고 제가 여느 10대들처럼 해야할 일이 있다면 그것부터 한 후에 말이죠. 하지만 특히 집에 있을 때에는 되도록 연습할 시간을 내려고 노력합니다. 집에 있을 때에는 연습하는 게 제일 편하거든요.
[질문]
실제 연습 때에는 무얼합니까? 스케일을 하나요?
[장영주]
제 연습 과정은 시간이 흐르면서 바뀌어 왔습니다. 지금은 예전보다 기초적인 부분에 중점을 맞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전에는 기초적인 부분을 무시했다는 것은 아니구요. 저는 비브라토 연습을 비롯하여 스케일, 아르페지오, 에뛰드 등과 같은 기초적인 부분을 무시하지 말라고 배웠습니다. 그래서 그것들을 꾸준히 해왔죠. 특히 요즘은 더 그렇습니다. 요즘같이 협주곡들을 많이 연주하고 독주회를 많이 갖는 때에는 정말로 기초적인 부분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죠. 그래서 저는 적어도 하루에 한두 시간은 그런 연습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연습을 하면 저는 안정적인 연주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 그런 연습을 안 하고 1년을 보내더라도 1년 뒤에도 여전히 제 테크닉은 그대로겠죠. 그러나 제가 40세나 50세가 되었을 때에도 그럴지는 의문입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기초적인 부분을 꾸준히 해야죠. 기초를 확실히 잡고 싶습니다. 제가 무얼 하는지 정확히 알아야죠. 그렇다고 저 자신에게 무언가를 강요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