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군산을 이야기 할때 가장 먼저 빼놓을 수 없는게 채만식의 "탁류"다.
충청도를 도도하게 흐르다 군산 접경의 금강하류는 1930년대 혼돈의 시대를 대변하는 거센물결의 탁류를 거쳐야 군산에 입성할 수 있다- 실제로 폭우가 쏟아지는 여름철에는 충청전라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물줄기가 보는이를 압도하는 그 무었이 있다.
그래서 군산은 몇개의 섹타를 나눠서 걸어봐야 그나마 조금이라도 군산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주관적이다는 점을 이해하기 바랍니다.
첫번째가 장미동부근의 근대사 박물관을 위시해서 들판에서 해가지는 만경평야에서 생산되는 쌀을 일본으로 실어내기 위해서 발달했던 부두의, 조수간만의 차를 극복하기 위해서 부교를 띄워서 살을 싣던 그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아이러니한 유적이 있고
두번째는 월명동의 해방굴을 위시한 월명공원에서의 바다가 보이는 전망대에 서면 지금은 다 흘러간 옛 추억이 되었지만, 포항제철이 생기기 전까지 한국 최고의 철강산업기지였던 장항제련소의 산을 타고 올라가는 기다란 굴뚝의 모습까지 보이는.......
산을 감싸는 호수공원. 그리고 편백나무 숲의 길다란 침상에서의 휴식이며 얕은 물에서 유유하게 흐느적이며 유영하는 커다란 잉어어 모습도 간혹 보면 볼수록 가관이다.
또한 월명동은 내노라하는 빵집 이성당과 아직도 건재하게 남아있는 일본식가옥을 포함하여 걸으면 보이는 주변의 여러가지 오래된 기억속의 산책로가 들어있고, 더불어서 유명하다는 짬뽕집과 조금떨어져 있지만 공설시장 부근의 호떡집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100년이 넘었다고(?)한다.
세번째가 나운동 맞은편 은파 호수공원의 물빛 어린 산책길에서 물빛에 반영되는 파장에 실어 보드라운 흙길을 걸어보는 여유가 두어시간의 명상속에 잠길 수 있고, 또 저녁에는 분수쑈가 음악과 함께 펼쳐져서 간단하게 한잔 한 다음 구경거리도 괜찮고, 또한 기회가 맞는다면 작은 음악회라도 열리는 날엔 그저 축복의 그날밤이 되리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군산군도의 선유도를 꼽을 수 있다.
군산을 외관 산업도로로 달려 오식도동을 거쳐 새만금도로를 따라 부안 채석강 방향으로 가다보면 새만금 오토 캠핑장이 있는 야미도를 지나 신시도에서 우회전해서 이미 공사가 끝난 무녀도를 거쳐 바다를 걸쳐놓은 완공된 다리를 몇개 지나면서 선유도로 가는데, 통제되는 곳에서 내려 걷기 시작해서 선유도 다리를 건너 좌측으로 난 도로를 따라 난 옥돌해수욕장방향으로 데크길을 걸어서 바다 해조음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면서 성난 파도의 거센부딪힘을 느끼면서 해수욕장을 건너가는데, 마침 동네 할머니들의 김장을 담그는 모습을 보고 한입 얻어먹는데, 젖갈이 듬뿍들어간 참으로 감칠 맛이 나는 오리지날 전라도 김치다.
산으로 들어서 작은 숲을 지나니 한창 공사중인 도로를 지나 능선에 올라보니 이곳의 절경 선유봉. 아침에 감싸던 안개는 스러지고 저 멀리 수평선까지 눈을 시원하게 하는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하산길에 만난 일행과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장자도 가는길에 만난 나이 많으신 할머니 한 분이 바람이너무 거세 걷지못하고 휘청인다. 몇 마디 인사를 나누니 이 작은 섬에 찾아와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듣고 건강하게 오래 사시라는 인사를 한다.
장자도와 대장도사이에 놓인 다리는 물빠질때 훌쩍 건너뛰면 될 것도 같지만, 다리가 없을때를 생각해보면 보고싶은 사람의사이에 둔 연인들의 흘린눈물이 더해져서 그 바다는 그리도 짠 물이 되지 않았을까?
대장도 입구에서 시간을 보니 이제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서야 할 때. 그래서 할매바위와 선유2구의 언제리는 다음으로 미루어 기약을 하고 돌아선 발길이 아쉬울 따름이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의 고운 모래를 지나 망주봉의 삼거리에 왔으나 망주봉을 끼고 한바퀴 도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물빠져 나간 갯벌의 숨쉬는 바다를 보면서 이 다음 시간이 넉넉하다면야 해지는 선유몽의 낙조와 달뜨는 명사십리 밤바다 파도소리와 한 페이지의 수묵화를 그릴 수 있을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