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만에 대표팀 감독이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에 설명은 단 한 줄 '일신상의 이유'뿐이다.
남녀 동반 올림픽 본선진출 좌절만으로도 모자랐나. 대한배구협회(회장 장영달)의 '묻지마 행정'이 의혹만 부풀린 채 국제적인 망신까지 덤으로 얻었다. 배구협회는 18일 남자강화위원회에서 새 남자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 문용관 전 대한항공 감독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해 서남원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대표팀을 이끌게 됐다고 20일 발표했다.
문 전 감독은 21일 울산에서 열리는 2008년 월드리그 이탈리아전부터 벤치에 앉기로 했다가 경기를 하루 앞두고 느닷없이 물러났다. 국제배구연맹(FIVB)이 주최하고 세계 상위 16개팀이 출전하는 월드리그에 감독대행으로 참가하는 팀은 한국이 유일하다.
"열심히 해보겠다"면서 의욕적으로 대표팀 운영 구상을 밝혔던 문 전 감독은 20일 "시간이 지나면 이야기하겠다. 이해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만 남긴 채 연락을 끊었다. 모든 것을 문 전 감독에게 떠넘긴 채 입닫은 협회는 오히려 고위층의 퇴진 압력설을 불러내 불신만 키우고 있다.
발단은 장영달 회장이 지난 12일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겨울리그 우승팀 감독인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을 언급하면서 여러차례 대표팀 사령탑에 대한 의중을 드러냈다는 사실. 그러나 강화위원회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후보로 압축된 신 감독과 문 감독은 서로 양보하지 않다가 표 대결 직전에 신 감독이 사퇴했다.
회장의 '복심'을 거스르는 결정은 다음날 바로 뒤집혔다. 윗선에서는 또 문 전 감독이 대한항공에서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는 점을 꼬집어 대표팀 감독 자격에 흠을 잡았다는 후문. 강만수 강화위원장은 19일 강화위원들에게 전화로 '문 감독이 사퇴했으니 신 감독으로 다시 선임하자'고 의견을 모으면서 신 감독을 설득하는 작업에 나섰다. 일단은 울산대회까지 서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는 것으로 봉합됐다.
코미디같은 해프닝은 '회장님'의 독선일까, 눈치없는 '가신들'의 좌충우돌일까. 계속된 악재에 지켜보는 배구팬들의 속만 멍들고 있다
첫댓글 장영달...제발 물러나줘!!!!!!!!!!!!!!!!!!!!!!!!!!!!!!!!!!!!!!! 뭔 미련이 그렇게 많은건지...배구를 알면 얼마나 안다고 감독 선임에까지 개입을 하는거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