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업.가전
베트남 안방 장악 ‘박항서 TV’…
삼성전자 ‘신의 한수’ 통했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TV인 QLED TV가 베트남 안방을 장악했다. QLED TV는 베트남 현지에서 일명 ‘박항서 TV’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끈다. 삼성전자가 5월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을 TV 광고 모델로 영입한 전략이 ‘신의 한수’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QLED TV는 기존 베트남 내 삼성전자의 좋은 기업 이미지에 광고 모델인 박항서 감독의 인기가 더해지면서 최대 수혜 가전 제품이 됐다.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박항서 효과’를 한껏 누리며 베트남 TV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인다.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2018년 베트남 내 삼성전자 65인치 이상 TV 매출은 2017년 대비 두배쯤 증가했고, 이 부문 점유율은 50%를 돌파했다. 전체 TV 시장 점유율도 40%를 훌쩍 넘기며 1위를 지키고 있다. 박 감독을 모델로 내세운 후에는 65인치 이상 TV 판매량이 두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현지 삼성전자 QLED TV 광고에 출연한 박항서(왼쪽)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은 5월 박 감독과 1년간 QLED TV 광고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박 감독은 9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신화’에 이어 15일에는 베트남에 10년 만에 스즈키컵 우승을 안겼다. 베트남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는 박 감독을 지켜보는 삼성전자가 함박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박 감독이 손을 잡은 이후 QLED TV는 ‘박항서 TV’로 불린다. 베트남 현지 매체 ‘ZING’은 박 감독이 베트남 자택에서 QLED TV로 축구경기를 관람하고, 대표팀 코칭을 위한 업무를 수행한다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박 감독은 또 5월 10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2018년형 QLED TV 출시 행사에 등장해 현지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박 감독을 활용한 마케팅이 더해지자 삼성전자의 TV 판매도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삼성전자는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위해 베트남 축구대표팀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앞서 아시안게임 기간에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인도네시아 훈련장을 구하지 못하자 삼성전자 인도네시아 공장의 풋살장에서 연습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했다. 또 AFC-U23 대회에서 결승 진출 당시 대표팀 전원에게 개개인의 백넘버와 이름을 새겨넣은 갤럭시노트8과 기어S3을 기증해 화제가 됐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현지에서 대규모 투자 및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의 수출액은 428억달러(48조3600억원)로 베트남 전체 수출액인 2140억달러(241조8200억원)의 20%에 달한다. 현지 채용 직원도 10만명이 넘고,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까지 합치면 16만명에 육박한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의 베트남 내 75인치 이상 TV 점유율은 60%를 돌파했다"며 "모델로 기용한 박 감독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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