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리키는 마오리 전통에 의한 새해의 시작일이다. 즉 한국식으로 하면 음력설, 설날이다. 지금은 거의 모든 나라들이 양력에 의한 1월1일을 새해의 시작으로 하고 있지만 나라마다 민족마다 자신들의 새해 시작을 정하는 전통적인 방법이 있을 것이다.
마타리키는 좀 간단하지는 않다. 마타리키라 불리는 일군의 별이 있는데 그중 약 7개만 육안으로 관측이 된다 한다. 이 별들이 5월 중순경 시야에서 사라졌다 6월말 혹은 7월초 새벽에 해뜨기 직전에 북동쪽 하늘에 다시 나타나는데 이 별의 집단도 마타리키라 부르고 이렇게 처음 별이 떠오르는 날을 마타리키 라고도 부르며 이때를 새해의 시작으로 본다.
이렇게 별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날, 나름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이것은 짐작에 동지가 아닌가 한다. 즉 태양이 가장 짧아졌다 다시 길어지는 시기 동지이다. 마오리들이 과거에 태양의 정확한 궤도와 때는 알 수 없었을 것이고 이때 쯤 해가 가장 짧아졌다 다시 해가 서서히 길어지기 시작하는 시기를 잡아 새해의 시작으로 정한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태양이 짧아졌다 다시 길어지는 이라는 생각 대신 뭔가 새롭게 시작된다는 감각을 아마 보이지 않던 별이 다시 보이는 이때 쯤 자신들의 삶이 뭔가 새롭게 시작이 되는 것 같은데 눈에 약 한달 남짓 못보던 별이 다시 보이니 이를 시작이라고 생각했을 것으로 짐작한다.
또한 새벽에 별이 잘 보이려면 새벽 달이 없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음력 그믐이나 초승 쯤 되어야 한다. 그래서 음력으로 날짜를 잡을 수뿐이 없고 이렇게 되니 해마다 날짜가 왔다갔다 할 수뿐이 없다. 그래서 정확히 동지가 아닌 6월말 7월초이니 사실 동지는 6월 22일 경으로 해가 가장 짧았다 다시 약간씩 길어지는 때 즉 생기를 조금씩 잡아가는 때를 새해로 잡았다고 볼 수 있다.
마타리키를 맞이하여 금년부터는 하루 공휴일이 되었다. 마타리키가 양력으로 딱 정확한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으니 이번주 금요일로 휴일을 잡은 것을 보니, 마타리키 공휴일은 아마도 6월의 마지막 금요일로 잡은 것 같다. 금년의 동지는 6월 21일 마타리키 휴일은 6월 24일, 정말로 동지에 아주 가깝다.
이나라에 와서 산지가 20년이 넘었는데 처음 왔을 때보다 점점 더 마오리 문화를 발굴해 내고 지키려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간단하게는 점점 사라져 가던 마오리 말을 살려내어 더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더 많은 경우에 마오리어를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처음 여기 왔을 때 보다 훨씬 더 많이 쓰고 있다.
그 한 예로 미디어에서 마오리어 사용을 늘리고 있는데 예를 들어 일년에 한번 있는 마오리어 주간이 되면 뉴스 시간에 인사를 마오리어와 영어를 같이 하고, 많은 내용을 마오리어로 하고 자막으로 영어를 넣는 일이 점점 더 늘고 있다. 처음에는 뉴스시간에 간단한 인사말만 마오리어로 하더니 요즘은 인사말도 아주 길게 하고 또 처음 한 서너 문장을 마오리어로 하고 다시 영어로 한다. 뉴스에 등장하는 아나운서는 메인 아나운서 말고도, 스포츠 아나운서 그리고 날씨를 알려주는 사람이 있어 마오리어 주간에는 아주 많은 마오리 말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지명도 마오리 말로 많이 쓰고 있다. 여기 지명은 작은 동네는 상당히 많은 곳이 마오리말 뿐이 없지만 유럽인들이 들어와 만든 큰 도시들은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는데, 그 큰 도시들도 점점 더 마오리 말로도 많이 불린다. 예를들어 오클랜드는 Tāmaki Makaurau 라는 마오리 말로 불러 요즘은 뉴스시간에 오클랜드라는 단어보다 타마키 마카우라우 라는 마오리 단어를 더 많이 듣는 기분이다.
그외에 뉴스시간에 많은 마오리 단어를 마치 우리가 한국 말할 때 영어 단어를 섞어서 하듯 그렇게 영어에 마오리 단어가 섞여지고 있고 이렇게 마타리키 처럼 마오리 문화를 더 알리고 있다. 이는 아마 영국계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이지만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순전히 영국이 아닌 마오리 바탕에 영국 문화 아니면 반대로 영국 문화 바탕에 마오리 문화 처럼 가져가는 것 같다. 마오리 문화는 서양사람들이 늘 신비하게 생각하는 아시아 문화와 많이 닮아 기독교 문화가 바탕인 그들이 보기에 신비해 보이는 것이 많을 것이다.
2022년 새해가 시작된지 반년이 지났는데 다시 새해라 하니 좀 이상하긴 하지만 남반구에서 새해는 사실 지금이 맞는 때가 아닌가. 단지 북반구와 같이 살아가다 보니 북반구와 같은 날짜를 쓰다 보니 여름에는 휴가를 갖고 겨울에는 열심히 일하는 좀 이상한 생활패턴이 생긴 것뿐 아니겠는가?
첫댓글 감사합니다.
그렇잖아도 궁금한 부분이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네요.
오늘 뉴스를 보니 금년 마타리키는 오늘 바로 동지입니다.
동지라 팥죽들 드셨나요
작년까지 아내가 끓였는데
금년에는 소식 없어요
아침에 내가 일부러 , 굿모닝. 오늘이 동지네,라고 외쳤는데요
암튼 옛날에는 절기마다 별미음식이 있어서
남자들이 기억하기 편했어요
집사람은 팥죽 좋아하기도 하고 또 때 되면 뭘 해먹는 것 좋아해서 집사람 있었으면 아마 얻어 먹었을 겁니다.
그런데 집사람이 한달반 전에 한국에 갔습니다. 장모님이 이제 꽤 연로하셔서 기회를 놓치기 전에 오래동안 같이 있겠다고 갔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혼자입니다.
혼자라 이것저것 해먹기도 하지만 또 팥죽처럼 못배운 것은 못해먹고 있습니다.
유아암 선생님 말씀해주셔서 생각이 났으니 내일은 유튜브 뒤져서 한번 해 먹을까 합니다.
그런데 기억에 팥죽은 시간과 정성을 많이 들여야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맛있을지 시간이 아까울지 생각해서 다시 결정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