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시호일이 되도록
일월 일일 부처님 전에
참배 드리러 온 불자 가족들에게
무엇으로 기념될만한 것을 전할까
생각하다가 마음이 머문 것이
작은 선물로 글 한점씩 써서
들려 드리면 좋겠다 싶어
몇점 만들어 두었습니다
어린이 법회에 열심히 다니면서
지금은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되어
아들들과 같이 온 용인 사는 제자와
유치원 선생님으로 인연을 맺고는
결혼하여 아가를 둔 수지의 선생님은
일근천하무난사 백인당중유태화
라는 글귀를 각각 한점씩 모셔 갔고
인천에서 교보 증권에 다니는 불자는
소설 상도에서 말해지던 임상옥의
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을 모셔 갔습니다
올해 새로 취업을 한 두 조카는
불환인지불기지 환불지인야와
입지여산 안심사해를 한점씩 주었으니
참배를 온 분들은 횡재?를 하였고
나는 신년 벽두에 적덕을 지었습니다
바라는 바는
모셔간 글귀가 뜻하는 것처럼
근면함 하나로 천하를 살아가면
어려움이 없을 것이요
백번을 참고 양보하는 집에는
크게 화목함이 있을 것인즉
그것이 울근 불근 하기 쉬운
젊은 부부에게 주는 새해 덕담이요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는 말은
재물 보기를 물의 수평처럼 보아
마음이 욕심에 흔들리지 않으며
사람의 마음이 곧은 것이
마치 저울의 영점이 맞으면
좌우가 대칭이 되듯
고객을 평등한 마음과
치우치지 않는 마음으로
모시고 이롭게 해 나간다면
증권회사의 한해가 쉬울 것입니다
갓 입사한 회사에서
외무를 보는 직원이 된 조카는
대하는 이가 무수히 많을 것인즉
상대의 장점을 알아 보도록 노력하되
자신의 능력을 못알아 보는 것에 대해
마음 쓰지 말라는 의미이고
더 높은 이상을 향해
노력해 나아가는 조카에게는
뜻을 세우기를 산과 같이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기를
바다와 같이 하라
하고 일러 주었으니
마음에 새겨두고 잊지 않으면
큰 실수는 없이 한해를 지낼 것입니다
글을 펴 놓고 직접 자기들이
좋은 글귀를 골라 보라 하였을때
초등학생인 제자의 두 아들들은
저희들이 배운 한자가 무엇 무엇이라며
서로 읽어 가면서 좋아하는 모습에
합장주를 하나씩 손목에 걸어주니
입이 함박만큼 벌어 집니다
엄마와 자녀들이 같이 절에 와서
자연스럽게 스님과 친해지고
불자로서의 자긍심을 갖도록 하는데
이보다 좋은것이 없겠구나 싶습니다
시간을 내어 몇점 더 써 두고
부처님을 생각하고 스님을 생각하여
먼거리 마다 않고 다녀가는 불자들께
작은 선물로 인사를 하고
그래도 남으면 설날을 앞두고
연하장 대용으로 사용하겠습니다
새해 첫날이 좋으면
일년 삼백육십오일이 좋을 것이니
염불 염법 염승하는 마음으로
일일시호일이 되도록
행복을 일구어 갑시다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아미타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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