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월세 증가 : 본격적 수익형 임대시장 형성
2008년부터 주택거래가 위축되면서 가격이 하락했고 그 결과로 주택은 투자재로서의 특성이 퇴색되는 한편 소비재로서의 특성이 두드러졌다. 경제성장과 함께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하면서 형성된 주택의 개념이 이제 바뀐 것이다. 샀다 팔기만 하면 한 몫을 잡던 시절은 가고 집을 잘못 사서 큰 손해가 난 하우스 푸어가 나타나자 돈이 있어도 집을 사지 않고, 집값이 떨어져도 본전은 건질 수 있는 전세를 선택하는 것이 보편화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결과 전세시장에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가가 급상승했다. 집 살 돈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했던 전세가 돈이 있어도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안전하고, 비용이 절약되는 소비재가 된 것이다. 반면 집주인들은 아무리 많이 받아도 얼마 기간 후 돌려주어야 하는 전세를 기피하고 반전세(보증금 + 월세)와 월세를 선호하게 되었다. 국토교통부의 지난 9월 거래된 전국 아파트 임대 9만 4천199건 가운데 월세가 3만 7천610건으로 월세 비중이 39.9%에 달했다. 임대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6월 36.5%에서 7월 39.6%, 8월 40.5%로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집주인이 월세를 선호하는 한편 높아진 전세가를 부담하지 못하는 임차인이 월세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총 가구 수 가운데 “보증금 + 월세”와 “월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2006년 전국 전세 가구 수는 356만 가구였고 “보증금 + 월세”와 “월세” 가구는 300만 7천 가구였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월세가 전세를 추월했고 이후 월세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의 주택시장은 자가주택을 보유하고 거주하는 매매시장과 주택을 빌어 소비하는 임대방식으로 이분화될 것이며, 매매보다는 임대시장이 커지고, 임대시장에서는 전세보다는 월세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월세화 중심의 변화 과정에서 전세시장은 위축되기는 하겠지만, 자산 형성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서 기능하고, 매매시장과 임대시장을 매개하고 상호 보완하면서 대체재 시장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크며 전세, 보증금+월세, 월세가 섞여 다양한 형태의 임대차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주택시장의 변화와 월세의 증가는 다달이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수익형 임대주택사업의 토대를 형성하게 되었다. 돈이 없어 월세로 사는 것이 아니라 임대의 한 형태로서 서구와 같이 소득분위 4∼6분위 정도의 차상위 계층이나 중산층이 임대유형의 하나로 선택하게 된 것이다.
2. 임대주택 유형별 시장전망
2-1. 도시형생활주택
월세형 임대주택이 하나의 사업으로 자리 잡은 최초의 형태는 도시형 생활주택이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시형 생활주택이 건설, 공급되면서 도심 내 대중교통이 편리한 지역에 5 내지 6층 정도 건물에 10여 세대의 도시형 생활주택이 지어지면서 직장인이나 대학생들에게 월세로 공급된 것이다. 특히 도시형 생활주택은 은퇴자들이 갖고 있는 소규모 자본을 투자하여 세대당 매월 50∼60만 원씩의 수입을 올릴 수 있어 서울과 경기를 중심으로 대규모로 공급되었다. 2009년 전·월세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도시형생활주택을 활성화하기 위해 갖가지 활성화 및 지원대책을 마련했기 때문에 지난 몇 년간 안정적인 투자형 주택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오피스텔처럼 1~2인용 소형 주택이고, 가구별로 개별 등기가 가능했고, 건물에 필요한 주차장 제한이 크게 완화되었다. 게다가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재당첨 제한도 없어 적은 돈을 투자하여 많은 주택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일명 ‘주차장 없는 주택 ‘인 도시형생활주택은 집주인은 분양받아 임대사업을 위한 투자용 주택으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도시형 생활주택이 워낙 많이 공급되다 보니 수요에 비해 과잉공급되는 경향이 나타났고, 주거환경을 침해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정부가 지원대책을 축소하고 건축규제를 강화하면서 도시형생활주택 분양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공급과잉과 공실의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최근 분양에 나선 일부 단지들이 미분양에 시달리고 심지어 도시형생활주택 분양현장에서 부도를 맞은 단지까지 등장하면서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고, 입주율이 50%대로 떨어져 투자자가 매월 손실을 보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수년간 전·월세난이 심화되면서 전국적으로 신규 공급이 급증했는데, 2011년 2만 3975가구, 작년에는 5만 3735가구가 준공됐다. 올해에도 9월까지 이미 6만 2650가구가 쏟아졌다. 2010년과 비교하면 3년 새 무려 24배나 급증한 수치다. 공급이 넘쳐나면서 집주인은 세입자를 찾기도 어려워졌고, 임대료를 깎는 경쟁도 치열해졌다. 이러한 경향은 2014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어 도시형 생활주택을 통한 임대주택사업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경기도 평택, 안성 그리고 충남 천안, 성환 지역과 같이 대학촌과 일자리가 늘어나는 지역에서는 1∼2인 가구 역시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일정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임대사업 입지 선택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2-2. 주거용 오피스텔
2010년 한 해 동안 7,699실 공급에 그쳤던 전국 오피스텔 입주량이 2011년 1만 3000여 실로 증가하기 시작했고, 2012년에는 2만 3,000실로 증가했고, 2013년 전국 오피스텔 입주물량은 3만 2,898실의 오피스텔이 준공을 마치고 새로 입주를 시작하였다. 더욱이 이 입주물량이 서울에서는 송파, 마포, 은평 등에, 경기는 성남, 용인, 화성 등 수도권 동남부 일대에 집중되면서 사업자 간에 입주자 모시기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피스텔 공급이 넘쳐나며 공실 위험이 커지자 매매가와 월세 수준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2014년 입주물량은 4만여 실로 올해보다 더 많을 전망이다.
이러한 과잉공급으로 서울과 전국의 오피스텔 평균 분양가격과 임대수익률은 하락으로 이어졌다. 서울의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2010년 5.9%에서 올해 5.43%(10월 말 기준)로 내려갔다. 입주량이 증가함에 따라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2012년 말 대비 0.28%, 월세가격은 0.18% 하락했다. 임대경쟁이 치열해지고 공실 기간도 늘어나면서 전통적인 강세를 보여왔던 강남 3구, 마포 및 영등포 등 일대에 위치한 일부 오피스텔도 월세가격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특히 2014년부터 강남을 포함한 판교, 분당, 광교 일대 수도권 남동부 일대의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 임차인 모집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전세시장안정을 위해 연말까지 오피스텔 투자자에게 5년간 양도세를 면제해 주고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하여 저리 대출을 지원해주면서 투자를 유인하고자 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4·1 대책‘에서 6억 원 이하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해선 연 2.8~3.6%의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대출 한도도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올리고 소득 요건도 연 4500만 원에서 6000만 원(부부 합산)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지역적으로 한정된 지역에 대규모로 오피스텔이 공급되기 때문에 낡고 오래된 소형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공실률이 높아지고 임대료도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오피스 빌딩은 경기 변동에 민감한 데다 2015년 이후에야 공급이 줄어들 예정이어서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오피스텔이 장기적으로 매매가격과 월 임대료의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임대사업자 입장에서는 투자전망이 매우 어둡다. 따라서 초보 투자자들은 최근 수도권 오피스텔 시장에서 보이는 높은 청약률에 휩쓸려 섣불리 투자했다가 은행 금리보다 못한 수익률로 낭패를 볼 수도 있어 주의를 요한다. 일부 오피스텔 분양 광고는 세금·중개수수료 등 제반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조수익률만 계산해 7~10%대 수익률을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너무 많은 오피스텔이 우후죽순 지어지는 바람에 입주 후에도 빈방으로 남아 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한 단지가 1,000실 이상으로 구성된 대형 오피스텔은 입주를 앞두고 임대 물량이 대거 쏟아지기 때문에 세입자를 모두 구할 때까지 2~3개월 이상 공실(空室)이 발생하는 것이다.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으면 재산세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건강보험료도 더 나오기 때문에 제반 비용을 제외하고도 연 5% 이상 수익이 나오는지 따져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2-3. 소규모 상가주택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이외에 단독주택이 새로운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즉, 주택의 일부를 개조하여 가게를 만들어 월세를 받거나 직접 커피숍이나 브런치점, 반찬가게 등을 경영하여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기존 주거지역에 단독주택을 개조하여 소규모 상업시설로 활용하는 추세가 늘어나면서 노후 은퇴자 계층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기존 주거지의 경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가격이 몇 년째 제자리걸음 내지 하락했기 때문에 주택 매입에 따른 부담도 줄어들었다. 단독주택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변신한 대표적인 곳은 서울의 홍익대 옆 상수동과 합정동, 연남동, 서교동 일대, 성균관대 입구 등이 대표적이다. 이곳에서는 단독주택이나 다가구 주택의 1층과 지하층을 개조한 카페나 술집들이 밀집하면서 새로운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연면적 90㎡(약 25평 정도)짜리 반지하층을 리모델링해 주점이나 상점으로 바꾸는 경우 용도변경과 리모델링에 약 30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 커피숍을 경영할 경우에는 각종 집기와 추가 인테리어를 하는 추가비용이 소요됨은 물론이다. 서울의 기존 주택가는 임대료가 시 외곽보다 오히려 싼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규모는 작지만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리모델링 비용 등을 지불하고 상점을 차리는 수요자가 늘어나고 있다.
3. 결론
2014년 거시경제 측면에서 보면 우리 경제가 전반적인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잠재 성장률 이하로 성장률이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 2013년 10월까지 소비자물가가 1.2% 상승하는 데 그쳐 집값이 상승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전세와 월세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적당한 자금을 투자하여 임대소득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15세부터 29세 사이의 청년층 고용률은 40.4%로 OECD 34개 국가 중 29위에 머물고 있다. 미국은 청년 고용률이 55.7%, 일본은 53.7%에 달하고, OECD 평균은 50.9%였다. 결국, 임대주택시장의 주된 수요층인 우리나라 청년층의 고용률이 낮기 때문에 임대주택의 공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임대료를 연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묻지마식의 섣부른 투자는 자제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을 모두 고려할 때 지하철역세권 인근이나 대학교 주변, 아파트형공장 입지 지역을 중심으로 임대사업 투자지역을 물색하는 안목을 갖춰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