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는 스무살 때부터 칠순을 맞은 지금까지 꾸준히 치고 있습니다.
오늘도 장마철이라 비가 오락가락 했지만 테니스장을 향해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았습니다.
신나게 두 게임을 하고 동호인들과 아침식사까지 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운동에
댄스스포츠, 골프 등도 빼놓을 수 없지만 테니스를 으뜸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근 50년, 반백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테니스장으로 향했습니다.
테니스가 너무 재미있고 각종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었습니다.
비용도 크게 들지 않았습니다.
이것들이 내가 테니스를 계속해 오는 이유라고 하겠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 테니스를 좋아하는 나라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테니스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그래도 동호인 모임이 많고 각종 대회도 많이 열리고 있습니다.
테니스가 여러가지 질병을 치유한다고 합니다. 현직 암전문 의사가 본인이 암에 걸려 치료 후 암경험자로서 테니스를 즐기면서 건강을 되찾고 있다는 얘기(아래 김병천 교수 글 참조)를 듣습니다.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해, 편도에 생긴 악성 종양이 발견되어 치료 후 건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워낙 초기이고 주치의의 적절한 치료 덕분에 완치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건강에 대해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치료기간 중 잠시 테니스 라켓을 놓았지만 이내 테니스장을 찾아 예년의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테니스 얘기를 하니 닮고 싶은 분이 생각납니다.
테니스를 치다가 저녁에 댁에서 고이 잠드신 고 민관식(향년 88세) 문교부장관님 이십니다.
테니스 마니아 중에 마니아 이셨는데 떠난 당일에도 테니스를 즐기셨다고 합니다.
참으로 대단한 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죽음의 복을 타고 나신 분입니다.
나도 테니스장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테니스를 치고 집에 돌아와서 잠자듯이 이 땅을 떠나고 싶습니다.
그것이 가장 행복한 마무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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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 갖는 ‘위대한’ 힘…암 극복의 열쇠
~김병천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대장항문과)
저는 암이 생기기 훨씬 이전부터 테니스를 즐겨 했습니다. 운동할 때 만큼은 스트레스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암 진단 후에는 불안감으로부터 마음을 다스리는 수단으로 테니스를 쳤습니다. 차츰 몸이 회복되면서 ‘내가 테니스를 치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암을 극복하는 게 더 힘들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암 극복의 ‘열쇠’와도 같던 테니스는 이제 제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입니다. 오늘은 암 경험자로서 ‘운동이 주는 위대한 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긴장감 해소해주는 운동
암 진단 후에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충격을 받습니다. 암이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에 이어 항암·방사선, 수술이라는 치료 과정을 겪으며 체력이 많이 저하됩니다.
이러한 충격은 생리학적으로도 영향을 미쳐 치료 예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운동입니다.
운동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을 맞추고 정신적 육체적 긴장감을 해소해줍니다. 이로 인해 우리 몸에 일어나는 생리적인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암으로 인한 몸의 변화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암과 싸우기도 전에 백기를 들 수도 있습니다.
운동의 긍정적인 효과는 이미 여러 논문을 통해 강조돼 왔습니다. 네덜란드 그로닝겐대 연구팀이 암 환자를 항암 치료와 동시에 또는 치료 후에 운동을 하는 두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그 결과, 항암 치료를 시작하고 운동을 시작한 그룹은 항암 치료가 끝난 뒤 운동을 한 그룹보다 심폐 기능이 더 빨리 회복됐고 피로감을 덜 느꼈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대한대장항문학회에서도 대장암 환자는 암 치료 직후 1주일에 세 번 이상 중등도 운동을 하라고 권합니다.
사례를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됩니다. 저 역시 암 치료에 있어서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체감한 사람입니다. 의과대학 시절부터 쳤던 테니스는 암 진단 후 정신적으로 약해졌던 저에게 암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불어넣어줬습니다. 암 수술 후 체력이 저하됐을 땐 밥 먹을 힘조차 없을 정도였습니다. 통증이 심해 숨 쉬기 버거울 때도 많았습니다. 이 모든 걸 버티게 해준 동력이 바로 ‘테니스’입니다. 테니스를 빨리 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했습니다.
테니스를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일념으로 무작정 걷기 시작했습니다. 체력을 키워서 하루라도 더 빨리 테니스를 치고 싶었습니다. 수술 후 통증이 있을 때부터 병원 복도를 천천히 거닐었습니다. 몸을 최대한 움직였습니다. 돌이켜보면, 몸을 움직이고 틈틈이 운동한 게 일상으로 빨리 복귀한 비결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몸 회복 기다리기보다, 곧장 움직여야
수술이 끝났다면 가능한 빨리, 우리 몸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운동을 시도하세요. 저처럼 아프기 전부터 하던 운동이 있으면 그것을 다시 시작하는 것도 좋은 생각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운동이 있지만,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온 몸을 사용하는 운동을 특히 권장합니다.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병행할 수 있다면 더욱 좋지요.
운동은 멈추지 마세요. 흔히 항암·방사선 치료와 수술의 과정이 힘들다보니, 운동은 잠시 쉬어가도 된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항암 부작용 등으로 인해 식욕이 저하되면 체중도 감소해 운동을 최소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검사나 수술로 인해 금식해야 하고, 암이라는 정신적 부담 탓에 소화도 잘 안 되지요. 암 치료로 인해 주의해야 하는 음식이 많아지며 식생활의 변화가 오면서 자연히 체중이 감소합니다. 저 역시 한 달 동안 체중이 4kg 정도 빠진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운동을 더 하셔야 합니다. 체중이 빠지면서 운동량이 줄면 골격근의 감소가 급속도로 진행됩니다. 이는 혈액순환을 방해하며 면역력을 떨어뜨립니다. 스트레칭, 제자리 걷기 등과 같이 가벼운 운동이라도 이어가는 게 바람직합니다. 골격근이 증가하면 혈액순환 및 림프순환이 활성화되며 면역력이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암을 물리치는 다양한 물질들을 온몸으로 실어 나를 수 있게 되죠. 치료 과정 중 부서진 세포나 암으로 인한 안 좋은 유전자들을 정리할 수도 있습니다.
20대부터 테니스를 해온 암 경험자로서, 테니스는 앞서 설명 드린 여러 조건을 충족시키는 운동이라 생각합니다. 유산소 효과를 보면서 근육도 적당히 기를 수 있습니다. 저는 테니스를 치면서 근력 향상, 암 극복에 대한 자신감, 긍정심 등이 활성화되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또한 테니스는 누군가와 함께해야 하는 운동입니다.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어떤 운동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테니스 한 번 시작해보세요. 뭐든 좋습니다. 어쨌든 운동이 암 극복의 열쇠이니까요!
출처 : 헬스조선 (2024.7.17)
첫댓글
세상에 이런저런 인연이 있지만 테니스와의 인연은 참 끈질기게 오랜기간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운동이 되고 재미있으며 건강까지 챙길 수 있으니 일거다득(一擧多得)이라 하겠습니다.
따지고보니 5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큰 탈이 없이 테니스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세상적인 출세(?)를 하는데 테니스가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세월도 테니스와 함께 가고 싶습니다.
이 생명이 다 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