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5. 일요일
추석연휴가 길다고 생각되니 요일감각이 없다
아침에 늦잠을 자고 느지감치 식탁에 앉았다
연휴가 아직 많이 남았으니 여유가 있는지 짠딸이 자기 방에서 외친다
"커피 마실 사람!"
"저요!"
"저요!"
커피를 테이블로 가져다 주며 큰딸이 하와이 여행하면서 사온 쿠키까지 하나씩 곁들여 가져온다
이건 뭐죠?
네 세트메뉴랍니다
꼭 먹어야 되나요?
네 의무거든요
오후에 스크린골프 약속있다는 남편 말에
짠딸과 나는 책 한 권씩 들고 새로운 카페에 가 보기로 한다
이 카페 뭐지?
규모도 꽤 크지만 큰 규모는 건물뿐이 아니다
흘러내리는 산기슭을 타고 야외테라스를 층층이 두었다
빨리 날씨가 좋아져야 이곳이 빛을 발할 텐데
루프탑에 있는 의자가 녹색이라니
파리 튈르리 정원 아닌가요?
무화과케이크가 아주 맛나다
음악과 적당한 소음이 책 읽기에 아주 좋다
책을 읽다 반전이 있는 상황에서 다음 스케줄을 논하다가
이렇게 어수선한 마음으로 책의 결말을 맞닥뜨리기가 싫다
책을 접고
'그림스'라는 카페를 다 둘러본 뒤 갑자기 꽃을 사고 싶다는 짠딸 생각에 나도 동의한다
그래, 꽃을 사고 싶은 순간이 있지
즐겨 다니는 새순이라는 꽃집으로 향한다
릴리안셔스 몇 송이 사 왔다
꽃을 사면 집안이 환해지기도 하지만
사실은
몸속 어딘가에 불이 반짝 켜지면서 마음이 더 환해진다